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1. 7. 22. 선고 2020구합60758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0. 2. 18.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재단법인 A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00. 1. 31. 설립되어 상시 약 70여 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연주회 개최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서 그 소속 근로자들은 ‘직원’과 ‘단원’으로 나뉘는데(직제규정 제2조),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00. 2. 1. 원고에 직원으로입사하여 2017. 11. 21.부터 공연기획팀 팀장(2급)으로서 공연사업 계획 수립 및 운영관리총괄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나.

원고 소속 성희롱·성폭력 심의위원회는 2019. 6. 17. 참가인에 대한 징계조치가 필요하다고 의결하였다. 원고는 2019. 6. 20. 참가인에게 ‘근태 불량 및 부정한 근거로수당을 수령하였고, 공연평가비 등에 대한 부적절한 사용으로 공금 유용, 부하 직원들에 대한 고성 및 술 강요를 하고, 직장 내 성희롱 등을 하여 직장 질서를 문란하게 하였고, 업무상 공금 횡령 혐의로 경찰의 압수수색이 있었으며, 이로 인하여 원고의 명예가 훼손되었다’는 징계사유를 이유로 징계위원회 출석을 통지하였다.

다.

원고는 2019. 7. 3. 참가인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연 뒤 2019. 7. 4. 참가인이 다음과 같은 비위행위로 원고의 직원복무규정 제4조(성실의무), 제5조(품위유지)를 위반하였다는 사유로 참가인을 면직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라.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D),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1. 15. ‘① 참가인이 평소에 지문인식기에 출퇴근 기록을 남기지 않는 등 자신의 근태관리를 소홀히 한 사실은 징계사유로 인정되나, 출퇴근시간을 임의로 변경한 징계사유는 인정하기 어렵고, ② 공연평가회비의 집행을 제때에 보고하지 않는 등 투명하지 않게 집행한 사실은 징계사유로 인정되나, 목적과 다르게 사용하였다거나 그로부터 형사상 범죄가 성립하였다는 징계사유는 인정하기 어렵고, ③ 지방출장 중 밤늦은 시간에 여성 직원이 머무르는 숙소의 방문을 수차례 두드리거나 전화한 사실은 징계사유로 인정되나, 평소 사무실에서 부하 직원에게 자주 고성을 지르거나지방출장 중에 여성 직원에게 술을 강요하였다는 징계사유는 인정하기 어렵고, ④ 참가인이 여성 직원에게 한 발언이 직장 내 성희롱이라는 징계사유는 인정된다. 징계절차는 적법하나, 징계양정이 과도하여,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정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C),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2. 18.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마.

원고의 내부 규정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가 제1호증, 을나 제3,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이와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징계사유의 존부

(1)

다수의 출퇴근시간 임의 변경에 따른 성실의무 및 직무명령 위반에 관하여

(가)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참가인이 2018. 1. 2.부터 2018. 12. 28.까지 총 56회에 걸쳐 원고의 경영관리팀장에게 자신의 출퇴근시간 기록을 임의로 변경하도록 지시하였으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설령 참가인이 단지 출퇴근시 지문인식기에 지문을 입력하지 못해 출퇴근시간의 수정을 요구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요구만으로도 참가인이 자신의 지위를 남용하여 원고의 업무를 방해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피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과 같이 일부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주장한다. 참가인은, 위 56회 중 1회는 출퇴근시간 기록이 수정된 사실이 없고, 3회는 실제 출근시간과 다르게 09:00:00로 변경되었으며, 10회는 참가인의 지방출장, 공연, 외부출연 등으로 지문을 입력하지 못하였고 나머지 42회는 참가인이 지문인식기에 지문입력을 못하여 경영관리팀장에게 출퇴근시간을 확인한 후 입력을 요청한 경우로서 참가인이 출퇴근시간을 임의 변경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갑 제7호증의 4, 갑 제12, 13, 18호증, 을가 제3, 5호증, 을나 제4호증의 각 기재, 증인 E, F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그 소속 근로자들에게 출퇴근시 지문입력에 의한 출퇴근시간을 기록하도록 하였음에도 참가인은 2018. 1. 2.부터 2018. 12. 28.까지 수십여회에 걸쳐 지문인식기에 지문을 입력하지 않은 채 경영관리팀장 G에게 자신의 출퇴근시간 기록의 변경을 요청한 사실, 그 중 상당수는 참가인이 지각이나 결근을 하였음에도 위와 같은 요청을 하여 정상적으로 출퇴근한 것처럼 허위의 출퇴근시간을 기록하게 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는 상사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하고 직장의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는 원고의 직원복무규정 제4조, 제5조를 위반한 것으로서 이 부분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①

