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01. 7. 2. 피고보조참가인 주식회사 B(이하 '참가인 회사'라 한다)에 입사하였고, 2013.경부터 2014.경까지 D사업국장으로 근무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2019. 4. 8.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2019. 4. 17.부로 원고를 해고하기로 결정하고 2019. 4. 17.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인사위원회 개최 결과(해고)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해고는 불법적인 정상화위원회의 활동에 근거하여 행해졌다. 징계사유가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4년여 전의 행위를 문제 삼았다. 설령 징계사유가 인정되더라도 유사 사건으로 징계를 받은 다른 근로자와 비교하여 볼 때 양정이 과하다. 원고와 참가인 회사 대표이사와의 과거 대립적 관계에 대한 보복성 징계이므로 공정성과 형평성에 어긋나는 인사권 남용이다.'라고 주장하면서 2019. 7. 10. 참가인 회사를 피신청인으로 하여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해고에 관하여 징계사유가 존재하고, 징계양정이 과하다고 보기 어려우며, 징계절차상 문제는 없다.'라고 판단하고 2019. 9. 20.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초심판정을 하였다(E).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초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12. 24. 위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는 2020. 1. 29. 이 사건 재심판정서를 송달받은 다음 2020. 2. 7.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5, 7,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1) 이 사건 해고는 취업규칙 상의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고 무효인 취업규칙(정상화위원회규정)에 근거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원고는 이 사건 해고 사유인 성희롱을 하지 않았다.
이 사건 해고는 원고의 정당한 기대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신의칙에 반한다.
이 사건 징계양정이 부당하다.
인정사실
참가인 회사와 F노동조합 G본부 경남지부는 2018. 3. 19. 노사 동수로 가칭 'H 정상화위원회'를 구성하여 과거 잘못된 행위에 대한 조사 및 재발방지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를 하고, 그 내용이 기재된 'H 정상화 노사 공동 선언문'(갑 제5호증)에 서명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위 합의에 따라 2018. 8. 1. 'H 정상화위원회'(이하 '정상화위원회'라 한다)를 구성하여 6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운영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정상화위원회의 구성 및 권한 등을 정한 'H 정상화 위원회 규정'(갑 제11호증, 2018. 8. 1. 시행, 이하 '이 사건 정상화위원회규정'이라 한다)을 마련하였는바, 그 주요 내용은 별지1. 기재와 같다.
정상화위원회는 원고가 참가인 회사의 D사업부장으로 재직하던 2013. 12.경부터 2014. 12.경까지 원고의 성추행 및 성희롱 혐의에 대한 조사 후 2018. 12. 10. 원고를 인사위원회에 회부하였다(갑 제12호증). 그 조사 과정에서 관련 피해자들 및 참고인은 아래와 같이 진술하였다.
정상화위원회가 2018. 12. 13.자로 작성한 최종 조사보고서(정상화위원회의 위원인 J, K 및 성평등위원회 위원인 S가 작성자로 되어 있음, 갑 제10호증)에는 위 피해자들 및 참고인의 진술과 원고의 면담내용이 요약되어 있고, '결론' 부분에 아래와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참가인 회사는 2018. 12. 10. 원고에 대하여 자택 대기발령(2018. 12. 10. ~ 12. 31.)을 한 다음 2018. 12. 17.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원고는 위 인사위원회에 직접 출석하였다. 2018. 12. 17.자 인사위원회 회의록(을가 제2호증)에 담긴 인사위원과 원고의 주요 문답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18. 12. 17.자 인사위원회에서는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별지2. 참조, 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 제3조, 제5조 제1항, 제6조 제11항, 제12항 위반을 사유로 원고를 해고하기로 의결하였고, 참가인 회사는 2018. 12. 20. 위 인사위원회 개최 결과(해고)를 원고에게 통보하였다(을가 제3호증, 이하 '1차 해고'라 한다). 원고는 2018. 12. 24. 참가인 회사의 인사위원회에 '해고 사유가 추상적이고 구체적으로 객관화되지 않아 징계사유에 대하여 제대로 소명을 못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해고를 한 것은 양정이 과하다.'라고 주장하면서 참가인 회사의 인사위원회에 이의를 신청하였다(을가 제1호증).
그에 따라 참가인 회사는 2018. 12. 27. 재심을 위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원고는 역시 위 인사위원회에 직접 출석하였다. 2018. 12. 27.자 인사위원회 회의록(을가 제2호증)에 담긴 인사위원과 원고의 주요 문답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18. 12. 27.자 인사위원회에서 이 사건 취업규칙 제3조, 제5조 제1항, 제6조 제11항, 제12항, 제65조 제1항, 제2항, 제6항, 제10항 위반을 사유로 1차 해고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되었고(을가 제4호증), 그 무렵 그 결과가 원고에게 통보되었다.
