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19. 1. 28.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상시 약 1,75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방송업 및 문화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은 1987. 11. 7. 원고에 고용되어 2008. 2.경 외주제작센터 전문프로듀서로 근무하는 등 현재까지 근무 중인 근로자이다.
원고의 프로그램을 외주제작하던 회사 소속 작가였던 D(이하 '피해자')은 2008. 2. 1. 위 외주제작사 담당 프로듀서인 참가인과 같은 외주제작사 소속 프로듀서 E, 작가 F, G과 식사를 한 후 노래방을 갔는데(이하 2008. 2. 1. 위 사람들이 참석한 회식을 '이 사건 회식'이라 한다), 참가인은 이 사건 회식 중 마이크로 피해자의 머리를 내려치는 행위(이하 '이 사건 폭행')를 하였다. 2008. 2. 11. 원고가 운영하는 'H 인터넷 게시판'(이하 '이 사건 게시판')에는 작성명의자가 피해자로 되어 있는 「이 사건 회식 당시 참가인이 피해자에게 블루스를 추자고 하며 피해자를 자리에서 일으킨 후 피해자의 허리에 손을 감고 밀착시키려는 듯 끌어당겼다. 이후에도 피해자는 참가인의 요구로 참가인과 블루스를 추면서 노래를 불렀는데, 참가인이 피해자의 허리에 손을 누르고, 허리를 쭈물거리면서 포옹도 하였다. 이에 피해자는 참을 수 없어 '다 함께해요'라고 하며 함께 노래하자는 취지로 호응을 유도하였더니, 그 순간 참가인이 이 사건 폭행을 하였다는 취지의 글(IP 주소 I, 이하 '제1차 게시글')이 게시되었다.
원고는 2008. 2. 22.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제1차 게시글과 관련한 참가인의 행위에 대하여 참가인을 '근신 15일'에 처하는 의결을 한 후 참가인에게 통지(이하 '이 사건 근신처분')하였고, 같은 날 참가인에 대한 근신 15일(2008. 2. 22.~2008. 3. 7.)의 인사명령을 발령하였다.
피해자는 2018. 2. 6. 인터넷 게시판에 '참가인이 이 사건 회식 당시 피해자의 어깨, 허리 등을 만졌고, 이에 피해자가 피하는 듯한 행동을 하자 이 사건 폭행을 하였다'는 취지의 글(이하 '제2차 게시글')을 게시하였다.
원고는 제2차 게시글을 확인한 후, '참가인의 피해자에 대한 직장 내 성회롱'을 이유로 재조사를 한 후 2018. 6. 14. 초심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참가인에 대하여 '정직 6개월'에 처하는 의결을 하고, 참가인에게 통지하였다. 이에 참가인은 원고에게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원고는 2018. 7. 5. 재심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위 초심 징계위원회의 의결과 같은 내용의 의결을 하고, 이를 참가인에게 통지(이하 '이 사건 정직처분')하였다.
참가인은 2018. 7. 20.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를 피신청인으로 하여 이 사건 정직처분이 부당징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9. 17. '이 사건 정직처분은 이 사건 근신처분과의 관계에 있어 이중징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이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는 2018. 10. 26.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초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1. 28. 위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의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제3호증의 1, 2, 제4호증의 1, 2, 제5호증, 제7호증의 1 내지 11, 제8호증의 1, 제10호증의 1 내지 5, 제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당사자의 주장
원고
이 사건 근신처분은 '참가인이 피해자의 머리를 마이크로 내려친 이 사건 폭행'을 징계사유로 한 것이고, 이 사건 정직처분은 '참가인의 피해자에 대한 팔과 허리를 주무르는 등의 성희롱 행위'를 징계사유로 한 것으로서, 징계사유가 상이하기 때문에 이중징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취업규칙에는 징계시효에 관한 규정이 없다. 원고는 이 사건 근신처분 당시 참가인의 성희롱 관련 비위행위를 확인하지 못하여 징계하지 못하였으나, 재조사를 통해 참가인의 성희롱 관련 비위행위를 확인하여 이 사건 정직처분을 하였다. 원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장시간이 경과한 후 이 사건 정직처분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원고의 징계권 행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정직처분의 징계양정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피고 및 참가인
이 사건 근신처분의 징계사유에는 이 사건 폭행뿐만 아니라 참가인의 피해자에 대한 성희롱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 사건 정직처분은 이중징계에 해당한다.
