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0. 5. 28. 선고 2019구합7123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1972. 3. 21. 설립되어 상시 약 33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D대학교(이하 '이 사건 대학교')를 운영하는 등 고등교육 실시를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다.

나.

원고는 1986. 6. 12. 참가인 산하 이 사건 대학교에 입사하여 기획홍보팀장, 교무팀장 등을 거쳐 2016. 9.경부터 입학처 입학관리팀장으로 근무하였고, 2018. 9. 1. 3급(부참여)으로 승진하였다.

다.

참가인은 2018. 8. 21. 원고에 대하여 자택 대기발령을 명하고, 2018. 8. 30.자로 직위해제하였다.

라.

참가인은 2018. 9. 12. 제1차 징계위원회를, 2018. 10. 1. 제2차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아래와 같은 징계사유로 원고에 대하여 '파면'처분을 결정하였고, 2018. 10. 19. 원고에게 그 결과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

마.

원고는 2018. 12. 27.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징계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2. 20. '이 사건 징계처분은 징계사유가 존재하고 징계양정도 적정하며 징계절차상 하자도 없으므로 정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신청을 기각하였다.

바.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9. 3. 2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5. 22.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9, 10호증, 을나 제8,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1)

원고와 E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함께 자동차 뒷좌석에 타고 있었고, 차의 속도나 움직임, 도로 상태 등에 따라 관성에 의하여 서로 팔이나 어깨가 맞닿는 신체접촉이 있었고 함께 하차한 이후 조심히 귀가하라는 말을 하면서 서로 헤어졌다. 원고와 E 사이에 성희롱 내지 성폭력으로 볼 수 있는 행위가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하다.

2)

E은 이 사건 비위행위 이후로도 평소와 같이 정상근무를 하였고 원고에게 일상적인 안부를 묻는 등 원고와도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E에게 심각한 피해나 정신적 충격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고, 좁은 차 안에서 자연스럽게 신체적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고의성이 인정되지도 않는다. 원고의 학교발전을 위한 기여도, 가족관계 등을 함께 고려하면, 이 사건 징계처분은 징계양정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부당하다.

나.

인정사실

1)

이 사건 대학교의 입학처 입학관리팀 소속 계약직 입학사정관인 E은 2018. 8. 10. 입학처장 F에게 '2018. 4. 10. 입학관리팀 회식 후 G의 차량으로 귀가하던 중 원고에게 성추행을 당하였다.'는 내용으로 신고하였다.

2)

F는 E으로부터 'F에게 위와 같은 내용의 신고를 하게 된 경위, 피해내용, 피해 이후 원고의 언행 등'에 관한 진술을 청취하고 그 내용을 진술서로 작성하여 2019. 1. 10. 참가인에 제출하였다. F가 작성한 진술서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3)

이 사건 대학교는 2018. 8. 10. 성폭력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2018. 8. 13.부터 2018. 8. 17.까지 E, 원고, 참고인들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하였다. 조사 당시 E, 원고, 참고인 H, G는 아래와 같이 진술하였다.

가)

E은 F가 작성한 진술서의 피해내용과 같은 내용으로 진술서를 작성하였고, 원고는 "정확한 행동에 대한 기억이 나지 않으나 접촉 사실이 있었다.", "기억나는 건 접촉을 인지하고 팀장님 미투라는 말을 들은 것이다.", "계속적으로 재발 행동한 건 아니고 몇 번 흔들리는 차에서 접촉한 것 같다."는 등의 진술을 하였다.