원고는 1차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2019. 1. 30.경 참가인 회사를 피신청인으로 하여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V).
그런데 참가인 회사는 1차 해고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징계절차상 하자를 인지하고 1차 해고를 취소하기로 하였다. 그에 따라 참가인 회사는 2019. 2. 15.경 원고에 대하여 복직명령(2019. 2. 18.부)을 통보하고(갑 제14호증), 2019. 2. 25.에는 임금상당액을 지급하였다.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3. 28. 위와 같이 참가인 회사의 원고에 대한 복직명령 및 임금상당액 지급으로 구제이익이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구제신청을 각하하는 판정을 하였다.
이후 참가인 회사의 인사위원회위원장은 2019. 4. 3. 원고에게 2019. 4. 8.자 인사위원회 개최사실을 통보하였다(을가 제5호증).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참가인 회사의 경영심의부<1> 소속 직원 Z은 2019. 4. 4. 12:48경 위 12) 기재와 같은 원고에 대한 징계의안[제2호 의안: 취업규칙 위반(성추행 등) 심의] 등이 포함된 '인사위원회 소집보고' 문건을 기안하여 결재를 올렸고, 그 문건에는 붙임 자료로 '원고 인사위원회 자료'가 첨부되어 있는데, 원고에 대한 징계의안에 관하여는 정상화위원회의 위원이었던 경영심의부장은 제척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었다. 2019. 4. 4. 16:54경 경영심의부장(K)이, 그 다음날인 2019. 4. 5. 09:13경 참가인 회사의 인사담당 본부장(AA 본부장 AB)이, 같은 날 13:50경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AC)가 순차로 위 소집보고 문건을 결재하였다(을나 제13호증).
위 제1항에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 회사는 2019. 4. 8.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해고(2019. 4. 17.부)를 결정하고 2019. 4. 17.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를 통보하였다. 원고는 위 2019. 4. 8.자 인사위원회에도 직접 출석하였는바, 그 인사위원회 회의록(을나 제8호증)에 담긴 인사위원과 원고의 주요 문답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10 내지 16호증, 을가 제1 내지 8호증, 을나 제1 내지 6, 8 내지 11, 13, 14호증의 각 기재, 을나 제7호증의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다. 징계절차의 위법 주장에 대한 판단 1) 원고의 주장 가) 참가인 회사가 1차 해고를 취소한 후 원고를 다시 징계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취업규칙 제66조, 제67조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해고를 함에 있어, 참가인 회사는 인사위원회에 징계요청을 접수한 바 없고, 인사위원회는 자체 조사 없이 위 1차 해고 시 정상화위원회의 징계회부결정과 조사보고서만을 토대로 원고를 해고하였는바, 이는 이 사건 취업규칙 제66조 및 제67조를 위반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절차적 정의에 반하는 것으로서 실체적인 징계사유의 정당성 여부를 따질 필요 없이 무효이다.
설령 정상화위원회의 2018. 12. 10.자 인사위원회 회부 결정을 취업규칙 제66조에 따른 징계요청으로 볼 수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애초에 정상화위원회의 설립목적상 성희롱은 정상화위원회의 조사 범위에 포함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정상화위원회규정은 참가인 회사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된 취업규칙에 해당하므로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그러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하나, 그와 같은 동의를 받은 바 없어 무효이다. 따라서 무효인 이 사건 정상화위원회규정에 따라 원고에 대한 징계요구를 하여 행해진 이 사건 해고 또한 무효이다.
설령 정상화위원회의 2018. 12. 10.자 인사위원회 회부 결정을 취업규칙 제66조에 따른 적법한 징계요청이라 가정하더라도, 이 사건 취업규칙 제67조에 따르면 참가인 회사는 징계요청 접수 후 1개월 이내에 이를 처리하였어야 하는데, 이에 위배하여 무려 4개월이 더 지난 후인 2019. 4. 8.에야 이 사건 해고를 한 것이므로 역시 절차위반에 해당한다.
2019. 4. 8.자 인사위원회 개최 통보서에는 구체적인 징계사유가 적시되어 있지 않아 그 통보서만으로는 원고가 충분한 소명의 기회를 부여받았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취업규칙 및 인사규정(별지3. 참조), 직제세칙(을나 제14호증)의 내용 중 인사위원회 절차에 관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2019. 4. 8.자 인사위원회가 이 사건 취업규칙 제66조에 따른 징계요청 절차에 의하여 개최된 것인지 여부에 대하여 살펴본다.
