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보조참가인 주식회사 B(이하 ‘참가인 회사’라 한다)은 1962. 6. 19. 설립되어 약 19,0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항공운송, 항공기 정비 및 수리업 등을 운영하는 회사이다.
참가인 회사의 교섭단위는 2013. 9. 11.경부터 운항승무직(조종사)과 일반직 근로자로 분리되어 있었고, 피고보조참가인 C노동조합(이하 ‘참가인 노동조합’이라 한다)은 참가인 회사의 일반직 근로자 약 10,000명을 조합원으로 하는 기업단위 노동조합이다.
원고는 2006. 11. 30. 공공부문과 운수부문에 근무하는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2018. 7. 5. E지부(이하 편의상 위 지부도 ‘원고’라 한다)를 설립하였고, 참가인 회사의 일반직 근로자 약 130명이 위 지부의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이 사건 초심판정
원고는 2019. 8. 2. 참가인들을 상대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다음과 같이 공정대표의무위반 시정신청을 하였다.
원고는 2019. 9. 20.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다음과 같은 신청취지 변경신청서를 제출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0. 1. 원고의 신청취지를 아래 표 ‘신청취지’란 기재와 같이 정리하여(이하 ‘초심 신청취지 제○항’이라 한다) 아래 표 ‘주문’란 기재와 같이 초심 신청취지 중 제1항, 제2항은 각하하고, 제3항, 제4항은 기각하는 내용의 초심판정을 하였다(F,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이 사건 초심판정의 이유 중 주요 부분은 다음과 같다.
초심 신청취지 제1항과 관련하여, 참가인들이 2018년 단체협약 중 전임자 인정․근로시간면제 시간․노동조합 사무실․조합비 일괄 공제․근무시간 중 노조활 동․조합원 교육 등 조항(이하 ‘노동조합 활동 보장 조항’이라 한다)을 원고에게 적용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시정신청은, 원고가 2018년도 단체협약이 체결된 2018. 12. 26.로부터 약 8개월이 경과한 2019. 8. 2.에서야 위 시정신청을 하였으므로 제척기간을 도과한 것이어서 각하한다.
초심 신청취지 제2항과 관련하여, 2019년도 임금협약에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 간 차별적 내용이 없고, 원고에 대한 노동조합 활동 보장 조항을 내용으로 하는 보 충협약의 내용을 임금협약에서 다루어야 하는 사항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이를 시정의 대상으로 볼 수 없다. 참가인들이 2019년 임금교섭에서 원고의 보충협약 요구안을 거부한 것에 대한 시정신청의 이익이 없으므로 각하한다.
초심 신청취지 제3항과 관련하여, 참가인 노동조합이 2019년도 임금교섭 과정에서 원고에게 교섭과정을 통지․설명하였다고 인정되고, 교섭대표노동조합인 참가인 노동조합은 교섭의제를 선택할 재량권이 있으므로 원고의 교섭요구안을 수용하지 않은 것을 공정대표의무 위반이라고 보기 어렵다.
초심 신청취지 제4항과 관련하여, 참가인 회사가 원고의 이 사건 승무인원 감축 관련 교섭 요구에 응하여야 한다거나 참가인 노동조합이 이를 교섭 의제로 삼아야 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를 공정대표의무 위반이라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재심판정
원고는 2019. 11. 5. 초심판정서를 송달받고, 같은 달 1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면서, ‘재심신청취지’란에는 ‘초심 결정이 부당하여 재심을 신청한다’고 기재하고, ‘재심신청이유’란에는 ‘추후 이유서 제출 예정’이라고 기재한 재심신청서를 제출하였다.
원고가 2019. 11. 25.경 제출한 재심신청이유서의 ‘재심신청취지’란에는 다음과 같이 기재되어 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1. 20. 원고의 재심신청취지를 다음과 같이 정리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는 내용의 재심판정을 하였다(D,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이유 중 주요 부분은 다음과 같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① 2018년도 단체협약 중 노동조합 활동 보장 조항을 원고에게 적용하지 않은 것이 공정대표의무 위반인지 여부, ② 교섭대표노동조합이 2019년도 임금 협상 과정에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이다.
