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05. 5. 25. 검찰서기보로 임용된 후, 2010. 12. 6. 검찰서기로, 2016. 5. 16. 검찰주사보로 승진한 검찰공무원이다. 원고는 인천지방검찰청에서 근무하다가 2017. 7. 31. 제주지방검찰청으로 전보되어 2018. 7. 22.까지 Q과 재무팀에서 근무하였고, 2018. 7. 23.부터 2018. 10. 30.까지 Q과에서 인사업무를 담당하였으며, 2018. 10. 31.부터는 R부에서 공판업무를 담당하였다. 원고는 2018. 11. 19. 수원지방검찰청으로 전보되었다.
제주지방검찰청은 2018. 10. 23.경부터 원고의 비위행위에 관하여 자체 감찰을 실시하였고, 광주고등검찰청은 2018. 11. 21.경부터 원고의 비위행위에 관한 감찰조사를 실시하였다.
수원지방검찰청 검사장은 2019. 3. 28.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하였다. 대검찰청 보통징계위원회는 2019. 4. 18. 원고가 아래와 같은 사유로 국가공무원법 제63조의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하였음을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해임의 징계를 의결하였다. 이에 피고는 2019. 5. 1. 원고에게 해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2019. 5. 23. 소청심사위원회에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청을 제기하였으나, 소청심사위원회는 2019. 7. 23. 원고의 소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15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징계사유의 부존재
이 사건 처분의 혐의사실 중 별지1 비위일람표 순번 4 내지 7, 10, 13, 15 내지 19, 21 내지 24, 30 등의 경우 과장·왜곡된 사실관계에 기초하거나, 대화의 맥락을 무시한 채 일부 발언만을 부각하거나, 불충분하고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피해자의 진술에만 기초한 것이다. 따라서 해당 언행은 성희롱 또는 우월한 지위·권한을 남용한 부당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원고에게 그와 같은 의도도 없었으므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징계재량권 일탈·남용
원고는 인천지방검찰청 및 인사담당 근무 시 과도한 업무로 양극성 정동장애(조울증)가 발병·악화되었고, 조증 시기에 이 사건 처분의 혐의사실에 해당하는 과격한 언행을 하게 된 것이므로 이 사건 처분은 지나치게 가혹하다. 피해자들은 원고가 정신질환으로 인하여 비위행위를 한 것을 알게 되자 원고를 용서하고 선처를 탄원하고 있고, 피고에게도 원고의 상태를 간과하여 휴직, 보직변경, 업무경감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
이 사건 혐의사실 중 33건 중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 23건에 관하여는 징계 감경이 가능하므로, 일률적으로 감경이 불가능하다고 볼 것이 아니라 원고가 검찰 총장 표창을 받은 공적을 고려하여 감경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원고가 비위행위와 관련하여 2018. 11. 19. 수원지방검찰청으로 징계성 인사발령을 받았음에도 피고가 재차 중징계에 해당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은 이중처벌과 다름없는 과도한 징계권의 행사에 해당한다.
관계 법령
별지2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성희롱 관련 징계사유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3, 14, 17호증, 을 제3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별지1 비위일람표 순번 4내지 7, 10, 13을 비롯하여 성희롱 관련 혐의사실에 기재된 해당 언행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도 순번 5의 경우 "뽀뽀해줘."라고 말하였고, 순번 6의 경우 "와이프와 처음 만난 날 역사가 이루어졌다."라고 말하여 다소 완곡한 표현을 하였다고 주장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별지1 비위일람표 순번 4 내지 7, 10, 13을 비롯하여 성희롱 관련 혐의사실의 언행을 한 기초적 사실관계는 모두 인정하고 있다.
별지1 비위일람표 순번 4 내지 7, 10, 13의 혐의사실에 관하여 원고가 한 발언들은 상대방의 체형 등 외모를 평가하거나, 육체적 관계에 관하여 언급하거나, 술자리 참석을 강요하면서 이성적 감정으로 해석될 수 있는 표현을 하는 내용에 해당하고, 원고는 이성인 상대방을 껴안거나 얼굴을 들이밀면서 스킨십을 요구하는 등 부적절한 신체접촉도 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위와 같은 인정사실을 비추어 보면, 원고의 위와 같은 언행은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로서 성적 언동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들이 원고의 언행으로 인하여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볼 수 있다. 원고는 상대방에 대한 친밀감이나 호의, 칭찬을 표현하기 위해 위와 같은 언동을 하였다고 주장하나,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원고가 직장 내 회식자리에서 주로 여성 수사관 등 직원들을 대상으로 위와 같은 언동을 여러 차례 반복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언행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의 성희롱 관련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된다.