이 사건 취업규칙 제66조에는 인사담당 본부장이 직원의 징계사유에 관하여 인사위원장에게 보고하는 절차 및 대표이사의 승인을 받는 절차, 그리고 인사위원회에 징계 의안을 부의하는 절차를 구체적으로 어느 특정한 형식에 의해서만 하도록 제한하고 있지 않다. 그런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 회사에서 인사위원회 운영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경영심의부 소속 직원이 2019. 4. 4. 12:48경 원고에 대한 징계 의안 등이 포함된 '인사위원회 소집보고' 문건을 기안하여 결재를 올렸고, 그 문건에는 붙임자료로 '원고 인사위원회 자료'가 첨부되어 있다. 2019. 4. 5. 09:13경 참가인 회사의 인사담당 본부장(AA 본부장으로서 인사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함)이, 같은 날 13:50경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가 순차로 위 문건을 결재하였으며, 실제로 위 소집보고 문건의 내용대로 2019. 4. 8.자 인사위원회가 개최되었다. 참가인 회사의 인사위원회위원장은 2019. 4. 3. 원고에게 2019. 4. 8.자 인사위원회 개최사실을 통보하였는데, 그 통보서(을가 제5호증)에도 관련 규정으로 취업규칙 및 인사규정만 명시되어 있을 뿐, 이 사건 정상화위원회규정은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다. 원고 스스로 밝힌 바 있듯이 정상화위원회는 한시적인 조직으로서 2019. 4. 8.자 인사위원회 개최 무렵에는 이미 활동이 종료된 상태였으므로, 이 사건 정상화위원회규정에 따라 정상화위원회가 참가인 회사에 원고에 대한 징계의안을 2019. 4. 8.자 인사위원회에 회부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위 인사위원회 소집보고 문건의 작성일은 2019. 4. 4.로서 원고에 대한 2019. 4. 8.자 인사위원회 개최사실 통보가 이루어진 2019. 4. 3. 이후인 점을 들어 위 소집보고 문건은 이 사건 취업규칙 제66조에서 말하는 징계요청 문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실제로 위 소집보고 문건의 작성자가 이를 결재에 올린 것은 2019. 4. 4.로서 원고가 2019. 4. 8.자 인사위원회 개최사실을 통보받은 2019. 4. 3. 다음날이기는 하다. 그런데 위 소집보고 문건의 기안자는 AA 산하 경영심의부의 직원이었는바, 해당 직원이 인사담당 본부장 겸 인사위원회 위원장인 AA장의 지시·관여 없이 독자적인 판단 하에 위와 같은 문건을 작성하여 결재를 올린다는 것은 상정하기 어렵다. 즉 참가인 회사는 위 개최사실 통보가 이루어진 2019. 4. 3. 무렵 내부적으로는 이미 1차 해고 당시 정상화위원회에서 수집한 자료들을 토대로 징계사유에 관한 사실관계를 충분히 파악한 상태에서 이 사건 취업규칙 제66조에 따라 원고에 대한 징계의안을 인사위원회에 부의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원고에게 통보한 다음 사후적으로 형식적인 결재 절차를 완료한 것으로 추정함이 합리적이다. 물론 위와 같은 절차 진행 경과는 그 외형상 이 사건 취업규칙 제66조, 제67조가 예정하고 있는 징계요청 및 징계절차 순서와는 다소 들어맞지 않는 부분이 있기는 하나, 이는 참가인 회사의 내부 결재가 늦어진 것에 불과할 뿐, 그것이 이 사건 해고를 무효로 할 만한 절차상 하자라고 할 수는 없다. 더구나 원고로서는 2019. 4. 8.자 인사위원회 개최 4일 전까지 그 개최 사실을 통보받은 이상, 그와 같이 내부 결재가 늦어진 것으로 인해 원고에게 어떠한 절차상 불이익이 있다고 볼 수 없으며,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2019. 4. 8.자 인사위원회가 이 사건 취업규칙이 아닌 이 사건 정상화위원회규정에 따라 이루어졌다고 볼 수도 없다.