참가인 회사는 참가인 노동조합과 2018년도 단체협약을 체결하였고, 원고가 당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하거나 참가인 회사에 별도의 교섭요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2018년도 단체협약 중 노동조합 활동 보장 조항은 원고에게 적용되지 않으므로, 참가인 회사가 원고에게 위 조항에 따라 노동조합 활동을 위한 편의를 제공하지 않은 것을 공정대표의무 위반이라고 볼 수 없다.
참가인 노동조합은 원고가 2019. 6. 5. 및 같은 달 19. 제시한 교섭요구안을 검토하여 같은 달 18. 회신하면서 그 중 일부를 노사협의 과정에 반영하였고, 교섭진행 과정을 2019. 7. 19. 및 같은 해 8. 12. 원고에게 통지하였으며, 2019. 8. 22. 원고에게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통보하면서 찬반투표 선거인 명부 확정을 위해 조합원 명부를요청한 바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참가인 노동조합이 2019년도 임금교섭과정에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6 내지 1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법원의 심판 범위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의 초심 신청취지 중 제1항, 제2항은 각하하고 제3항, 제4항은 기각하는 내용의 이 사건 초심판정을 하였고, 원고는 그 중 제2항, 제3항에 대하여 불복하여 ‘① 참가인들이 2019년 교섭 과정에서 노조조합 활동 보장 조항에 따른 지원을 원고에게도 제공하는 내용의 보충협약(이하 ’이 사건 보충협약‘이라 한다) 요구안을 거부하고 노동조합 활동 보장 조항을 원고에게 적용하지 않은 것과 ② 참가인 노동조합이 교섭과정에서 원고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교섭 내용을 통지하거나 설명하지 않은 것이 공정대표의무위반이 아니라고 한 부분’에 대하여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이 사건 재심판정은 원고가 이 사건 초심판정 중 제1항, 제3항에 불복한 것으로 오인하여 ‘참가인들이 2019년 교섭 과정에서 이 사건 보충협약 요구안을 거부하고 노동조합 활동 보장 조항을 원고에게 적용하지 않은 것’이 공정대표의무 위반인지에 관한 판단을 누락하였으므로, 초심 신청취지 중 제2항과 관련된 부분이 재심신청의 대상이 되지 않아 확정되었다고 볼 수 없고, 그 부분까지 고려하여 참가인들의 공정대표의무 위반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피고 및 참가인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의 초심 신청취지 중 제1항, 제2항은 각하하고 제3항, 제4항은 기각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 중 일부에 대하여만 불복하여 재심신청을 하였으므로, 이 법원에 이르러 ‘2019년 임금협약 교섭 당시 이 사건 보충협약을 요구하지 않은 것은 공정대표의무 위반이다‘라는 것을 이유로 재심판정의 위법성을 다툴 수는 없다.
판단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 취소소송의 소송물은 재심판정 자체의 위법성이므로(대법원 2016. 12. 29. 선고 2015두38917 판결 등 참조), 재심판정의 판단 논리와 상관 없이 참가인들이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주장되는 구체적 사실이 이에 해당하는지를 심리하여 재심판정의 위법성 유무를 따져보아야 한다.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즉 ① 원고가 2019. 6. 5. 참가인 노동조합에 송부한 ’2019년도 임금교섭(안)‘에는 원고의 노동조합 활동 보장과 관련된 내용도 있으므로, 원고가 이 법원에 와서 다투겠다고 주장하는 ’참가인 노동조합이 2019년 임금 교섭에서 노동조합 활동 보장 조항을 원고에게도 제공하는 내용의 보충협약을 교섭요구안에 반영하지 않은 것이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내용은 초심 신청취지 제2항 및 제3항에 모두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한 점, ② 원고는 재심신청이유서의 ’재심 신청취지‘란에서 참가인 노동조합이 2019년 임금교섭 과정에서 원고와 ’교섭안건의 협의‘를 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고 있으므로, 이 사건 초심 신청취지 제2항에 대하여 불복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의 사정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재심판정에서 초심 신청취지 제2항이 재심 불복범위에 포함되지 않음을 전제로 그 판단을 누락한 것은 잘못이고, ’2019년도 임금협약 교섭 당시 이 사건 보충협약을 요구하지 아니한 것‘이 공정대표의무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 또한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
