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상시 약 468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건설기술용역사업 등을 영위하는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은 1994. 1. 1. 참가인에 고용되어 2019. 5. 30.까지 근무한 사람이다.
원고는 2016. 3. 30. 원고의 전문직 직원 14명을 일반직 직원으로 전환하여 채용하기로 하였고, 이후 인사위원회의 2016. 3. 31.자 심의·의결을 거쳐 전문직 직원 14명을 일반직 직원으로 전환·채용하였다.
국토교통부는 2018. 11. 14.경부터 2018. 11. 16.경까지 원고 등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채용비리 전수조사를 시행하였고, 2019. 2. 19.경 원고에게 '참가인이 2016. 3. 30.경 원고가 전문직 직원 14명을 일반직 직원으로 전환하여 채용할 것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비위행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참가인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하였다.
원고는 2019. 5.경 참가인에 대한 징계의결 요구에 따라,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2019. 5. 30. 참가인에게 아래와 같은 비위행위(이하 '이 사건 비위행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해임(이하 '이 사건 해고')한다고 통지하였다.
참가인은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였고, 원고는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2019. 7. 15. 참가인에게 위 재심청구를 기각한다고 통지하였다.
참가인은 2019. 7. 31.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를 피신청인으로 하여 이 사건 해고에 관한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다.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9. 26.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가 인정되나, 징계양정이 과중하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받아들이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는 2019. 10. 31.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초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1. 3. 원고가 이 사건 비위행위의 징계시효가 완성된 후 이 사건 해고를 하였기 때문에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내지 9, 16, 19, 22, 23호증, 제30호증의 2, 을나 제3, 6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징계사유 관련
2018. 3. 26. 개정된 원고의 인사규정은 징계시효가 2년에서 3년으로 늘어나면서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등 일부 규정이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변경되었기 때문에 불이익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
설령 불이익변경에 해당된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노동조합은 2018. 3. 26. 개정된 원고의 인사규정 제31조의2 제1항에 대하여 반대의 의사표시를 한 적이 없고, 2018. 4. 27.에는 원고에서 발생한 채용비리를 비판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게시하였으며, 이후 2019. 5. 16. 개정된 인사규정만을 문제삼아 합의를 시도하다가 원고의 사장을 고발하였는바, 이에 따르면 원고의 노동조합은 위 취업규칙의 변경에 묵시적으로 동의하였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채용비리에 대한 징계시효를 늘린 것으로서 일반 근로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은 매우 낮은 반면, 공공기관의 채용비리는 민감한 문제로서 취업규칙 변경의 필요성이 큰 점, 징계시효의 증가 외에 불이익한 근로조건의 변경이 없었던 점, 채용비리가 근절되어 적법한 인사권이 행사되면 근로자들에게 이익이 되는 점, 원고의 노동조합도 채용비리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여 암묵적으로 동의한 점, 관련 법령의 개정에 따라 다른 공공기관들도 원고와 동일하게 징계시효를 늘린 점 등에 비추어 취업규칙의 변경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기 때문에 근로자의 동의가 없다고 보더라도 유효하다.
원고의 2016 승진 및 일반직 전환계획에 의하면 참가인은 전문직 중 근무성 적평가점수가 70점 이상인 일반직 전환후보자 24명을 선정하여야 함에도 이를 위반하였기 때문에 이 사건 비위행위는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징계양정 관련
참가인이 허위출장비 청구 등의 비위행위가 인정되어 2018. 2. 2. 정직의 징계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고, 공공기관인 원고는 채용비리를 엄격하게 규율해야 하기 때문에 이 사건 해고의 징계양정이 과중하다고 볼 수 없다.
관련 법령
징계사유 존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94조 소정의 취업규칙이라 함은 복무규율과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의 내용을 담고 있으면 그 명칭을 불문하고(대법원 1992. 2. 28. 선고 91다30828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94조 단서가 의미하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이라 함은,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종전에 근로자가 가지고 있던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 대법원 1989. 5. 9. 선고 88다카4277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은 취업규칙의 작성 및 변경 절차와 관련하여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불이익 변경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가 있는 경우 그중 한 요소가 불이익하게 변경되더라도 그와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1. 27. 선고 2001다42301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갑 제32호증, 을나 제15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15. 10. 8. 개정한 인사규정을 2018. 3. 26. 아래와 같이 개정한 사실이 인정된다.
