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9. 8. 22. 선고 2019구합5178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및 내용

가.

원고는 2000. 3. 13. 설립되어 상시 약 15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자산운용업, 투자자문업, 투자일임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은 2017. 9. 1.부터 원고의 해외사업본부장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18. 4. 17. 아래와 같은 사유로 참가인에게 대기발령 조치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대기발령').

다.

참가인은 2018. 6. 5.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대기발령은 부당하다.'라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8. 2. '이 사건 대기발령은 해외사업본부 폐지에 따른 담당자 직무 축소 등 업무상 필요성이 존재하고, 대기발령에 따른 참가인의 생활상 불이익이 현저하다고 보기 어려우며, 원고가 적법한 절차를 준수하여 의결하는 등 절차적 적법성도 인정되므로 정당하다.'라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라.

참가인은 이에 불복하여 2018. 9. 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12. 3. '이 사건 대기발령은 그 업무상 필요성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부당하다.'라는 이유로 위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7, 9,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① 참가인은 임원으로서 본인의 의사에 따라 해외투자자를 물색하였고, 고유한 노하우로 해외펀드 설정 업무 등을 추진한 점, ② 원고가 참가인의 업무를 지휘하거나 감독한 사실이 없는 점, ③ 참가인은 자유로운 근태를 보장받았던 점, ④ 원고는 참가인이 요구하는 보수 조건을 그대로 수용하여 참가인을 파격적으로 대우한 점, ⑤ 참가인의 보수는 성과와 연동되도록 약정된 점, ⑥ 따라서 참가인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상의 "주요업무집행책임자"로서 민법 중 위임에 관한 규정의 준용을 받는 사람인 점 등에 비추어, 참가인은 원고의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2)

설령 참가인을 원고의 근로자라고 보더라도,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대기발령에는 업무상 필요성이 충분히 인정되므로 부당하지 않다. ① 참가인은 근무기간에 약 1억 2,000만 원의 적자를 발생시켰고, 단 한 건의 펀드설정도 성공하지 못하였다. ② 참가인이 담당한 해외사업본부와는 달리 다른 부서들은 펀드 설정에 성공하여 수익이 기대되는 상황이었다. ③ 원고는 빠른 성과를 기대하면서 참가인에게 고액의 보수를 약정한 것인데, 참가인은 성과를 내지 못하였다. ④ 참가인은 입사 후 D 펀드 설정 업무와 관련하여 일본 실무자와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는 등 업무를 원활하게 진행하지 못하였다. ⑤ 참가인이 담당하였던 E 벤처펀드는 리스크가 너무 커서 미승인이 되었을 뿐 원고가 일부러 중단시킨 것이 아니다. ⑥ 참가인이 대기발령 및 복직 후 맡게 된 경영지원팀 업무도 엄연히 펀드와 관련된 업무이다. ⑦ F과 참가인 사이의 알력 때문에 원고가 이 사건 대기발령에 이르렀다고 보는 것은 불합리한 억측에 불과하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은 원고로 하여금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참가인을 원직에 복직시키라고 명하였다. 그러나 원고의 자금사정과 경영판단을 무시한 채 원직인 해외사업본부장으로의 복귀를 명하는 것은 중앙노동위원회 판정 재량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1)

참가인은 2017. 7. 20. 원고와 위임계약서를 작성하고, 2017. 9. 1.부터 원고의 해외사업본부장으로서 해외투자상품 개발, 해외투자자 유치, 해외펀드 설정 등의 업무를 담당하며 근무하였다. 위 위임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2)

참가인은 2017. 9. 30. D 펀드 설정 업무를 수행하던 중 업무에서 배제되었다.

3)

참가인은 2017. 10.경 원고의 고객인 G의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문제점 해결과 펀드 설정업무 수행에 참여하였고, 참가인 및 원고의 다른 직원들은 10만 달러의 자문수수료 수익을 발생시켰으나 펀드 설정에는 실패하였다.