원고가 2019년도 임금협약 교섭 단계에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하였으므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인 참가인 노동조합과 사용자인 참가인 회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9조의4 제1항에 따라 교섭창구 단일화절차에 참여한 원고와 참가인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 간에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을하여서는 아니 되고, 노동조합 활동 보장 조항은 해당 노동조합의 존속 및 노동조합 사이의 공정한 경쟁을 위하여 원고도 적용받아야 할 필요성이 크다. 그럼에도 참가인 노동조합은 2019년도 교섭 과정에서 이 사건 보충협약 요구안을 참가인 회사에게 제출할 것을 거부하고, 참가인 회사는 원고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이후에도 참가인 노동조합에만 노동조합 활동 보장 조항에 따른 편의를 제공하고 원고에게는 이를 제공하지 않았으므로, 참가인들은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
피고 및 참가인들
참가인 노동조합은 2018년도 임금협약이 2019. 3. 31. 만료됨에 따라 참가인 회사에 2019년도 임금협약의 체결을 위하여 교섭요구를 하였고 원고는 2019년도 임금협약 체결과 관련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하였으므로, 참가인 노동조합이 참가인 회사와 2019년도 임금협약에 대한 교섭 과정에서 위 임금협약의 적용 등에 관하여 원고를 차별한 것이 아닌 한, 원고에 대한 노동조합 활동 보장 조항에 대한 보충협약 요구를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참가인 회사는 참가인 노동조합에 2018년도 단체협약의 내용에 따라 노동조합 사무실 제공 등 노동조합 활동 보장을 위한 편의를 제공한 것이므로, 원고가 2019년도 임금협약의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에게 참가인노동조합과 동등 또는 상당한 내용의 노동조합 활동 보장을 위한 편의를 제공하지 않은 것이 공정대표의무 위반이라고 볼 수 없다.
관련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2018년도 단체협약 체결 관련
참가인 노동조합은 2018. 4. 18. 참가인 회사에게 단체협약 갱신과 2018년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하였다. 참가인들은 2018. 6. 22.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시작하였다.
참가인은 2018. 12. 26. 유효기간이 2018. 4. 1.부터 2020. 3. 31.까지인 2018년도 단체협약과 유효기간이 2018. 4. 1.부터 2019. 3. 31.인 2018년도 임금협약을 체결하였고, 2018년도 단체협약에는 근로시간면제 시간, 노동조합 사무실, 조합비 일괄 공제, 근무시간 중 노조활동, 조합원 교육 등 노동조합 활동 보장 조항이 규정되어 있다.
2019년도 임금협약 관련
참가인 노동조합은 2019. 4. 22. 참가인 회사에 대하여 ‘2019년 임금 및 노사협의 체결’을 위한 교섭을 요구하였고, 참가인 회사는 2019. 4. 23.부터 같은 달 29.까지 위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였다.
원고는 2019. 4. 26. 참가인 회사에 임금협약 체결을 위해 개별교섭을 진행하거나 혹은 위 교섭에 참여하겠다고 교섭을 요구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같은 달 29. 참가인 노동조합을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한다고 공고하고, 2019. 5. 23. 참가인노동조합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모든 노동조합의 전체 조합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임을 공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라 한다).
참가인 회사는 2019. 6. 1. 일부 항공기종 비행 시 객실 승무원을 7명에서 6명으로 감축하기로 결정하였고(이하 ‘이 사건 승무인원 감축’이라 한다), 원고는 2019. 5. 13. 참가인 노동조합에 주요 내용이 다음과 같은 2019년도 임금교섭(안)을 송부하면서, 노동조합 간 임금교섭 관련 협의를 할 것을 요청하였다.
원고는 2019. 6. 5. 참가인 회사에게 원고에게도 노동조합 활동 보장 조항을 적용하여 줄 것과 이 사건 승무인원 감축 관련 협의를 요구하였다.
참가인 노동조합은 2019. 6. 18. 원고에게, 원고가 송부한 임금피크제 폐지 등 2019년도 임금교섭 요구(안)을 적극적으로 검토․수용하여 임금 및 노사협의안을 확정하겠다면서도, 현재 시점에서 노동조합간 임금교섭 관련 협의는 필요하지 않다고 회신하였다.
