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은 환경오염방지, 환경개선 및 자원순환을 촉진하는 사업 등을 수행하기 위해 한국환경공단법에 근거하여 설립된 공공기관이다. 원고는 1993. 11. 22. 참가인에 입사하여 2017. 1. 1.부터 2018. 3. 22.까지 C본부 D부서 처장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참가인의 C본부 D부서 소속 직원인 E은 2018. 3. 19. 참가인에게 ‘원고가 2018. 3. 2. 저녁 회식 중 E의 옆자리에 앉아 건배하는 중 먼 자리의 직원과 잔을 부딪치기 어렵다며 E의 몸에 기대는 것을 3~4차례 하였고, 2018. 3. 15. 저녁 회식이 마무리될 무렵 E에게 주먹 부딪히기를 제의하여 2회 따라 하였더니 양손을 펴보라고 하였고, E의 손금을 본다며 양손을 만졌다’라는 이유로 원고의 성희롱 중지, 공개사과, 징계 등 인사조치를 요구하는 내용의 ‘성희롱 고충신청서’를 제출하였다(이하 ‘이 사건 고충신고’). 이에 참가인은 2018. 3. 23. 원고를 E과 격리하기 위해 서울 F에 소재한 참가인의 G사무실로 전보(이하 ‘이 사건 격리조치’)하는 인사명령을 발령하였다.
참가인의 인사팀, 감사실은 2018. 3. 28.부터 2018. 4. 3.까지 이 사건 고충신고와 관련하여 원고, E 등 관계인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후 고충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하였다. 참가인의 고충심의위원회는 2018. 4. 18. 회의를 개최하여 이 사건 고충신고와 관련하여 원고가 E을 성희롱한 사실이 인정된다는 내용의 의결을 하였다.
참가인의 인사위원회는 2018. 5. 2. 원고에게 ‘인사규정 제54조(성실의무) 및 제58조(품위유지의무), 임직원행동강령 제29조(성희롱 금지) 위반’에 대한 징계의결을 이유로 2018. 5. 8.에 개최되는 인사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지하였고, 2018. 5. 8.자 회의에서 원고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이유로 감봉의 징계를 의결하였다. 이후 참가인은 2018. 5. 14. 원고에게 감봉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감봉처분’)을 하면서 2018. 5. 18.자로 H본부 I부서로 전보하는 인사명령(이하 ‘이 사건 전보처분’)을 발령하였다.
원고는 2018. 6. 26.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참가인을 피신청인으로 하여 ‘이 사건 감봉처분의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고, 징계양정도 과중하며, E의 피해사실이 확인되기도 전에 이 사건 고충신고에만 근거하여 이 사건 격리조치를 한 것은 절차위반이다. 이 사건 감봉처분이 정당한 것임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전보처분도 부당하다’라는 이유로 부당감봉 및 부당전보 구제신청을 하였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9. 7. ‘이 사건 감봉처분의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양정도 과중하지 않으며, 절차상 하자도 없다. 이 사건 전보처분은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이 사건 전보처분에 따른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이 수인한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려우며, 원고와의 협의 또는 동의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전보처분이 당연무효라고 할 수 없다’라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8. 10. 18.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초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1. 15. 위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의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 16, 17호증, 을가 제1, 3, 12 내지 15, 1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감봉처분 관련
절차적 하자
원고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참가인이 이 사건 감봉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원고의 방어권을 침해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4조는 조사결과 직장 내 성희롱 발생사실이 확인된 때에 성희롱 행위자에 대하여 근무장소 변경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참가인은 2018. 3. 19. 이 사건 고충신고가 접수된 후 어떠한 조사나 판단도 없이 불과 4일 만에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격리조치를 하였다.
참가인은 원고에 대한 조사 및 고충심의위원회의 의결 과정에서 원고에게 이 사건 고충신청의 내용을 고지하지 않았고, 원고는 어떤 이유로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되는지 알지 못한 채로 이 사건 감봉처분의 징계사유가 아닌 원고의 2018. 3. 15.자 행위가 문제된 것으로 인식하고 이에 대하여 소명하였으며, 참가인의 고충심의위원회는 회의에서 주로 원고의 2018. 3. 15.자 행위와 관련한 내용을 논의하였을 뿐 이 사건 감봉처분의 징계사유인 2018. 3. 2.자 행위에 관하여는 소명의 기회도 부여하지 않은 채 원고가 성희롱을 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참가인은 2018. 5. 2.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출석을 통지하면서 구체적인 징계사유를 통지하지 않았다.