나)

H는 "사건 다음 날 아침 (E이) 사건에 대해 알려주며 매우 놀랐고 당황스럽다고 하였고, 팀장이 사과하여 용서한다고 했다고 하였습니다. 8월 초 사건 당시 본인이 너무 당황하여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그 이후 점점 팀장이 무섭게 느껴지고 본인이 상황을 개선할 수 없다는 우울감과 두려움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고 하였습니다."라고 진술하였고, G는 '2018. 4. 10. 회식 후 대리기사가 운전하는 본인의 차량 뒷좌석에 E과 원고가 나란히 앉아 이동한 사실이 있으나, 원고가 E의 손을 잡거나 볼을 갖다대거나 입맞춤을 하는 등의 행동을 하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4)

E은 2018. 4. 10. 이후 원고에게 "팀장님~! 오늘은 제가 커피사갈테니 드시지말아주세용^^ㅋㅋ", "팀장님~~~! 저희 잘 있습니다^^ 무지 덥네요...ㅎㅎ" 등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5)

E은 불안, 과각성, 악몽을 동반한 불면, 우울기분, 스트레스 상황에 대한 정신적 재경험 등의 증상이 있어 2018. 8. 17.부터 2019. 11. 5.경까지 전북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치료를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4, 6호증, 을가 제1, 2, 4, 6, 7, 1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관련 규정

라.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1)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채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직장 내 상급자인 원고는 2018. 4. 10. E을 상대로 성추행을 하여 직원으로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E은 2018. 4. 10. 다음날 직장 동료인 H에게 원고의 이 사건 비위행위를 알렸고, 2018. 8. 10. F에게 원고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알리며 F에게 신고를 하게 된 경위, 피해내용, 원고의 사과 등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진술하였고, 이후 성폭력대책위원회의 조사 당시에도 일관된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였다.

나)

E은 2018. 4. 10. 이후에도 정상근무를 하며 평소와 같이 원고를 대하였던 것으로 보이나, 이는 원고가 E이 소속되어 있는 팀의 팀장 위치에 있고 교내 다른 직원들에게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고 있어 원고의 성추행 사실이 알려질 경우 본인에게 불이익이 돌아올 것을 염려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

원고도 E의 손, 어깨, 뺨 등에 신체접촉을 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고, 다만 차의 속도나 움직임, 도로 상태 등의 영향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E이 '팀장님 이러면 미투 당하신다'는 말을 할 정도의 신체접촉이 있었던 점, 원고는 다음 날 아침 E에게 전화를 걸어 먼저 사과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스스로도 성희롱 내지 성추행으로 인정될 만한 행동을 하였음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마.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1)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2)

앞서 인정한 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을 정도로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부당하여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판단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가)

원고는 입학관리팀의 업무를 총괄하는 팀장으로 E을 포함한 소속 계약직 직원에 대해 채용 시 면접, 업무지시 및 근태관리, 근무성적 평가 등을 행하는 우월적 지위에 있다.

나)

원고는 2018. 4. 10. 좁은 차 안에서 E의 옆으로 접근하여 손을 잡고 어깨동무를 하고 얼굴을 맞대고 볼에 뽀뽀를 하고 허벅지를 만졌고, E이 '팀장님 이러면 미투 당하신다'고 말하며 거부의사를 밝혔음에도 계속하여 E의 얼굴에 입을 갖다 대고 차량에서 내려서도 뽀뽀를 하게 해달라고 요구하였다. 당시 E이 느꼈을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이 상당히 컸을 것으로 보여 비위의 정도가 중하다고 판단된다.

다)

E은 사회초년생으로 원고의 이 사건 비위행위가 알려질 경우 본인에게 고용상의 불이익이 가해질 것이 두려워 사건 발생 즉시 이를 알리지 못하고 상당기간 혼자 감내한 것으로 보인다.

라)

E은 원고의 성추행 행위로 인하여 정신적 스트레스와 공포감을 겪다 결국 휴직하고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치료를 받았다.

마)

이 사건 대학교는 교육기관으로 그 임직원에게 일반기업보다 더 높은 수준의 윤리의식을 요구하고 있고, 이 사건 대학교의 일반직원징계위원회 운영세칙에는 성희롱·성폭력에 대한 별도의 징계양정 기준을 두어 그 위반행위에 대하여 더욱 엄정히 처리하고 있다. 원고의 성추행 행위는 비위의 도가 무겁고 고의도 인정되므로 원고에 대하여 '파면'을 결정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위 징계양정 기준에 부합한다.

바.

소결

이 사건 징계처분은 정당하고, 이를 전제로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순욱(재판장) 김재경 김언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