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1. 8. 12. 선고 2020구합5010 판결

주문

1.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제1차 징계면직

1)

참가인은 상시 약 13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신용사업 및 문화복지후생사업 등을 실시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1990. 7. 2. 참가인에 입사하여, 2015. 1. 1.경부터 예산지출과 여신, 수신 업무 전반을 관리하며 전체적인 업무를 총괄하는 전무로 근무해왔다.

2)

참가인은 2020. 1. 17. 이사회를 개최하여 다음과 같은 사유로 원고에 대한 징계면직을 의결하였고, 위 의결에 따라 2020. 1. 31.자로 원고를 징계면직하는 인사명령을 발령하였다. 원고가 2020. 2. 11. 위 징계면직에 대해 참가인에게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참가인은 2020. 4. 20. 이사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징계면직 원안을 그대로 확정하였다(이하 ‘제1차 징계면직’이라 한다).

나.

구제신청

1)

원고는 2020. 4. 24. 제1차 징계면직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다음과 같은 취지로 구제신청(이하 ‘이 사건 구제신청’이라 한다)을 하였다.

2)

원고는 이 사건 구제신청에 대한 초심판정 절차에서 ‘제1차 징계면직 당시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여 해고시기에 대한 서면통지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3)

참가인은 제1차 징계면직 당시 해고시기를 원고에게 서면으로 통지한 사실이 없음을 확인한 뒤, 2020. 5. 27. 이사회를 개최하여 다음과 같은 사유로 원고에 대한 징계면직을 다시 의결하였고, 이를 내용증명우편을 통해 원고에게 통지하였다(이하 ‘제2차 징계면직’이라 한다).

4)

참가인은 2020. 6. 2. 초심판정 절차에서 ‘2020. 1. 17.자로 원고를 징계면직하였지만 징계면직과 관련된 서면통지가 없었으므로, 법률에 따른 통지를 하고 2020. 5. 27. 징계면직 처분을 하였다. 원고의 징계면직 일자는 2020. 5. 27.임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제출하였고, 제2차 징계면직일인 2020. 5. 27.까지의 원고에 대한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다.

5)

원고는 2020. 6. 4. 초심판정 절차에서 ‘참가인의 위와 같은 답변서는 제1차 징계면직에 대한 서면통지가 없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고, 제2차 징계면직은 위법한 이중징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다만, 제2차 징계면직을 다투는 것으로 신청취지를 변경하지는 않았다.

6)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6. 18. ‘원고에 대한 징계면직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참가인이 제1차 징계면직을 철회한 뒤 새로이 제2차 징계면직을 하였고, 제2차 징계면직 절차에 절차상 하자가 없어 정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F,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다.

재심판정

1)

원고는 2020. 7. 23. ‘이 사건 초심판정은 원고의 구제신청취지와 다르게 제2차 징계면직이 정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그러나 구제신청 대상은 신청취지 그대로 제1차 징계면직이고, 제1차 징계면직은 철회된 바 없으며, 제2차 징계면직은 그 사유, 절차에서 위법성이 있으므로, 이 사건 초심판정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중앙노동위원회에 다음과 같은 취지로 재심을 신청하였다.

2)

원고는 재심 절차에서 ‘이 사건 초심판정에서 원고의 구제신청취지에도 기재되어 있지 않고 원고가 구제신청한 사실 조차 없는 제2차 징계면직의 정당성을 인정한 것은 위법하고, 제2차 징계면직은 절차 등에 있어 중대한 위법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3)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10. 29. ‘원고의 구제신청취지는 제2차 징계면직을 다투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그런데 제1차 징계면직이 철회되고 새로이 제2차 징계면직이 이루어졌으므로 이중 징계로 볼 수 없어 제2차 징계면직은 절차상 정당하고, 그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며, 징계양정도 적정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라.

제2차 징계면직에 대한 구제신청 등

1)

원고는 2020. 8. 21. 제2차 징계면직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10. 15. ‘제2차 징계면직에 대하여 이미 확정된 이 사건 재심판정이 있으므로, 위 구제신청은 중복신청에 해당하여 구제의 이익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각하하였다(G).

2)

원고는 2020. 11. 19.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위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H).

3)

원고는 2021. 3. 18.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현재 소송 계속중이다(대전지방법원 2021구합243호).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가 제5호증의 2, 제6, 7, 11호증, 을나 제1호증의 3, 5, 7, 제2호증의 3, 4, 6호증, 제3호증의 4, 제4호증의 4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재심판정은 원고가 구제신청을 한 제1차 징계면직이 아닌 구제신청취지에 포함되어 있지도 않은 제2차 징계면직에 대해 정당하다고 인정한 뒤, 이를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이는 법률상의 권한과 범위를 벗어나 위법한 판정이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3.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자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해고처분의 효력을 다투던 중 사용자가 그 해고처분을 철회 내지 취소하고 근로자를 복직시켰다면, 근로자로서는 구제를 구하는 사항이 위 복직 등에 의하여 실현됨으로써 구제신청의 목적을 달성하였으므로, 더 이상 구제절차를 유지할 필요가 없게 되어 구제이익은 소멸한다(대법원 2002. 2. 8. 선고 2000두7186 판결 참조). 이러한 경우 근로자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기각한 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을 유지하여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내용의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에 대하여 취소를 구하는 소송은 그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0두15964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이 사건 재심판정의 심판대상