실체적 하자
원고는 피해자에게 몸을 기댄 사실이 없다. 설령 기댄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위 행위는 원고가 협소한 장소에서 벌인 회식 자리에서 멀리 앉아 있는 직원과 건배하기 위해 몸을 기울이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생한 것으로서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
설령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성희롱 정도가 경미한 점, 원고가 이 사건 감봉처분 이전에 외부강의 등 사전 신고의무 위반으로 인한 징계처분 외에 징계처분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참가인은 원고의 비위행위가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로 판단하였음에도 가장 무거운 감봉의 징계처분을 한 점 등에 비추어 재량권 일탈․남용의 하자가 있다.
이 사건 전보처분 관련
이 사건 전보처분에는 이 사건 감봉처분과 같은 절차적 하자 및 실체적 하자가 있으므로 위법하다.
관련 법령
이 사건 감봉처분의 적법 여부
인정사실
원고는 2018. 3. 2. 저녁 무렵 인천에 소재한 식당에서 E을 비롯한 C본부 D부서 소속 직원 J, K, L, M, N, O, P, Q, R과 함께 회식을 하였고, 당시 자리 배치는 아래 [표 1] 기재와 같다.
E과 참가인의 직원인 S(가명), T(가명)은 2018. 3. 28.부터 2018. 3. 29.까지 사이에 참가인의 인사팀 및 감사실 직원과 아래 [표 2] 기재와 같은 내용의 문답을 하였다.
답: 맞다. 처장(원고)이 먼 자리 말고도 팔을 뻗을 때마다 안 닿는다고 하
T ○ 문: D부서에 근무하면서 성희롱 관련하여 겪거나 보거나 듣거나 한 적은
원고는 참가인의 2018. 5. 8.자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아래와 같이 진술하였다.
(생략)
본인을 데려다주었다. 그 후 회식에 참석했던 남직원과 여직원들 모두에게 문자로
오늘 뜻깊은 날이었고 정책지원팀의 발전을 기대한다고 보냈다. E에게도 고맙다
N는 2018. 8. 22. 아래와 같은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였다.
증인 E은 이 법정에서 아래와 같은 취지로 증언하였다.
참가인의 취업규칙과 단체협약 중 이 사건과 관련이 있는 부분은 아래와 같다.
제29조(전보)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 8 내지 10, 18호증, 을가 제3, 4, 6 내지 9호증, 을나 제1, 2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E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불충분한 소명기회 부여의 위법 여부
참가인의 취업규칙에는 성희롱 사안의 징계절차 일환으로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과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을 격리해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은 없고, 참가인이 이 사건 감봉처분에 앞선 사전절차로서 이 사건 격리조치를 하였다고 볼만한 증거도 없다. 이 사건 격리조치는 참가인의 성희롱․성폭력예방지침 제4조, 제11조 및 단체협약 제56조에 따른 것으로서 이 사건 감봉처분과 별개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일 뿐이다. 결국, 이 사건 격리조치가 위법하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이 사건 감봉처분까지 위법해진다고 볼 수 없다.
참가인의 성희롱․성폭력예방지침 제12조, 제13조에 의하면, 참가인의 인재 경영처장은 성희롱․성폭력 사안의 공정한 처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성희롱․성폭력고충심의위원회에 상정하여 처리할 수 있고, 성희롱․성폭력고충심의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한 7인의 위원으로 구성되는데, 특정 성별의 위원이 10분의 6을 초과할 수 없고 2명 이상의 외부 성희롱․성폭력 방지 관련 전문가가 위원으로 참여하게 된다. 위 규정은 성희롱․성폭력 사안의 특수성을 고려하고 성희롱․성폭력 사안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처리하기 위하여 참가인으로 하여금 성희롱․성폭력고충심의위원회의 심의를 참고하여 처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고충심의위원회의 심의에서 성희롱으로 의결한다고 하여 징계절차에서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고충심의위원회의 심의는 임의적 절차에 불과하다. 더욱이 앞서 보았듯이 참가인은 고충심의위원회의 심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여 이 사건 감봉처분을 한 것이 아니라 인사위원회의 별도 의결을 거쳐 이 사건 감봉처분을 하였다. 따라서 참가인이 고충심의위원회의 회의에 앞서 원고에게 이 사건 고충신청의 내용을 고지하지 않았더라도, 이 사건 감봉처분과 관련한 원고의 방어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
앞서 보았듯이 참가인은 2018. 5. 2.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출석을 통지하면서 통지서에 ‘인사규정 제54조(성실의무) 및 제58조(품위유지의무), 임직원행동강령 제29조(성희롱 금지) 위반’이라고만 기재하였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2018. 5. 8.자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청렴감찰팀장으로부터 이 사건 고충신고에서 문제된 성희롱이 2건임을 전해 들었다고 밝히면서 2018. 3. 2. 회식 당시의 상황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만취하여 기대면서 건배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그런 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하는 등 자신의 입장을 상세히 밝힌 점, ② 이 사건 감봉처분의 처분서에는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가 원고가 E의 몸에 기댄 행위임이 명확히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참가인이 원고에게 소명기회를 불충분하게 부여하였다고 볼 수 없다.