우월적 지위·권한을 남용한 부당행위 관련 징계사유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별지1 비위일람표 순번 14 내지 32의 우월적 지위·권한을 남용한 부당행위 등 품위유지의무 위반 관련 혐의사실 중 순번 15 내지 19, 21 내지 24, 30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관하여 원고가 혐의사실에 기재된 해당 언행을 한 사실이 인정되고, 원고도 이 부분에 관하여는 해당 언행을 한 사실과 징계사유 해당 여부를 다투지 아니하고 있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원고가 다투고 있는 별지1 비위일람표 순번 15 내지 19, 21 내지 24, 30의 혐의사실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살핀다.
별지1 비위일람표 순번 15 내지 18, 23, 24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별지1 비위일람표 순번 15 내지 18, 23, 24의 해당 언행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도 해당 발언을 하였다는 기초적인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 다만 검찰직 지원 경위에 관한 대화 맥락상 자연스럽게 나온 발언이거나(순번 15), 후배 및 신규 직원들에게 조직 적응을 위한 술자리 참석을 권유하면서 다소 과격한 표현을 사용하였거나(순번 17, 23, 24), 만취상태에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욕설을 한 것일 뿐 모욕의 의도는 없었다(순번 16, 18)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신규 수사관들과의 술자리에서 '술집에서 40대 여자를 마구 때렸다'며 자신의 과거 폭행행위를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이를 검찰직 지원 동기로 정당화한 것은 상대적으로 우월적인 지위에 있는 상급자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므로 품위유지의무 위반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후배 직원이나 신규 직원들에게 술자리 참석을 강요하면서 자신이 인사담당자의 지위에 있음을 강조하여 '너 나한테 찍혔다, 차기 인사계장이 누군지 알아' 등의 발언을 하고, 참석 거절 의사를 밝힌 직원들에게도 계속해서 참석을 요구한 것은 상급자 또는 인사담당자로서의 권한을 남용하여 한 품위유지의무 위반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피해 직원들의 진술에 의하면 원고는 술자리에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욕설과 폭언을 한 것이 아니라 특정 가능한 수사관들에 대하여 한 것으로 보이고, 다수의 참석자가 있는 자리에서 그와 같은 발언을 하였다면 오히려 상대방이 느낄 수 있는 모욕감이나 불쾌감이 더 크다고 볼 여지도 있으므로 이 역시 우월적 지위에서 한 부당행위로서 품위유지의무 위반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별지1 비위일람표 순번 19
원고는 피해자가 먼저 휴대폰 수리를 맡겨주겠다고 제안하였고 이에 원고가 부탁하자 피해자가 흔쾌히 승낙하였으므로 사실관계가 왜곡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해당 혐의사실을 목격한 수사관은 진술서(을 제4호증 15쪽)에서 '총무팀 근무 중 ○○○ 실무관에게 원고 본인의 핸드폰이 고장났는데 수리하러 갈 시간이 없으니 대신 수리 받아오라고 지시하여 해당 실무관이 수리센터에 방문하여 원고의 핸드폰을 수리하여 왔다.'라고 진술하였다. 위 실무관도 '원고가 스마트폰 수리를 부탁하여 다녀온 사실이 있고, 당시 기분이 좋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라는 취지로 언급한 바 있다(갑 제17호증의 16). 이러한 다수의 진술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사적인 용무인 자신의 휴대전화 수리를 실무관에게 지시하였다는 이 부분 혐의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이는 우월적 지위·권한을 남용한 행위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별지1 비위일람표 순번 21
원고는 신규 사무원 모집 과정에서 장애인 채용후보자 3명을 추천한 S협회 제주지부 총무과장이 장애 정도를 직접 확인할 것을 권유하여 검찰청에서 면담을 실시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는 감찰조사 당시 '위 총무과장이 응시원서를 접수하면서 응시한 직원들을 인사시키겠다고 해서 데리고 오라고 하였다.'라고 진술하였을 뿐 장애 정도를 확인하기 위한 목적에서 면담한 것이라는 진술은 한 바 없다(갑 제13호증 98쪽). 또한 면접이나 심사 권한이 없는 담당자인 원고가 채용후보자들을 사전에 면담한 것과, 채용후보자 3명을 동시에 면담하면서 현재 급여, 생활정도, 혼인 여부, 장애 정도 등 민감한 개인신상정보를 물어본 것 자체가 원고의 지위나 권한을 남용한 행위로 볼 수 있으므로, 이 부분 혐의사실도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별지1 비위일람표 순번 22
