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1. 1. 28. 선고 2020구합6493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1997. 10. 1. 설립되어 상시 약 23,0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정보통신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나.

원고는 1992. 10. 참가인의 전신인 E공사에 입사하여 2018. 12. 1.부터 통합보안플랫폼 통합보안개발센터 정보보안기술팀에서 근무하였다.

다.

참가인은 2019. 8. 22. 보통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아래와 같은 징계사유로 원고에 대한 정직 2개월을 결정하고, 2019. 8. 27. 원고에게 위 결정을 통보하였다.

라.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9. 9. 18. 재심을 청구하였다. 참가인의 중앙인사위원회는 2019. 10. 15.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되나, 원고에게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직 2개월을 정직 1개월로 감경하기로 의결하였다. 참가인은 2019. 10. 24. 원고에게 정직 1개월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정직’).

마.

참가인은 이 사건 정직의 후속조치로 2019. 10. 24. 원고를 참가인의 Customer & Media 부문 수도권강남고객본부 평택지사 G영업부 G영업4팀으로 전보명령 하였다가, 2019. 10. 30. 위 전보명령을 취소하고 2019. 10. 28.자로 소급하여 Customer & Media 부문 전남고객본부 순천지사 G영업부 G영업2팀으로 전보명령 하였다(이하 ‘이 사건 전보’).

바.

원고는 2019. 10. 25. 및 2019. 10. 31. ‘이 사건 정직과 이 사건 전보는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2. 19. ‘이 사건 정직은 제2, 3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므로 정당하고, 그 후속조치로 이루어진 이 사건 전보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로서 정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사.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20. 1. 23.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위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6, 17호증, 을가 제4 내지 6호증, 을나 제2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이 사건 정직의 정당성 여부

1)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가)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법원이 성희롱 관련 소송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그리하여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적인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성희롱 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부정적 반응이나 여론, 불이익한 처우 또는 그로 인한 정신적 피해 등에 노출되는 이른바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피해자는 이러한 2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나 두려움으로 인하여 피해를 당한 후에도 가해자와 종전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 피해사실을 즉시 신고하지 못하다가 다른 피해자 등 제3자가 문제를 제기하거나 신고를 권유한 것을 계기로 비로소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피해사실을 신고한 후에도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그에 관한 진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와 같은 성희롱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나)

제1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1)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원고는 F이 먼저 사주를 봐달라고 하여 F에게 사주풀이를 해주는 과정에서 음양오행적 측면에서 임수(壬)의 대표적 성질이 ‘큰 물’이기 때문에 물에 관한 언급을 하였고, 임수의 주요 특징 가운데 성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에 맨 마지막에 ‘성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하였을 뿐 양자를 연계하여 말한 사실이 없다.

(나)

참가인

원고는 F에게 ‘물’에 관한 언급과 ‘성적인 측면이 있다’는 언급을 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고, F은 원고의 발언으로 인하여 성적 수치심을 느꼈으므로 이는 성희롱에 해당한다.

(2)

인정사실

(가)

원고는 2019. 4. 12. 소속 부서인 통합플랫폼사업단의 단합행사인 ‘H대회’ 중 휴식시간에 원고와 같은 팀 소속 여성 직원인 F 대리의 사주를 봐주었다.

(나)

F이 2019. 7. 26. 참가인에게 제출한 ‘성희롱 고충처리 신청서’에는 “19년 4월 12일에 한 H대회 때 사주를 봐주겠다면서 성적인 내용을 사주 봄”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다)

‘성희롱 고충 상담일지’에는 F이 2019. 7. 26. 아래와 같이 진술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라)

원고는 2019. 8. 2. 참가인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아래와 같이 진술하였다.