징계사유 존부
관련 규정 및 법리
참가인의 인사규정 [별표 3]은 인사규정상 성희롱이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에 따른 성희롱을 의미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은 성희롱을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공공기관의 종사자,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그 직위를 이용하여 또는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고용상의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한편, 성희롱이나 강제추행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다. 다만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취지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든 관련 규정 및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2018. 3. 2. 다른 직원과 건배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오른쪽 팔, 몸통 등을 E의 왼쪽 팔, 허벅지, 몸통 등에 접촉시키는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이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인 E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므로 성희롱에 해당한다. 이는 참가인의 임직원 행동강령 제29조 제1호, 제6호에서 금지하는 성희롱 행위로서 인사규정 제54조, 제58조, 제72조 제1항 제1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감봉처분의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E은 이 사건 고충신고 당시부터 이 법원에 증언으로 출석하여 증언하기까지 대체로 일관되게 원고가 2018. 3. 2. 회식 당시 다른 직원과 건배하는 과정에서 E에게 몸을 기대는 행위를 3~4회 반복하였다고 진술하였고, 특히 이 법정에서는 원고와 E의 신체가 맞닿은 부위, 접촉시간, 그 당시 E이 느꼈던 감정 등에 관하여 상세히 진술하였다. E의 진술은 직접 경험하지 않았으면 진술하기 어려운 내용에 관하여 매우 구체적으로 이루어졌고 진술이 일관되며 그 내용에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모순되는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
앞서 본 S의 진술서에는 ‘원고가 여직원(E으로 보인다)이 옆좌석에 앉아 있는 상태에서 반대편 대각선에 앉아 있는 여직원(N로 보인다)과 건배를 하면서 옆자리의 여직원에게 수회(1회 이상으로 판단) 기대었고, 여직원이 피하는 행동을 하는 것을 목격하였다’라고, T의 진술서에는 ‘E으로부터 예전 회식 때 원고가 멀리 있는 직원과 건배하느라 몸에 기대어 마음이 안 좋았다는 말을 들었고, 원고가 굳이 술잔 부딪히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도 계속 반복적으로 건배를 하면서 옆 사람의 몸에 기대는 경향이 있다’라고, N의 사실확인서에는 ‘원고가 술잔을 들며 건배를 요청하면서 원고의 자세가 자신의 쪽으로 많이 기울어 불편한 것 같아 자신이 일어나 원고와 술잔을 부딪쳤고, 건배가 여러 번 있었다’라고 각 기재되어 있는바, 이는 앞서 본 E의 진술에 부합한다.
이에 관하여 원고는 E이 당시 진급 대상자였는데, 원고가 E에 대한 고과를 안 좋게 부여하여 앙심을 품고 허위의 진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E이 이 사건 고충신고를 할 당시에는 E에 대한 진급심사가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E이 허위사실을 꾸며내거나 피해사실을 과장하면서까지 원고를 음해할 동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원고는 E이 이 사건 고충신고에서 2018. 3. 15.자 성희롱 피해사실도 주장하였음에도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E 진술의 신빙성이 의심된다고도 주장하나, E은 원고의 2018. 3. 15.자 행위와 관련하여서도 일관되게 원고가 손금을 본다며 자신의 양손을 만졌다고 진술하였고, E의 위 진술이 허위로 볼만한 뚜렷한 정황도 없는 이상 참가인이 이를 징계사유로 삼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감봉처분의 징계사유와 관련한 E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수 없다.
원고는 2018. 5. 2.자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원고는 2018. 3. 2.에는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았는데, 당시 회식에 E이 참석하였는지 기억이 없고, 자신의 우측에는 E이 아닌 사업팀장이 앉았다’라고 진술하였으나, 이는 당시 회식 참석자들에 의하여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좌석배치와 달라 그 신빙성을 높게 평가하기 어렵다.
