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망 B(C생 남자,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주식회사 D(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가 관리하는 공사현장에서 덤프트럭을 운전하는 업무를 수행하던 사람이고, 원고는 망인의 어머니이다.
망인은 2018. 7. 7. 15:33경 수원시 권선구 E에 있는 F 공사현장에서 토사를 싣기 위하여 덤프트럭을 운행하며 대기하던 중 갑자기 의식을 잃어(이하 '이 사건 재해'라 한다) 그가 운행하던 덤프트럭으로 앞에서 대기하던 다른 덤프트럭을 충돌하는 사고를 일으켰다. 망인은 즉시 수원시 영동구 G에 있는 H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소생하지 못하고 같은 날 16:06경 사망하였다.
원고는 2019. 2. 18. 피고에게 '망인은 이 사건 회사에게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서 업무상 재해인 이 사건 재해로 인하여 사망하였다.'라고 주장하며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다.
피고는 2019. 6. 18. 원고에게 '망인은 덤프트럭 2대를 직접 소유하였고, 사업자등록을 마쳤으며, 이 사건 회사로부터 지휘감독을 받지 아니하고 자율적으로 덤프트럭을 이용한 운반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라고 보아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하지 아니하는 결정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마.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피고에게 심사를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0. 1. 7. 이 사건 처분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심사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내렸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호증, 을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 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망인은 이 사건 회사를 거치지 아니하고 다른 업체와 영업관계에 있지 아니하였고, 사실상 이 사건 회사로부터만 운반비를 받았다. 망인은 이 사건 회사로부터 운반 업무와 관련된 구체적인 지시를 받기도 하였다. 망인이 이 사건 회사와 업무관계에서 완전히 퇴출될 것을 각오하지 않는 이상 이 사건 회사의 업무시간 및 출근 여부에 관한 지시를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망인은 실질적으로 이 사건 회사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에 해당하였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규정에 의한 보험급여의 대상자가 되기 위해서는 재해 당시에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한 근로자이어야 한다고 할 것이고,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7. 12. 26. 선고 97누16534 판결, 대법원 2000. 10. 6. 선고 2000다30240 판결 등 참조)
갑 제5, 6호증, 을 제2호증, 을 제7호증부터 을 제25호증까지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망인은 2015. 11. 30. I 덤프트럭 1대를, 2018. 3. 8. J 덤프트럭 1대를 각각 취득하였고, 그 사용본거지로 주식회사 K를 등록하였다.
망인은 주식회사 K와 위 각 덤프트럭에 대한 건설기계 관리 계약을 체결하여 위 회사로부터 사무실 및 주기장(駐機場)을 제공받기로 하였는데, 위 계약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망인은 그 소유인 덤프트럭에 대하여 자신의 명의로 자동차보험에 가입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망인은 위 각 덤프트럭을 운행하면서 수리비를 비롯한 유지·관리비를 모두 자신이 부담하였다.
망인은 2018. 1. 16.부터 2018. 7. 7.까지 대체로 매 영업일 05:30경 인천에 있는 집에서 자동차를 운전하여 출발하여 06:00경 망인 소유인 덤프트럭이 주차된 이 사건 회사에 도착한 다음, 그곳에 주차된 덤프트럭을 이용하여 07:00경부터 20:00경까지 이 사건 회사로부터 통지받은 운반 업무를 수행하였다.
망인은 2017. 7. 2.부터 2018. 7. 6.까지 이 사건 회사로부터 매 영업일 전날 17:30경부터 19:00경까지 사이의 시간에 ㉠ 다음 날 이 사건 회사가 관리하는 공사현장의 예상작업내용과 그중 덤프트럭 운반 업무의 예상시작시각 및 예상물량, ㉡ 이 사건 회사가 관리하는 공사현장에서 운반 업무를 수행하는 덤프트럭들의 조 편성 및 각 조별 배차일정, ㉢ 이 사건 회사로부터 통지하는 운반 업무의 내용(운반목적물 및 목적지) 등을 포함한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그러나 위 문자메시지 중에는 그 밖에 이 사건 회사가 망인을 비롯한 덤프트럭 운전기사들에게 운행 도중 위치를 보고하도록 지시하거나, 운반 업무를 수행하면서 특정 경로를 이용하도록 지시하거나, 특정시각까지 운반 업무를 마치도록 지시하는 등의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아니하다.