원고는 사업장에 지문인식기를 설치하고 그 소속 근로자들로 하여금 출퇴근시 지문입력을 통해 출퇴근시간을 기록하도록 하였는데, 이는 지문입력으로 출입문이 열리는 형태가 아니라 단지 출퇴근시간만을 기록하는 것으로서 원고는 이를 통해 근로자들에 대한 근태관리를 비롯하여 시간외수당 등을 산정하고 있다.

②

H는 2018년 1.경부터 2018. 5. 말경까지 원고의 공연기획팀 팀원으로서 그 직속상관은 참가인이었는데, ‘참가인이 출근을 제대로 하지 않아 결재받는 것이 어려웠다. 참가인은 거의 매일 늦게 출근했고 항상 술냄새가 풍기는 상태로 출근했다. 참가인의결근을 직접 목격한 횟수는 1~2번 정도이다. 참가인은 출근하더라도 출근을 하자마자 잠을 자거나 인터넷 뉴스를 좀 보다가 잠깐 나갔다 오겠다고 하면서 한참 동안 들어오지 않았다. 항상 이런 식이다보니 결재를 받기 위해서는 며칠을 기다려야만 했다’고 진술하였다.

I는 2006년경 원고에 입사한 단원으로 ‘참가인이 평소 전날 과음으로 결근한 날이 많았고, 출근 후 술 냄새가 심했기 때문에 술 때문에 늦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술 냄새가 나지 않는 날을 보기가 더 힘들었고, 이는 최근까지도 그러했으며, 대략 주 2-3회 정도이다. 용무가 있어 오전에 사무실에 들리면 참가인이 자리에 잘 없었다. 참가인의 컴퓨터에 고스톱 게임이 커져 있는 것을 자주 목격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원고의 경영관리팀장 G은 근로자들의 출퇴근시간에 대한 전산상 입력·수정 권한을 가지고 있는 자로서 참가인의 요청에 따라 참가인의 출퇴근시간을 변경하였는데, 참가인에 대한 징계위원회에서 ‘참가인이 자신에게 정상출근을 했는데 지문입력을 못했다고 하면서 출퇴근시간 기록의 변경을 요청하였는데, 참가인의 정상출근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채 팀장인 참가인의 요청이라서 어쩔 수 없이 해준 경우가 대부분이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갑 제18호증 제8, 9면).

위와 같이 참가인이 지각이나 결근을 한 사실이 상당수 있었음에도 원고의 전산상 기록에는 이과 다르게 입력되었는데, 이는 참가인이 G에게 요청하여 마치 정상출퇴근한 것처럼 출퇴근시간 기록을 변경하게 하였기 때문이다.

③

E은 2003년경 원고에 입사한 단원으로 이 법정에서 ‘단원들이 1분만 지각해도 지각으로 처리되고, 업무상 출장 등이 있더라도 사전 승인을 받지 않는 경우에는 사후적으로 출퇴근시간을 변경할 수 없었으며, 그 사후적 변경이 가능한 사실을 몰랐고, 단원들 사이에서는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증언하였다. F은 2005년경 원고에 입사한 직원으로 이 법정에서 ‘직원들이 1분만 지각해도 지각으로 처리되었고, 업무상 출장 등이 있더라도 사전 승인을 받지 않는 경우에는 사후적으로 출퇴근시간을 변경할 수 없었다’고 증언하였다. J은 2019년경 원고에 입사한 직원으로 참가인에 대한 징계위원회에서 ‘근로자들이 정상출퇴근하였지만 개인적인 착오로 지문입력을 하지 못하는 경우 담당자가 임의로 출퇴근시간 기록을 변경해주기도 하나, 이는 1달에 1번 있을지 말지의 정도이다’고 진술하였다(갑 제18호증 제6, 7면).