2018. 3. 2. 회식에 참석하였던 K, Q은 원고의 성희롱을 목격하지 못하였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갑 제11호증의 1, 2)를 작성하였고, 증인 K은 이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원고가 건배를 하는 과정에서 원고의 몸이 E 쪽으로 기울어서 부딪히는 모습을 보지 못하였고, E이 피하거나 불쾌해하는 것도 본 적이 없다’라고 증언하였으나, ① 다수가 참석한 회식에서 약 3~4초 동안 순간적으로 벌어진 신체적 접촉행위를 목격하지 못하였을 가능성이 있는 점, ② Q이 사실확인서에 기재한 회식 당시의 자리배치가 객관적인 사실과 달라 Q이 당시의 상황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점, ③ K은 원고가 N와 개별적으로 건배하는 행위 자체를 보지 못하였다고 증언하였는데, 이는 앞서 본 N의 사실확인서 내용과도 배치되는 점 등에 비추어 믿기 어렵다.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사실에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든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감봉처분이 원고의 비위행위에 비하여 지나치게 무거워 비례원칙을 위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공공기관인 참가인이 담당하는 업무의 공공성․공익성, 참가인 소속 근로자의 사회적 역할과 지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의 직원들은 일반 근로자에 비하여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윤리의식, 품위유지의무 등이 요구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직장 내 성희롱을 방지하여야 할 지위에 있는 사업주나 사업주를 대신할 지위에 있는 자가 오히려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성희롱을 하였다면 그 피해자로서는 성희롱을 거부하거나 외부에 알릴 경우 자신에게 가해질 명시적․묵시적 고용상의 불이익을 두려워하여 성희롱을 감내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의 성희롱은 더욱 엄격하게 취급되어야 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참조). 원고는 C본부 D부서 처장으로서 소속 직원들을 관리․감독하고, 직장 내 성희롱을 예방할 지위에 있었음에도, 소속 직원인 E에 대하여 건배를 한다는 명목으로 몸을 기대는 등의 성희롱을 하였는바, 원고의 비위 정도가 가볍지 아니하다.
참가인의 인사규정 제72조의2, [별표 3]에 의하면, ‘비위의 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 중 품위유지의무 위반(성희롱)의 경우 견책에서 감봉의 징계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감봉처분은 참가인이 정한 징계기준에 부합한다.
이 사건 전보처분의 적법 여부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다.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고,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며, 전보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는 볼 수 없다. 또한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또는 근로자 간의 인화를 위한 배치전환도 업무상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되므로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허용된다고 할 것인데, 이 경우 비록 배치전환에 당해 근로자에 대한 제재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정한 징계절차를 요하는 징계로서 규정되지 아니한 이상 그러한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효력에 영향이 없다(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2두1066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참가인의 인사규정에 의하면 이사장은 각 부서 상호 간에 인사교류의 필요가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동일 직급 내에서 보직을 변경할 수 있는바(제29조 제1항), 앞서 본 사실에 을가 제11, 1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든 법리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전보처분은 인사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유효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참가인은 이 사건 격리조치 후 2018. 5. 14. 원고의 E에 대한 성희롱을 징계사유로 인정하여 이 사건 감봉처분을 하면서 원고에게 다시 보직을 부여하게 되었는데, 당시 E은 여전히 C본부 D부서에서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에 2차 피해 방지와 직장질서의 유지 등을 위해 원고를 다른 기관으로 전보하는 인사명령을 할 업무상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이 사건 전보처분으로 기존에 근무하던 C본부와는 거리가 있는 H본부에서 근무하게 되었으나, 참가인은 원고가 H본부 I부서에서 근무를 하는 동안 원고에게 현장체재비 명목으로 2018. 6. 518,060원, 2018. 7. 950,000원, 2018. 8. 870,000원을 각 지급하였기 때문에 원고의 총 보수는 C본부 D부서에서 근무할 때보다 증가하였다.
비록 참가인이 이 사건 전보처분을 하면서 원고와 어떤 협의 절차를 거쳤다고 볼만한 사정은 없으나, 참가인의 인사규정은 직원의 이동․배치시 사전 협의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전보시 사전 협의 관행이 있었다고 보기에도 부족하다. 또한, 원고는 2018. 4. 3. 참가인의 조사를 받고 2018. 5. 8.자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였는데, 그러한 기회를 통하여 실질적으로 이 사건 전보처분과 관련하여서도 자신의 처지를 소명할 기회를 부여받았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참가인이 이 사건 전보처분을 하면서 원고와 사전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해당 인사명령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전보처분이 징계처분임을 전제로 이 사건 감봉처분과 같은 절차적 하자와 실체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나, 참가인의 인사규정 및 단체협약 등에는 전보처분이 징계절차를 요하는 징계로서 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징계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고, 원고가 주장하는 절차적 하자와 실체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소결론
이와 같은 취지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이강호 김효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