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19. 3. 28. B에게 한 요양·보험급여결정 승인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에 따른 산업재해보상보험의 가입자로 2019. 1. 8.경 한국전력공사 남서울본부로부터 서울 C 소재 한국전력공사 D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도급받았다. E은 2019. 2. 8.경부터 E에게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원고의 근로자로 철거 및 보조인력 수급 등을 담당하기로 예정되어 있었고, F은 2019. 2. 8.경부터 위 E을 보조하여 일용직 산소해체공으로 근무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B는 2019. 2. 7.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F을 도와 장비를 운반한 후, 지하 1층 전기실에 출입하였다가 감전되었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전기화상(감전화상) 심재성 2도~4도, 총 체표면적 2%, 몸통의 2도 화당(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을 진단받아 피고 원처분기관(서울동부지사)에게 원고를 사업주로 하는 요양급여신청을 하였다.
피고 원처분기관은 2019. 3. 28. B에 대하여 요양기간을 2019. 2. 7.부터 2019. 7. 31.까지로 하여 요양승인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대하여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나 2019. 8. 13. 각하되었고, 피고에게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19. 8. 16. 각하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7, 8, 1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의 본안 전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처분은 산재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1호 가목<1>을 근거규정으로 하는 것으로 원고가 주장하는 불이익은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이라 한다)에 따른 별도의 처분으로 행해지는 불이익이다. 이 사건 처분은 원고를 직접 상대방으로 한 것이 아니고, 원고에게 직접적으로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법률효과를 발생시키는 침해석 행정처분이라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처분으로 말미암아 이 사건 처분의 근거 법률 및 관련 법규에 의하여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당하였다고 볼 수 없어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판단
행정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라 하더라도 당해 행정처분으로 인하여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당한 경우에는 그 처분의취소나 무효확인을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그 당부의 판단을 받을 자격이 있고, 여기에서 말하는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이란 당해 처분의 근거 법규 및 관련 법규에 의하여 보호되는 개별적·직접적·구체적 이익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5두9651 판결 참조). 한편, 산재보험법에 의한 보험급여결정에 대하여는 보험가입자인 사업주도 보험료액의 부담범위에 영향을 받는 자로서 그 적법여부를 다툴 법률상의 정당한 이익이 있다 할 것이고, 이 경우 사업주에게 반드시 보험료액의 결정에 어떠한 변동이 있고 보험료 부과처분이 있은 연후라야만 정당한 이익이 있게 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87. 9. 22. 선고 87누176 판결 참조).
살피건대,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은 “산재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1호, 제2호 및 같은 항 제3호 가목에 따른 업무상의 재해에 관한 산재보험료율은 매년 6월 30일 현재 과거 3년 동안의 보수총액에 대한 산재보험급여총액의 비율을 기초로 하여, 산재보험법에 따른 연금 등 산재보험급여에 드는 금액, 재해예방 및 재해근로자의 복지증진에 드는 비용 등을 고려하여 사업의 종류별로 구분하여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면서(제14조 제3항 전문),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으로서 매년 6월 30일 현재 산재보험의 보험관계가 성립한 후 3년이 지난 사업의 경우에 그 해 6월 30일 이전 3년 동안의 산재보험료(제13조 제5항 제2호에 따른 산재보험료율을 곱한 금액은 제외한다)에 대한 산재보험급여 금액(산재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3호 나목에 따른 업무상의 재해를 이유로 지급된 보험급여는 제외한다)의 비율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제14조 제3항 및 제4항에도 불구하고 그 사업에 적용되는 제13조 제5항 제1호에 따른 산재보험료율의 100분의 50의 범위에서 사업 규모를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인상하거나 인하한 비율을 제13조 제5항 제2호에 따른 산재보험료율과 합하여 그 사업에 대한 다음 보험연도의 산재보험료율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제15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은 “법 제15조 제2항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에 해당하는 경우’란 100분의 85를 넘거나 100분의 75 이하인 경우를 말한다.”고 규정하고(제16조), “법 제15조 제2항에 따라 산재보험료에 대한 산재보험급여 금액의 비율을 계산할 때 산재보험급여의 금액은 기준보험연도의 3년 전 보험연도 7월 1일부터 기준보험연도 6월 30일까지의 사이에 지급 결정(지출원인행위를 말한다. 이하 같다)된 산재보험급여 금액의 합산액으로 한다. 이 경우 지급 결정된 산재보험급여가 장해보상연금 및 유족보상연금인 경우에는 해당 연금이 최초로 지급 결정된 때에 장해보상일시금 및 유족보상일시금이 지급 결정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으며(제17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18조 제1항 및 별표 1 ‘산재보험료율 증감비율’에 의하면, 산재보험료에 대한 산재보험급여 금액의 백분율(보험수지율)이 85%를 넘게 되면 산재보험료율을 최소 2.3%, 최대 20% 인상하게 되므로, 원고 소속 근로자에 대한 기준보험연도로부터 과거 3년간의 산재보험급여총액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보험수지율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원고의 개별요율과 그 부담하는 보험료액이 상승함을 알 수 있고, 이러한 보험급여액의 변동에 따른 보험료액의 상승위험은 기준보험연도 한해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다음 연도분까지 미치게 된다.
