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1. 1. 7. 선고 2020구합5411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청구취지 기재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의 경위

가.

B는 'C'이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한 자이다. 사업자등록증에 기재된 'C'의 업태는 '임업'이고, 종목은 '벌목'이다(갑 제6호증).

나.

B는 2018. 5. 30. 순천국유림관리소장과 사이에 국유임산물 매수계약을 체결하였다. 계약의 요지는, 'B가 전남 화순군 D 외 4필지(이하 '이 사건 벌목현장'이라 한다)에 있는 리기다소나무 등을 1,401만 원에 매수하되, 인도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반출(벌채)하기로 한다'는 것이다(갑 제8호증).

다.

B는 E(F생 남자)와 2018. 6. 2. 무렵 이 사건 벌목현장에 방문하여 작업일정을 협의하였고, 그 무렵 벌목작업 관련 구두계약을 체결하였다. 계약의 요지는 'E가 벌목작업을 하면 B가 E에게 1톤당 13,000원을 지급한다'는 것이다(갑 제3호증, 갑 제9호증의 1).

라.

E는 2018. 6. 6. 이 사건 벌목현장에서 3명의 일용직 근로자(G, H, I)와 함께 벌목작업을 시작하였다(이후 벌목작업 과정에서 일용근로자는 더해지거나 빠지기도 하였다). E는 벌목작업과 관련해 ① 작업일지ㆍ근로자명부 작성, ② 일일작업량 지정, ③ 근무시간 지정, ④ 일용근로자 일당 지급 등 업무를 수행하였다[갑 제3,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호증].

마.

B는 2018. 7. 11. E의 배우자인 원고에게 300만 원을 이체하였다(갑 제7호증의 2, 갑 제12, 13호증, 을 제2호증).

바.

E는 2018. 7. 14. 벌목작업 중 엔진톱날에 허벅지가 손상돼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회복하지 못하고 같은 날 사망하였다(갑 제1, 2, 9호증, 을 제1호증).

사.

B는 2018. 7. 14. 피고에게 산재보험 성립신고서를 제출하였는데, B 본인을 사업주로 기재하였고, '성립신고일 현재 산재발생 여부'란에 '있음'이라고 표시하였다(갑 제3호증).

아.

망 E(이하 '망인'이라 한다)의 배우자인 원고는 피고에게 '망인이 C의 작업반장으로 벌목업무를 수행하던 중 사망하였다'면서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19. 11. 20. 원고에 대하여 다음 글상자 기재 취지와 같은 이유를 들어 부지급 결정(이 사건 처분)하였다(갑 제4, 5호증).

[인정 근거] 갑 제3 내지 6호증, 갑 제7호증의 2, 갑 제8, 9, 12, 13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망인은 B에게 노무도급 방식으로 고용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이다. 구체적인 노무도급 방식은, 'B가 망인에게 "벌목작업 1톤당 13,000원(식비 등 제반 경비 포함)"을 지급하고, 망인이 그렇게 받은 돈으로 다른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일당을 지급한 뒤 나머지 돈을 자신의 몫으로 가지는 방식'이었다. 망인은 B의 근로자로서 작업 지시 및 지휘감독을 받으며 벌목작업을 하다가 발생한 사고로 인하여 사망에 이르렀는바, 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3.

관련 법령

별지 관련 법령 기재와 같다.

4.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보호대상으로 삼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ㆍ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ㆍ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ㆍ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7두9471 판결 등 참조).

나.

인정 사실

1)

B의 2018. 8. 7.자 진술 요지, 증인 B의 증언(2020. 7. 21.) 요지는 다음 표 기재 내용과 같다(강조가 필요한 부분에는 밑줄을 그었다)(갑 제9호증의 1).

2)

H의 2018. 8. 21.자 진술 요지는 다음 표 기재 내용과 같다(갑 제9호증의 2).

3)

B는 2018. 9. 8. 다음 글상자 기재 취지와 같은 확약서를 작성하였다(갑 제10호증).

4)

작업일지를 기초로 망인과 다른 일용직 근로자들이 2018. 6. 6.부터 2018. 7. 13.까지 벌목작업에 참여하여 근무한 날짜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을 제1호증).