이에 의하면, 원고 소속 근로자들의 출퇴근시간에 대한 기록 변경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보이는데, 그럼에도 참가인은 2018. 1. 2.부터 2018. 12. 28.까지 42회에 걸쳐 출퇴근시 지문입력을 전혀 하지 않은 채 담당자에게 요구하여 자신의 출퇴근시간을 입력하게 하였고, 또한 2018. 2. 1., 2018. 7. 18., 2018. 12. 18.에는 참가인의 지문입력에 따른 출근시간 기록에 의하면 지각 상태이었음에도 담당자로 하여금 정상출근한 것처럼 출근시간을 변경하게 하였다. 또한, 참가인이 지방출장, 공연, 외부출연 등으로 지문입력을 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는 10일 중 6일은 지문인식기가 설치된 참가인의 사업장 부근 ‘K’ 내 공연일로서 당시 지문입력에 의한 참가인의 출퇴근시간 기록 의무가 면제되었다거나 그것을 정당화할 만한 사정은 발견되지 아니한다. 원고는 근로자들에게 지문입력을 통한 출퇴근시간의 기록을 명하여 엄격한 근태관리를 꾀하였음에도, 참가인은 약 1년여간 수십여회에 걸쳐 지문입력에 의한 출퇴근시간을 기록하지 않은 채 담당자로 하여금 출퇴근시간 기록을 변경하게 하였는데, 그 반복성 및 원고의 근태관리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는 성실의무 및 직무명령 위반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④ 피고나 참가인은, 이 부분 징계사유에서 참가인이 출퇴근시간을 임의로 ‘변경’하였다고 하나 참가인은 단지 경영관리팀장에게 출퇴근시간의 변경을 ‘요청’하였을 뿐 스스로 이를 변경한 사실은 없으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거나, 참가인의 경영관리팀장에 대한 출퇴근시간 변경 ‘지시’를 징계사유로 삼지 않았음에도 원고가 이를 징계사유로 주장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해고 통보 당시 원고가 이 부분 징계사유에 관하여 ‘다수의 출퇴근시간 임의 변경을 통한 성실의무 및 직무명령 위반’으로 기재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근로자의 어떤 비위행위가 징계사유로 되어 있느냐 여부는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하여 징계위원회 등에서 그것을 징계사유로 삼았는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데(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7두10174 판결 등 참조), 참가인에 대한 징계위원회에서 원고는 참가인이 스스로 출퇴근기록을 변경하였다는 것이 아닌 경영관리팀장에게 출퇴근기록의 변경을 요청하여 이를 변경하게 한 행위를 징계사유를 삼았고, 참가인은 징계위원회에서 이에 대하여 소명하였으므로, 원고가 참가인이 직접 출퇴근기록을 변경한 것을 징계사유로 삼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공연평가회비의 목적 외 사용 내지 공금 유용에 관하여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가 주최하는 ‘L 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의 사업비 중 공연평가회비는 공연 후 단원들과 스태프들이 식사하면서 공연 결과에 관한 의견을 교류하는 데 지출하도록 정해져 있음에도, 참가인은 2017. 11.경부터 2018. 6.경까지 공연평가회비를 그 목적과 다르게 사용하는 등 총 7차례에 걸쳐 6,951,000원의 공금을 유용하였다.

