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0. 5. 28. 선고 2019구합378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 회사는 2011. 7. 13. 설립되어 상시 약 100여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유기농산물 및 가공식품 제조․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 회사는 충북 괴산군의 본점 외에 구례지점, 제주지점을 두고 있고, 그중 구례지점은 주로 김치 등의 식료품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은 2014. 12. 1.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구례지점 김치공방 생산 1반 소속 생산직 직원으로 김치 제조 업무에 종사하여 왔다.

나.

원고 회사는 2018. 10. 5.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고, 아래와 같이 참가인이 취업규칙 제20조 제1호 '본 규칙 및 복무규정 등 회사규정, 계약조항을 위반하거나 회사의 명예를 손상케 하였을 때'에 해당한다는 사유로 정직 2주의 징계를 의결하였으며 2018. 10. 11. 이를 참가인에게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정직처분').

다.

참가인은 2018. 11. 2. 이 사건 정직처분이 부당정직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한편 원고 회사는 2018. 11. 30.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고 '참가인이 근무시간에 동료직원을 폭행하고 여성 직원에 대한 언어폭력, 허위사실 유포 등을 하였다'는 사유로, 2018. 12. 7.자로 참가인을 징계 해고할 것을 의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

라.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12. 27. '원고 회사가 이 사건 정직처분을 한 후 2018. 12. 7.자로 이 사건 해고를 하였으므로, 참가인은 더 이상 이 사건 정직처분에 대해 구제절차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 이 사건 정직처분에 대한 구제이익이 소멸되었다.'는 취지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각하하였다.

마.

참가인은 위 초심 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4. 1. '참가인이 이 사건 해고에 대하여도 다투고 있으므로 이 사건 해고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정직처분에 대한 구제이익이 인정된다. 이 사건 징계사유에 관하여 제1 징계사유의 경우 이 사건 게시글이 허위라고 할 만한 점이 없고 원고 회사가 특정되어 있지 않은 점, 제2 징계사유의 경우 참가인으로서는 원고 회사가 성별을 이유로 시급을 달리 책정한다고 인식할 여지가 크다고 보이는 점, 다수의 근로자들이 제1, 2 징계사유를 주요한 근거로 하되 참가인에 대한 사소한 불만을 덧붙여 진정서를 제출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정당한 징계사유로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징계사유는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는 취지로, 초심 판정을 취소하고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이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요지

가.

원고 회사

1)

징계사유에 관한 주장

원고 회사는 2018. 2. 종전 취업규칙에 근로기준법 개정사항 등을 반영하고자 취업규칙 개정을 추진하였다. 원고 회사는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을 위한 동의를 구하기 위하여 2018. 2. 21. 개정사항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하였고, 근로자들이 심사숙고할 수 있도록 5일의 동의기간을 부여하는 등 적법하게 취업규칙 개정 절차를 진행하였다. 그런데 참가인은 포털검색사이트인 'G'의 D에 '원고 회사가 취업규칙을 개정하면서 노동자들과 상의 없이 마음대로, 형식도 절차도 없이 악덕 자본가들이 하는 짓을 했다.'는 취지의 이 사건 게시글을 게시하였다. 위 D는 원고 회사가 소속된 H조합의 관련자들이 활동하는 커뮤니티로서 누구나 이 사건 게시글이 원고 회사에 관한 것임을 알 수 있고, 그 내용이 허위로 원고 회사의 이미지에 타격을 가져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부분 비위행위는 허위사실로 회사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다. 제1 징계사유는 정당하다.

원고는 구례지점 전직원이 참여한 2018. 7. 6. 조회시간에 여성인 E 반장이 '왜 남자시급을 적용받는 것인가'라고 항의하는 등 E와 기타 여성 직원을 대상으로 성차별적, 인격모독적 발언을 계속하여 여성 직원들에게 고충을 유발하였다. 이 부분 비위행위는 다른 직원들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고 직장 내 인화를 저해하는 행위로서 직장 내 질서문란 행위에 해당하므로 제2 징계사유 또한 정당하다.

