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1. 4. 15. 선고 2020구합5978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정신지체장애인 생활시설설치, 운영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서, D을 운영하고 있다.

나.

원고는 2018. 9. 13. 피고보조참가인과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피고보조참가인을 D의 시설장으로 임용하였다.

다.

원고는 2019. 8. 2. 피고보조참가인에게 2019. 9. 12.자로 계약기간이 만료됨을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라.

피고보조참가인은 2019. 9. 16.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구제를 신청하였다. 강원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1. 14. ‘시설운영규정, 인사관리규정이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에 해당하고, 근로기준법 제97조에 의하면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이 무효이고,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르게 되어 있어 시설장의 근로계약기간은 시설운영규정, 인사관리규정 등 조항에 따라 2년이므로, 원고가 근로계약기간을 이유로 근로계약 해지통보를 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는 이유로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임을 인정하고, 원고에게 피고보조참가인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의 지급’을 명하였다.

마.

원고는 2019. 12. 26.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2. 20. 초심 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17호증, 을가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보조참가인의 본안전항변에 대한 판단

가.

본안전항변

원고의 대표이사는 2019. 8. 28.부터 2020. 2. 14.까지 직무집행정지 처분을 받아 대표권이 없는 상태에서 공인노무사에게 신청대리권을 수여하고, 노동위원회의 초심절차와 재심절차에 관여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에 대하여 소를 제기할 자격이 없다.

나.

인정사실

1)

강원도지사는 원고 대표이사에 대하여 2019. 8. 28.부터 2020. 2. 14.까지 직무집행정지 처분을 하였다.

2)

원고는 2019. 9. 3. 임시이사회를 개최하여 F을 직무권한대행으로 선출하였다.

3)

원고가 2019. 10. 11.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한 초심 답변서에는 피신청인으로 원고의 대표이사만 표시되어 있고 직무권한대행은 표시되어 있지 않다.

4)

원고 대표이사 G은 대리인인 H 노무사와 함께 2019. 10. 16.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서 개최된 화해권고회의에 참석하였다.

5)

직무권한대행자였던 F은 재심신청사건과 관련하여 재심신청 대리인에게 사건을 의뢰하거나 대표이사 G의 재심신청에 동의한 바 없고, 법인 인감 역시 본인이 날인한 것이 아니라고 진술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8호증, 을나 제1, 2, 3, 4, 5, 13, 14, 15, 16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강원지방노동위원회의 사실조회회신

다.

판단

원고는 F이 직무권한대행자로 선임되었던 기간 동안 원고 대표이사의 행위에 대하여 추인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러나 원고는 대표이사의 직무집행정지가 해제된 이후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는데, 소를 제기할 당시에 원고 대표이사는 대표권이 있었고, 소를 제기하면서 노동위원회 판정절차에서의 원고의 행위에 대하여 추인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보조참가인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피고보조참가인이 근로자인지 여부

사회복지사업법과 사회복지법인 및 사회복지시설 재무․회계규칙에 의하면, 법인과 시설의 회계를 분리하고 있고, 시설의 장을 법인의 대표이사와 동등하고 독립적인 권한을 보유하는 주체로 규정하고 있어 법인과 시설장을 법률상 지휘, 감독관계의 종속적인 고용관계로 볼 수 없다. 그리고 원고의 취업규칙 제9조는 시설장을 임원으로 규정하여 다른 직원들과 구별하고, 취업규칙은 직원에게만 적용된다. 시설운영규정, 인사관리규정에서도 시설장과 직원을 구별하고 있다. 피고보조참가인은 시설의 업무 및 자금집행 등에 관하여 지시, 감독하는 등 시설을 독자적으로 운영하여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 지휘, 감독관계에 있었다고 볼만한 사정도 없다. 더구나 전임 시설장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음을 이유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각하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피고보조참가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2)

피고보조참가인의 근로계약기간이 2년인지 여부

만약 피고보조참가인이 근로자에 해당하고, 시설운영규정과 인사관리규정을 취업규칙으로 보더라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근로계약기간이 2년이 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가 부당해고라고 판단한 것은 위법하다.

①

시설장의 임기를 1년으로 변경하더라도 직원들에게 신분상 불이익이 없으므로, 취업규칙 상 시설장의 임기를 변경하는데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 따라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을 필요는 없고, 원장의 동의만 얻으면 된다. 그런데 피고보조참가인을 채용할 당시 전임 시설장에 대한 부당해고 구제신청 사건이 진행 중이어서 피고보조참가인의 근무기간을 1년으로 정할 수밖에 없었고, 피고보조참가인은 계약기간을 1년으로 함에 동의하였다. 그리고 피고보조참가인은 2019. 1.경 근로계약서를 다시 작성할 무렵 시설운영규정과 인사관리규정에 시설장의 임기가 2년으로 되어 있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보조참가인은 시설장으로 채용될 당시나 적어도 2019. 1.경에 취업규칙 상의 임기를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는데 동의나 추인을 한 것이다. 따라서 시설장의 임기는 1년이다.