(나)

판단

갑 제18, 19호증, 갑 제23호증의 1, 3, 을가 제4, 7호증, 을나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부분 징계사유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①

이 사건 사업은 ‘M연합회’(이하 ‘M’이라 한다)가 주관하고 원고가 주최하였다. 그 사업예산 중 ‘공연평가회비’는 사업추진비 또는 여비 등의 항목으로 공연 1회당 100만원, 총 7회 700만 원이 책정되었다. 공연평가회비의 목적 내지 사용처에 대하여 원고가 자체적으로 규율하는 내부 규정은 없고, 상위 지침인 기획재정부가 제정한 ‘예산 및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을 준용하는데, 공연평가회비는이 사건 지침에 따른 사업추진비 항목에 해당한다. 이 사건 지침에 의하면, 사업추진비의 사용처에 대하여 ‘사업추진에 소요되는 식음료비, 연회비, 및 기타 제경비, 외빈초청 경비, 해외출장지원 경비, 공식 회의 및 행사 경비’로 규정하고 있을 뿐, 원고의 주장과 같이 ‘공연 후 단원들과 스태프들이 식사하면서 공연 결과에 관한 의견을 교류하는 데 지출하는 것’으로 특정되어 있지 아니하다.

②

참가인은 위와 같은 공연평가회비를 ‘N’이라는 음식점에 선결제한 뒤 카드결제영수증을 첨부하여 원고에게 청구서를 제출하고 다른 예산항목과 함께 그 집행을 승인받았다. 공연평가회비의 구체적인 사용처에 관하여 참가인은 원고 소속 근로자들, M 관계자, 합창단 관계자 등과 식사하는 데 사용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그 중 M 관계자, 합창단 관계자는 이 사건 사업에 따른 공연의 평가위원 내지 심사위원으로서 원고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그들과의 식사비용이 사업추진비 항목에 해당하는 공연평가비의 목적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③

참가인의 공연평가회비에 대한 업무상 횡령 혐의에 관하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소속 검사는 2020. 8. 12.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을 하였다.

④

이 사건 재심판정에서는 ‘참가인이 공연평가회비의 집행을 제때에 보고하지 않는 등 투명하지 않게 집행한 행위’가 징계사유로 인정된다고 보았으나, 원고가 공연평가회비 집행의 보고에 관한 시기 내지 그 구체적 사항 등을 별도로 정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이를 징계사유로 인정하기 어렵다.

⑤

원고는, 참가인의 이 부분 비위행위로 인하여 원고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이 이루어지고 이러한 사실이 언론보도됨에 따라 원고의 명예와 신용이 현저하게 훼손되었으므로, 인사관리규정 제44조 제1항 제3호(합창단의 명예를 훼손하였거나 직원으로서의 품위를 오손하는 경우)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에 대한 징계위원회에서 원고의 명예훼손 등은 징계사유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이므로(갑 제18호증 제41면), 이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3)

부하 직원에 대한 고성 및 여성 직원에 대한 술 강요 등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관하여

(가)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는, 참가인이 지방출장 중 계약직 여성 직원에게 음주 강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하였고, 평소에도 직원들이나 단원들에게 음주를 강요하여 왔고, 특히 여직원들에게는 술자리에서 성추행을 일삼기까지 했으며, 다른 직원들에게 고성을 지르는 등 지속적이고 상습적으로 직원들을 괴롭혀왔고, 특히 부하 직원인 F에게 오랜기간 의도적인 업무배제 등의 괴롭힘을 지속해왔다고 주장한다.

피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에서와 같이 일부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주장한다. 참가인은, 위와 같은 비위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갑 제3, 4, 7, 11, 13 내지 15, 18, 22호증, 을나 제5, 9, 10호증의 각 기재, 증인 E, F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은 평소 사무실에서 부하 직원들에게 고성을 지르고, 지방 출장 중 여성 직원 O에게 술을 강요하는 등의 부적절한 행위를 하였으며, 다른 직원들로 하여금 F에게 불편함을 주는 호칭을 부르도록 강요하였고, 원고의 직원 H가 계약직 신분임을 이용하여 그에게 고압적인 내지 무시하는 언동을 지속적으로 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직원복무규정 제5조의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으로서 이 부분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① O(여성, 1990년생)은 2016. 2.경부터 2017. 12.경까지 근무한 원고의 계약직 직원으로 2017. 11.부터 2017. 12.까지 참가인(남성, 1963년생)과 같은 팀에서 근무하였다.

