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99. 10경 설립되어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얻어 상시 근로자 약 140명을 사용하여 채권추심업무, 신용조사업무, 신용조회업무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은 2000. 3. 2. 원고와 사이에 위임․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임대차조사원으로서 사무를 시작하였고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반복적으로 고용계약 또는 위임계약을 체결하며 2018. 10. 31.까지 임대차조사 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원고의 특수사업부 소속 차장은 2018. 10. 29. 참가인에게 휴대전화로 ‘2018. 11. 재계약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
참가인은 2018. 11. 5.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 21. ‘참가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통보는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정한 서면통지 의무를 위반한 해고로서 위법하다’는 취지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4. 22. 위 초심 지방노동위원회 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참가인과 대등한 관계에서 위임계약을 체결하였고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않겠다는 처분문서를 바탕으로 계약관계를 형성하였다. 참가인을 비롯한 위탁조사원들은 자신들의 업무수행구역에 따라 자동배정된 업무를 독립적・자율적으로 수행하였고 시간・장소・업무처리순서에 제약이 없었으며 임대차조사원 각자의 상황이나 수익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배정된 업무를 고르게 재배정하기도 하였다. 원고가 그러한 업무 처리 방식에 관여하거나 개입한 바도 없다.
원고는 임대차조사원에게 조사 활동에 필요한 교통비, 등기부등본 열람비용 등을 지급하지 않았고 임대차조사원은 기본급 없이 실적에 따른 수수료만 지급받았다. 원고는 임대차조사원의 겸업을 제한 없이 허용하였고, 참가인 또한 겸업을 하여 소득을 올렸다. 참가인은 이윤창출, 손실부담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었고 원고에 종속되어 있지 않았다.
신용정보법상 임대차조사원은 업무수행에 있어 개인신용정보 보호업무를 준수할 의무가 있다. 원고가 임대차조사원들에게 업무처리기준과 업무방식을 안내・교육하고 업무용 태블릿 PC를 지급한 것은, 개인정보 유출 위험을 방지하고 신용정보업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관련된 법적 책임을 다하는 차원에 불과하였다.
이러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고와 참가인의 관계는 실질적으로 위임에 가깝고, 참가인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원고를 위해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관련 법령
참가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계약 내용과 갱신
참가인은 2000. 3. 2. 원고와 신용조사업무 위임․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위탁직으로 임대차조사업무를 수행하다가 원고가 2000. 12. 31. ‘금융감독원 종합검사결과 통보 및 조치요구’를 원인으로 고용형태를 전환하기로 함에 따라 위임․위탁계약 해지원을 제출하였다. 참가인은 그후 2001. 1. 2. ‘전문계약인력 고용계약, 2001. 7. 2. ‘임대차조사업무 종사계약’을 체결하고 6개월 단위로 고용계약을 갱신하면서 2005년경까지 고용직 임대차조사원으로 근무하여 왔다.
원고는 2005년경 고용형태 이원화에 따른 분쟁 요인을 방지할 목적으로 전문계약인력인 채권추심원과 임대차조사원의 고용형태를 위탁계약으로 전환하여 6개월 단위로 계약하기로 하였고, 임대차조사원들로부터 사직서를 받고 위탁직 전환 절차를 밟았다. 참가인도 2005. 1. 31. ‘자유로운 의사로 전환 신청한다’는 취지의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그 이후는 위임 또는 위탁계약을 갱신하며 임대차조사 업무를 수행하여 왔다.
참가인이 2018. 7. 31. 원고와 체결한 ‘임대차조사 등에 대한 위임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참가인을 비롯한 임대차조사원들의 근무 형태
원고는 전국에서 지점을 운영하고 있고 각 지점에 소속된 임대차조사원 별로 구체적인 업무 담당구역을 나누고 있었다. 참가인이 소속된 부산지점의 경우 자치구별로 담당구역을 나누었다.
원고는 D은행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현장조사업무를 위탁받으면 전산시스템을 통해 위탁 조사업무의 주소지가 업무 담당구역인 임대차조사원에게 해당 업무를 자동적으로 배정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배정하였다.