구체적 판단
앞서 든 규정 및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고의 인사규정은 임직원에 대한 보직, 승진, 상벌, 보수, 복무 등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의 내용을 담은 취업규칙에 해당한다. 개정 전 인사규정 제31조의2 제1항은 징계의결의 요구를 원칙적으로 징계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2년 이내에 할 수 있도록 하면서 징계사유가 금품 및 향응 수수, 공금의 횡령·유용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5년 이내에 징계의결의 요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는데, 개정 후 인사규정 제31조의2 제1항은 원칙적으로 징계의결의 요구를 할 수 있는 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예외적으로 5년 이내에 징계의결의 요구를 할 수 있는 징계사유에 금품 및 향응 수수, 공금의 횡령·유용 외에도 채용비리를 추가하였고, 개정 후 인사규정 부칙은 개정일인 2018. 3. 26.에 위 규정을 바로 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개정 후 인사규정 제31조의2 제1항으로 인하여 원고의 직원들은 금품 및 향응 수수, 공금의 횡령·유용 외의 징계사유의 경우 징계시효가 2년에서 3년으로 증가하였고, 특히 채용비리의 경우 징계시효가 2년에서 5년으로 대폭 증가하게 되었다. 이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원고는 개정 전 인사규정 제31조의2 제1항과 함께 출산휴가, 육아휴직 관련 규정 등 일부 규정이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규정되었기 때문에 불이익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고, 갑 제32호증, 을나 제15, 1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개정 후 인사규정 제22조 제7호, 제24조 제7호의 추가에 따라 원고는 직원의 부모, 배우자, 자녀 또는 배우자의 부모의 질병, 사고, 노령으로 인하여 그 가족을 돌보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90일 이내의 휴직을 명할 수 있게 되었으나, 위 각 규정은 직원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직원에게 휴직을 명할 수 있는 권한을 원고에게 부여하는 것으로서 근로자에게 유리한 것으로 단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징계시효에 관한 개정 후 인사규정 제31조의2 제1항과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오히려 같은 증거들에 의하면 개정 후 인사규정 제28조 제1항 제8호를 신설하여 '고의로 채용비리 등의 중대한 사고를 발생시킨 경우'를 직권면직 사유로 추가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 역시 근로자에게 불리한 변경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더라도 개정 후 인사규정 제31조의2 제1항이 불이익변경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묵시적 동의 여부
관련 법리
취업규칙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된 후 근로자들로 구성된 회사의 노동조합이 사후에 취업규칙 변경에 대하여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여 위 개정규정이 그대로 시행되어 왔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근로자들이 위 개정규정에 대하여 이를 사후적으로 추인하였다거나 묵시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1995. 7. 11. 선고 93다2616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취지 참조).
구체적 판단
원고가 개정 후 인사규정 제31조의2 제1항을 2018. 3. 26. 시행하면서 원고의 근로자들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받는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앞서 든 법리에 의하면 원고의 근로자들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개정 후 인사규정에 관하여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근로자들의 사후적 추인 내지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원고가 들고 있는 사정만으로는 위 노동조합의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다.
사회통념상 합리성 여부
관련 법리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새로운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을 통하여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하지만,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그 필요성 및 내용의 양면에서 보아 그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리고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려면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에게 불리하지 아니하는 등 근로자를 보호하려는 근로기준법의 입법취지에 어긋나지 않아야 하므로, 여기에서 말하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유무는 취업규칙의 변경 전후를 비교하여 취업규칙의 변경 내용 자체로 인하여 근로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용자 측의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변경 후의 취업규칙 내용의 상당성, 대상(代償)조치 등을 포함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상황, 취업규칙 변경에 따라 발생할 경쟁력 강화 등 사용자 측의 이익 증대 또는 손실 감소를 장기적으로 근로자들도 함께 향유할 수 있는지에 관한 해당 기업의 경영행태,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 경위 및 노동조합이나 다른 근로자의 대응,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 그 동의를 받도록 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의 입법취지를 고려할 때, 변경 전후의 문언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규칙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되었음이 명백하다면, 취업규칙의 내용 이외의 사정이나 상황을 근거로 하여 그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보는 것은, 이를 제한적으로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가 개정 전 인사규정 제31조의2 제1항을 근로자들에게 불리하게 개정하면서 근로자들의 동의를 구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은 점, ② 특히 개정 후 인사규정 제31조의2 제1항을 시행하면서 개정일 전에 있었던 비위행위에 관한 적용 여부에 관하여 아무런 경과조치를 두지 않은 채 징계시효를 늘려서 근로자들에게 일방적인 불이익만을 감수하도록 한 점 및 그 외에 원고 측의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개정 후 인사규정의 내용의 상당성 등을 앞서 든 법리에 비추어 보면, 개정 후 인사규정 제31조의2 제1항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징계사유 존부
앞서 보았듯이 이 사건 비위행위는 2016. 3. 30.경 있었고, 개정 전 인사규정 제31조의2 제1항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비위행위가 발생한 날로부터 2년 이내에 참가인에 대한 징계의결의 요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2년이 경과하였음이 역수상 명백한 2019. 5.경에야 이 사건 비위행위와 관련한 징계의결 요구가 있었기 때문에 이 사건 비위행위는 개정 전 인사규정 제31조의2 제1항에 위배되어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국토교통부의 2019. 2. 19.경의 중징계 요구를 개정 전 인사규정 제31조의2 제1항에 의한 징계의결 요구로 보더라도 징계의결 요구 기간이 도과되었음은 분명하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가 인정됨을 전제로 한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이강호 김효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