참가인은 이 사건 근신처분으로 이미 이 사건 폭행과 참가인의 피해자에 대한 성희롱과 관련한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음에도, 원고가 10년이 지난 후 이 사건 정직처분을 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징계권 남용이다.
설령 이 사건 정직처분이 이중징계와 징계권 남용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참가인은 피해자를 상대로 성희롱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사건 정직처분은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관련 법령
인정사실
참가인은 제1차 게시글이 작성된 후인 2008. 2. 12. 원고에게 '2008. 2. 1. 생맥주 가게에서 E, 외주제작사 소속 작가 2명과 함께 맥주 몇 잔을 마시면서 프로그램 관련 이야기를 나눈 것이 기억의 전부다. 그 후 기억이 없는 상황에서 노래방을 갔다고 들었고, 2008. 2. 12. 동석자들을 만나 확인한 바로는 자신이 피해자가 싫어하는 블루스를 강요하여 불쾌한 신체접촉을 하고 이 사건 폭행을 하였다는 것이고, 제보한 내용(제1차 게시글)처럼 노골적인 접촉이 아니라 다 함께 어깨동무를 하며 노래하고 블루스를 강권하여 억지로 감싸 안는 정도였다고 한다'는 내용의 경위서를 제출하였다.
이 사건 게시판에는 2008. 2. 15. 이 사건 회식 전후의 상황과 관련하여 아래 [표 1] 기재와 같은 취지의 글이 각 게시되었다.
원고의 윤리경영실 소속 직원이 2008. 2. 15. 제1차 게시글과 관련한 참가인의 비위행위를 조사하고 작성한 특별감사보고서(이하 '이 사건 감사보고서')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원고가 2008. 2.경 이 사건 근신처분과 관련하여 작성한 심의안, 의사록, 결과통보서에는 각 아래와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제2차 게시글이 작성된 후 원고는 이 사건 회식 당시 있었던 일에 대한 재조사를 실시하였다. 피해자는 2018. 3.경 원고에게 '이 사건 회식 당시 참가인이 노래를 부르면서 피해자를 옆에 세워두고 피해자의 손, 어깨, 허리를 만졌다. 원고 측에 참가인의 행위가 성희롱, 성추행이 아니라고 말한 적은 없다. 참가인이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최근 이 사건 근신처분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참가인으로부터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은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제출하였다. 또한, 피해자, G, F은 원고 측에 아래 [표 2] 기재와 같은 취지의 각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이 사건 정직처분 관련 심의안, 의사록, 결과통보서에는 각 아래와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참가인의 인사기록카드의 '상벌사항'란에는 이 사건 근신처분과 관련하여 "특별감사결과조치(작가 성희롱 및 폭행) 근신 15일"이라고, 이 사건 정직처분과 관련하여 "정직 6개월(직장 내 성희롱, 2008년 사건 재조사)"이라고 각 기재되어 있다.