원고는 임대차조사원들에게 업무용 태블릿 PC와 전산프로그램 접속 사원아이디를 제공하였고, 조사원들은 태블릿을 통해 아이디를 입력하고 원고의 전산프로그램에 접속하여 배정된 업무 내용을 파악한 후, 배정받은 내용에 따라 현장에서 전입세대 유무・부동산 시세 및 이용상태・거주 여부・직장근무여부 등을 조사하기 위해 개인 및 집단 전입세대 열람, 현장실사, 나대지 현장조사, 관련 임대차조사서 작성・제출 등을 수행하였다. 원고는 임대차조사원들에게 각 조사 유형별 구체적인 업무처리기준이나 유의사항 등을 통지하고 업무수행에 필요한 양식을 제공하였는데 참가인 역시 원고가 제시하는 처리기준이나 양식 등을 활용하여 자신의 담당 구역 내에서 업무를 수행하였다.
참가인은 대부분 현장에서 조사업무를 수행하는 외근의 형태로 근무하였고, 업무용 태블릿 PC가 제공된 2015년 이후부터는 다른 임대차조사원들과 마찬가지로 태블릿과 전산 프로그램을 통해 업무내용을 파악하고 보고 사항을 작성하였으므로, 더 이상 규칙적으로 본사나 지점 사무실에 출퇴근을 하지 않게 되었다. 부산지점의 경우도 참가인에게 책상이나 좌석을 제공하지 않았다.
전산 프로그램은 08:00부터 23:00까지 사용가능하였고, 임대차조사원들은 원고로부터 배정받은 조사업무를 실시하면 정해진 보고시한(보통 1~2 영업일, 업무 내용에 따라 차이가 있다) 내에 통합전산망에 로그인하여 업무 프로그램상 업무처리 결과를 입력하였다. 부산지점은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운영하였는데 해당 채팅방에서 업무 독려나 접속을 지시하는 취지의 대화도 이루어졌다.
한편 전산 프로그램상 임대차조사원이 태블릿 화면에서 대상자를 지정한 후 업무 재배정을 신청하면 원고의 승인 전에 자동으로 배정이 변경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었다. 다만 실제로 임대차조사원이 휴가를 가게 되면 본사에 휴가 일정을 통보하고 승인을 얻는 절차를 거쳤고, 휴가 기간의 업무는 다른 조사원에게 자동적으로 배정되었다.
임대차조사업무 수행과정에서 지출되는 비용과 관련하여, 원고는 2013년경까지 수도권은 매월 50만 원, 지방은 매월 60만 원의 비용을 지급하고 있었지만 고정급형 수수료에 대한 법적 분쟁을 우려하여 그 무렵부터는 비용 지급을 중단하였고 2015. 6. 경부터는 열람수수료 비용 지급도 중단하였다. 인터넷 데이터 이용 요금, 선박 및 고속도로 이용요금, 특수지역(업무수행이 즉시 이루어질 수 없는 도서산간, 업무수행면적이 3,000㎢ 이상, 연간 매출액 6,000만 원 미만이고 업무수행지역의 면적이 1,000㎢이상 ~ 3,000㎢ 미만인 지역) 근무자의 교통비 등 지원은 계속되고 있다.