또한 원고는, 2019. 4. 8.자 인사위원회에서 인사위원장이 '정상화위원회에서 조사한 것에 따라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는 것이다.'라고 발언한 점, 위 인사위원회 소집보고 문건에 정상화위원회의 위원이 제척되는 것으로 기재된 점에 비추어 볼 때, 2019. 4. 8.자 인사위원회는 이 사건 정상화위원회규정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2019. 4. 8.자 인사위원회에서 인사위원장이 한 발언은 정상화위원회에서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2019. 4. 8.자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다는 취지에 불과할 뿐, 2019. 4. 8.자 인사위원회가 이 사건 정상화위원회규정에 따라 개최되었다는 취지로는 도저히 해석할 수 없다. 한편 이 사건 정상화위원회규정 제9조는 '위원회의 징계요구에 따른 인사위원회 개최 시 위원은 해당 징계 사건 심의에 참여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반면, 이 사건 취업규칙 제69조에는 '인사위원회 위원 중 징계대상자나 그 징계사건과 관계가 있는 직원 및 징계대상자의 소속 부서를 관할하는 인사위원(단, 위원장은 예외)은 해당 사건의 징계심의에 참여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정상화위원회 위원의 제척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인사위원회 소집보고 문건에 정상화위원회 위원이었던 경영심의부장[참가인 회사의 운영규정(별지3. 참조) 제32조 제1항에 의하여 인사위원회 구성원에 해당하며, 당시 경영심의부장은 K임]이 제척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정작 2019. 4. 8.자 인사위원회 회의록(을가 제6호증)에는 '경영심의부장이 휴가로 참석하지 못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위 소집보고 문건에 기재된 경영심의부장 제척에 관한 기재는 단순 착오이거나 적어도 이 사건 정상화위원회규정 제9조에 근거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설령 단순 착오가 아니라 하더라도, 이는 정상화위원회가 활동할 당시 원고의 징계사유 조사에 관여한 경영심의부장을 인사위원회의 징계의결 절차에서 배제함으로써 절차의 공정을 기하기 위한 취지로 해석되며(참가인 회사가 1차 해고를 취소한 원인이 된 사유 중 하나가 바로 정상화위원회 위원이 인사위원회에 참여한 것이었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이 성희롱 피해자들에 대한 조사에 참여하여 이미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고 의심할 여지가 있는 경영심의부장이 인사위원회 위원으로서 심의·의결에 참여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부당해 보인다), 단지 위 인사위원회 소집보고 문건에 정상화위원회 위원이었던 경영심의부장이 제척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2019. 4. 8.자 인사위원회가 이 사건 취업규칙이 아닌 이 사건 정상화위원회규정에 따라 개최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해고가 결정된 2019. 4. 8.자 인사위원회는 이 사건 정상화위원회규정이 아니라 이 사건 취업규칙 제66조에 근거한 징계요청을 받아 개최된 것임이 분명하다(이와 달리 2019. 4. 8.자 인사위원회가 이 사건 정상화위원회규정에 따라 이루어진 것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나머지 주장들은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다음으로, 2019. 4. 8.자 인사위원회가 이 사건 취업규칙 제66조 및 제67조에 따른 절차를 준수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 살펴본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 회사의 AA장은 인사담당 본부장이자 인사위원회 위원장이 되므로, 이 사건 취업규칙 제66조 제1항이 정한 절차 중 '인사담당 본부장이 사실을 증빙할 수 있는 서류를 갖추어 인사위원회 위원장에게 보고'하는 별도의 절차는 애초에 불필요하거나 또는 실질적인 의미에서 자동적으로 이행된 것이고, 위와 같이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가 위 '인사위원회 소집보고' 문건을 결재한 이상 대표이사의 승인도 있었음이 분명하므로, 이 사건 취업규칙 제66조 제1항이 정한 절차가 모두 이행되었다. 또한 원고는 2019. 4. 8.자 인사위원회 개최 4일 전인 2019. 4. 3. 위 인사위원회 개최사실을 통보받았고, 인사위원회는 이 사건 취업규칙 제66조에 따른 징계요청 접수일(원고에게 인사위원회 개최사실이 통보된 2019. 4. 3. 무렵 또는 늦어도 위 인사위원회 소집보고 문건에 대표이사가 결재를 한 2019. 4. 5.)부터 1월 이내인 2019. 4. 8.에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해고를 심의·의결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인사위원회가 사전에 충분한 자체조사를 하지 않고서 정상화위원회의 자료만을 가지고 판단한 것은 이 사건 취업규칙 제67조 제2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취업규칙 제67조 제2항에서 말하는 '자체조사'가 반드시 인사위원회가 직접 수집한 자료만을 가지고 징계사유를 조사하라는 취지로는 해석할 수 없고, 1차 해고 당시 활동한 정상화위원회가 수집했던 자료를 토대로 징계사유 존부를 조사하는 것도 자체조사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2019. 4. 8.자 인사위원회는 이 사건 취업규칙 제66조 및 제67조가 정한 절차를 모두 준수하였다고 판단된다.