O는「2017. 12. 4. 원고의 사무국장, 참가인과 지방 출장 중 저녁식사를 하면서 함께 술을 마셨는데, 참가인이 술을 강요하여 평소 주량보다 많은 술을 마셨다. 술자리가 끝나고 각자의 숙소로 복귀하였는데, 잠을 자던 중 초인종이 울려 밖에 나가보니 참가인이 ‘같이 술을 마시자’고 하였다. 이에 O은 거부의사를 표명하였음에도 참가인은 ’술을 안 먹어도 되니 내가 술을 마실 때 앞에 앉아만 있어라‘고 하면서 문 앞에서 떠나지 않고 술을 마시자고 계속 하였다. 이후 O는 방 안으로 들어와 잠에 들었는데 참가인이 9-10회에 걸쳐 O에게 전화를 걸고 10분 넘게 초인종을 누르면서 문을 계속 두드렸다. 지방의 호텔 방에 혼자 있는 상황이라 너무 무서웠고 방을 나가면 사고가 나겠다는 생 각에 문을 계속 열어주지 않았으며, 두려움에 잠을 잘 수 없었다 」고 진술하였다. 위 진술은 실제 경험하지 않으면 재연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당히 구체적이고, O가 당시의 상황을 친구에게 전한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 참가인의 O에 대한 통화시도 사실이 기록된 O의 휴대폰 수신내역 등에 부합하며, O가 참가인에 대하여 허위로 진술한 만한 동기나 사유가 없으므로, 그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된다. 따라서 지방 출장 중 여성 직원 O에게 술을 강요하는 등의 부적절한 행위를 하였다는 이 부분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②

H, P은 참가인이 사무실에서 직원들에게 업무결과에 대한 불만 등을 이유로 고성을 자주 질렀다고 진술하였고, 그 각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서로 일치하고 있으며, 특히 H는 현재 원고에서 퇴직한 자로서 참가인에 대하여 허위로 진술한 만한 동기나 사유가 없고, 여기에 다른 근로자들의 진술에 의하여 인정되는 참가인의 평소 성행과 직원들에 대한 태도 등을 더하여 보면, H와 P이 한 각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된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단지 직원들의 업무내용이 미흡한 경우 야단을 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나, 위 각 진술에 인정되는 참가인의 행위는 사회통념상 상사로서 가지는 지휘·감독 권한을 일탈한 것이다.

③

참가인에 대한 징계위원회에 앞서 열린 원고의 성희롱·성폭력 심의위원회에서는 참가인의 위와 같은 고성 행위 외에도 ’㈀ 참가인이 다른 직원들에게 F에 대한 호칭을 ‘F씨’라고 강요하여 불편하게 한 점, ㈁ 기간제 직원 및 신입단원들이 1년 계약직 신분임을 이용하여 직원들에게 제왕적으로 군림하려는 태도 및 무시하는 태도 등이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행해져 그 피해자가 다수인 점‘에 대한 징계조치가 필요하다고 의결하였고, 원고는 참가인에 대한 징계위원회에서 위와 같은 사항을 심의하고 참가인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였다. 따라서 위와 같은 사항은 원고가 이 사건 해고 당시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관한 이 부분 징계사유에 포함되었다고 할 것이다.