[인정 근거] 갑 제3, 9, 10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증인 B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살펴본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망인은 B와 사이에 벌목작업에 관한 도급계약을 체결한 뒤 해당 벌목작업을 수행하다가 발생한 사고로 인해 사망에 이르렀고,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이와 같은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①

망인은 B와 사이에 벌목작업에 관한 구두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는 벌목작업에 임하였고, 해당 벌목작업을 하던 중 발생한 사고로 인해 사망에 이르렀다.

B는 이 사건 계약의 성질에 관하여 2018. 8. 7. '망인에게 하도급을 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위 진술시점은 망인의 사망일(2018. 7. 14.)로부터 약 3주 정도 지난 시점이기에, 계약체결 당시의 당사자 의사에 관한 명확한 기억을 토대로 진술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②

B는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면서 '망인에게 벌목작업 1톤당 13,000원을 지급한다'는 취지로 약정하였다. 망인은 위와 같이 산정된 돈을 받아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일당을 지급하고, 식비 등 제반 경비를 지출하였다.

망인은 벌목량을 기준으로 돈을 지급받았고,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받은 바 없다. 벌목량이 많은 날에는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일당을 지급하고서도 남는 돈이 많아 망인이 얻게 될 이윤이 늘어날 수 있지만, 벌목량이 적은 날에는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일당을 지급하고 나면 남는 이윤이 적거나,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망인에게는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이 존재하였다.

③

B의 2018. 8. 7.자 진술을 보면,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지급된 인건비의 내역은 잘 모르고, 망인과 사이에 1톤당 13,000원에 도급계약을 진행하였기에 계약된 금액만 지급한다'는 취지의 진술이 있다. 이를 보면, B의 입장에서는 작업일지ㆍ근로자명부를 작성ㆍ확인할 이유가 없다.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일당을 지급하는 자는 망인이고, 그렇게 지급될 일당은 망인이 B로부터 수령할 '1톤당 13,000원'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용직 근로자 몇 명이 나와 며칠간 일했는지'는 망인에게만 중요한 정보였고, 실제로 작업일지ㆍ근로자명부의 작성은 오로지 망인의 업무였다.

④

망인은 평소 자신과 같이 벌목작업을 다니던 사람들로 팀을 이루어 이 사건 벌목현장에서 함께 일하였다. B가 팀원 구성에 관한 의견을 낸 적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의미는 제한적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⑤

망인과 함께 벌목작업을 하였던 H는 '망인으로부터 일일 벌목작업량, 근무시간 등에 관한 지시를 받았다', '망인이 보수를 지급해주었는데, 기존 근무일을 산정한 뒤 그 결과에 따라 지급해주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바 있다. 이를 보면, 망인이 작업현장에서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구체적으로 작업 지시를 하고, 현장을 전체적으로 관리ㆍ감독하였으며, 임금 지급까지 도맡아 처리하였음을 알 수 있다.

⑥

B가 벌목작업 관련 지시를 하였던 적이 있다고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해당 지시는 전체적인 업무범위에 관한 내용이거나, 안전관리 등에 관한 추상적이고 대략적인 지시에 불과했다고 보인다.

B가 '하루에 몇 번씩 망인과 전화통화하면서 업무지시를 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한 바 있기는 하나, ㉮ 그와 동시에 '망인으로부터 업무 시작ㆍ종료에 관한 보고를 받지 않았다', '본인이 현장에 이틀에 한 번 꼴로 갔기에 망인으로부터 업무 내용을 보고받지 않았다'는 취지로 증언하기도 하였던 점, ㉯ B와 망인 사이에서 벌목작업과 관련하여 이루어진 전화통화의 빈도, 내용, 길이 등을 알 수 있을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전혀 존재하지 아니하는 점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증언만으로 앞서 내린 판단을 달리하기는 어렵다.

⑦

B가 취업규칙, 복무(인사)규정을 두었다거나, 업무 수행과정에서 상당한 지휘ㆍ감독을 하였다거나, 근무일시를 지정하였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사정을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B는 자신이 근무시간을 지정하지 아니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한 바 있다.

⑧

망인은 이 사건 벌목현장에서 자기 소유의 엔진톱으로 벌목작업을 하였다.

⑨

B는 망인이 사망한 다음에서야 비로소 산재보험 성립신고서를 제출하였다.

⑩

원고는 '망인이 다른 벌목사업장에서 산재보험, 고용보험에 가입되었던 적이 있다'는 주장도 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일치하지 아니하는 다른 사업장의 사정을 들어 앞서 내린 판단을 달리할 수는 없다.

5.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낙원(재판장) 박중휘 박종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