원고는 피해자가 먼저 의자를 사용하라고 하였고, 원고가 가격을 지불하겠다고 했음에도 피해자가 거절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하급직원인 피해자가 자비로 구입한 의자를 원고가 가져가 사용하면서 이에 대한 대가도 지급하지 않은 기본적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되며, 그 경위에 관하여 저가의 물건이라고 보기 어려운 사무용 의자를 피해자가 아무런 대가 없이 원고에게 사용하도록 주었다는 원고의 주장은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혐의사실도 상급자의 지위를 남용한 행위로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별지1 비위일람표 순번 30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원고는 하급 직원인 피해자의 공적조서를 읽은 후 '압수실적 2위가 왜 당신 혼자 한 것처럼 되어 있습니까. 소명하십시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을 뿐만 아니라, 다음날 사무실에서 '내가 감사우수 총장상에 피해자를 추천한 것이니 상금은 6:4로 나누어 가져가겠다.'라고 말한 사실이 인정되고(갑 제13호증 117쪽), 원고도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는 자체는 인정하고 있다. 원고가 인사담당자의 지위에서 피해자에게 업무성과를 비난하고 자신의 기여를 주장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한 점에 비추어 보면, 이를 단순한 농담이나 사소한 갈등으로 평가하기 어렵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은 피해도 작지 않다고 보인다. 따라서 이 부분 혐의사실도 원고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한 부당행위에 해당하여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의 우월적 지위·권한을 남용한 부당행위 관련 징계사유도 모두 인정된다.
공용물의 사적 사용 관련 징계사유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원고가 별지1 비위일람표 순번 33 기재와 같이 검찰 전 문화시설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 역시 인정된다.
징계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관련 법리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그러므로 징계권자가 재량권을 행사하여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는지는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징계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두47472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 갑 제2 내지 12, 16, 18, 1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든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이 원고의 비위행위에 비하여 지나치게 무거워 비례원칙을 위반하는 등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원고는 인천지방검찰청 근무 중이던 2017. 2. 3. 처음 공황장애(우발적 발작성 불안) 진단을 받았고, 2017. 3. 25.부터 2017. 7. 15.경까지 한의원에서 불안장애와 수면장애로, 2017. 8. 19. 정신건강의학과의원에서 공황장애로 통원치료를 받은 사실이 있다. 그러나 원고는 이 사건 처분의 혐의사실이 발생한 2018. 2.경부터 2018. 10.경 사이에는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아니하였고, 감찰조사가 개시된 후인 2018. 11.말경부터 다시 치료를 개시하여 2019. 1. 14.부터 양극성 정동장애(조울증) 진단을 받고 현재까지 정신건강의학과의원에서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양극성 정동장애의 (경)조증 삽화에서는 성적욕구 증가, 탈억제·충동성·공격성 증가 등이 나타나고, 증가된 사회성과 과도한 친밀성을 보이며, 자기도취와 허세가 넘치고 음주에 빠질 수 있으며 타인과의 관계가 피상적이고 타인의 요구나 느낌에 둔감한 특징 등이 있다. 이러한 임상양상을 고려하면 원고의 양극성 정동장애 등 정신질환이 이 사건 처분의 대상이 된 비위행위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원고가 비위행위를 한 시점은 처음 공황장애 진단을 받은 때로부터 불과 1년 남짓 지난 때부터이고, 양극성 정동장애 진단을 받은 것은 비위행위로 조사가 개시된 이후이다. 원고의 비위행위는 대부분 직급이 낮은 후배 직원이나 신규 사무원 등 원고에 비하여 직장 내 지위가 취약한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국한하여 이루어졌고, 원고는 주로 인사업무 담당자로 전보된 이후부터 해당 지위와 권한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성희롱과 폭언·강요 등의 행위를 하였다. 따라서 원고가 정신질환으로 인하여 판단력이나 분별력을 잃은 상태였다거나 원고의 비위행위가 주로 정신질환에 기인한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원고는 감찰조사 이래로 비위행위의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의도나 입장을 강조할 뿐 그 행위가 피해자들에게 끼친 고통에 대해 충분히 납득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비위행위의 재발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제2조 제1항, [별표1] '징계기준' 제7호 (다)목은 성희롱으로 인한 품위유지의무 위반 행위에 관하여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파면~해임'의 징계를 하도록 규정하고, (마)목은 기타 사유로 인한 품위유지의무 위반 행위에 관하여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강등~정직'의 징계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제5조 제1항은 '서로 관련 없는 둘 이상의 비위가 경합될 경우에는 그 중 책임이 무거운 비위에 해당하는 징계보다 1단계 위의 징계로 의결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처분의 징계사유는 직접적인 피해자만 최소 14명 이상에 이르고, 비위행위가 발생한 시점이 대부분 2018. 