(마)

인터넷 검색 포털에서 검색되는 임수(壬)에 관한 사주명리학 자료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4호증, 을가 제1,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3)

판단

위 인정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F에게 ‘물’에 관한 언급과 ‘성적인 측면이 있다’는 언급을 결부시켜서 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원고가 F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발언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가)

원고는 F의 사주가 음양오행적 측면에서 임수(壬)에 해당하고, 임수의 대표적인 성질이 ‘큰 물’이므로 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물에 관한 언급을 하였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고, 실제로 임수(壬)에 관한 사주명리학 자료에는 임수가 ‘고여 있는 큰 물, 큰 강, 바다’를 의미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성적인 의미로 물에 관한 언급을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나)

원고는 임수의 주요 특징 가운데 성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에 사주풀이를 하는 과정에서 마지막에 ‘성적인 측면도 있다’고 말하였다고 주장하고 있고, 실제로 임수(壬)에 관한 사주명리학 자료에는 임수의 특징 가운데 성적인 측면이 있다고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F에게 임수의 성적인 측면에 관하여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는바, 임수의 특징 가운데 ‘성적인 측면도 있다’고 간략히 언급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발언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다)

F은 원고가 “물이 많네, 이건 성적인 내용이야. 아니다. 이 얘기는 없던 것으로 해. 취소.”라고 말하여 물에 관한 언급과 성적인 측면에 관한 언급을 결부시켜서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원고가 위와 같이 말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

제2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영화 관람 중 놓친 장면에 대하여 F으로부터 ‘여동생이 팬티로 조작해서 기사가 잘리게 됐다’는 말을 듣고 여배우가 어떻게 기사가 있는 차 뒷좌석에 팬티를 놓을 수 있었는지 의문이 들어 F와 헤어지기 직전에 “여동생이 팬티를 어떻게 차에 놓을 수 있었느냐”고 단 한 차례 물어보았을 뿐 위 질문을 반복적으로 한 사실이 없다. 원고는 F이 ‘팬티’라는 단어를 먼저 사용하여 성적인 의미 없이 조작 방법에 대하여 질문하였던 것에 불과한바, 이는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

(2)

인정사실

(가)

원고는 2019. 6. 12. 부서 단합행사로 영화관에서 영화 ‘기생충’을 관람하였다. 원고는 영화 관람 도중 잠시 자리를 비우게 되어 여배우가 차 뒷좌석에서 입고 있던 팬티를 벗어서 놓아두는 장면을 보지 못하였다.

(나)

원고는 영화가 끝난 후 F에게 자신이 놓친 장면에 대하여 질문하였고, F은 원고에게 ‘여동생이 팬티로 조작해서 기사가 잘리게 됐다’는 취지로 대답하였다. 이에 원고는 재차 F에게 여동생의 팬티가 차 뒷좌석에서 발견된 구체적인 경위에 대하여 물어보았고, F은 위 질문에 대하여 대답하지 않았다.

(다)

F이 2019. 6. 26. 지인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라)

F이 2019. 7. 26. 참가인에게 제출한 ‘성희롱 고충처리 신청서’에는 “19년 6월 12일 팀 영화를 보러 가서 영화 끝나고 나서 영화 내용 얘기하면서 야한 장면에 대해 설명하라고 함. 거절에도 반복.”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마)

‘성희롱 고충 상담일지’에는 F이 2019. 7. 26. 아래와 같이 진술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바)

원고는 2019. 8. 2. 참가인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다음과 같이 문답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6, 17호증, 을가 제1, 7호증, 을나 제1, 7,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3)

판단

위 인정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구체적인 답변을 거절 또는 회피하는 F에게 여배우의 팬티가 차 뒷좌석에서 발견된 경위에 대하여 반복해서 질문한 것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발언으로서 성희롱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된다.

(가)

원고는 F의 답변에 여배우의 ’팬티’라는 단어가 들어 있었으므로 자신이 놓친 장면이 여성의 특정 신체 부위와 관련되거나 성적인 행위를 연상시키는 장면일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나)

F은 여배우의 팬티가 차 뒷좌석에서 발견된 경위를 묻는 원고의 질문에 대하여 “영화가 끝났으니까 집에 가시면 된다.”, “집에 가시라고요.”라고 하면서 답변을 거절하였다. 원고는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자신이 놓친 장면을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답변을 회피하는 F에게 여배우의 팬티가 발견된 경위에 대하여 반복적으로 질문하였다.