②

취업규칙보다 불리한 내용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면 근로계약이 무효라고 볼 수 없다. 그런데 시설장의 임기를 1년으로 할 필요가 있었고, 피고보조참가인의 동의가 있었던 점에 비추어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을 1년으로 정한 것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

나.

관련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피고보조참가인이 근로자인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22859 판결 등 참조).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2)

판단

위 인정사실 및 갑 제8, 10, 11, 12, 13, 14호증, 을가 제2호증, 을나 제12, 26호증의 각 기재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보조참가인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이 사건 근로계약 제2조는 근무장소 및 업무를 정하고 있고, 제4조는 근무시간을 정하고 있으며, 제8조는 피고보조참가인이 취업규칙 또는 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음을 규정하고 있고, 제11조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규정되지 않은 근로조건에 대해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령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②

피고보조참가인은 시설의 비품, 원자재 등을 소유하지 않았고, 자신의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부담하지 않았다.

③

피고보조참가인은 근로의 대가로 2019년 8월 기본급 2,892,000원 등 3,350,180원의 급여를 수령하였고, 근로소득세, 고용보험료 등이 급여에서 공제되었다.

④

사회복지사업법과 사회복지법인 및 사회복지시설 재무․회계규칙은 법인과 시설의 회계를 분리하고 있으나, 이는 그 규범의 목적에 비추어 재무, 회계, 후원금 관리의 명확성, 공정성, 투명성 등을 제고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⑤

원고의 취업규칙 제9조 제1항은 시설장을 임원으로 규정하고, 제2조 제1항은 직원에게만 취업규칙이 적용된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시설운영규정 제3조 제2항, 인사관리규정 제2조 제2항에 의하여 위 규범들은 시설장에게도 적용된다.

⑥

원고는 피고보조참가인이 처나, 동서를 임의로 고용하였다고 주장한다. 피고보조참가인의 처 I에 관한 근로계약의 사업주는 원고 대표이사로 기재되어 있고, 동서인 J에 대한 사업주는 피고보조참가인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원고 대표이사가 그 채용에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⑦

원고는, 피고보조참가인이 원고의 조리원 채용지시를 따르지 않았고, 시설운영규정 변경 시 기존에는 없던 근로자의 동의/거부 의사를 표명하도록 하였으며, 임의로 노무법인의 자문료 지급을 거부하고, 가스업체를 변경하도록 지시하였으며, CCTV 설치계약 업체를 지시하는 등 독자적으로 시설을 운영하여 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 업무들은 시설의 일상적인 업무로 보이고, 위와 같은 행위로 피고보조참가인이 어떠한 이익을 얻었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다.

⑧

원고 대표이사는 시설의 식단표 변경, 보조금 카드의 사용, 장애인의 입퇴소 등 시설 운영에 관하여 지시를 한 것으로 보인다.

라.

피고보조참가인의 근로계약기간이 2년인지 여부

위 인정사실 및 갑 제7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보조참가인의 근로계약기간이 2년이 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시설운영규정 제1조는 “D의 시설장과 직원의 취업에 관한 기본원칙을 정함으로써 직원의 기본적인 생활보장과 시설업무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시설운영규정에는 임용, 복무, 임금, 포상 및 징계 등에 관한 내용이 있다. 그리고 인사관리규정 제1조는 “시설장과 직원의 인사행정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규정하고, 인사관리규정에는 임용, 전보, 겸임, 승진 등에 관한 내용이 있다. 위와 같이 시설운영규정과 인사관리규정은 근로조건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으므로 취업규칙으로 볼 수 있다.

②

원고는 취업규칙 상 시설장의 임기를 1년으로 하는 것으로 피고보조참가인이 동의를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시설운영규정, 인사관리규정이 개정되지 않았고, 피고보조참가인은 이 사건 근로계약 상의 근로계약기간이 1년인 사실만 알고 계약서를 작성하였을 뿐 시설운영규정, 인사관리규정의 개정에 동의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으며, 원고는 근로기준법 제94조의 절차에 따라 취업규칙 변경에 관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③

근로기준법 제97조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본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고 규정한다. 시설운영규정 제69조 제2호는 “근로계약이 만료된 날(단 시설장 2년)”에 직원이 퇴직한 것으로 보고 있고, 인사관리규정 제4조 제2항은 원장(시설장)의 임기를 2년으로 정하고 있다. 반면 이 사건 근로계약 제3조 제1항은 근로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하고 있어 취업규칙인 시설운영규정, 인사관리규정에 위반되고, 근로기준법 제97조에 따라 근로계약기간이 2년이 된다.

④

원고는 근로계약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계약의 기간이 취업규칙인 시설운영규정, 인사관리규정의 기준에 미달하여 근로자에게 불리한 조건이므로 위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마.

소결론

피고보조참가인이 근로자에 해당하고, 원고는 근로계약기간 2년이 만료되기 전에 별다른 이유 없이 근로계약기간 만료통보를 하였는바, 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결국 이와 결론을 같이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4.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낙원(재판장) 신수빈 정우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