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9. 7. 4. 선고 2018구합8104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학교법인 B은 C중학교(이하 '이 사건 학교')를 설립·운영하는 학교법인이고, 원고는 1999. 9. 15. 이 사건 학교의 교사로 신규 임용되어 체육교사로 재직한 남성 교사이다.

나.

학교법인 B의 교원징계위원회는 2018. 3. 23. 원고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징계사유로 해임의 징계를 의결하였고, 학교법인 B은 같은 날 원고를 해임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임').

다.

원고는 2018. 4. 17.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이 사건 해임의 취소를 구하는 소청심사를 청구하였고,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2018. 7. 4.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 중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하여 불쾌감을 준 사실이 인정되고,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도 징계양정이 과중하다고 판단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 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소청심사결정').

라.

한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는 2018. 3. 13. '원고가 2017. 3. 2.경부터 같은 해 9. 8.경까지 이 사건 학교에서 체육수업을 진행하면서 피해자들의 손, 어깨, 엉덩이, 허벅지 등을 자신의 손으로 만져 강제추행하였다'는 피의사실에 대하여 '원고는 학생들의 기분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어깨동무를 하거나 손을 잡는 등 스킨십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피해자들에게 추행의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거나 자신의 성적 욕망을 채우려는 목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당시 성적 수치심을 느꼈고 원고에 대한 처벌을 원한다는 피해자 일부의 진술만으로 피의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소청심사결정의 적법 여부

가.

인정사실

1)

이 사건 학교의 D 학생은 2017. 9. 12. 아래와 같은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였다(이하 아래와 같이 학생의 엉덩이를 만진 행위를 '제1 비위행위').

2)

이 사건 학교의 E 학생은 2017. 9. 21. 아래와 같은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였다(이하 아래와 같이 학생의 허리를 두드린 행위를 '제2 비위행위'). E은 같은 날 학교폭력 사안조사 담당자에게 전화를 하여 '당황만 했지 기분이 나쁜 정도는 아니었다고 정정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3)

이 사건 학교의 G 학생은 2017. 9. 12. 아래와 같은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였다(이하 아래와 같이 학생의 목덜미 안으로 손을 넣어 어깨를 주무른 행위를 '제3-1 비위행위', 배드민턴 강습 중 허리, 팔 등을 만진 행위를 '제3-2 비위행위').

4)

이 사건 학교의 G 학생은 2017. 9. 12. 아래와 같은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였다(이하 아래와 같이 학생의 목, 어깨 등을 만진 행위를 '제4 비위행위').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나.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1>

1)

원고의 주장 요지

가)

제1 비위행위와 관련하여, 원고는 학생들에게 빨리 식사를 하러 가라고 재촉하는 과정에서 원고의 손이 양쪽 끝에 있는 학생의 어깨나 골반 부위에 우연히 닿았을 수 있지만, 학생의 엉덩이를 만진 사실은 없다.

나)

제2 비위행위와 관련하여, 원고는 배드민턴 수업을 진행하던 중 등 쪽의 통증이 심하여 학생들에게 "등 쪽을 좀 두드려달라"고 부탁을 하였고, F, E 학생이 두드렸는데 E 학생이 너무 강하게 두드려 원고가 "이렇게 두드려야지"라고 말하면서 E 학생의 등을 두어 번 두드렸을 뿐이다.

다)

제3-1 비위행위와 관련하여, 원고는 추위에 떨며 움츠리고 있는 학생이 안타까워 어깨를 펴라는 의미에서 학생의 어깨를 눌러주었고, 결코 학생의 옷 속에 손을 넣어 어깨를 주무른 사실은 없다.

라)

제3-2 비위행위와 관련하여, 배드민턴 수업 중에 가벼운 신체접촉이 있었을 수는 있지만 이는 체육수업과정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원고가 성적인 의도를 가지고 몸을 밀착시키고 학생의 팔, 어깨 등을 만진 일은 없다.

마)

제4 비위행위와 관련하여, 원고는 학생들이 학생식당에서 음악을 듣고 있는 것을 보고 음악을 끄고 빨리 들어가서 수업 준비를 하라고 말하며 학생들의 등을 떠민 사실이 있을 뿐 I 학생의 허벅지나 팔뚝, 어깨 등을 주무르거나 만진 사실이 없다.

2)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08다6755 판결 등 참조).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은 그 지도이념과 증명책임, 증명의 정도 등에서 서로 다른 원리가 적용되므로, 징계사유인 성희롱 관련 형사재판에서 성희롱 행위가 있었다는 점을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확신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가 선고되었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의 존재를 부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2다117492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3)

구체적 판단

앞에서 본 인정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교사의 지위에서 제1 내지 4 비위행위를 하여 학생들에게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성희롱 행위로 교사의 지위에서 품위유지의무를 현저히 위반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원고에 대한 적법한 징계사유를 구성한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이 사건 학교의 D, E, G 학생이 작성한 진술서에는 원고가 위 학생들의 신체를 만진 경위 및 장소, 전후 상황, 원고가 만진 신체 부위, 위 학생들의 반응 또는 느낌 등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기술되어 있고, 위 학생들은 수사기관에서도 원고가 위 각 진술서에 기재된 행위를 한 사실 자체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진술한 것으로 보이며, 위 학생들이 허위의 진술을 할 만한 동기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나)

원고는 학생들을 지도하고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교사이고, 원고가 제1 내지 4 비위행위를 한 당시 위 학생들은 중학교 2학년으로 신체 내외부적으로 변화가 나타나고 신체 접촉에 민감하며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 있었다. 중학교 교사인 원고가 성적으로 민감한 여중생의 엉덩이, 허리, 뒷목, 어깨 등을 학생들의 동의 없이 만지거나 치는 행위는 설령 그 행위에 성적 동기나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위 학생들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로 부적절한 신체접촉 행위에 해당한다.