2019. 4. 8.자 인사위원회 개최 통보서에 구체적인 징계사유가 적시되어 있지 않아 원고가 충분한 소명의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였다는 주장에 대하여 살펴본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2019. 4. 8.자 인사위원회 개최 통보서에는 개최사유가 '취업규칙 위반(성추행 등) 심의'라고 기재되어 있고, 그 하단에 이 사건 취업규칙 제65조 제1, 2, 4, 6, 10항 해당(성추행 등), 이 사건 취업규칙 제6조 제11, 12항(성추행 등)'이라고 기재되어 있을 뿐, 각 피해자 별로 관련 징계사유의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적시되어 있지 않기는 하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1차 해고 당시 2018. 12. 17.자 인사위원회 및 2018. 12. 27.자 재심을 위한 인사위원회에 모두 직접 출석하여 자신의 입장을 소명하였고, 1차 해고에 대하여 구제신청을 하기도 하였다. 원고는 그와 같이 1차 해고 절차 및 1차 해고를 다투는 과정에서 이미 자신에 대하여 제기된 징계사유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 상태였으므로, 2019. 4. 8.자 인사위원회 개최 통보서의 기재만으로도 자신이 어떠한 사유로 징계를 위한 인사위원회에 회부된 것인지 충분히 알고 소명의 기회를 부여받은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참가인 회사가 이 사건 해고를 함에 있어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절차상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징계사유 존재 여부에 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인 성추행 또는 성희롱은 2013년과 2014년에 집중적으로 발생하였다는 것인데, 이 사건 해고는 그로부터 5년이 지난 후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원고로서는 당시 행위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참가인 회사는 그와 같은 성추행 또는 성희롱이 정확히 언제, 어디서 발생한 것인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설령 징계사유인 행위들이 일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평소 친하다고 여겼던 직원들과 장난을 치거나 또는 가벼운 농담을 한 것일 수 있으나 그것이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성희롱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판단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1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2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 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은 지도이념과 증명책임, 증명의 정도 등에서 서로 다른 원리가 적용되므로, 징계사유인 성희롱 관련 형사재판에서 성희롱 행위가 있었다는 점을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확신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가 선고되었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의 존재를 부정할 것은 아니다. 법원이 성희롱 관련 소송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그리하여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적인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성희롱 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부정적 반응이나 여론, 불이익한 처우 또는 그로 인한 정신적 피해 등에 노출되는 이른바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피해자는 이러한 2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나 두려움으로 인하여 피해를 당한 후에도 가해자와 종전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 피해사실을 즉시 신고하지 못하다가 다른 피해자 등 제3자가 문제를 제기하거나 신고를 권유한 것을 계기로 비로소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피해사실을 신고한 후에도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그에 관한 진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와 같은 성희롱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피해자 I 관련 징계사유의 존부에 대한 판단 1 징계사유 인정 부분
I의 진술(을나 제2호증) 및 CCTV 영상(을나 제7호증)에 의하면, 원고가 2014. 12. 23. 사무실에서 부하 직원이던 I의 뒤를 지나가다가 I의 엉덩이 부위를 손으로 쿡 찌른 사실이 인정된다. 이는 원고가 직장에서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로서 성희롱에 해당함이 명백하다.