6.경부터 2018. 10.경까지 약 5개월 동안에 집중되어 있음에도 혐의사실이 33건에 달하여 결코 비위의 정도가 가볍다고 볼 수 없으며, 비위행위의 내용과 정도에 비추어 원고에게는 최소한 중과실 이상의 주관적 요소가 인정된다고 보인다. 따라서 피고가 해임의 징계를 한 것은 위 징계기준에서 정한 양정에 부합하는 조치이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제4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징계 감경사유가 있다고 주장하고, 갑 제3, 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15년 검찰총장 표창을 받은 공적이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제4조 제2항 제4호는 징계사유가 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의 성희롱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해당 징계를 감경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처분의 징계사유 중 별지1 비위일람표 순번 1 내지 13의 혐의사실은 성희롱에 해당하므로 위 규정에 따른 감경제외사유에 해당한다. 원고는 징계사유 중 성희롱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나머지 혐의사실에 관해서는 징계 감경이 적용될 수 있다고 주장하나, 피고는 성희롱에 해당하는 혐의사실과 나머지 혐의사실을 모두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 사건 처분으로 하나의 징계를 한 점, 위에서 본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의 징계기준 및 징계 가중사유에 의하면 성희롱이 나머지 사유보다 책임이 무거운 비위에 해당하고, 이 경우 경합하는 둘 이상의 비위에 관하여는 책임이 무거운 비위에 해당하는 징계를 기준으로 가중이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나머지 혐의사실에 관하여 감경을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최종적으로 정하는 징계의 정도가 달라져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 더욱이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제4조 제1항은 공적에 따른 징계 감경을 징계위원회의 재량에 속하는 임의적 감경사유로 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처분에 감경사유에 관한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제주지방검찰청의 자체 감찰이 실시된 후 비정기 인사에 따라 수원지방검찰청으로 전보되었으나, 이는 제주지방검찰청에 근무하고 있는 다수의 피해자를 보호하고 재발을 방지하며 피해자들의 진술을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절차를 이행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보인다. 이에 원고가 기존에도 인사발령에 따라 제주도 외에 인천지방검찰청에 근무한 적이 있었던 점을 더하여 보면, 수원지방검찰청으로의 전보가 원고에 대한 징계성 조치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그 후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하였더라도, 동일한 사안에 관하여 이중으로 징계를 한 것이라거나 과도한 징계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피해자를 포함한 다수의 동료, 선·후배 직원들이 원고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고 있고, 원고가 약 14년 간 검찰에 근무하면서 아무런 징계전력 없이 성실히 업무를 수행해 온 사정은 인정된다. 그러나 검찰공무원은 직무 특성상 규범을 준수하고 높은 윤리의식을 가지며 품위유지의 의무를 성실히 준수할 것이 요구되고, 원고의 비위행위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다수의 취약한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것일 뿐만 아니라 성 관련 비위에 해당하고 원고가 담당하던 직무와도 일정 부분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그 정도가 결코 가볍지 아니하다. 원고의 비위행위 내용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직장 내 복무질서의 유지, 공직기강의 확립 등의 이익과 필요성이 결코 작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처분으로 정한 징계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환우(재판장) 박남진 지선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