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및 내용
원고는 2013. 3. 4. 설립되어 약 2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스마트 자성 소재를 이용한 부품 개발 및 제조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은 2017. 6. 19. 원고에 입사하여 경영전략팀 과장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원고는 2017. 10. 12. 출입시스템에 등록된 참가인의 지문을 삭제하였고, 참가인은 2017. 10. 13. 출근하여 원고의 대표이사인 D과 면담한 후 더 이상 출근하지 않았다.
참가인은 2017. 12. 5.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가 2017. 10. 13. 참가인을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4. 5. '참가인이 직접 서명한 사직서가 발견되었고 원고가 이를 수리한 것은 합의해지에 따른 근로관계 종료이다.'라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참가인은 이에 불복하여 2018. 5. 1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7. 11. '참가인이 2017. 10. 11. 상사에게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으나 적법하게 철회되었고, 참가인의 책상 서랍에서 사직서가 발견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참가인이 원고에게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라는 이유로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인정사실
참가인은 2017. 9. 26. D(원고의 대표이사), E(원고의 이사)과 함께 회식에 참석하였다. 참가인은 그 다음 날인 2017. 9. 27. 병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고, 원고의 직원인 과장 F은 같은 날 부장 G에게 'D이 전일 회식에서 참가인을 강제추행하고 성희롱하였다.'는 내용을 보고하였다.
참가인은 2017. 9. 28. 출근하여 G에게 D이 자신을 강제추행하고 성희롱하였다는 내용을 직접 보고하였고, 2017. 10. 17.부터 2017. 10. 21.까지로 예정된 D 및 E과의 런던 출장에 불참하겠다고 말하였다.
D은 2017. 9. 29. 참가인의 런던 출장 불참과 관련하여 참가인을 면담하였는데, 그 자리에서 참가인은 D으로 인해 런던 출장에 불참하는 것이라고 말하였다.
참가인은 2017. 9. 29. 원고의 컴퓨터로 사직의 의사표시가 담긴 문서를 작성한 후 이를 프린터로 출력하여 거기에 자필 서명한 다음 해당 문서를 스캔한 파일(pdf 파일)을 컴퓨터에 저장하여 두었다. 그 문서의 주요 기재 내용은 아래와 같다.
참가인은 2017. 10. 11. 16:05경 위 pdf 파일을 첨부하여 G의 이메일로 보내면서 아래와 같이 사직 승인을 요청하였으나, G은 참가인의 사직과 관련하여 나중에 이야기를 나누자고 하였다.
참가인은 2017. 10. 11. 23:33경 G에게 사직에 관해 더 알아보겠다고 하면서 사직서 제출을 철회하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별지 1과 같다.
2017. 10. 12. 참가인이 출근하지 않자 원고는 출입시스템에 등록된 참가인의 지문을 삭제하였다.
참가인은 2017. 10. 13. 출근하여 D과 면담하던 도중 D에게 출입증 카드를 직접 반납하였다.
참가인은 2017. 10. 13.경 구로경찰서에 D을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하였다.
참가인은 2017. 10. 16. 카카오톡 회사 단체 대화방을 탈퇴하였다.
원고는 2017. 10. 24. 참가인의 피보험자격 상실일을 '2017. 10. 13.'로 하는 '4대보험 사업장 가입자 상실신고서'를 접수하였다.
참가인은 2017. 10. 26. 본인의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사유가 "개인사정으로 인한 자진퇴사"로 신고 된 사실을 확인하였고, 2017. 10. 31. 상실사유 정정 요청을 하였다. 참가인은 2018. 1. 3. 서울관악고용노동지청으로부터 상실사유가 "경영상 필요 및 회사 불황으로 인원감축 등에 의한 퇴사(회사 사정에 의한 퇴사)"로 정정된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확인청구 결과를 통보받았다.