한편, 원고의 취업규칙(2008. 1. 1. 개정) 중 이 사건과 관련 있는 부분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제4호증의 1, 2, 제6 내지 9, 14, 20, 21호증, 을나 제1호증의 1 내지 3, 제9, 1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정직처분의 이중징계 해당 여부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이중징계를 한 경우 일사부재리의 원칙이나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그 징계처분은 무효이나, 그와 같이 이중징계에 해당하려면 선행 처분과 후행 처분이 모두 법적 성질상 징계처분이어야 하고, 선행 징계처분이 취소됨이 없이 유효하게 확정되어야 하며, 선행 징계처분과 후행 징계처분의 징계처분과 후행 징계처분의 징계혐의 사실이 동일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9. 29. 99두10902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든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정직처분은 이중징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이 사건 감사보고서에는 제1차 게시글의 내용과 달리 참가인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피해자 진술과 E, G, F 등의 성희롱이 없었다는 진술, 제1차 게시글에 기재된 것과 같은 노골적인 신체접촉이 없었다는 참가인의 진술 등을 고려하여 참가인을 취업규칙 제4조(직원은 회사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되며, 방송강령 및 윤리강령을 준수하고 상호인격을 존중하여 직장의 질서를 유지하여야 한다) 위반으로 인사위원회에 회부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이에 따르면 원고의 감사위원회는 이 사건 회식 당시 참가인의 피해자에 대한 성희롱 행위가 없었다는 판단하에 취업규칙 제4조 위반만을 문제삼아 인사위원회에 회부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참가인을 상대로 이 사건 근신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작성한 심의안에는 비록 피해자가 제1차 게시글에서 이 사건 폭행과 함께 참가인의 성희롱도 문제삼았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위 심의안에도 원고 감사위원회의 참가인에 대한 인사위원회 회부사유가 성희롱이 아닌 이 사건 폭행과 관련한 취업규칙 제4조 위반임이 명확히 되어 있고, 참고 전례로 원고 소속 직원의 성희롱과 관련한 징계 사례를 소개하면서도 참가인에 대한 심의안건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음을 표시하고 있는 사정에 비추어 심의안에 기재된 앞서 본 성희롱과 관련한 내용은 참가인의 이 사건 폭행과 관련한 경위를 설명하는 차원에서 기술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원고가 참가인을 상대로 이 사건 근신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작성한 회의록에는 심의사유로 참가인이 이 사건 폭행으로 물의를 야기하여 원고의 취업규칙을 위반한 책임이 있다고 기재되어 있다. 원고 인사위원회의 2008. 2. 22.자 회의 당시 감사는 참가인의 성희롱과 관련하여 피해자가 추가조사에서 자신이 과장되게 표현한 부분이 있다고 진술하였음을 소개하며 '일종의 소취하의 성격이 있는데 어쨌거나 물의를 일으켰고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어 참가인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하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는데, 이는 참가인의 피해자에 대한 성희롱이 징계사유에 해당되지 않음을 전제로 그 경위를 참작해야 한다는 취지의 진술로 보인다. 또한, 참가인은 위 회의에서 이 사건 폭행을 제외한 나머지 징계사유와 관련하여서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하며 그 사실관계를 다투었고, 감사는 재차 피해자가 진술을 번복하였음을 강조하며 해당 사실까지 참작하여 징계양정을 정함이 좋겠다고 말하였으며, 감사의 위 발언 직후 인사위원은 참가인에 대하여 당시까지 나온 사실관계를 근거로 징계양정을 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하여 이에 따라 참가인의 품위유지 위반과 관련한 징계양정이 근신 15일로 결정되었다. 이후 원고가 참가인에게 발송한 결과통보서에도 징계사유로 '이 사건 감사보고서에 따른 품위유지 위반으로 인한 취업규칙 위반에 대한 책임'이, 징계근거로 취업규칙 제66조 제1호(사규를 위반하였을 때), 제2호(직무상 의무를 위반하였을 때)가 기재되어 있다. 이에 따르면 원고의 인사위원회에서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근신처분을 의결하면서 피해자에 대한 성희롱을 징계사유로 인정하거나, 징계양정에 반영하였다고 볼 수 없다.
참가인의 인사기록카드의 '상벌사항'란에는 이 사건 근신처분과 관련하여 "특별감사결과조치(작가 성희롱 및 폭행) 근신 15일"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앞서 본 사정에 비추어 '작가 성희롱 및 폭행'은 원고의 인사담당자가 이 사건 근신처분의 근거가 된 이 사건 감사보고서의 내용을 특정하는 차원에서 기재한 것으로 보이고,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정직처분의 징계사유에 참가인의 피해자에 대한 성희롱이 포함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앞서 본 이 사건 정직처분 당시의 심의안에는 회식 중 성적인 발언을 한 직원에게 감봉 3개월, 만취 상태로 악수를 강권하는 등 신체접촉을 시도한 직원에게 감급 1개월의 징계를 한 징계사례가 확인되는데, 원고가 참가인의 성희롱까지 징계사유로 삼았다면 이 사건 근신처분과 같은 경한 징계가 이루어졌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 사건 정직처분의 징계권 남용 여부
피고 및 참가인이 이 사건 정직처분이 징계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앞서 본 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정직처분이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한 징계권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있다.