4)

해외사업본부에는 2017. 9. 1.부터 2018. 3. 31.까지 약 1억 2,400만 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하였다.

5)

원고의 대표이사인 H는 2018. 3. 27. 참가인과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대화하였다.

6)

참가인은 2018. 3. 30.경에도 E 벤처펀드(투자자문회사와 관련된 벤처펀드) 등 기관투자자용 펀드상품을 개발하고 있었다.

7)

원고는 2018. 4. 16. 실적부진을 사유로 해외사업본부의 폐지를 결정하였다.

8)

원고의 인사위원회는 2018. 4. 17. 실적부진과 본부폐지를 사유로 이 사건 대기발령을 의결하였고, 원고는 같은 날 참가인에게 그 결과를 통지하였다.

9)

참가인은 이 사건 대기발령기간 동안 원고로부터 매월 약 760만 원을 지급받았다. 이는 기본급여의 70%만을 지급받으면서 Guaranteed Bonus는 지급받지 못한 것이다.

10)

원고는 2018. 8. 14. 참가인에게 '업무계획서 제출요청서'를 송부하면서 2018. 8. 31.까지 업무계획서 제출을 요구하였으나, 참가인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11)

원고는 2018. 10. 10. 참가인에게 '복직통보의 건'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발송하여 참가인이 2018. 10. 17.자로 복직된다는 사실을 통보하였다. 참가인은 2018. 10. 17. 경영지원팀으로 복직되었으나 이 사건 대기발령 이전의 업무는 수행하지 않고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4, 7, 8, 10, 11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참가인이 원고의 근로자로 인정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 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2)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갑 제8호증,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1,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은 원고로부터 상당한 정도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종속적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판단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참가인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원고와 참가인이 체결한 계약의 형식이 위임계약인 것은 중요하지 않다.

나)

원고는, 참가인이 업무 내용을 스스로 정하였다고 주장하나, ① 참가인이 원고의 대표이사인 H로부터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받았고 그 결과를 H에게 수시로 보고하였다는 점(참가인이 H와 주고받았던 문자메시지의 내용 중에는 거래상대방의 자료요구 사실에 관한 보고, 거래상대방에게 자료를 보내기 전 그 내용의 확인 요청, 거래상대방에 대한 자료 제공 시점 결정 요청, 거래상대방과의 만남으로 인해 출근이 늦어진다는 사실에 관한 보고 등이 포함되어 있다), ② 참가인이 맡았던 펀드설정 업무가 원고의 지시에 따라 중단되었다는 점(일례로 참가인이 수행하던 E 벤처펀드 상품 개발이 H의 지시에 따라 중단되었다) 등에 비추어, 참가인의 업무 내용은 원고가 정하였다.

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이 사건 대기발령은 인사규정 제18조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것이므로 참가인은 원고의 인사규정을 적용받았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원고는 2018. 12. 14. 참가인을 '업무지시 거부 및 근무태도 불성실'의 사유로 해고하기도 하였다.

라)

원고는 참가인의 근무장소(사무실)와 근무시간(오전 8시)을 지정하였고, 참가인은 이에 구속을 받았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참가인은 거래상대방과의 만남으로 인해 출근이 늦어진다는 사실을 H에게 보고하기도 하였다.

마)

참가인은 원고의 경영상의 손실 위험을 부담하지 않고 원고로부터 매월 일정 수준의 보수(기본급, 월정 상여 포함)를 보장받았으므로, 근로제공의 대가로 보수를 지급받았다고 볼 수 있다. 참가인은 급여 중 일부를 근로소득세로 납부하였다.

바)

참가인은 원고의 상무로서 임원이기는 하였지만 등기이사나 이사회의 구성원이 아니었고 이사회에 참석하여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니었다. 달리 원고의 주장과 같이 참가인을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의 "전략기획, 재무관리, 위험관리 및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업무로서 주요업무를 집행하는 업무집행책임자"라고 볼 만한 자료는 찾아볼 수 없다.

라.