따라서 원고는 보험료액의 부담범위에 영향을 받는 자로서(피고 진술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사고에 대한 보험급여가 지출됨에 따라 원고에게 적용되는 개별요율이 인상되었다. 제2회 변론기일 피고 진술, 을 제10호증) 피고가 B를 원고 소속 피재근로자로 취급하여 요양급여를 실시하는 데에 대하여 그 적법 여부를 다툴 법률상의 정당한 이익이 있다 할 것이므로,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B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산소철거작업을 하기로 예정된 F이 개인적인 친분으로 자신의 틀비계의 운반을 부탁한 자일 뿐, 이 사건 공사현장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원고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B는 형 G과 함께 F이 운영하는 고물상 내부에서 더부살이하며 폐전선을 수거한 후 피복을 벗겨 되파는 일을 하는 자로, 단지 자신의 영업에 이용할 폐전선 등을 구하기 위하여 무단으로 이 사건 공사현장 지하로 내려갔고, 이 사건 공사현장 지하에는 원고의 공사 부분이 아닌 주식회사 H의 전기철거공사 구역이 있었는데, B가 그곳의 변압기가 있는 구역에 갔다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인바, 원고가 도급받은 철거공사와 무관하여 업무수행성과 업무기인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산재보험법상의 업무상 재해를 입은 것이 아니다.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9, 10, 16 내지 18, 20 내지 25, 27, 28, 30, 32 내지 34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상병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B는 2021. 4. 28. ‘이 사건 사고로 화상을 입게 되자, 사실 B는 F의 부탁으로 장비운반을 도와주었을 뿐 이 사건 공사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근로복지공단(피고)에 재해보상신청을 하고, F과 G은 동료근로자 행세를 하며 B가 지하 현장을 확인하기 위하여 내려갔다가 전압설비를 잘못 잡아 감전으로 화상을 입었다라는 내용의 허위의 확인서 등을 제출하여 B로 하여금 피해자로부터 요양·휴업급여를 수령하게 하기로 공모하고, B는 피해자(피고)에 마치 자신이 원고의 근로자 신분으로 업무상 재해를 당한 것처럼 요양·휴업급여 신청서를 제출하고, F과 G은 위와 같은 내용의 허위사실이 기재된 동료근로자 재해사실확인서 등을 제출하고 담당직원에게 같은 내용의 허위 진술을 함으로써 공모하여 피해자(피고)의 산업재해심사업무를 방해하고, 피해자(피고)를 기망하여 60,861,260원 상당의 요양·휴업 급여를 편취함과 동시에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거나 보험급여를 받도록 도와주었다’는 내용의 공소사실로 G, F과 함께 사기죄, 업무방해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위반죄로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1고단803호로 공소제기 되었다.
이에 B는 형사재판절차에서 ‘이 사건 사고 다음날 피고인 F과 함께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산소해체공으로서 일을 하기로 예정되어 있었고, 이 사건 사고 당일 원고의 피용인인 E의 지시에 따라 작업장비 등을 옮겨 놓는 일을 하고, 작업 현장 및 작업량 확인을 위해 E, 피고인 F을 따라 지하실에 내려갔다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으므로, 이 사건 사고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으나, ‘피고인들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상호 진술들 간에도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많아 믿기 어렵다. 피고인 B는 산소용접에 관한 자격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산소철거업무에 종사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는 점,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지하실은 애당초 A(원고)이 도급받은 작업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던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 B가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피고인 F을 도와 산소철거작업을 할 예정이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없고, 오히려 피고인 B는 피고인 F이 산소철거 등의 업무를 수행하면 나오는 고물(특히 구리) 등을 수거, 분리하여 고물상에 매도하는 일을 해왔을 뿐이다. 산업재해보상보험 소견서의 재해경위란에 “작업도중 지하실에 고철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용할 수 있는 고철인지 확인하기 위하여 내려감.”이라 기재되어 있다. E은 E과 피고인 F이 작업방법에 논의하던 도중 이 사건 공사와 무관한 피고인 B가 공사현장에 무단으로 들어가 발생한 사고에 불과하다고 진술하였다. 피고인 F은 피고인 B와 병원에 다녀온 후 E에게 이 사건 사고를 보고하지 않고 피고인 B가 계단에서 넘어졌다고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사비로 피고인 B를 치료하고자 하였는데 피고인들의 변소가 사실이라면 피고인 F이 이 사건 사고의 후속처리를 위와 같이 하려한 것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 등을 이유로 하여 위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B는 2023. 1. 11. 징역 1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위 판결은 피고인들이 항소하여 현재 수원지방법원 2023노568호로 항소심 계속 중임).
산재보험법은 이 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말한다고 정하고 있고(제5조 제2호 본문),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데(대법원 2018. 4. 26. 선고 2016두49372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제반 사정을 종합해 볼 때 B는 F과 동행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에 왔다가 본인의 이익을 위해 수집할 만한 폐전선, 고철 등이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임의로 이 사건 공사현장 지하로 갔다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을 모두 종합해보더라도 B가 원고에게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부족하여 B가 근로기준법에 따른 원고의 근로자라고 인정하기 어렵고, B가 원고측의 지시를 받아 그에 따라 원고의 업무를 수행하다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성화
각주1) 산재보험법 제37조(업무상의 재해의 인정 기준) ① 근로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부상ㆍ질병 또는 장해가 발생하거나 사망하면 업무상의 재해로 본다. 다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상당인과관계)가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업무상 사고
각주2) 가.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따른 업무나 그에 따르는 행위를 하던 중 발생한 사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