원고는 취업규칙 등에 '징계시효'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어떠한 비위행위가 있은 후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에 대한 제재의 필요성이 당연히 소멸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참가인은 2008. 2. 12. 작성한 경위서에서는 이 사건 회식 당시의 기억이 전혀 없다고 하면서, 자신이 이 사건 회식에 참석한 사람들로부터 확인한 사실임을 전제하고 '이 사건 폭행 사실', '피해자와 어깨동무를 하고 블루스를 강권하며 억지로 감싸 안은 사실'을 간접적으로 인정하였을 뿐이고, 이후 2008. 2. 15. 이 사건 게시판에 피해자, E, G, F 명의로 각 작성된 글에는 참가인의 성희롱 행위가 없었다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으며, 이 사건 감사보고서는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토대로 참가인의 성희롱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할 징계사유에서 제외하였다. 그런데 피해자가 2018. 2. 6. 인터넷 게시판에 참가인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하였다는 취지의 제2차 게시글을 게시하자 재조사 과정을 거쳐 참가인에 대하여 이 사건 정직처분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이 사건 정직처분 경위에 비추어 원고가 참가인의 성희롱과 관련한 징계사유가 있음을 알면서도 이 사건 근신처분 당시 이를 징계사유에서 제외하고 약 10년 동안 참가인에 대해 징계처분을 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원고의 징계권 행사가 신의칙에 반한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다.
징계사유 존부
참가인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신체접촉을 한 사실이 인정되는지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이 사건 회식 당시 피해자에게 블루스를 출 것을 강요하면서 피해자의 허리 등을 만지는 등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신체적 접촉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
피해자가 자신이 최초 작성한 게시글과 주된 내용이 동일함을 인정하고 있는 제1차 게시글에는 이 사건 회식 당시 '참가인이 블루스를 추자고 하며 피해자를 자리에서 일으킨 후 피해자의 허리에 손을 감고 밀착시키려는 듯 끌어당긴 사실, 피해자에게 블루스를 출 것을 요구하여 블루스를 춘 사실, 블루스를 추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허리를 만지고 피해자와 포옹한 사실'이 기재되어 있고, 피해자가 자신이 작성한 것임을 인정하고 있는 제2차 게시글에도 참가인이 이 사건 회식 당시 피해자의 허리 등을 만진 사실이 기재되어 있다.
비록 2008. 2. 15. 10:52경 이 사건 게시판에 피해자 명의로 작성된 게시글에는 피해자가 참가인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위 글을 작성한 사람의 IP 주소(I)가 제1차 게시글 작성명의자의 IP 주소와 동일하기는 하다. 그러나 ① 피해자는 위 글뿐만 아니라 제1차 게시글도 자신이 게시한 글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고, 당시 이 사건 게시판이 신원이 확인된 사람에게만 작성권한이 부여되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② 2008. 2. 15.에는 피해자뿐만 아니라 E, G, F의 명의로도 불과 몇 분을 시차를 두고 연속하여 참가인의 성희롱 행위를 부정하는 글이 게시되었을 뿐만 아니라 E, G, F 명의로 작성된 글의 경우 작성명의자의 IP 주소(J)가 모두 동일한 점, ③ G도 2018. 5. 15. 원고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2008. 2. 15. G의 명의로 작성된 글이 자신이 작성한 글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제1차 게시글과 2008. 2. 15. 에 게시된 글을 작성하였다고 볼 수 없고,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없다.