이 사건 대기발령이 원고의 정당한 인사권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대기발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대기발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그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근로자와의 협의 등 대기발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0두8011 판결).

2)

업무상 필요성의 인정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에 갑 제10호증, 을나 제11, 13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이 사건 대기발령은 그 업무상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원고의 대표이사인 H는 국민연금공단에서 함께 근무하였던 참가인의 해외사업 역량을 활용하기 위하여 참가인을 원고에 영입하면서 해외사업본부를 신설하였음에도 이를 7개월 만에 폐지하였다.

나)

참가인은 28년간 펀드 관련 업계에서 근무하여 왔다. 원고의 지시에 따라 참가인이 E 벤처펀드의 개발업무를 중단하지 않았더라면 펀드 설정에 성공하여 수익을 창출하였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한편으로 원고가 문제 삼은 2017. 9. 1.부터 2018. 3. 31.까지의 기간 동안 원고의 부서 중 적자를 기록하지 않은 부서는 임원실이 유일하고, 채권운용본부, 주식운용본부, 마케팅본부, 경영지원팀 모두 해외사업본부와 마찬가지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다. 따라서 실적부진을 이유로 한 참가인에 대한 대기발령은 타당성이 부족하다.

다)

원고는 참가인이 D 펀드 설정 업무와 관련하여 일본 실무자와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는 등 업무를 원활하게 진행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하기도 하나, 이를 뒷받침 할 만한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 참가인은 2017. 9. 30. D 펀드 설정 업무에서 공식적으로 배제된 이후에도 위 업무 관련 영문 메일 작성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점에서 원고의 위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라)

참가인은 해외사업본부가 폐지된 이후에도 다른 부서에서 펀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가능하였다. 원고는 2018. 10.말 당시에도 주식사업본부, 채권사업본부에서 해외 펀드를 관리하고 있었고, 원고의 2018년도 영업보고서를 통해서도 원고가 약 750억 원의 해외 펀드를 운용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사건 대기발령은 참가인을 6개월간 업무에서 전면 배제한 것으로서, 노동력의 적정 배치로 인한 업무의 능률증진, 근로자의 능력개발과 근로의욕의 고양 등 원고의 합리적 운영에 기여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마)

H는 2018. 3. 26. 참가인에게 F과 투자자들이 참가인의 퇴사를 원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며 참가인의 자진퇴사를 종용하였다. H가 참가인에게 사직을 권고한 일자와 이 사건 대기발령 일자는 매우 근접되어 있고, 원고는 참가인이 사직 권고에 응하지 않자 이 사건 대기발령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3)

기타의 고려 요소

참가인이 이 사건 대기발령기간 동안 기본급의 70%만을 지급받고 Guaranteed Bonus는 아예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점에 비추어, 이 사건 대기발령으로 인하여 참가인은 상당한 생활상 불이익을 입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원고는 참가인과의 사전협의를 전혀 거치지 않고 이 사건 대기발령에 이르렀다.

4)

소결

이 사건 대기발령은 원고의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기 위한 요건들을 결여하고 있어 부당하다.

마.

참가인을 원직에 복귀하라고 명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의 내용이 판정재량의 한계를 일탈한 것인지 여부

1)

앞서 살펴본 것처럼 이 사건 대기발령이 부당한 것인 이상 원고에게는 참가인을 원직에 복직시켜 근로하게 해야 할 의무가 발생한다.

2)

노동위원회규칙 제79조 제1호는 구제명령 중 원직복직의 이행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같은 직급이나 직무가 없는 등 불가피한 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근로자에게 유사한 직급이나 직무를 부여하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해외사업본부가 폐지되었더라도 원고는 참가인에게 대기발령 당시와 유사한 직급이나 직무를 부여함으로써 원직복직 구제명령을 이행할 수 있다.

3)

결국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참가인의 원직 복직을 명하는 부분은 판정재량의 한계를 일탈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바.

소결론

이 사건 대기발령이 부당하다는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순욱(재판장) 김언지 이원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