F, H, Q 등을 비롯한 원고의 전현직 근로자들의 진술에 의하면, ㈀ F은 2006. 7.경부터 2013. 2.경까지, 2015. 9.부터는 2017년경까지 기획홍보팀장 직무대리 업무를 맡았다가 그 이후에는 공연기획팀 팀원으로 보직이 변경되었는데(이 사건 해고 이후에는 공연기획팀 팀장이 되었다), F은 이전에 팀장의 직책을 맡아 주변 직원들로부터 ’팀장‘이나 ’차장‘의 호칭으로 불려왔음에도 참가인은 직원들에게 F에 대한 호칭을 ’F씨‘로 낮추어 부를 것을 지시하였고, 직원들은 이에 불편함을 느끼면서 F에 대한 호칭을 참가인의 지시와 같이 불렀으며, 이로 인하여 F이 상당한 괴로움을 느낀 사실, ㈁ 원고의 대표자로서 법인의 업무를 총괄 처리하는 직위는 예술감독으로서 그 임기는 3년이고, 그 아래 사무직렬로 임기 3년의 사무국장과 정년이 보장되는 정직원인 공연기획팀장(참가인), 경영관리팀장, 홍보마케팅팀장의 직위를 두고 있는데, 참가인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계약직 신분인 H에게 ’너랑 입사한 애들이 4명이지만 정직원은 그 중 2명 밖에 안돼. 내가 보면서 뽑을 거야, 그래서 나한테 잘 보여야 돼, 내가 예술감독보다위야, 예술감독은 힘이 없어, 내가 갑이야‘라는 등의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한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이에 관한 징계사유도 인정된다.

(4)

직장 내 성희롱에 관하여

(가)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는, 참가인이 2018. 3. 27. 공연장에서 계약직 여성 직원 R에게 ‘미인계로 표를 팔아보라’로 말하여 성희롱을 하였고, 참가인도 징계위원회에서 그 시기와 대상을 다르다고는 하였으나 위와 같은 발언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고 주장한다.

피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에서와 같이 이 부분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주장한다. 참가인은, 2018. 3. 1. 계약직 여성 직원 S로부터 ‘티켓이 너무 안 나간다’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듣고 S에게 ‘이쁜 ○○씨가 배포하면 잘 나가지 않을까’라고 이야기하자 S이 웃으면서 ‘제가 조금 이쁘지요’라며 대화를 주고 받았던 것에 불과하고, 참가인이 2018. 3. 27. 위와 같은 발언을 한 사실이 인정되지 않은 이상 다른 일자에 한 S에 대한 발언 사실을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나)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 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갑 제18호증, 을가 제2호증, 을나 제9, 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여성 직원에게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①

참가인에 대한 징계위원회에 앞서 열린 원고의 성희롱·성폭력 심의위원회에서 ‘피해자<1>는 참가인이 미인계를 이용해서 표를 팔아봐라고 말해 불쾌했다고 주장하고, 참가인은 피해자에게 예쁜 네가 팔아봐라고 말하였다고 인정하였다. 참가인이 인정한 사실만으로도 참가인의 위와 같은 언동은 20대 여성 직원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한 것으로 볼 수 있고,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에 대한 징계조치가 필요하다고 의결하였다. 이에 따라 개최된 징계위원회에서 ‘참가인이 2018. 3. 27. 공연장에서 계약직 여성 직원 R에게 미인계를 이용해서 표를 팔아봐라고 발언하였다’는 징계사유에 대하여 참가인은 ‘그 날인지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계약직 직원이 공연장에서 표와 프로그램 판매가 안 된다고 이야기를 하기에 이쁜 네가 판매하면 잘 팔리지 않을까라고 농담을 했다’고 소명하였다. 이후 원고는 이 사건 해고 당시 이 부분 징계사유를 ‘직장 내 성희롱’으로 적시하였다.

이와 같은 이 사건 해고의 경위, 성희롱·성폭력 심의위원회의 의결 내용, 징계위원회의 심의 과정, 참가인의 소명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계약직 여성 직원 R에 대한 발언 외에도 참가인이 인정한 S에 대한 발언 역시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징계사유로 삼았다고 할 것이다.