I의 진술(을나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I가 결재를 받으러 갔을 때 한 번 I의 두 손을 꽉 잡은 사실이 인정된다. 결재를 할 때 I의 두 손을 꽉 잡는 것은 불필요한 신체접촉으로서 그 자체로 이례적인 상황인 점, 원고는 I뿐만 아니라 다른 여직원이 결재를 받으러 왔을 때에도 그와 같이 손을 잡은 적이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원고의 행위는 직장에서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로서 성희롱에 해당한다. 2 징계사유 부정 부분 I의 진술(을나 제3호증)에 의하면, 원고는 I를 비롯한 여직원들과 눈을 마주칠 때 자주 윙크를 한 사실, I는 원고가 윙크를 하는 것에 대하여 기분이 언거나 불편함을 느꼈던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물론 윙크도 때에 따라서는 성희롱이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I에게 윙크를 할 당시의 구체적인 장소 및 상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등 구체적 사정을 알 수 없는바,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가 이 사건 취업규칙 제65조 제10항, 제6조 제12항의 성희롱 또는 제6조 제12항의 사내 풍기문란행위(직장예절 및 건전한 사회도덕 관념에서 벗어난 외설적 언행, 희롱행위, 상대방에게 모욕감, 수치심, 혐오감을 유발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피해자 L 관련 징계사유 존부에 대한 판단 - 징계사유 부정 L의 진술(을나 제3호증)에 의하면, 원고는 부하직원인 L를 비롯한 여직원들과 눈을 마주칠 때 자주 윙크를 한 사실, L는 원고가 윙크를 하는 것에 대하여 불편함을 느꼈던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물론 윙크도 때에 따라서는 성희롱이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L에게 윙크를 할 당시의 구체적인 장소 및 상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등 구체적 사정을 전혀 알 수 없는바,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가 이 사건 취업규칙 제65조 제10항, 제6조 제12항의 성희롱 또는 제6조 제12항의 사내 풍기문란행위(직장예절 및 건전한 사회도덕 관념에서 벗어난 외설적 언행, 희롱행위, 상대방에게 모욕감, 수치심, 혐오감을 유발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피해자 N 관련 징계사유 존부에 대한 판단 1 징계사유 인정 부분
N의 진술(을나 제4호증)에 의하면, 원고는 부하직원인 N이 결재를 받으러 갔을 때 N의 손을 잡은 사실이 인정된다. 결재를 할 때 N의 손을 잡는 것은 불필요한 신체접촉으로서 그 자체로 이례적인 상황인 점, 원고는 N뿐만 아니라 다른 여직원이 결재를 받으러 왔을 때에도 그와 같이 손을 잡은 적이 있었던 점, N은 당시 불편한 감정을 느꼈던 점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원고의 행위는 직장에서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로서 성희롱에 해당한다. 2 징계사유 부정 부분 ○ N의 진술(을나 제4호증)에 의하면, 원고는 N에게 여러 차례 성적인 농담을 한 사실, 이에 대해 N은 좋지 않은 기분을 느꼈고 원고에게 싫다거나 하지 말라고 얘기한 적도 있었던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물론 성적인 농담은 성희롱으로 평가될 여지가 많기는 하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N에게 성적 농담을 할 당시의 구체적인 장소 및 상황, 농담의 내용 및 정도 등 구체적 사정을 전혀 알 수 없는바,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가 이 사건 취업규칙 제65조 제10항, 제6조 제12항의 성희롱 또는 제6조 제12항의 사내 풍기문란행위(직장예절 및 건전한 사회도덕 관념에서 벗어난 외설적 언행, 희롱행위, 상대방에게 모욕감, 수치심, 혐오감을 유발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N의 진술(을나 제4호증)에 의하면, 원고는 N을 비롯한 여직원들과 눈을 마주칠 때 자주 윙크를 한 사실, N은 원고가 윙크를 하는 것에 대하여 불쾌함을 느꼈던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물론 윙크도 때에 따라서는 성희롱이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N에게 윙크를 할 당시의 구체적인 장소 및 상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등 구체적 사정을 전혀 알 수 없는바,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가 이 사건 취업규칙 제65조 제10항, 제6조 제12항의 성희롱 또는 제6조 제12항의 사내 풍기문란행위(직장예절 및 건전한 사회도덕 관념에서 벗어난 외설적 언행, 희롱행위, 상대방에게 모욕감, 수치심, 혐오감을 유발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N 진술(을나 제4호증) 및 Q의 진술(을나 제5호증의 2)에 의하면, 원고는 N에게 '치마가 짧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N에게 위와 같은 말을 할 당시의 구체적인 장소 및 상황, '치마가 짧다.'는 말의 전후 맥락 등 구체적 사정을 전혀 알 수 없는바,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가 이 사건 취업규칙 제65조 제10항, 제6조 제12항의 성희롱 또는 제6조 제12항
에서 벗어난 외설적 언행, 희롱행위, 상대방에게 모욕감, 수치심, 혐오감을 유발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N 진술(을나 제4호증) 및 Q의 진술(을나 제5호증의 2)에 의하면, 원고는 N에게 '치마가 짧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N에게 위와 같은 말을 할 당시의 구체적인 장소 및 상황, '치마가 짧다.'는 말의 전후 맥락 등 구체적 사정을 전혀 알 수 없는바,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가 이 사건 취업규칙 제65조 제10항, 제6조 제12항의 성희롱 또는 제6조 제12항의 사내 풍기문란행위(직장예절 및 건전한 사회도덕 관념에서 벗어난 외설적 언행, 희롱행위, 상대방에게 모욕감, 수치심, 혐오감을 유발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피해자 M 관련 징계사유 존부에 대한 판단 – 징계사유 인정 I(을나 제2호증 및 을나 제3호증), L(을나 제3호증), N(을나 제4호증), Q(을나 제5호증), R(을나 제6호증)의 각 진술에 의하면, 원고는 부하직원인 M에게 물건 포장을 부탁하였는데, 사실 그 물건은 비아그라였던 사실, 원고는 그 물건이 무엇인지 모른 채 포장을 하고 있던 M에게 그 물건이 비아그라임을 알려준 사실이 인정된다. 비아그라는 남성 발기부전제로 사용되는 것으로서 남녀간의 성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점, 직장에서 여직원에게 비아그라의 포장을 부탁하는 것 자체로 매우 이례적인 상황인데다가, 굳이 그 물건의 실체를 알지 못하였던 해당 여직원에게 그 물건이 비아그라임을 알린 점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원고의 행위는 직장에서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로서 성희롱에 해당한다.
