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은 2013. 12. 27. 설립되어 수서발 고속열차(SRT)를 운행하며 상시 약 63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철도운송업 등을 영위하는 공기업이다. 원고는 2015. 9. 2. 참가인에 입사하여 2018. 12. 15.까지 C센터 선임매니저로 근무한 사람이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담당검사는 2018. 6. 26. 참가인의 직원인 D을 아래와 같은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공소사실(이하 '이 사건 공소사실')로 기소하였다.
참가인은 2018. 12. 12.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아래와 같은 사유로 원고에 대한 해임을 의결하였고, 2018. 12. 15. 원고에게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임').
원고는 2019. 3. 13. 이 사건 해임이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5. 3. '원고가 부정한 청탁을 목적으로 금품을 전달하였기 때문에 이 사건 해임의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이 사건 해임에는 징계재량을 일탈・남용한 위법도 없으며, 절차상 하자도 없다'라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9. 6. 7.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초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8. 6. 위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의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가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2016. 2.경 조합원 가입을 독려하려고 찾아온 D으로부터 '노동조합 운영과 조합원 모집이 어렵다'라는 말을 들은 후인 2016. 3. 18. D에게 노동조합 운영기금 명목으로 200만 원을 지급하였고, 2016. 3. 23. 원고의 친한 후배들로서 코레일에서 퇴직한 후 참가인에 입사한 노동조합 임원들에게 술을 사려고 하였으나 교육일정상 여의치 않아 D에게 회식비 명목으로 230만 원을 지급하였을 뿐 I의 채용과 관련하여 청탁 명목으로 돈을 지급한 사실이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임의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원고가 D에게 지급한 돈은 원고의 직무와는 무관할 뿐만 아니라 금액도 430만 원에 불과한 점, I의 채용과 관련하여 원고가 D에게 또는 D이 참가인의 인사담당자에게 부정한 청탁을 한 사실이 없는 점, I는 원고의 D에 대한 금품지급과 무관하게 우수한 성적으로 참가인에 채용된 점, 원고가 D에게 금품을 지급할 당시 참가인은 공공기관이 아니었던 점, 원고는 2016. 12. 20. 참가인으로부터 표창을 받는 등 이 사건 해임 전까지 참가인에서 성실히 근무한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해임은 징계재량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관련 법령
인정사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8. 12. 20. D에 대하여 A과 관련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징역 2년을 선고하였다. D은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2019. 4. 5. 항소를 기각하였고, 위 판결은 D이 상고를 취하함에 따라 그 무렵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형사사건').
참가인의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가 제1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징계사유 존부
관련 법리
행정재판에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받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행정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두2824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보았듯이 관련 형사사건에서 원고가 참가인의 노동조합 위원장인 D에게 참가인의 채용절차에 지원한 자신의 딸 I의 채용과 관련한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2016. 3. 19. 200만 원, 2016. 3. 23. 230만 원을 각 지급하여 D이 영리로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하였다는 근로기준법위반죄의 범죄사실이 인정되어 확정되었고, 위 법리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범죄사실과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 원고가 D에게 채용 청탁 명목으로 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원고 주장은 관련 형사사건에서 인정된 범죄사실을 부정하는 것인데, 관련 형사판결에서 확정된 사실인정이나 죄책의 평가를 뒤집을 특별한 사정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오히려 을나 제2, 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18. 3. 29. 서울지방경찰청에서 관련 형사사건과 관련하여 수사를 받으면서 '원고가 2016. 3. 초 D에게 딸이 지원하였고 잘 부탁한다고 하였더니, D이 사람들을 만나려면 술을 마셔야 한다고 하였다. 이에 자신이 D에게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하여 2016. 3. 18. 200만 원을 입금하였고, D이 술을 한잔 더 마셔야 한다고 하여 2016. 3. 23. 230만 원을 추가로 입금하였다'라고 진술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관련 형사사건에서 인정된 범죄사실에 부합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위 진술 당시 담당 경찰관이 원고가 I의 채용을 부탁하면서 금품을 교부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도록 강압적으로 유도하였고 모멸감을 주는 질문을 계속하여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가 D에게 채용 청탁 명목으로 430만 원을 지급하였다는 이 사건 해임의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이는 참가인의 직원으로서 품위를 손상하고 참가인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부정한 행위로서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6조 제1항 제1호, 제4호, 윤리규정 제7조, 제11조를 위반한 행위이므로 인사규정 제59조 제3호, 제8호, 제12호의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에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 다만,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정당하다고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해당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해당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해당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 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21962 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D이 원고로부터 돈을 받은 후 인사담당자에게 I와 관련한 청탁을 하였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는 점, 원고가 참가인에 근무하는 동안 징계를 받은 사실이 없고, 참가인에서 상당 기간 성실히 근무한 점 등 원고에게 유리한 사정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앞서 인정한 사실과 함께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든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임이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참가인은 국가 기간사업 중 하나인 철도운송업을 영위하여 정부 정책을 수행하는 공익적 성격을 지니므로 그 채용절차에서 일반적인 사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준수할 것이 기대된다. 비록 원고가 D에게 취업 청탁 명목의 돈을 지급할 당시는 참가인이 공기업으로 지정되기 전이었으나, 참가인이 담당하는 업무의 공공성・공익성, 참가인 소속 직원의 사회적 역할과 지위 등에 비추어 공기업 지정 여부와는 별개로 참가인의 직원에게는 일반 근로자보다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윤리의식, 품위유지의무 등이 요구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해임의 징계사유는 참가인의 직원인 원고가 자녀의 채용청탁을 목적으로 참가인의 다른 직원에게 금품을 교부한 것으로서 '비위의 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고, 이 경우 참가인의 징계운영세칙 제17조 제1항, [별표 1]은 '파면'의 징계처분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설령 '비위의 도가 중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의 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위 규정에 의하면 '해임-정직'의 징계처분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사건 해임은 참가인이 정한 징계기준에 부합한다.
원고가 D에게 취업 청탁 명목으로 돈을 지급함으로 인하여 참가인 채용절차의 공정성이 침해되었고, 참가인의 채용절차에 대한 신뢰성이 하락하고 막대한 사회적 불신이 야기되었다. 참가인이 더 이상 원고와 근로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고 평가하여 이 사건 해임을 한 데에는 합리적인 사유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소결론
이와 같은 취지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이강호 김효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