②

참가인과 S의 각 나이 및 성별, 지위, 참가인이 한 발언의 경위와 맥락, 참가인의평소 성행과 직원들에 대한 태도 등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이 S에게 한 발언은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

③

참가인은, 자신의 발언에 대하여 S가 웃으면서 ‘제가 조금 이쁘지요’라고 반응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은 징계위원회에서 S의 위와 같은 반응에 대하여 주장한 바 없었고, 이 사건 해고에 대한 원고 내 재심절차에서는 이 부분 징계사유 자체에 대하여 다투지 않았으며, 이 사건 구제신청 사건에서도 S의 위와 같은 반응 사실을 주장한 바 없었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징계양정의 당부

(1)

원고의 주장 요지

참가인의 비위행위는 근로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고, 그로 인하여 원고의 내부 위계질서가 현저하게 파괴되었으며, 원고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었고, 직장내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하여 엄격한 조치가 요구되는 등의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의 징계양정은 적정하다.

(2)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 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한편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근로자의 행위로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3)

판단

앞서 본 사실과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징계양정은 적정하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

①

출퇴근시간 임의 변경의 비위행위는, 참가인이 약 1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저질렀고, 참가인이 임기제 직원을 제외하고는 최상위 사무직급에 속하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였으며, 원고가 엄격한 근태관리를 꾀하여 왔음에도 다른 근로자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할 참가인이 오히려 이를 저해한 것으로서 원고 내 직장질서를 현저히 훼손하였다.

②

부하 직원에 대한 고성 및 여성 직원에 대한 술 강요 등의 비위행위는, 그 내용 및 반복성, 참가인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한 것인 점, 피해 직원들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은 점, 그럼에도 참가인이 용서받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반성 없는 태도를 일관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비난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또한 직장 내 성희롱의 비위행위 역시 그 내용이 상당히 좋지 아니하다.

③

징계처분에서 징계사유로 삼지 아니한 비위행위라고 하더라도 징계종류 선택의 자료로서 피징계자의 평소의 소행과 근무성적, 당해 징계처분 사유 전후에 저지른 비위행위 사실 등은 징계양정에 있어서의 참작자료로 삼을 수 있고(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등 참조), 징계시효가 지난 비위행위도 징계양정에 있어서 참작자료로 할 수 있다(대법원 1999. 11. 26. 선고 98두10424 판결 등 참조). 원고의 전 현직 근로자들의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상호 부합하는 진술, 징계위원회에서 징계위원 T의 발언 등에 의하면, 참가인은 원고에 입사하여 이 사건 해고에 이르기까지 오랜기간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다수의 근로자들을 상대로 폭언, 고성, 폭행 등을 저질렀고, F에 대하여는 지속적인 직장 내 괴롭힘을 해왔으며, 여러 번에 걸쳐 여성 근로자들을 상대로 그 의사에 반하는 신체접촉을 해온 사실이 인정된다. 이로 인하여 참가인의 비위행위에 대한 소문이 퍼져 원고의 명예가 훼손되었고, 원고 내 노조에서 참가인에 대한 규탄 성명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이 중 원고가 징계사유로 삼지 아니하거나 3년의 징계시효(인사관리규정 제48조 참조)가 지난 비위행위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징계양정에서의 참작자료로 삼을 수 있다.

④

이와 같은 이 사건 해고에 관한 징계사유를 포함한 참가인의 여타의 비위행위, 평소 행적, 근무 태도 등에 비추어 볼 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⑤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는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하고자 계획한 것으로서 일정한 시나리오를 가지고 행해진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나아가 참가인은, 참가인 외에도 다수의 근태위반자가 있음에도 F 등 2인에 대한 경고 조치에 그쳤고 참가인의 출퇴근시간을 변경한 경영관리팀장 G에 대하여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는 등 이 사건 해고가 징계형평에 반한다고 주장하나, 해고사유에 이를 정도로 무거운 참가인의 징계사유와는 다른 직원들의 책임의 정도나 비위행위의 경중이 다르다. 따라서 위 주장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 해고가 정당함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석(재판장) 최기원 최승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