중앙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재심판정 당시 원고가 한 구제신청의 실질적인 취지는 제2차 징계면직을 다투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제1차 징계면직에 대한 구제신청을 하였고, 이 사건 초심판정 및 재심판정 각 절차에서 제2차 징계면직을 다투는 것으로 그 신청취지가 변경되었다고도 볼 수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재심판정의 심판대상은 제2차 징계면직이 아닌 제1차 징계면직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①

이 사건 구제신청 당시 원고는 신청취지에 제1차 징계면직의 부당해고 여부를 다투는 것임을 명확히 기재하였다. 이 사건 구제신청에 따른 초심판정 절차가 진행되던 중 참가인이 제2차 징계면직을 하였으나, 원고는 제2차 징계면직을 다투는 것으로 구제신청취지를 변경하지 않았다.

②

오히려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 절차에서 ‘참가인이 제2차 징계면직을 함으로써 제1차 징계면직의 위법성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라는 취지로 주장하였는바, 원고가 제1차 징계면직의 부당해고 여부를 다투었다는 것이 명백하다. 원고가 이 사건 초심판정 절차에서 제2차 징계면직의 위법성에 관한 주장을 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제2차 징계면직을 통해 적법한 해고가 이루어졌다는 취지의 참가인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주장을 통해 원고가 이 사건 구제신청의 대상을 제2차 징계면직으로 변경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③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재심을 신청하면서 그 신청취지에 “이 사건 사용자가 2020. 5. 27. 행한 징계처분은 정당하다고 판정한 초심결정은 이를 취소한다. ‘이 사건 사용자는 2020. 5. 27. 이후의 기간에 대해서도 이 사건 근로자를 원직에 복직시키고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판정을 구한다”라고 기재하였다. 위 신청취지 기재 자체에 의하면, 원고가 재심을 신청하면서 구제신청의 대상을 제2차 징계면직으로 변경하였다고 볼 여지도 있어 보인다.

④

그러나 원고는 재심절차에서 ’이 사건 초심판정이 이 사건 구제신청의 대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제2차 징계면직의 정당성을 인정하여 부당하다‘고 주장한 점, 이러한 원고 주장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위 재심 신청취지는 제2차 징계면직이 부당해고임을 다투는 것이 아니라 제2차 징계면직을 구제신청 대상으로 보아 제2차 징계면직의 정당성을 인정한 초심판정이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봄이 타당한 점, 원고가 재심절차에서 주장한 제2차 징계면직의 위법성에 관한 사정들은 제2차 징계면직의 정당성을 인정한 이 사건 초심판정의 부당함을 지적하기 위한 것이지 구제신청의 대상을 변경하고자 함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실제로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에 대한 재심을 신청한 뒤인 2020. 8. 21. 제2차 징계면직에 대해 별도의 구제신청을 한 점 등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이 사건 초심판정에 대한 재심을 신청하면서 제2차 징계면직의 부당해고 여부를 다투는 것으로 신청취지를 변경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제2차 징계면직의 부당해고 여부를 다투고자 하는 것이 원고의 실질적인 의도였다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⑤

결국 원고가 이 사건 구제신청 및 이 사건 초심판정에 대한 재심 신청을 통해 부당해고 여부를 다투고자 하였던 대상은 제2차 징계면직이 아닌 제1차 징계면직이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심판대상은 제1차 징계면직이라고 할 것이다.

2)

제1차 징계면직의 직권취소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징계처분은 근로자의 기업질서위반행위에 대한 제재로서의 벌이고, 자체의 재심절차에서도 징계처분을 취소할 수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사용자가 징계절차의 하자 등 잘못이 있음을 스스로 인정한 때에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이나 법원의 무효확인판결을 기다릴 것 없이 스스로 징계처분을 취소할 수 있다(대법원 1994. 9. 30. 선고 93다26496 판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참가인은 제1차 징계면직 절차에서 원고에게 해고시기에 대한 서면통지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원고에 대한 제2차 징계면직을 한 점, 참가인은 이 사건 초심판정 및 재심판정 절차에서 제1차 징계면직이 철회되었다고 주장한 점, 원고는 제1차 징계면직 철회에 대한 통보를 받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제2차 징계면직에 따른 해고일자인 2020. 5. 27.까지의 임금을 이의 없이 모두 지급받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은 원고에 대한 제1차 징계면직을 스스로 취소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로써 제1차 징계면직은 소급하여 그 효력을 잃게 되었다고 할 것이다.

3)

소의 이익 유무

참가인이 원고에 대한 제1차 징계면직을 직권취소하여 제2차 징계면직에 따른 해고일자인 2020. 5. 27.까지의 임금까지 모두 지급한 이상, 원고로서는 제1차 징계면직에 대한 구제신청의 목적을 모두 달성하였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재심판정의 심판대상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제1차 징계면직이라고 할 것인바, 참가인이 제1차 징계면직을 직권취소함으로써 그 구제의 이익이 소멸되었으므로, 이러한 경우 심판대상을 오인함으로써 구제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초심판정을 유지하여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내용의 이 사건 재심판정을 취소하더라도 원고에게 회복되는 법률상 이익이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송은 그 소의 이익이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석(재판장) 최기원 최승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