임대차조사원들에 대한 관리․평가
원고는 1년에 2회 정도 임대차조사원을 대상으로 업무처리 방법, 사무기기관리방법, 민원․사고 예방, 개인정보보호 교육, 보안프로그램 변경, 조사원 평가 관련 의견수렴 및 이슈사항 등에 관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원고는 임대차조사원 평가기준을 자체적으로 마련하여 조사원들에 대한 평가를 시행하였다. 2009년경까지는 책임감・신속성, 정확성・업무숙지도, 인성평가 등의 항목을 점수로 환산하여 그 결과에 따라 일정 비율의 조사원(2009년 이전 하위 5%, 2009년 이후 하위 3%)과는 계약을 해지하였고 2013년경부터는 인성평가 부분을 제외하고 책임감・신속성, 지급거절, 이미지 등록시한, 보고서 품질, 업무 협조도 항목에 대해 평가를 진행하여 결과에 따라 A군 내지 C군으로 구분하였으며, 2013. 8.경부터는 평가그룹을 A에서 E까지 5단계로 확대하였다. 참가인을 비롯한 임대차조사원에 대한 평가표 비고란에는 ‘매월 평가’라고 기재되어 있고, 반기별로 평가한 결과를 취합하여 각 지점에 통보하였다. 부산지점은 2014년경까지 업무평가 자료를 계약 연장 자료로 활용하거나 담당 구역 조정에 반영하였다.
원고는 2011년도부터 지역별 적정 수수료 지급에 따른 안정적 수익기반 확보 및 경영성과 극대화, 성과 수수료 차등 적용을 통한 동기부여를 목적으로, 성과수수료에서 최대 4%의 인센티브 또는 –4%의 패널티를 적용하였다. 그에 따라 2013. 8.경 평가그룹 확대 이후부터는 1등급은 4%의 인센티브를, 5등급은 –4%의 패널티를 받게 되었다.
한편 원고는 2003년경 인사규정이 적용되는 ‘일반직원’ 외에 ‘계약인력’의 인사관리에 관한 사항을 정하기 위하여 ‘계약인력관리지침’을 마련하였고 2012. 7.경 해당 내용을 개정하였다. 위 지침에는 계약인력의 직위, 호칭, 포상, 징계에 관한 내용이 규정되어 있다.
대가 지급 체계 및 그 외 참가인이 얻은 소득
원고는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조사업무 실적과 평가등급에 따라 산정된 수수료만 매월 지급하였다. 다만 원고는 특수지역 등 배정되는 업무 건수가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임대차조사원들의 업무지역에 따라 특정 A군부터 E군까지 5군으로 나누어 성과수수료를 차등하여 적용하고, 특수지역을 담당할 경우에는 최저보장수수료(228만 원 이상)를 규정하고 있다.
참가인은 임대차조사원으로서 얻은 수익 외에, 2013년부터 2015년까지 ‘E조합’으로부터 근로소득을 얻은 내역이 있고, 2014년부터 2017년까지 ‘F당구장’을 통한 사업소득내역, 2018년 ‘G’를 통한 사업소득내역이 있다(이하 ‘겸업소득’). 겸업소득 중 사업소득 내역은 2014년 19,735,000원(수입금액, 이하 같다), 2015년 17,920,000원, 2016년 13,582,000원, 2017년 12,873,000원, 2018년 41,340,758원이다. 임대차조사원으로서의 사업소득은 2014년 41,166,412원, 2015년 65,156,652원, 2016년 17,920,000원, 2017년 38,135,800원, 2018년 32,065,800원이다. 겸업소득 중 근로소득 내역은 2013년 600,000원, 2014년 600,000원, 2015년 200,000원이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호증, 을가 제1 내지 11호증, 을나 제1 내지 20, 25, 26, 27, 28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해운대세무서장에 대한 과세명령 제출명령 회신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 및 을나 제1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제반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참가인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로서 근로기준법의 적용대상이라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참가인은 원고의 부산지점 소속 임대차조사원으로서 원고가 전산시스템을 통해 배정하는 임대차조사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해당 업무의 내용을 구성하는 양식을 제공하였고, 위탁사인 금융기관의 수요, 신용정보법의 규율 내용 등을 반영하여 업무의 내용을 이루는 각종 조사에 관한 업무처리기준과 방식을 세부적으로 정하여 임대차조사원들에게 따르도록 하였다. 참가인 역시 위와 같은 기준에 따라 구체적 조사를 수행하고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
참가인이 담당한 임대차조사업무는 원고가 영위하는 업무 중 신용조사업에 있어 핵심적이고 중요한 업무이며, 통상적으로 신용조사업에 당연히 수반될 것이 예정되는 필요불가결한 업무이다. 원고는 임대차조사를 담당하는 인력을 상시적으로 운용할 필요성이 크고 적정한 업무수행을 보장하기 위하여 업무를 지휘・감독할 유인 또한 크다. 원고는 분쟁을 방지하고자 임대차조사원들의 근무 형태를 위탁계약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하기 전인 2005년경까지는 임대차조사원들과 고용계약을 체결하여 왔고, 위탁계약을 체결한 이후에도 근무 형태가 본질적으로 변화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원고는 참가인의 근무형태가 위탁계약으로 전환된 이후에도 부산지점을 포함하여 지점 소속 임대차조사원들에게 업무수행방법, 유의사항 등을 전달하는 각종 교육을 매년 주기적으로 유지하였고, 임대차조사원들에 대한 업무능력평가 등을 통해 업무수행태도와 실적 등을 상시적으로 관리・감독하였다.