D은 2019. 1. 23. 서울남부지방법원(2018고단2723호)에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죄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는데, 그 범죄사실은 아래와 같다. 위 사건은 D의 항소에 따라 현재 항소심(서울남부지방법원 2019노324호) 계속중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6, 10, 18, 19, 22호증, 을나 제2, 5, 7, 11,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근로관계가 합의해지로 종료되었는지 여부
원고의 주장
참가인은 2017. 9. 29. 이후 제대로 근무한 사실이 없는 점, ② 참가인이 작성하여 책상 서랍에 넣어둔 사직서가 2017. 10. 13. 발견되었고, 참가인은 당일 원고에게 출입증을 반납한 이후 출근한 사실이 없는 점, ③ 참가인은 2017. 9. 29. 업무 문서를 파쇄하고 책상을 정리하였으며, 카카오톡 회사 단체 대화방을 탈퇴하는 등 근로관계를 정리하려는 태도를 보인 점, ④ 원고는 참가인에게 사직을 강요한 사실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과 원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합의해지에 기해 종료된 것이다. 그런데도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하였다는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갑 제7, 11, 13, 20호증, 을나 제6, 14, 15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감정인 J의 필적감정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참가인과 원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참가인의 해지 의사표시 및 이에 대한 원고의 승낙에 따라 종료되었다고 볼 수 없고, 원고는 2017. 10. 13. 참가인을 해고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참가인이 2017. 10. 11. 16:05경 G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던 것은 인정된다. 그러나 G은 그 당시 참가인의 사직을 만류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참가인으로부터 같은 날 23:33경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하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을 때까지 그 의사표시를 대표이사나 다른 직원들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근로자가 사직원을 제출하여 근로계약관계의 해지를 청약하는 경우 근로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의 승낙의 의사표시가 근로자에게 도달하기 이전에는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는 것이므로(대법원 2000. 9. 5. 선고 99두8657 판결 참조), 참가인의 2017. 10. 11.자 사직의 의사표시는 적법하게 철회되었다고 볼 수 있다. 참가인이 위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한 적이 없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는, 참가인이 작성하여 둔 2017. 9. 29.자 사직서를 참가인의 책상 서랍에서 발견하였고, 제반 정황들을 종합하여 볼 때 위와 같은 발견을 참가인의 사직서 제출과 동일시할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감정인 J의 필적감정결과에 따르면 원고가 2017. 10. 13. 참가인의 책상 서랍에서 발견하였다는 사직서가 참가인이 2017. 9. 29. 작성한 사직서의 원본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① 원고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참가인은 위 사직서를 자신의 책상 서랍에 넣어둔 것 이외에 그와 관련한 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점, ② 위 사직서는 참가인이 G에게 2017. 10. 11.자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면서 첨부되었는데, 위 의사표시는 앞서 살펴본 것처럼 적법하게 철회된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참가인의 책상 서랍에서 위 사직서를 발견한 것을 참가인이 위 사직서를 제출한 것과 동일시할 수는 없다. 원고는, 사회통념상 상대방이 통지의 내용을 알 수 있는 객관적 상태에 놓여 있으면 의사표시가 도달된 것이라고 하면서 그와 같은 법리가 위 사직서의 발견사실에 적용된다고 주장하나, 위 사직서에 기한 사직의 의사표시가 원고에게 도달되었는지 여부를 떠나 참가인의 사직의 의사표시 자체가 있었다고 볼 수 없는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가 위 사직서의 발견을 그 제출과 동일시할 수 있는 근거로 들고 있는 제반 정황들도,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원고에게 사직할 의사가 있었다는 사정을 뒷받침하기에는 부족하다. ① 업무 문서의 파쇄는 사직할 의사가 없더라도 일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다. 원고가 참가인의 2017. 9. 29.자 업무 문서 파쇄와 관련하여 제출한 증거는 같은 날 원고 직원들끼리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걔 그만 둘라나 본데요? 지금 문서 파쇄하고 있음") 뿐이다. ② 업무용 책상의 정리 역시 사직할 의사가 없더라도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이다. 원고가 제출한 '정리된 책상 사진'(갑 제11호증)의 영상은 원고가 참가인의 책상이 정리된 모습을 재연하였다는 것에 불과하여 증거가치가 높다고 할 수 없다. ③ 카카오톡 회사 단체 대화방에서 탈퇴하는 것은 비의도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고, 사적 메신저의 단체 대화방에 머물러 있는 것이 직원의 의무도 아닌 이상 큰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없다. ④ 참가인이 2017. 10. 13. D과의 면담 과정에서 D에게 출입증을 반납하기는 하였으나, 같은 일자 대화 녹취록의 기재에 따르면 참가인은 D에게 줄곧 강제추행 등에 관한 사과를 요구하였을 뿐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으므로, 출입증 반납행위에 사직의 의사가 내포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참가인이 서울관악고용노동지청으로부터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사유가 "경영상 필요 및 회사 불황으로 인원감축 등에 의한 퇴사(회사 사정에 의한 퇴사)"로 정정된 것을 통보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사정을 들어, 참가인 스스로도 원고가 본인을 해고하였다고 보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① 당초 "개인사정으로 인한 자진퇴사"로 되어 있던 위 상실사유를 위와 같이 정정하여 달라고 요청한 것은 참가인인 점, ② 참가인은 2018. 1. 16. 위 노동지청의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정정된 상실사유에 해고도 포함되어 있는지 문의하였고, 이에 관해 긍정적인 취지의 답변을 들은 점 등에 비추어,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고, 오히려 참가인은 일관되게 원고로부터 해고를 당하였다는 인식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원고는 참가인이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2017. 10. 12. 출입시스템에 등록된 참가인의 지문을 삭제하였다. 또한, D은 2017. 10. 13.자 면담 과정에서 참가인이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지 않는데도 참가인에게 "마음을 풀고 10월 달까지 근무하는 걸로 하고 그냥 정리하고서 다른 데 알아봐."라고 말하였고, 원고는 2017. 10. 24. 참가인의 피보험자격 상실일을 '2017. 10. 13.'로 하는 '4대보험 사업장 가입자상실신고서'를 접수하였다. 따라서 원고가 2017. 10. 13. 참가인을 해고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해고의 정당성 여부
참가인에게 원고의 취업규칙 제39조 각호의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더 이상 존속하기 어렵다고 인정될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고, 원고는 참가인을 해고하면서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요구되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의무도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원고가 2017. 10. 13. 참가인을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
소결론
원고가 참가인을 부당하게 해고하였다는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순욱(재판장) 김언지 이원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