G은 2018. 5. 15. 원고에게 이 사건 회식 당시 참가인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블루스를 강요하였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2008. 2. 15. 이 사건 게시판에 G의 명의로 작성된 참가인의 피해자에 대한 성희롱이 없었다는 취지의 글이 게시되었으나, 앞서 보았듯이 G은 위 글이 자신이 작성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2008. 2. 15. 이 사건 게시판에 F의 명의로 작성된 글에는 참가인이 피해자를 성희롱하였다는 취지의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고, F은 2018. 5. 15. 12:01 원고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위 글이 자신이 작성한 것이 맞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F은 같은 날 13:58 원고에게 참가인이 피해자와 함께 노래를 부르기 위해 손을 잡아 이끌고 한 사실이 있고, 자신은 이를 만류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이 사건 폭행 직전에는 참가인과 피해자를 보고 있지 않았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이에 따르면 F은 참가인이 이 사건 폭행을 하기 직전에 피해자를 상대로 신체접촉을 시도하는 장면을 정확하게 목격하지 못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2008. 2. 15. 이 사건 게시판에 E 명의로 참가인과 피해자가 함께 노래를 부르는 과정에서 신체적 접촉이 있었으나 이는 성희롱으로 볼 수 없을 만큼 미약한 수준이었다는 내용의 글이 작성되었으나, 위 글에 의하더라도 참가인의 피해자에 대한 신체접촉 사실이 인정될 뿐만 아니라,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해당 글의 작성명의자의 IP 주소가 같은 날 작성된 G, F 명의 글의 작성명의자의 IP 주소와 동일한 점, ② 위 글이 E 본인이 작성한 것으로 볼만한 사정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게시판에 위 글이 게시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참가인의 피해자에 대한 신체접촉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참가인이 2008. 2. 12. 원고에게 제출한 경위서에는 이 사건 회식에 참석한 사람들로부터 이 사건 회식 당시 참가인이 피해자와 어깨동무를 하고 피해자에게 블루스를 강권하며 억지로 감싸 안았다는 말을 들었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비록 참가인이 2008. 2. 22. 인사위원회 회의에서는 그와 같은 사실조차 모두 부인하였지만, 이 사건 정직처분에 앞서 2018. 6. 4. 개최된 원고의 인사위원회에서는 재차 피해자와 어깨동무를 한 사실을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한 사정에 비추어 참가인 스스로도 당시 피해자와 신체적 접촉을 한 사실 자체는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참가인의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관련 법리
구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2017. 11. 28. 법률 제1510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조 제2호에서 규정한 '직장 내 성희롱'의 전제요건인 '성적인 언동 등'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나아가 위 규정상의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든 법리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피해자와 블루스를 추면서 피해자의 허리 등을 만진 행위는 구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상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
참가인과 피해자는 이 사건 회식 당시 처음 만난 사이로서 특별한 친분관계가 없었다. 피해자는 32세의 작가로서 외주제작사에 입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이었고, 참가인은 45세의 외주제작센터 전문프로듀서로서 피해자가 속한 외주제작사를 관리·감독하는 지위에 있었다. 이 사건 회식이 피해자 소속 외주제작사에서 제작하는 프로그램 관계자들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한 자리임을 고려하더라도, 피해자와 나이 차이가 13살이 나고 업무상 우월적 지위에 있는 참가인이 이 사건 회식을 하면서 처음 본 피해자를 상대로 격려 또는 잘해보자는 의미로 허리 등을 접촉하는 것이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허용된다고 볼 수 없다.
피해자가 참가인의 신체접촉에 대하여 묵시적·명시적으로 승낙하였다거나, 그렇게 승낙한 것으로 참가인이 오해하였을 만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G은 2018. 5. 15. 원고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참가인이 피해자를 상대로 블루스를 출 것을 강요하였다고 진술하고 있고, 나아가 참가인의 이 사건 폭행도 참가인이 피해자가 참가인의 신체접촉에 대하여 거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인식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본 참가인과 피해자의 관계, 참가인이 시도한 신체접촉의 정도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허리 등을 만진 참가인의 행위는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임이 인정된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정직처분의 징계사유는 정당한 것임이 인정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있다.
소결론
나아가 이 사건 정직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이는 초심판정을 유지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이강호 김효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