2)

징계양정에 관한 주장

원고 회사는 참가인이 2017. 12. 동료 직원에게 폭언․폭행을 하여 '경고'의 징계를 받은 점, 다수의 동료 직원들이 참가인의 평소 폭언 등으로 괴로움을 겪었다고 호소하며 엄중한 징계를 요청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2주의 이 사건 정직처분을 결정하였다. 이 사건 정직처분의 징계양정은 적정하다.

나.

피고 또는 참가인

1)

원고 회사는 취업규칙을 근로자들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하면서 근로기준법 제94조가 요구하는 동의를 적법하게 받지 않았다. 참가인은 이러한 점을 지적하며 이 사건 게시글을 작성한 것으로서 이는 표현의 자유의 범주에 속하며 이 사건 게시글은 원고 회사를 특정하고 있지도 않다. 또한 참가인은 원고 회사가 '관리직은 남녀를 차별하지 않으면서 생산직은 E 반장에게만 남성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고 나머지 여성들에게는 낮은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하여 문제를 제기한 것이지 E반장을 비하하거나 모욕하지 않았다. 참가인은 E 반장을 예시로 들면서 다른 여성 생산직 직원에게도 남성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해달라는 취지로 발언하였을 뿐이다. 이 사건 징계사유는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될 수 없다.

2)

참가인은 2017년 상반기에 I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에 가입하였다. 이 사건 노동조합은 원고 회사를 포함하여 J에 위치한 법인에 교섭을 요구하였고, J 측은 이 사건 노동조합에 가입한 노동자들을 탈퇴시키기 위하여 징계, 고소, 조합원 소속 업무의 외주화, 부당 전직 등 직장 내 괴롭힘을 일삼고 있다. 이 사건 정직처분 역시 노동조합 가입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징계사유 인정과 징계양정이 모두 위법하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관련 법령 등

나.

제1 징계사유에 대한 판단

1)

인정사실

가)

원고 회사는 김치 등 생산제품을 전량 H조합 연합회인 K단체(이하 'K')에 납품하고 있다. K은 2014년경 인적․물적자원의 집적을 위하여 구례지역에 J를 조성하였고, 원고 회사의 구례지점 등 각종 생산공방과 물류센터 등이 J 내에 위치하고 있다. D는 K의 조합원들이나 J 내 시설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로서, 이 사건 게시글이 작성될 무렵의 회원 수는 약 150명 이었다.

나)

원고 회사는 2018년경 근로기준법 개정사항 및 인사와 관련하여 변경되는 내용을 취업규칙에 반영하고 일부 규정의 문구 변경 및 규정 신설을 위해 취업규칙 개정절차를 진행하기로 하였다. 이에 원고 회사는 2018. 2. 2. 관리자 직급의 직원들에게 취업규칙 개정과 관련된 '기안문'을 송부하였고, 사업장별로 취업규칙의 내용이 달랐기 때문에 각 사업장 단위로 취업규칙 개정에 대한 회의 및 근로자들의 동의서 취합을 진행할 것을 요청하였다.

다)

주요 제·개정내용은 사업장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인사발령시 직원면담 또는 소명기회 부여, 시용계약에 관한 규정 삭제, 근로계약 갱신 거부시 징계를 가능하게 하는 규정 추가, 대기발령 후 복직시 업무상 필요에 따라 보직변경이 가능하다는 내용 추가, 주휴일·휴일·휴무일의 유·무급 분리, 징계사유․절차 및 징계양정 기준 변경' 등이다(이하 '개정 취업규칙'). 개정 취업규칙에 의하면 가족돌봄휴직에 관한 근거규정(제50조)이나 징계절차에서 소명기회를 부여하도록 하는 규정(인사규정 제16조)이 신설되기도 하나, 근로계약에 관하여 '근무 중인 직원이 근로계약서 갱신을 거부할 시 직전 계약의 근로조건을 적용할 수 있다'(제9조 제4항), '근무 중인 직원이 정당한 사유 없이 근로계약서 갱신을 거부할 시 징계할 수 있다.'(제9조 제5항)는 조항이 신설되고, 징계사유로 '보고누락'(제18조 제11호), '고의 또는 과실로 근무태만 및 상사의 지시에 따르지 않거나 업무에 소홀하였을 경우'(제18조 제12호)가 추가되며, 감봉의 범위가 종전 '1개월 이상 6개월 이내'에서 '1개월 이상 12개월 이내 기간'으로 확장되고(제15조 제3호), 직급승격소요연한이 1년 연장되는 징계처분의 범위가 확대되는 등(제12조 제2호)의 변동이 있다.