피해자 Q 관련 1 징계사유 인정 부분
Q의 진술(을나 제5호증)에 의하면, 원고는 부하직원인 Q가 4층에 놀러갔다가 원고에게 인사를 하였을 때, "뭐 잘 지내나?"라고 이야기하면서 Q에게 어깨동무를 한 사실, 이에 Q는 원고에게 아, 국장님 또 이러시네.", "이러시면 3,000만 원 주셔야 돼요. 제가 신고할 거예요."라고 말한 사실이 인정되고, Q는 위 3,000만 원의 의미에 관하여 '성희롱 예방교육에 나왔던 판례 중에서 위자료로 3,000만 원이 인정된 사안이 있었기 때문에 입에 달린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위와 같은 원고의 행위는 직장에서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로서 성희롱에 해당한다.
Q의 진술(을나 제5호증)에 의하면, 원고는 Q가 결재를 받으러 갔을 때 여러 차례 Q의 손을 잡은 사실이 인정된다. 결재를 할 때 Q의 손을 잡는 것은 불필요한 신체접촉으로서 그 자체로 이례적인 상황인 점, 원고는 Q뿐만 아니라 다른 여직원이 결재를 받으러 왔을 때에도 그와 같이 손을 잡은 적이 있었던 점, '처음에는 화들짝 놀랐다. 하지만 한두 번 반복되면 재주껏 살살 빼냈다.'라는 취지의 Q 진술에서 당시 Q가 느꼈던 불쾌감과 불편한 감정이 추단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원고의 행위는 직장에서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로서 성희롱에 해당한다. 2 징계사유 부정 부분 Q의 진술(을나 제5호증)에 의하면, 원고는 Q가 있는 회식자리 등에게 성적 농담을 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물론 성적인 농담은 성희롱으로 평가될 여지가 많기는 하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Q가 있는 자리에서 위와 같이 성적 농담을 할 당시의 구체적인 장소 및 상황, 농담의 내용 및 정도 등 구체적 사정을 전혀 알 수 없는바,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가 이 사건 취업규칙 제65조 제10항, 제6조 제12항의 성희롱 또는 제6조 제12항의 사내 풍기문란행위(직장예절 및 건전한 사회도덕 관념에서 벗어난 외설적 언행, 희롱행위, 상대방에게 모욕감, 수치심, 혐오감을 유발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요약 징계사유 존부에 대한 판단 내용을 정리하면 아래 표와 같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징계사유가 부정되는 범위에서 일부 이유 있다.
신의칙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설령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미 장시간이 흘러 원고로서는 당시 사실을 기억하지도 못한다. 행위가 이루어진 그 당시에는 피해자들도 성희롱으로 여기지 않았던 것을 2019년의 기준으로 징계한다는 것은 아무리 취업규칙에 징계시효가 규정되어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현저히 합리성을 상실한 것이다. 더구나 이 사건 취업규칙 제77조는 '이 규칙에 규정되지 아니한 사항은 관계법령과 단체협약, 회사 제 사규 및 통상 관례에 따른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다른 방송사인 AD의 경우 징계시효가 2년이고, 참가인 회사의 경우에도 과거 2년이 경과한 사유로 징계를 한 사례가 없었다. 따라서 통상 관례상 징계시효 역시 2년을 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판단 원고도 인정하고 있듯이 이 사건 취업규칙에는 징계시효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이 없으므로, 수년 전에 있었던 사실을 징계사유로 삼았다 하여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한편 이 사건 취업규칙 제77조는 '이 규칙에 규정되지 아니한 사항은 관계법령과 단체협약, 회사 제 사규 및 통상관례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징계시효를 2년으로 하는 통상의 관례가 있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또한 참가인 회사가 위와 같은 징계사유에 관하여 원고에게 징계권을 행사하지 않으리라는 신뢰를 부여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징계양정 부당 여부에 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설령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로서는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인데, 5년 전에 있었던 일로 갑작스럽게 해고를 당하여 가게가 파탄에 이르렀는바, 20년 가까운 기간 동안 참가인 회사에서 성실하게 근무해 온 원고에게는 지나치게 가혹한 처분이다. 특히 원고와 동일하게 성희롱 등으로 징계를 받았고 그 비위 정도도 훨씬 중한 AE, AF의 경우 참가인 회사는 해고를 하였다가 정직 6월로 감경조치를 하였음에도 유독 원고에 대해서만 제1차 해고에 이어 다시 이 사건 해고를 하였는바, 징계양정에 있어 현저히 공정성을 상실한 것이다.