더욱이 원고가 운용한 임대차조사원 평가기준에는 2013년 무렵까지 업무숙지도, 신속성 등 업무 결과와 관련된 항목 외에도 ‘인성평가’ 등의 항목을 두고 있었고, 2013년 이후에도 ‘인성평가’ 항목은 제외되었으나 ‘지급거절’, ‘이미지 등록시한’, ‘업무협조도’ 등 업무의 결과물 자체에 대한 평가 외의 항목도 평가의 대상이 되었으며, 그러한 항목이 형식적이거나 비중이 낮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이러한 평가는 매월 시행되었고 부산지점은 2014년경까지 평가 결과를 계약관련 자료로 활용하거나 임대차조사원이 담당하는 업무수행구역 조정에 활용하였으며, 그 이후에도 평가결과가 수수료 산정에 반영되므로 실질적으로 참가인이 원고의 업무협조 관련 지시를 따르지 않거나, 그와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이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실상 원고의 업무지시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려는 유인이 컸다고 보인다.
참가인의 근무시간이나 장소가 엄격하게 규정되지 않았고, 특히 업무용 태블릿 PC가 제공된 2015년 이후부터는 참가인이 부산지점 사무실에 출퇴근을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근로계약을 통한 노무제공의 경우도 업무의 특성이나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 발달로 인하여 노무제공의 시간적・장소적 제약을 완화하는 경우가 있고, 특히 참가인과 같은 임대차조사업무는 현장업무가 대부분을 차지하므로 근무시간이나 장소가 일정하지 않았다는 사정이 노무제공으로서의 성격을 부정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참가인과 같이 위탁계약을 체결한 임대차조사원이 아니라 원고의 정규직 임대차조사원들도 같은 형태로 근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보일 뿐더러, 원고가 임대차조사원들과 고용계약을 체결한 2005년 이전에도 참가인의 업무수행지역이나 업무수행형태는 대체로 유사하였으며, 2015년 이후 출퇴근이 필수적이지 않게 된 것은 사무실이 아니더라도 태블릿 PC를 통해 원고의 전산 프로그램에 접속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이 구축되었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물리적으로 지점 사무실에 출퇴근을 하는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은 수시로 태블릿을 통해 전산프로그램에 접속하여 업무를 수행하였고, 원고의 업무 중 일부는 기한이 지정되어 있었으며(평가기준에는 ‘이미지 등록시한’, ‘업무 협조도’ 등의 항목도 포함되어 있었다) 원고가 로그인 기록이나 실적, 업무내용, 기한 내 업무처리결과 입력 여부 등을 파악하여 참가인의 업무수행 상황을 관리할 수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참가인이 2005년 이후부터는 위탁계약의 형식을 취한 계약을 체결하여 왔고, 위탁계약서상 원고의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을 적용받지 않고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근로자가 아니라는 기재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2005년 전후로 계약서의 양식이나 규정 외에 참가인의 업무수행내용, 업무수행방식이나 원고의 관리・감독의 정도가 실질적으로 달라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2005년경 원고의 위탁직 전환을 거절한 H는 그 직후 원고로부터 계약갱신거절 통보를 받았고 해당 통보를 다투어 대법원 2007. 12. 13. 선고 2006다8017 판결로 부당해고임을 인정받아 복직할 수 있었던 사정, 참가인이 원고에 입사한 이래 동일한 구역에서 동일한 업무를 계속하여 수행하여 왔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할 때, 근로계약관계에 따른 부담을 회피하기 위한 의도에서 그와 같은 기재가 이루어졌을 여지를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참가인에게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이 적용되지 않았으나, 원고는 계약인력관리지침을 통해 인사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인력에 대한 인사관리 사항을 규정하고 있었다.