라)

구례지점에서는 2018. 2. 20. 취업규칙 신·구 대조표가 포함된 자료 배포가 이루어졌고, 2018. 2. 21. 오후 12:40분경부터 14:10경까지 구례지점 전체 직원 29명을 참석대상으로 취업규칙 개정 설명회가 진행되었다. 원고 회사는 위 설명회를 통하여 약 1시간 정도 개정 취업규칙의 취지 및 개정조항을 설명하였고, 질의응답 시간을 통하여 '설명이 부족하다면 2018. 2. 24.까지 개별 검토하고 질문 시 최대한 답변·설명하겠다'고 안내하였으며 2018. 2. 26.까지 '취업규칙 개정 동의서'의 '동의여부'란에 서명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구례지점 직원 중 25명이 2018. 2. 21.부터 2018. 2. 26.까지 4.까지 위 '동의여부'란에 '동의'라고 기재한 후 서명·날인하였고, 원고 회사는 변경된 취업규칙을 관할 기관에 신고하였다(이하 '개정 취업규칙').

마)

참가인은 2018. 4. 18. 23:00경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 사건 게시글을 작성하여 위 D의 게시판에 게시하였다. 이 사건 게시글의 조회수는 그 무렵 기준 '67'이었으며 1명이 3개의 댓글을 달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 내지 11호증, 을가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1)

근로자는 사용자의 이익을 배려해야 할 근로계약상의 성실의무를 지고 있으므로 근로자가 직장의 내부사실을 외부에 공표하여 사용자의 비밀, 명예, 신용 등을 훼손하는 것은 징계사유가 되나, 구체적인 경우에 있어서 그 해당 여부는 공표된 내용과 그 진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목적, 공표방법 등에 비추어 판단할 것이다[대법원 1999. 9. 3. 선고 97누2528, 2535(병합) 판결, 대법원 2017. 11. 14. 선고 2017두52924 판결 등 참조]. 게시된 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에 의하여 타인의 인격, 신용, 명예 등이 훼손 또는 실추되거나 그렇게 될 염려가 있고, 또 그 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사실관계의 일부가 허위이거나 그 표현에 다소 과장되거나 왜곡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문서를 배포한 목적이 타인의 권리나 이익을 침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복지증진 기타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문서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보아 진실한 것이라면 이는 근로자의 정당한 활동 범위에 속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1993. 12. 28. 선고 93다13544 판결, 1997. 12. 23. 선고 96누11778 판결 취지 참조).

(2)

위 인정사실과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비록 이 사건 게시글에 다소 과장된 표현이 섞여 있기는 하나 참가인이 행위에 이르게 된 목적이나 이 사건 게시글의 전체적인 내용 등을 고려하면 이 부분 행위가 원고의 취업규칙을 위반하거나 명예를 손상케 한 행위로서 징계사유에 이를 정도라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 제1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

①

근로기준법 제94조는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고 할 경우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위와 같은 집단적 동의를 받을 것을 요건으로 정한 것이다. 개정 취업규칙에 의하면, 근로계약 갱신을 거부할 경우 징계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고, 구체적 징계사유가 추가되며 일부 징계의 내용이나 직급승격소요연한이 미치는 영향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개정 취업규칙으로의 변경은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비록 개정 취업규칙의 일부 내용이 징계절차에서의 소명기회 보장 등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개정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경우에도 취업규칙이 전체적으로 불리하게 변경되는 경우로 취급하여 근로자들의 의사에 따라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므로(대법원 1997. 8. 26. 선고 96다1726 판결 취지 참조), 개정 취업규칙에는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 절차가 필요하다.