판단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참조). 한편 수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으나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당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그대로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2다51555 판결 등 참조). 다만,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근로자에 대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는 해당 사용자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사용자가 징계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주된 징계사유, 전체 징계사유 중 인정된 징계사유의 내용과 비중,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은 이유, 해당 징계처분의 종류, 해당 사용자가 정하고 있는 징계처분 결정 절차, 해당 사용자의 규모·사업 성격 및 징계에 관한 기준과 관행 등에 비추어 인정된 징계사유만으로 동일한 징계처분을 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고려하여 해당 징계처분을 유지하는 것이 근로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인정되는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에 대한 증명책임도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참조).
위 인정사실들, 앞서 든 증거들 및 을나 제18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위와 같이 인정되는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도 원고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하여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에 신뢰관계가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아 근로계약관계를 도저히 지속시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볼 것이므로, 이 사건 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1 참가인 회사는 방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방송사업자에 대하여 여러 제한을 두고 있는 방송법의 입법 취지와 방송사의 공적 책임에 비추어 볼 때, 방송사 소속 직원에게는 일반 기업에 비해 더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되고, 그러한 점이 징계양정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2 이 사건의 경우 성희롱 피해자가 4명에 이르고 동일 행위가 여러 차례 반복된 것으로 보이며 성희롱의 정도도 결코 가볍지 않다. 피해자 등의 진술에 의하면, 원고는 위와 같이 인정된 징계사유 외에도 평소에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된 행태를 자주 보여 왔던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원고가 I의 엉덩이를 손으로 쿡 찌른 행위는 단순한 성희롱의 차원을 넘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형법상 강제추행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바, 그 불법성의 정도가 매우 중하다. 3 그런데도 원고는 심지어 CCTV 영상을 통해 명확히 확인이 가능한 부분(I의 엉덩이를 손으로 쿡 찌른 부분)에 대해서까지도 엉덩이를 찌른 것인지 옆구리를 찌른 것인지 불명확하다거나 술기운에 가벼운 장난으로 손가락으로 살짝 찌른 것으로 볼 여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전혀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다. 또한 I를 비롯한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하기 위한 노력도 전혀 기울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들 중 한명인 I는 이 법원에 '원고가 아직까지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다가, 원고가 다시 회사에 돌아와서 저의 인사권을 좌지우지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지금 이렇게까지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이 모두 허사가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됩니다. 저보다 어리고 젊은 친구들이 회사에 많습니다. 이런 친구들에게 성희롱 예방교육 등을 진행하면서 제가 당하였던 것에 대해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결국 제가 제 후임들을 이러한 위험에 계속해서 노출시키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어 용기를 낸 것입니다. 원고는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고 있고 거짓말을 계속해서 하고 있는 것 같아 너무 화가 납니다.'라는 내용의 진술서를 제출하기도 하였다. 4 원고는 자신의 징계사유에 비해 성희롱의 정도가 중한 U, AG에 대하여 정직 6개월(최초 인사위원회에서 해고 의결 후 재심 인사위원회에서 정직 6개월로 감경), AH에 대하여 정직 1개월(최초 인사위원회에서 근신 15일 의결 후 재심 인사위원회에서 정직 1개월 처분)의 징계처분이 내려진 것과 비교해 볼 때, 형평성을 현저히 결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와 위 U, AG, AH의 참가인 회사에서의 지위와 피해자들과의 관계, 각 징계사유의 전제가 되는 사실관계, 징계에 대한 태도가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고,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위 U 등의 징계사유가 원고의 위 징계사유보다 중하다고 가정하더라도, 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U 등에 대한 징계양정이 부당하게 가벼운 것으로 볼 것이지 원고에 대한 징계양정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소결 이 사건 해고에 관하여 원고의 주장과 같은 절차상, 실체상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김정웅 이아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