금융기관 등의 고객은 원고에게 업무를 위탁하고, 참가인은 원칙적으로 원고가 지정한 구역을 바탕으로 자동배정한 업무를 담당하며 그 업무의 수행에 따른 대가를 수령한다. 이와 같이 참가인은 원고가 일방적으로 배정한 업무를 주로 수행하였고, 구조상 일반적으로 참가인이 신규 고객을 유치하거나 업무의 양을 조절하는 것을 예정하고 있지 않았으므로{원고의 평가기준 중 ‘수임실적(섭외)’ 항목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실질적으로 임대차조사원의 수임이 유의미한 정도로 이루어졌다고 볼 자료는 없다} 참가인이 업무 수행으로 인한 이윤창출이나 손실초래의 위험을 부담한다고 평가할 수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임대차조사원들에게 교통비, 전화비 등을 지급하지 않아 손실초래 위험을 부담하게 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참가인 업무의 대부분은 위와 같이 자동배정될 것이 예정되어 있고, 참가인이 독립적으로 업무 담당 여부를 결정하거나, 금융기관 등의 고객이 원고의 결정이나 개입 없이 참가인에게 업무를 위탁하는 경우 등이 현실적으로 극히 드물고 업무의 본질적인 부분은 원고가 결정하였다고 보이는 이상, 참가인이 업무수행 과정에서 필요한 일부 비용을 스스로 부담한다는 사정만으로 참가인이 스스로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였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원고가 참가인에게 지급하는 금품의 대부분은 실적에 따른 수수료였다. 그러나 수수료가 건별이 아닌 월별로 산정되어 매월 약정된 날짜에 정기적으로 지급되었고, 지역별 적정 수수료 지급을 위해 업무지역에 따라 성과수수료를 차등하여 적용하거나 특수지역의 경우 상당한 수준의 최저 수수료를 규정하는 등 수수료가 업무수행의 ‘결과물’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격만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가 지급한 수수료는 참가인의 노무 자체에 대한 대상적(對償的) 성격을 지니는 측면이 있다.
참가인이 ‘E조합’으로부터 근로소득을, ‘F당구장’이라는 사업체를 통하여 매년 2,000만 원 내외의 사업소득, ‘G’를 통하여 4,000만 원 정도의 사업소득을 얻었기는 하다. 그러나 ‘G’를 통한 소득은 이 사건 통보 이후인 2018. 12. 1.자 무렵 사업체가 설립되고 발생한 것으로서 원고에 대한 근로관계의 전속성과는 무관하고, ‘F당구장’이라는 사업체는 참가인이 실질적으로 운영에 관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참가인은 ‘E조합’으로부터 얻은 근로소득이 조합 회의 참석에 따른 비용 수준으로 회의 참석 당 15만 원 내지 20만 원(연간 2회 진행)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실제 취득한 근로소득의 규모가 연간 20만 원 내지 60만 원 정도인 점에 비추어 해당 주장을 신빙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위와 같은 참가인의 소득 내역은 원고에 대한 근로관계의 사용종속성을 부정하는 징표가 되지 않는다.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함으로써 사용자가 해고 여부를 더 신중하게 결정하도록 하고,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사유를 명확히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되고 근로자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 원고가 이 사건 통보시서면으로 해고사유를 구체적으로 기재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이 사건 통보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소결론
이 사건 통보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였으므로 부당해고이다. 이와 같은 결론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이강호 김효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