②

그런데 개정 취업규칙으로의 변경은 담당부서가 송부한 기안문을 바탕으로 원고 회사가 규정을 작성한 후 설명회에서 근로자들에게 내용을 설명하고 동의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구례지점은 설명회 하루 전날인 2018. 2. 20. 취업규칙 신․구 대조표를 배포하였으므로 사전에 구례지점 근로자들이 의견을 개진하거나 논의할 기회는 없었다. 물론 취업규칙 개정절차에서 반드시 사전에 그러한 절차를 거쳐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나, 근로자의 입장에서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을 담고 있는 취업규칙 변경 과정에 그와 같은 의견 수렴 절차가 부족하였음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것은 정당한 의사표현의 범위라고 볼 수 있다. 이 사건 게시글 중 '취업규칙이라는게 누구를 위한 것인지, 노동자와 한 마디 상의 없이 마음대로인가.'라는 기재는,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의 개정조항을 사전에 논의하거나 협의하는 절차가 미흡하였음을 근로자의 입장에서 지적하는 취지의 표현으로 보이고, 당부를 떠나 해당 표현이 허위 사실이나 모욕 또는 단순한 비난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③

이 사건 게시글은 '4년 동안 아무 말이 없다 갑자기 취업규칙 설명을 2월쯤에 했다. 그런데 설명회 1시간 하고 찬성한다, 사인하라 했다.'고 기재하여, 원고 회사가 약 1시간의 설명회를 진행하고 동의를 요청하였다는 사실을 허위로 기재한 것은 아니다. 비록 뒤이어 '형식도 절차도 없이 악덕 자본가들이 하는 짓을 협동조합에서 죄의식도 없이 당당하게 할 수 있는지'라고 기재함으로써 다소 과장된 표현을 사용하여 변경절차를 비난하는 내용을 적시하였기는 하나, 앞서 보았듯이 원고 회사가 주도적으로 취업규칙 변경 절차를 진행하였다고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전체적으로 볼 때 근로자가 취업규칙 변경 절차와 관련하여 정당하게 표명할 수 있는 범위의 의견으로 봄이 타당하다.

④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징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사업 활동을 원활하게 수행하는 데 필요한 범위 내에서 규율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데에 그 근거가 있으므로(대법원 1994. 12. 13. 선고 93누23275 판결 참조) 징계사유의 판단에도 그러한 내용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이 사건 게시글은 원고 회사의 상호 등을 언급하고 있지는 않고, 조회수나 댓글의 수 및 반응 등에 비추어 원고 회사에 어떤 구체적인 악영향을 초래하였다고 보기 부족하며 이 사건 게시글로 인하여 원고 회사의 사업 활동 등에 불이익이 발생하였다고 볼만한 객관적 정황 또한 없다. 이 사건 게시글로 인하여 원고 회사의 비밀, 명예, 신용 등이 훼손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은, 이 부분 원고의 행위가 징계사유에 이를 정도라고 인정하기 부족함을 뒷받침한다.

다.

제2 징계사유에 대한 판단

1)

인정사실

가)

참가인은 구례 김치공방 생산팀 1반 소속 평사원이고, E은 팀장 직급으로 2반 책임자 보직을 맡고 있다. 참가인은 2017. 9. 7. 17:00경 일일 생산활동을 종료하고 청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폐기물인 배추 쓰레기 처리와 관련하여 생산 2반 포장팀 직원 L에게 훈계하였다. L은 참가인의 훈계에 항의하며 언쟁을 하였고 참가인이 L의 신체를 접촉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생산 2반 팀장인 E은 위 상황을 보고 달려가서, 팀원인 L에 대한 참가인의 훈계 등을 지적하며 참가인과 언쟁을 벌이고 주변의 기물을 발로 찼다.

