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D 합자회사(이하 ‘D’)는 1992. 7. 11. 설립되어 상시 약 18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시내버스 운송업을 영위하는 사업장으로 2017. 12. 8. 대표사원 및 운영진을 변경하고 2018. 2. 19. 현재의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의 명칭인 B 합자회사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원고는 2009. 5. 8. 만 50세의 나이로 D에 입사하여 버스운전기사로 근무하였다.
참가인은 2018. 5. 18. 원고에게 ‘2018. 6. 26.부로 취업규칙 제14조 제1항 및 단체협약 제61조에 의거하여 정년이 됨을 통보한다’고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지’).
원고는 2018. 9. 20. 이 사건 통지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11. 15. 정년퇴직 후 촉탁직으로 재고용될 것이라는 갱신기대권이 형성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3. 13. 위 초심 지방노동위원회 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참가인 취업규칙 제14조 제2항은 ‘노동조합장 임기 중 정년이 도래하면 임기기간까지 근무를 보장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정년이 도래하더라도 노동조합 지부장으로서의 임기를 보장하여 정년이 연장되어야 한다. 참가인은 제1 노동조합의 경우 노동조합장의 정년이 도래하였음에도 임기 만료일까지 근무를 보장한 사례도 있다. 원고는 2016년 초경 지회장으로 재선되어 잔여 임기가 2019. 2. 20.까지였으므로, 참가인은 원고의 정년을 연장하여 2019. 2. 20.까지 정규직으로 근무하도록 조치하였어야 한다. 이 사건 통지는 취업규칙 제14조 제2항에 위반된다.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14조 제3항은 ‘정년퇴직자 생계유지를 위하여 회사와 협의하여 촉탁직으로 재고용한다’는 내용을 규정하고 있고, 인천광역시 운전직근로자 공개채용 기준 제5조 제2항 또한 정년 이후 ‘적격심사를 거쳐 1년 단위로 재고용’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참가인은 신규 채용이 어렵거나 업무상 인력 수급의 필요가 있으면 촉탁직 재고용을 시행하여 왔다. 이처럼 명문화된 취업규칙, 인천광역시의 기준, 참가인의 관행 등을 종합하면, 퇴직자의 생계유지 필요성과 참가인의 업무상 필요가 인정되면 촉탁직 근로계약 체결요건이 충족되고, 정년퇴직자와 참가인의 협의 및 적격심사라는 구체적 절차가 예정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은 시내버스 운전기사의 연령 상한을 두고 있지 않고, 법원 또한 일용직 노무자의 가동연한, 화물트럭 운전기사의 가동연한 등에 대한 태도를 만 65세 이상으로 변경하고 있다. 관련 법령이나 가동연한의 관점에서도 적어도 만 65세까지는 버스운전기사로서의 직무성격상 요구되는 직무수행능력,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 등에 변동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는 약 9년 2개월간 특별한 징계내역 없이 성실하게 근무하였고 민원이 제기되거나 과태료 처분 등을 받은 내역도 없으며 참가인이 2016. 1. 1.부터 꾸준히 신규채용을 해 오던 점에 비추어 감원이 업무상 요구되던 상황도 아니었다.
따라서 원고는 정년 이후에도 근로관계가 단절되지 않고 촉탁직으로 재고용되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있고, 참가인이 촉탁직 근로계약 체결을 거절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으므로, 정년 도래를 이유로 근로관계의 종료를 통보한 이 사건 통지는 실질적으로 해고이다. 참가인의 해고는 사실상 원고가 노동조합을 설립하여 조합장으로 활동한 이력에 대해 불이익을 주고자 한 조치이고 정당한 해고사유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이와 다른 전제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관련 법률
인정사실
참가인의 사업장에는 E단체을 상급단체로 하는 인천지역 노동조합 F지부(이하 ‘제1 노동조합’)와 G단체을 상급단체로 하는 H노동조합 I지회(이하 ‘제2 노동조합’)가 조직되어 있다. 제2 노동조합은 2013. 2. 20. 원고가 설립한 노동조합이고, 원고는 2013년 무렵부터 3년간 지회장으로 활동하다가 2016년 초경 재선되어 예정 임기는 2019. 2. 20.까지였다.