원고는 2019. 6. 19. 참가인들에게 각각 기본적인 노동조합활동 보장과 이 사건 승무인원 감축 관련 협의를 재차 요구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2019. 6. 25. 원고에게 ‘원고는 참가인들 사이에 2018. 12. 26. 체결된 단체협약과 관련하여 교섭을 요구하는 등으로 적법하게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바 없으므로 위 단체협약의 관련 조항이 원고에게도 효력을 가진다고 볼 수 없고, 위 단체협약 체결과 관련한 공정대표의무가 발생할 상황도 아니다.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2에 따라 원고는 위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만료일 3개월이 되는날부터 회사에 교섭을 요구할 수 있으므로 근로시간 면제, 노동조합 사무실 제공 및 조합비 일괄공제 등 원고의 요구사항들은 향후 단체협약 개정 과정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을 통한 정식 교섭절차에 따라 논의해달라. 또한 이 사건 승무인원 감축은 근로조건의 변동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사전에 참가인 노동조합과 충분한 의견교환을 거쳤다’고 회신하였다.
참가인들은 2019. 9. 3. ‘전직원 대상 상여금을 연 800%에서 850%로 인상하고, 통근보조비를 14.3%(10,000원) 인상한다’는 내용의 유효기간이 2019. 4. 1.부터 2020. 3. 31.까지인 2019년도 임금협약을 체결하였다.
2020년도 단체협약 관련
참가인 노동조합은 2020. 12. 15. 원고에게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에 관하여 ‘장기간에 걸친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비상상황으로, 참가인 회사와 2020년 임금동결과 현행 단체협약 유지를 결정하고 2020. 12. 14. 참가인 회사에 단체협약 및 임금협약의 규범적 부분을 위임한다고 통보하였고, 채무적 부분(노동조합 활동 보장 조항)은 회사에 위임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 논의를 계속하여 결정할 것이며, 별도의 합의서를 작성하고 차기 단체협약에 포함할 계획이니 조합원 수에 관한 정보 공개를 부탁한다’고 통보하였다.
참가인들은 2020. 12. 29. 2018년도 단체협약과 동일한 내용으로 유효기간을 2년으로 하는 2020년도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15, 24, 2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나 제1 내지 3호증, 을다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관련 법리
노동조합법에 의하면,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고(제5조),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그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으나(제29조 제1항),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에서 노동조합이 그 조직형태와 관계없이 2개 이상 병존하는 경우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따라 정해진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대표자가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여야 한다(제29조의2 제1항 본문). 노동조합법이 이처럼 복수 노동조합에 대한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도입하여 단체교섭 절차를 일원화하도록 한 것은, 복수 노동조합이 독자적인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경우 발생할 수도 있는 노동조합 간 혹은 노동조합과 사용자 간 반목ㆍ갈등, 단체교섭의 효율성 저하 및 비용 증가 등의 문제점을 효과적으로 해결함으로써,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단체교섭 체계를 구축하는 데에 그 주된 취지 내지 목적이 있다(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6두36956 판결, 대법원 2018. 8. 30. 선고 2017다218642 판결 등 참조).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하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노동조합은 독 자적으로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수 없으므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노동조합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자와교섭대표노동조합에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을 합리 적 이유 없이 차별하지 못하도록 공정대표의무를 부과하고 있다(제29조의4 제1항). 공정대표의무는 헌법이 보장하는 단체교섭권의 본질적 내용이 침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기능하고,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가 체결한 단체협약의 효력이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이하 ‘소수노동조합’이라 한다)에도 미치는 것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된다. 이러한 공정대표의무의 취지와 기능 등에 비추어 보면, 공정대표의무는 단체교섭의 결과물인 단체협약의 내용뿐만 아니라 단체교섭의 과정에서도 준수되어야 하고,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는 단체협약 체결에 이르기까지 단체교섭 과정에서 소수노동조합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절차적으로 차별하지 않아야 할 공정대표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은 단체교섭 과정에서 절차적 공정대표의무를 적정하게 이행하기 위하여 소수노동조합을 동등하게 취급함으로써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과 관련하여 필요한 정보를 적절히 제공하고 의견을 수렴할 의무 등을 부담한다. 