나)

원고 회사는 2017. 12.경 참가인에 대하여는 '어떠한 상황이나 이유로도 공방 내 직원간의 신체접촉은 용인될 수 없다.'는 사유로 경고의 징계처분을 하고, E에 대하여는 '직원간 고성과 기물(빈 새우젓 통)을 발로 차는 행위는 용인될 수 없으나 바로 직원들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확인하였다.'는 사유로 징계처분이 아닌 구두 주의를 주었다.

다)

원고 회사는 아침 조회를 통하여 일일 생산계획 점검, 인원확인, 위생점검 등을 진행하고 있고, 일반적으로 아침 조회에는 구례지점 전 직원이 참석한다. 참가인은 2018년 초경의 아침 조회 시간에, 공개적으로 E에게 '남자 시급을 받으면 남자 직원들이 하는 배추 쓰레기 버리는 업무도 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하였다.

라)

원고 회사는 2018. 7. 6. 아침 조회에서 팀장 F을 통하여 직원들의 급여인상 관련 공지를 전달하였다. 참가인은 급여인상안에 대한 질문을 하던 중, 여성인 E 반장이 '남자 시급'을 받고 있는지 질의하였다. F은 '남녀 기본급이 정해진 것이 아니고 개인 능력치별로 같은 기본급을 받으며, 남녀 같은 기본급을 적용받는 사례도 있다.'는 내용을 설명하였으나 참가인은 계속 'E 반장은 여자이니 다른 여성 직원과 같이 여자 시급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하였다.

마)

E은 조회가 끝나자 원고 회사에 '참가인이 몇 달 전 남자 시급을 받으면 남자직원들이 하는 배추쓰레기까지 버려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하여 모욕감과 정신적 고통을 받았는데, 오늘 아침 전 직원 앞에서 무책임하고 인격 모욕적인 말을 하였다. 1반 평사원인 참가인이 2반 책임자인 저에게 시급을 논하는 자체를 인정할 수 없고, 조장이 아니어도 중대 공정을 맡는 여직원들은 P2 자격(원고 회사가 시급 등을 구분하는 기준 단위 중 하나)이 주어진다는 설명을 듣고도 참가인은 인정하지 않았다.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참가인에게 책임을 물을 것을 간곡히 청한다.'는 내용의 자필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바)

구례지점 김치공방의 다른 직원들은 위 2018. 7. 6.자 아침 조회시 참가인의 발언에 대하여 '참가인이 E을 언급하며 여자는 여자시급을 받아야 한다는 말을 하였다. 여직원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들으니 같은 여자로서 굉장히 불쾌하다. E 반장과 이를 지켜보며 불쾌함을 느낀 직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E 반장이 P2 시급을 받는 것이 왜 불합리하고 못마땅한 건지, 여자에게 남자 시급을 주냐는 질문은 무례하고 무지하다', 'E은 양념실에서 남직원들도 하기 힘든 일을 해 오고 있다. 전 직원 앞에서 무시하는 듯한 말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참가인이 E 시급을 논하는 것이 불쾌하고 같은 여자로서 모욕감을 느낀다. 여자라서 P2가 되면 안 된다고 하면 여직원의 능력은 어디서 보상받아야 하는지, 여직원을 무시하는 말투, 고성을 반성해야 한다'는 취지의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사)

E은 2018. 8.과 2018. 9.에 어지럼증, 상세불명의 철결핍 빈혈, 이석증 등으로 통원치료를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2 내지 1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원고 회사의 취업규칙은 여성이라는 성별을 이유로 급여 등에 있어 차별을 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고, 직원이 취업규칙, 복무규정 등을 위반하거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를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다(제51조, 제18조 제1호, 제13호). 위 인정사실과 그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참가인이 구례지점 전 직원이 참석하는 2018. 7. 6. 아침 조회 시간에 공개적으로 E에게 급여에 관한 성차별적 발언을 하고 고충을 유발하여 직장의 화합을 저해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제2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할 수 있다.