인천광역시는 관내 버스회사들의 연합체인 J조합과 협약을 체결하여, 각 버스회사가 일정한 수준의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운송수입금을 총괄하여 관리하고 각 회사별 운행실적과 표준운송원가를 고려하여 회사별로 이를 배분하는 내용으로 재정구조를 설계하는 ‘인천광역시 버스준공영제’를 운영하고 있다(이하 ‘버스준공영제’). 2016. 11. 21.자 협약에 의하면 표준운송원가에는 ‘운전직 근로자 인건비 항목’이 포함되어 있고, 인천광역시는 2017. 1. 1.부터 ‘버스 1대당 운전직 근무인원 2.45명’을 한도인원(각 버스회사가 사용하는 인건비의 적정성을 계산하기 위한 개념) 기준으로 하고 있으나, 노조전임자를 포함하여 한도인원 초과 고용시에는 최대 1명을 추가로 인정하고 있다.
참가인 또한 2016. 11. 21.자 버스준공영제 이행협약을 체결한 참가 사업장으로서, 보유한 버스 대수에 비례하여 버스운전기사 정원수를 유지할 제한을 받는다(버스 1대 당 기사 2.45명). 이 사건 통지 무렵 참가인이 보유한 버스는 69대였고, 버스준공영제에 따른 운전직 근로자 정원은 169명이었다(노조전임자 1명 추가 인정 가능). 2018. 6. 25.와 2018. 6. 26. 및 2018. 6. 27.자 배차현황표에 의하면, 2018. 6. 무렵 참가인의 운전직 근로자는 전임노조원 1명,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 169명(버스 배차대상)으로 합계 170명의 운전직 근로자가 있었다.
원고는 이 사건 통지에 대하여, 2018. 6. 11. 참가인에게 이 사건 통지를 철회하거나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해 줄 것을 요청하는 통지서를 보냈다.
원고는 2018. 7.경 K은행에서 ‘개인형 IRP 계좌’를 개설하고, 참가인에게 해당 계좌번호를 송부하여 퇴직금 지급을 요청하였다. 참가인은 2018. 7. 25. 위 계좌로 퇴직금 2,916,694원을 지급하였다.
참가인은 2016. 1. 1.부터 2018. 6. 30.까지의 기간 동안 정년이 도래한 소속 근로자 27명 중 12명을 촉탁직 근로자로 재고용하였고, 원고를 포함하여 나머지 15명은 재고용하지 않았다. 참가인의 대표사원들이 변경된 2017. 12. 8. 이후 재고용된 촉탁직 근로자는 7명 중 1명이고, 그 1명은 참가인이 해당 근로자의 정년이 도래하였음을 알지 못하여 근로가 이어지는 상황을 뒤늦게 발견하고 촉탁직 근로계약서를 소급하여 작성한 경우이다. 참가인은 2016년 운전직 근로자 47명을 신규채용하였고 2017년에는 34명, 2018년에는 이 사건 통지 무렵인 2018. 6. 26. 기준으로 26명을 신규채용하였다.
D와 제1 노동조합이 2016. 12. 30. 체결한 단체협약(이하 ‘단체협약’), 참가인이 위 지부와 2018. 2. 23. 체결한 보충협약(이하 ‘보충협약’) 및 참가인의 취업규칙 중 관련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단체협약 및 보충협약은 제1 노동조합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에서 체결한 것이다.
령자고용촉진법 제21조 제2항에 따라 종전과 임금을 달리 하여 채용할 수 있고, 협의가
인천광역시는 2016. 2. 17. ‘운전직 근로자 공개채용 기준(안)’을 수립하여 관할 버스운송사업장에 송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기준안’). 이 사건 기준안 중 정년 관련 조항은 아래와 같다.