다만 단체교섭 과정의 동적인 성격, 노동조합법에 따라 인정되는 대표권에 기초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 대표자가 단체교섭 과정에서 보유하는 일정한 재량권 등을 고려할 때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소수노동조합에 대한 이러한 정보제공 및 의견수렴의무는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정을 아울러 고려하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단체교섭 과정의 모든 단계에서 소수노동조합에 대하여 일체의 정보제공 및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절차적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고, 단체교섭의 전 과정을 전체적ㆍ종합적으로 살필 때 소수노동조합에 기본적이고 중요한 사항에 대한 정보제공 및 의견수렴 절차를 충분히 거치지 않았다고 인정되는 경우와 같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가지는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여 소수노동조합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 때에 절차적 공정대표의무 위반을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9다262582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 및 관련 규정에 비추어 보면, 교섭대표노동조합인 참가인 노동조합이 참가인회사와 2019년도 임금협약에 따른 교섭을 진행하면서 원고에 대한 노동조합 활동 보장 조항의 적용을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보충협약의 체결을 요구하지 않았다거나, 참가인 회사가 2019년도 임금협약에 대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이후에 원고에게 노동조합 활동 보장 조항에 따른 편의 제공을 하지 않은 것을 공정대표의무 위반이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공정대표의무위반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들 사이에 그 교섭절차와 결과물 및 이행 과정에서의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이므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의 전제가 된 교섭의제와 무관한 내용은 원칙적으로 공정대표의무의 대상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 참가인 회사가 참가인 노동조합에 노조 사무실 제공 등 노동조합 활동 관련 편의를 제공한 것은, 원고 설립 이전에 교섭이 시작되어 원고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하지 못한 참가인들 사이의 2018년도 단체협약에 따른 것이므로, 이에 따른 참가인 노동조합과 원고 사이의 불평등은 이 사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이전에 이미 존재하는 것으로서 해당 교섭의 결과물이나 그 이행과는 무관하다. 나아가 원고가 주장하는 노동조합 활동 보장 조항 등이 이 사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의 전제가 된 임금협약 체결 교섭을 위한 필수적 전제조건으로 보기도 어려운 이상, 위와 같은 차별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창구 단일화 과정상의 차별로 보기도 어렵다.
원고는 노동조합법상 신고수리된 노동조합으로서 노동조합법 제24조에 따른 노동전임자의 조합활동 보장 등 그 존립과 운영에 관한 최소한의 권리보장을 받는다. 참가인 회사가 참가인 노동조합에게 노동조합 사무실 등을 제공한 것은 참가인들 사이의 2018년도 단체협약상 노동조합 활동 보장 조항에 따른 것이다. 원고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하지 아니하였던 2018년도 단체협약의 규정을 원고에게 적용하지 아니하는 것이 공정대표의무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고, 원고가 참가인 회사로부터 노동조합 사무실 제공 등 참가인 회사가 2018년도 단체협약에 따라 참가인 노동조합에 보장하고 있는 추가적인 권리를 보장받으려면 새로 체결되는 단체협약에 의할 수 밖에 없다. 원고 스스로도 종전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내에는 그 구속을 받을 것을 전제로 하여 이를 감수하고 설립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주된 취지 내지 목적이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단체교섭 체계를 구축하는 데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보면,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중간에 신규 노동조합이 설립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종전 단체협약의 만료일과 무관하게 신규노동조합이 사용자 또는 교섭대표노동조합에 대하여 기존 단체협약의 변경이나 보완을 요구할 수 있다거나, 사용자 또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이에 응하지 않은 것을 공정대표의무 위반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는 노동조합의 교섭요구 시기를 엄격히 제한하는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2 제1항 등의 취지에도 어긋난다.
이 사건에서 참가인 노동조합이 원고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채 참가인 회사와 사이에 2018년도 단체협약과 같은 내용으로 다시 2020년도 단체협약을 새로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그 절차에서의 공정대표의무 위반 여부가 문제될 수 있을 뿐 이 사건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소결
이 사건 재심판정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재심 불복 범위를 일부 오인한 잘못이 있으나, 결과적으로 원고의 시정신청이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초심판정을 유지한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김정웅 이아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