①

E은 참가인이 공개적인 아침 조회 시간에 자신에게, 남자 시급이 아니라 여자 시급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하여 불쾌했고 모욕을 느꼈다는 진술서를 작성하였다. E은 직접 참가인의 발언의 상대방이 된 당사자로서 상황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으리라고 보이는 점, 현장의 다른 직원들도 일치하여 참가인이 여성인 E은 P2 시급이 아닌 낮은 시급을 적용받아야 된다고 발언하였고 참가인 발언의 정황이나 의도에 관하여 여직원을 무시하는 듯한 말투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던 점, 참가인과 E은 2017년경 배추쓰레기 처리와 관련하여 언쟁을 벌였고 참가인이 그 직후에도 'E이 배추쓰레기를 버리지 않으면 남자 시급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의 발언 내용에 관한 E 및 다른 직원들의 진술을 신빙할 수 있다.

②

이에 대하여 피고 또는 참가인은 '참가인의 발언은 E을 예시로 하여 체구가 작은 다문화 여성 근로자를 포함하여 생산직 여성 근로자들이 힘든 일을 하고 있는데, 원고 회사가 생산직에서 남녀 임금을 차별하기 때문에 지적하려던 것이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위와 같이 인정되는 정황상 참가인의 당시 언행이 그러한 내용으로 해석되지 않을뿐더러 참가인이 여성 근로자들의 임금차별 고충 등을 해소하려 했다는 정황 또한 없다. 오히려 구례 지점 여성 근로자들은 '참가인이 평소 다문화 여성 근로자를 무시하고 소리를 질러서 무서웠다, 지원 근무를 간 여성 근로자에게 무시하는 행동을 하여 분노했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작성하기도 한 점을 보태어 보면 위 주장만으로는 앞서 인정한 근로자들 진술의 신빙성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③

이처럼 참가인은 여성인 E은 더 높은 P2 시급인 '남자 시급'이 아니라 더 낮은 '여자 시급'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를 반복하여 발언하였다. 해당 발언은 여성 직원을 무시하는 발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내용이고, 실제 현장에 있던 여성 근로자들은 큰 불쾌감을 느끼고 참가인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진술하였으며, 당사자인 E은 통원치료를 받을 정도로 상당한 고통을 겪었다고 보인다. 이러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의 이 부분 행위는 동료에게 고충을 야기하고 직장 내 화합을 저해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서 그 정도가 '기타 이에 준하는 사유'의 징계사유에 이를 정도라고 평가할 수 있다.

라.

징계양정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다41420 판결 참조). 다만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근로자에 대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는 해당 기업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사용자가 징계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주된 징계사유, 전체 징계사유 중 인정된 징계사유의 내용과 비중,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은 이유, 해당 징계처분의 종류, 해당 기업이 정하고 있는 징계처분 결정 절차, 해당 기업의 규모·사업 성격 및 징계에 관한 기준과 관행 등에 비추어 인정된 징계사유만으로 동일한 징계처분을 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고려하여 해당 징계처분을 유지하는 것이 근로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이 때 인정되는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에 대한 증명책임도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참조).

2)

인정사실

가)

원고 회사는 이 사건 정직처분 징계결정 사유서에, 징계사유와 관련한 규정으로 직장 내 성희롱 금지조항(취업규칙 제55조)을 거시하였고, 제2 징계사유에 관하여 '여직원에게 성차별적 언어 사용으로 인한 성적 굴욕감 유발 및 모욕행위'라고 판단하였다.