◯ 운수종사자 정년: 만 60세가 되는 해의 생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내지 15호증, 을가 제1 내지 4호증, 을나 제1 내지 3호증, 이 법원의 인천광역시장에 대한 사실조회 촉탁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정년 연장 인정 여부
참가인의 단체협약 제61조 제1항은 본문에서 “근로자의 정년은 주민등록상 생년월일을 기준하여 만 60세가 도달한 날로 한다”고 규정하고, 단서에서 “단, 정년 이후 촉탁직으로 근무 중 지부장에 출마하여 당선되었다면 임기기간까지 근무를 보장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이하 ‘이 사건 단서조항’). 단체협약은 2016. 12. 30. 규정되었고 2017. 1. 1.부터 2018. 12. 31. 까지를 유효기간으로 예정하고 있었다. 참가인의 취업규칙은 단체협약과 같은 날인 2016. 12. 30. 개정되었고 2017. 1. 1.부터 시행․적용될 것을 예정하고 있으며 정년과 관련하여 제14조 제1항은 “종업원의 정년퇴직연령은 만 60세가 되는 날로 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은 “단, 노동조합장 임기 중 정년이 도래하면 임기기간까지 근무를 보장한다”고 규정(이하 ‘이 사건 정년연장조항’)하고 있다. 제1노동조합과 참가인은 2018. 2. 23. 단체협약 중 일부 내용을 변경하기 위하여 보충협약을 체결하였고, 보충협약 제61조는 단체협약 제61조를 수정하여, 이 사건 단서조항을 삭제하고 “근로자 및 지부장의 정년은 주민등록상 생년월일을 기준하여 만 60세가 도달한 날로 한다”고 개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정년개정조항’).
단체협약의 개정 경위와 그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단체협약의 개정에도 불구하고 종전의 단체협약과 동일한 내용의 취업규칙이 그대로 적용된다면 단체협약의 개정은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으므로 개정된 단체협약에는 당연히 취업규칙상의 유리한 조건의 적용을 배제하고 개정된 단체협약이 우선적으로 적용된다는 내용의 합의가 포함된 것이라고 봄이 당사자의 의사에 합치한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개정된 후의 단체협약에 의하여 취업규칙상의 임기에 관한 규정의 적용은 배제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30516, 30523, 30530, 30547(병합) 판결, 대법원 2002. 12. 27. 선고 2002두9063 판결 등 참조}. 한편 법률행위에 따라 작성된 처분문서에 담긴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단체협약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향상을 위하여 노동조합과 사용자가 단체교섭을 거쳐 체결하는 것이므로, 그 명문 규정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형․해석할 수는 없으나(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다86287 판결 등 참조), 단체협약은 노사간의 집단적인 법률관계를 규정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으므로 명확한 증거가 없는 한 그 문언의 객관적 의미를 존중하는 해석을 함이 타당하다(취업규칙에 관한 대법원 2003. 3. 14. 선고 2002다69631 판결 취지 참조).
보충협약이 개정되기 전, 단체협약 제61조, 취업규칙 제14조의 문언을 종합하면 ‘근로자’의 정년은 단체협약 제61조 제1항과 취업규칙 제14조 제1항에 따라 ‘만 60세가 되는 날’이고 ‘정년 이후 촉탁직으로 근무 중 지부장에 출마하여 당선된 자’의 정년은 이 사건 단서조항(단체협약 제61조 제1항 단서)에 의하여 임기기간까지로 연장되며, 일반 정규직 근로자가 정년 이전에 노동조합장으로 당선되면, 이 사건 정년연장조항(취업규칙 제14조 제2항)을 통해 ‘노동조합장 임기 중 정년이 도래’한 경우에 해당하여, 임기기간까지 근무가 보장되었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그런데 보충협약을 통해 개정된 이 사건 정년개정조항은 적용대상을 ‘근로자 및 지부장의 정년’으로 명시하고 있고, 그 문언상 종전 정년규정들이 적용대상을 ‘종업원’, ‘근로자’, ‘촉탁직’ 등 조항마다 일관되지 않게 정한 것과 달리, ‘근로자 및 지부장’으로 명확히 하고 있으므로, 문언상 이 사건 정년개정조항은 ‘근로자 및 지부장’의 정년을 정하는 내용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이에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정년연장조항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사건 단서조항을 삭제하고 이 사건 정년개정조항을 통해 ‘근로자 및 지부장’의 정년을 만 60세로 정하기로 한 점에 비추어 볼 때, 그러한 개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규직 지부장의 경우 ‘근로자 및 지부장’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하여 만 60세 이후까지 임기를 보장해주는 이 사건 정년연장조항을 그대로 둘 의사였다는 것은 다소 이례적으로 보이는 점, ② 보충협약을 개정하면서 단체협약 및 이 사건 단서조항상의 적용대상인 ‘근로자’, ‘정년 이후 촉탁직으로 근무 중’인 근로자의 일관되지 않은 규정을 인식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이에 이 사건 정년개정조항을 통해 ‘근로자 및 지부장’의 정년을 명확히 하고자 한 것이 개정 의사로 추단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정년개정조항의 적용대상 기재가 그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와 달리 ‘정규직 임기 내에 지부장으로 선출된 경우를 제외한 근로자 및 지부장’을 의미한다고 보기 어렵다.