다)

실제로 위 학생들은 원고의 행위에 대한 반응 내지 느낌에 대하여 '기분이 언짢았다', '거부감이 들었다', '당황하였다', '소름끼친다는 표정을 지었다', '크게 움찔했다', '너무 기분 나빴다', '불편했다' 등으로 표현하였다. 위 학생들이 구체적으로 '성적 굴욕감'이나 '성적 혐오감'이라는 단어을 사용하지 않았으나, 이는 위 학생들이 아직 미성숙하여 성적 언동으로 인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에 대한 언어적 이해력과 표현력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보이고, 위 표현 내용과 위 학생들이 보인 반응에 비추어 위 학생들은 성적 불쾌감이나 수치심을 느꼈다고 봄이 상당하다.

라)

원고는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위계등추행)죄에 대하여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처분을 받았으나, 이는 검사가 원고의 행위가 추행에 이르지 않거나 추행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고 제1 내지 4 비위행 위 사실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것은 아니다. 형사상 강제추행에 이르지 않은 성희롱이나 추행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 성희롱도 품위유지의무 위반의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원고의 제1 내지 4 비위행위가 객관적으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함은 앞에서 보았고, 이로 인하여 성장과정에 있는 위 학생들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을 것임이 인정되는 이상, 이 사건 제1 내지 4 비위행위는 성희롱에 해당한다.

다.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1)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교습자세 교정 목적 이외의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한 적이 없고, 일부 신체접촉은 체육교과과정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통상적인 것들이다. 그럼에도 교원의 직위를 박탈하는 이 사건 해임은 지나치게 과중하여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한 위법이 있고, 원고의 일할 권리 및 수업권을 부당하게 침해하여 비례의 원칙에도 위반된다.

2)

관련 법리

교원인 피징계자에게 사립학교법상의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교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하고, 징계권의 행사가 임용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라고 하여도 공익적 목적을 위하여 징계권을 행사하여야 할 공익의 원칙에 반하거나 일반적으로 징계사유로 삼은 비행의 정도에 비하여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거나 또는 합리적인 사유 없이 같은 정도의 비행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적용하여 온 기준과 어긋나게 공평을 잃은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평등의 원칙에 위반한 경우에 이러한 징계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처분으로서 위법하다(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두9179 판결, 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3다60181 판결 등 참조).

3)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로부터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보면, 이 사건 해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가)

교원에게는 일반 직업인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고 교원의 비위행위는 본인은 물론 교원사회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행위의 부정적인 영향력 내지 파급력이 지도 하에 있는 학생들에게 미칠 우려가 크므로, 교원의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양정에서는 이러한 특수성을 엄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우월한 지위에 있는 교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성희롱 행위를 근절해야 할 고도의 사회적·공익적 필요성도 인정된다.

나)

원고는 신체적 활동을 내용으로 하는 체육과목을 담당하면서 감수성이 예민한 중학생을 지도하는 교사로서 자신의 행위로 인하여 학생들이 성적 수치심 또는 불쾌감을 가지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원고는 교사의 지위에서 신체 접촉에 민감한 시기에 있는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의 엉덩이, 허리, 뒷목, 어깨 등을 수회 만지거나 치는 행위를 하였고, 이는 교육현장에서 어떠한 이유에서도 허용될 수 없는 성희롱에 해당한다.

다)

구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2019. 3. 18. 교육부령 제1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별표]에 의하면, '성희롱으로 인한 품위유지의무 위반'의 경우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파면 내지 해임'의 징계를 하도록 규정되어 있고, 제4조 제2항은 성희롱 행위로 징계를 받는 경우에는 징계를 감경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원고는 자신이 신체적으로 접촉하는 학생들의 신체 부위를 인지한 상태로 학생들의 엉덩이, 허리, 뒷목, 어깨 등을 만지거나 친 것으로 보이고, 제3-2 비위행위를 제외하고는 학생들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신체 접촉 행위에 수반된 행위로도 보이지 않으며, 제3-2 비위행위의 경우 배드민턴 강습 중 발생하였으나 G 학생이 '알겠다, 그만 가보셔도 된다'는 말을 하였음에도 원고는 계속해서 몸을 학생에게 밀착시킨 상태로 학생의 허리와 팔에서 손을 떼지 않았으므로, 원고의 제1 내지 4 비위행위는 모두 '고의로 인한 성희롱'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에 대하여 해임의 징계를 한 것은 위 규칙이 정한 징계의 기준에 부합한다.

라)

원고는 2016. 1. 1. 학생에 대한 성희롱을 이유로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

라.

소결

이 사건 해임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소청심사결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순욱(재판장) 김언지 이원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