나)

한편 참가인은 2018. 12. 7.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다{M, N(병합)}.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4. 30.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다)

참가인이 이에 불복하여 2019. 5. 27.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8. 22. '참가인이 2018. 10. 9. 동료직원 O을 폭행한 점, 상습적으로 이주여성 직원들에게 언어폭력을 행사한 점, 2017. 10. 14. 원고 회사에 대해 악의적 비방을 한 점, 동료직원 간의 폭행 및 폭언에 대해 상급자가 경위서 작성을 지시하였음에도 이행하지 않은 점, 상급자(팀장)에게 막말을 한 점, 위생수칙을 위반하여 휴대전화기를 반입한 점 등에 비추어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해고의 징계양정이 타당성을 잃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참가인의 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이에 참가인이 불복하여 이 법원 2019구합82493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재심판정 취소 사건으로 현재 1심 계속 중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8, 1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3)

판단

위 인정사실과 그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후 참가인의 다른 비위행위로 이 사건 해고처분이 이루어졌고 다른 근로자들이 참가인에 대한 적정한 징계를 희망한다는 등 원고가 주장하는 제반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제2 징계사유만으로 이 사건 정직처분과 동일한 징계처분을 할 가능성이 입증되었다거나 이 사건 정직처분의 타당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부족하다. 이 사건 정직처분은 징계권자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경우에 해당하다.

①

원고 회사는 제1, 2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된다는 전제에서 징계처분 중 두 번째로 중한 처분인 이 사건 정직처분에 이르렀고 징계결정서에서 적시한 위반규정 및 기재에 비추어 원고 회사가 징계사유 중 제1 징계사유를 경미하게 평가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제1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②

징계결정서에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직장 내 성희롱에 관한 규정이 징계근거 규정에 함께 기재되거나 참가인이 '성적 굴욕감을 유발하였다'는 취지의 평가가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 회사는 참가인의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는 점 역시 양정에 고려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인정되는 제2 징계사유는 참가인이 동료 직원에게 성차별적 발언을 하여 고충을 유발하였다는 것이고 성적 굴욕감을 유발하거나 직장 내 성희롱에 이를 정도라고는 볼 수 없다. 이처럼 징계과정에서 원고 회사가 평가한 내용 중 상당한 부분이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

③

참가인은 예전에도 다문화 여성 근로자들에게 고성을 지른 적이 있는 것으로 보이고, 2017. 10. L와 불거진 갈등 문제로 경고 처분을 받은 적이 있으며 2018년 초 E의 시급을 문제 삼는 듯한 발언을 하였다. 원고 회사는 참가인뿐만 아니라 다른 근로자의 처지도 고려하여 기업질서를 유지하여야 하고, 직원들의 화합을 도모하면서 조직의 기강을 바로잡아야 하므로 참가인에게 징계를 가할 필요성 자체는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원고 회사의 취업규칙에 의하면 정직은 정직기간 급여 및 상여금 일체를 지급하지 않는데(제15조 제4호), 감봉의 경우 '1회의 액이 평균임금의 1일분의 2분의 1을, 총액이 1 임금지급기에 있어서의 임금총액의 10분의 1을 초과하거나 최저급여 이하로 지급할 수 없다'(제15조 제3호)고 정하고 있으므로, 사실상 급여의 절반만 지급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이 사건 정직처분은 상당한 중징계이다. 원고 회사의 인사규정 제18조는 징계양정 기준에 관하여, '징계대상자의 관리 책임의 크기, 징계 관련성, 적극적 행위, 사안의 중대성, 회사에 끼친 경제적 손실 등'을 종합 고려할 것을 예정하고 있는데, 제2 징계사유만으로는 사안이 중대하다거나 원고 회사에 끼친 경제적 손실이 크다고까지는 평가하기 어렵다.

④

참가인이 2017. 10.경 받은 경고 처분은 배추쓰레기 처리 문제와 관련하여 발생한 문제로서, 제2 징계사유에서 문제된 성차별적 언행과 관련하여 여성 직원들을 존중하고 신뢰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지 등에 관해 개전의 정을 보일 실질적인 기회로 보기는 어렵다.

마.

소결론

이 사건 정직처분은 일부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하고, 인정된 징계사유만으로는 징계양정이 과중하므로 위법하다. 이와 결론을 같이 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이강호 김효진

각주1)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은 원고 회사의 개정 취업규칙 제18조 제1호와 같은 규정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