단체협약 제3조는 협약에 정한 근로조건은 최저기준이고, 회사와 근로자간에 특별히 정할 사항은 그에 우선한다는 내용을 규정하고 있으며, 단체협약 등에 명시된 정년에 도달하여 당연퇴직하게 된 근로자에 대하여 사용자가 그 정년을 연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 여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이므로, 가사 보충협약 이후 이 사건 정년개정조항에도 불구하고 제1 노동조합 지부장이 정년 이후까지 임기를 보장받은 사정이 있다고 하여, 이것만으로 이 사건 정년개정조항의 의미를 문언과 달리 해석해야 한다거나, 문언과 달리 해석하는 의사의 합치 등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의 임기가 이 사건 정년연장조항에 따라 노동조합장의 임기 만료일인 2019. 2. 20.까지로 연장되었다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촉탁직 근로계약 체결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 인정 여부
관련 법리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등 참조).
특히 정년 만료로 인한 근로계약 종료 이후의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는 해당 직무의 성격에 의하여 요구되는 직무수행 능력과 당해 근로자의 업무수행 적격성,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의 정도,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을 경과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 및 계약이 갱신되어 온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두50563 판결 취지 참조<1>). 나) 구체적 판단
원고가 2009년 참가인에 입사한 이래 정년이 도래할 때까지 버스운전기사로 근무하여 온 사실, 원고의 정년이 2018. 6. 26. 도래한 사실, 참가인의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은 정년을 당연퇴직사유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버스준공영제에 따라 참가인이 운전직 근로자 인건비에 대해 제한을 받더라도 노조전임자 1인에 대한 인천광역시의 관행을 고려할 때 참가인이 운전직 근로자를 합계 170명(노조전임자 1인 포함)까지 고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인정되고, 갑 제10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1990년경 자가용을 운전하여 사고가 발생한 이력 외에 특별히 버스 운전 과정에서 고의나 과실로 교통사고를 초래하였다는 이력은 없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정년 도래 이후 촉탁직으로 재고용될 것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없다.
사용자가 취업규칙 등에 근로자의 정년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를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한 경우, 그와 같은 당연퇴직사유를 규정한 취업규칙이 유효한 이상 그러한 사유의 발생만으로 그 사유발생일 또는 소정의 일자에 당연히 근로관계가 종료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가 2018. 6. 26. 정년에 도달한 이상, 참가인과의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다. 위 법리에 비추어 ‘일정한 요건이 충족하면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한다는 취지의 규정’이란,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사용자가 재량을 행사할 여지없이 당연히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여야 하는 내용으로 규정한 조항으로 해석되는데, 참가인의 취업규칙, 단체협약, 보충협약은 그와 같이 정년이 도과한 근로자에 대하여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연히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하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정년 퇴직자의 촉탁직 근로자로의 재고용에 관하여, 참가인의 단체협약 제61조 제2항이나 취업규칙 제14조 제3항은 ‘퇴직자의 생계유지를 위하여 회사와 협의하여 촉탁직으로 재고용할 수 있고, 협의가 없을 시에는 자동 계약종료한다’라는 취지만 규정하고 있다. 이는 정년에 도달하여 당연퇴직하게 된 근로자라도 참가인이 촉탁직으로 재고용할 수 있다는 재량규정에 해당하는 것으로 해석될 뿐, 정년이 도래한 근로자에게 촉탁직 근로관계의 체결을 보장하거나 계약 체결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발생시키는 조항으로 해석되지 않는다.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이 사건 통지 전후 촉탁직 근로계약 체결과 관련하여 협의가 없었음도 앞서 본 바와 같다.