망인은 2017. 1.경부터 2018. 7.경까지 매달 25일경 이 사건 회사와 주식회사 L로부터 합계가 적게는 900만 원에서 많게는 2,500만 원에 이르는 돈을 지급받았다. 이에 대하여 이 사건 회사는 '이 사건 회사는 공사현장에서 사용하는 골재 및 원석을 생산하는 회사로서, 망인을 비롯한 덤프트럭 운전기사들이 이 사건 회사로부터 배정받은 골재 및 원석 운반 업무를 수행한 데 따른 운반비를 지급하였다. 매 운반 업무가 수행된 때 운반비를 지급하여야 하나, 이 사건 회사가 운반 업무를 배정하는 운전기사가 100여명에 이르므로 업무편의상 이 사건 회사가 운전기사들로부터 차량운행일보를 제출받아 정리하여 두었다가 매달 25일 일괄 지급하여 왔다.'라고 진술하였다. ⑦ 망인은 2015년 이래 과세관청에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여 왔다. 망인은 2015년 이래 이 사건 회사와 주식회사 L으로부터 지급받은 돈에 대하여 위 각 회사에게 자신의 이름으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여 주었다. 망인이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로서 국민건강보험 등의 피보험자 자격을 취득하지 아니하였다.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망인이 이 사건 회사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이와 같은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처분은 정당하다.
망인은 스스로 덤프트럭 2대를 소유하고, 이를 이용하여 공사현장에서 골재 및 원석 운반 업무를 수행하였을 뿐만 아니라, 위 덤프트럭을 유지·관리하는 비용도 모두 본인이 부담하였다. 결국 망인은 그가 수행한 골재 및 원석 운반 업무에 필요한 시설을 모두 직접 마련하여 관리하였다.
망인이 매일 일정한 시각에 일을 시작하고 마치기는 하였으나, 이는 이 사건 회사로부터 배정받은 데 따라 위 회사가 관리하는 공사현장의 골재 및 원석 운반 업무를 주로 수행하였기 때문이라고 보일 뿐이다. 이 사건 회사가 망인의 업무시간 및 출근 여부를 관리하지도 아니하였고, 골재 및 원석 운반 업무의 수행방식에 관하여 아무런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지 아니하였다. 운반 업무의 예상시작시간 및 예상물량, 배차일정, 운반목적물 및 목적지 등을 알려준 것은 덤프트럭을 이용한 공사현장의 운반 업무에 필수적으로 부수되는 업무상 지시에 지나지 않는다.
망인은 자신의 이름으로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직접 부가가치세 등 세금을 납부하기도 하였고, 근로자로서 국민건강보험 등 사회보험의 피보험자 자격을 취득하지도 아니하였다. 망인이 매달 정기적으로 이 사건 회사로부터 돈을 지급받기는 하였으나, 이는 이 사건 회사와 고정적으로 거래를 하는 데 따라 양쪽의 업무상 편의를 도모하고자 이 사건 회사가 망인을 위하여 운반비를 대신 산정하고, 이를 지정된 날짜에 지급한 데 지나지 아니한다.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낙원(재판장) 박중휘 박종원
각주1) 을 제18호증의 기재에 따르면 이 사건 회사와 주식회사 L으로부터 위 돈을 나누어 지급받았는데, 주식회사 L의 대표자인 M은 이 사건 회사의 관리이사이자 이 사건 회사 대표자와 형제이다. 결국 망인은 이 사건 회사로부터 지급받을 돈을 이 사건회사와 주식회사L으로부터 나누어 지급받은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