도로운전은 어느 때나 일정 정도의 위험성을 가지는 사무이고, 버스는 다수 대중의 교통수단으로서 시민의 안전에 큰 영향력을 미치므로, 도로운전에 적합한 신체적인 기능을 최대한 발휘하여 운전 사무에 종사할 수 있는 직무수행 능력이 있어야 한다. 참가인이 이 사건 정년개정규정을 통해 정년을 만 60세로 정한 것이 운전직 근로자가 수행하는 직무의 위험성에 비추어 그 타당성을 현저히 결여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참가인이 당연퇴직을 통지한 것이 위 정년규정의 내용에 위배된 것이 아니다.
참가인의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은 위 규정 외에 촉탁직 근로자의 채용기준이나 절차 등을 규정하는 조항을 두고 있지 않고 달리 참가인이 재고용 기준이나 절차를 마련하고 있다고 볼 정황도 없다. 따라서 원고가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을 바탕으로, 촉탁직 근로자 채용기준 등을 충족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받아 본 후 촉탁직 근로자로 재고용될 수 있다는 기대’의 합리적인 근거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참가인의 사업장에서 2016. 1. 1.부터 2018. 6. 30.까지의 기간 동안 정년이 도래한 소속 근로자 27명 중 12명을 촉탁직 근로자로 재고용한 사례가 있으나 한편 위 근로자 중 15명은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고, 합자회사의 대표사원이 변경된 2017. 12. 이후로는 정년 도과 여부를 파악하지 못한 경우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는 없었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원고의 정년이 도래한 무렵에, 정년이 도래한 근로자들과 참가인 사이에 정년 이후의 재고용에 관한 관행이 성립되어 있다고 볼 수는 없고, 위 사례의 경우도 당연히 그 정년을 넘어 연장되어 온 관행이 있던 것이 아니라, 참가인이 재량규정에 따른 재고용 권한을 행사하여 별도의 법률행위를 통해 연장되어 왔다고 평가함이 타당하다.
정년 이후의 재고용이 재량행위인 이상, 버스준공영제의 적용을 받더라도 채용가능한 인원이 1명 남아 있었다는 사정이 기대권을 뒷받침한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기준안의 경우, 형식 자체가 인천광역시가 지방자치단체로서 운수회사들에게 일정한 공개채용 기준 등을 권고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보이므로 그로써 원고에게 정년 이후 재고용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부여하는 어떠한 근거가 되기에는 부족하며, 그 효력 역시 운수회사들에 대한 권고적 효력을 넘어서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이 사건 기준안은 운수종사자의 정년을 60세로 정하고 있는 점, ‘가급적 시민안전을 위하여 65세까지 근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65세까지 촉탁직 근로계약 체결을 보장하라는 취지라기보다는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도 시민안전을 위하여, 65세 이상의 고령자 고용의 경우 신중하게 결정하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소결론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인한 퇴직처리는 법률상 당연히 발생한 퇴직의 사유 및 시기를 공적으로 확인하여 알려주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할 뿐 근로자의 신분을 상실시키는 ‘해고처분’과 같은 새로운 형성적 행위가 아니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참조). 촉탁직 근로계약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고용관계는 원고의 정년 도래를 원인으로 하여 적법하게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통지는 해고가 아니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재고용 거절의 합리적․객관적 사유의 존부를 다투는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이와 결론이 같은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이강호 김효진
각주1) 이 판결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기간제근로자가 사업장에서 정한 정년 이후에 기간제근로자로 채용된 경우 그 기간제근로자의 근로계약 갱신 기대권의 판단 기준을 설시한 판결로서, 이 사건과 같이 정년이 도래하여 근로계약이 종료되는 근로자가 정년 이후에도 근로계약이 갱신될 것이라는 기대권을 가지는지 여부를 판단하는데 있어 판단 기준의 취지를 참조할 수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