(다)

F은 지인에게 원고의 성희롱 발언으로 인한 고충을 토로하면서 원고가 여배우의 팬티 벗는 장면에 대하여 계속 물어본 것을 언급하였는바, F은 원고의 반복된 질문으로 인하여 성적 수치심과 혐오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라)

원고는 F에게 “여동생이 팬티를 어떻게 차에 놓을 수 있었느냐”고 물었을 뿐 “여동생이 차에서 팬티를 어떻게 벗었느냐”고 물어보지 않았으므로 이는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설령 원고의 주장대로 원고가 “여동생이 팬티를 어떻게 차에 놓을 수 있었느냐”고 질문하였다고 하더라도, 여배우가 입고 있던 팬티를 벗어서 놓아두었을 가능성과 여배우가 별도로 준비해 간 팬티를 놓아두었을 가능성 두 가지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답변을 회피하는 F에게 해당 질문을 반복해서 하는 것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마)

또한, 원고는 F에게 여배우의 팬티가 차 뒷좌석에서 발견된 경위에 대하여 단 한 차례만 물어보았을 뿐 반복적으로 물어본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F은 원고가 해당 질문을 반복적으로 하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 원고도 2019. 8. 2. 참가인의 조사를 받을 당시 “재차 문의를 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다만 처음 질문 시에 답을 못 들었기 때문에 궁금했던 것은 맞으므로 어떻게 여배우 팬티가 뒷좌석에 있었는지 물어봤을 수는 있습니다.”라고 진술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F에게 해당 질문을 반복적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라)

제3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F이 회의실에 들어오기 전부터 I에게 ‘O’ 영화에 대해 순차적으로 설명하고 있었고, 포르노가 아닌 일반 영화를 소개하는 것은 성희롱이 아니므로 굳이 F 때문에 대화를 중단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여 대화를 계속하였다. 그 당시 F도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는바, F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볼 수 없다. F은 원고와 사이가 나빠지자 악의적으로 대화내용을 녹음한 후 자신의 웃음소리가 녹음된 부분은 삭제․편집하여 제출하였다.

(2)

인정사실

(가)

원고는 2019. 7. 16. 팀 회의를 하기 위해 회의실에서 다른 회의 참가자들을 기다리던 중 I과 ‘O’을 주제로 하는 P 영화 기획전 ‘Q’에 관한 대화를 하였다.

(나)

원고가 I에게 29금 영화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던 중 F이 회의실로 들어와 원고의 맞은편에 앉았다. 원고는 기존에 하던 대화를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I과 아래와 같이 대화하였다.

(다)

I에 대한 문답서에는 아래와 같이 기재되어 있다.

(라)

F이 2019. 7. 26. 참가인에게 제출한 ‘성희롱 고충처리 신청서’에는 “7월 16일 3층 회의실에서 포르노 얘기를 한 것을 녹음(I 부장 목격)”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마)

‘성희롱 고충 상담일지’에는 F이 2019. 7. 26. 다음과 같이 진술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바)

원고는 2019. 8. 2. 참가인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사)

F가 위 대화를 녹음한 파일은 F의 웃음소리가 녹음된 부분이 삭제되어 두 개의 파일로 나뉘어져 있다. F의 진술서에는 위 대화를 녹음하게 된 경위와 자신의 웃음소리가 녹음된 부분을 삭제하게 된 경위에 대하여, ‘회사 내부 상담센터에서 상담을 받았는데 상담사가 “증거가 없으면 조사 과정으로 인해 어려운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므로 녹취를 해서 증거를 수집하라”고 조언하여 녹음을 하게 되었다. 원고는 항상 소수의 사람들이 있을 때에만 성희롱을 했고 교묘하게 증인이 없게 만드는 방식으로 성희롱을 하여 더욱 괴로웠다. 녹음파일에 웃음소리가 녹음된 것은 원고가 교묘한 수법으로 피하다가 증거가 잡혔고, I이 그런 발언을 하면 안 된다고 말하기에 공감이 되어 웃었다. 웃음소리로 인하여 나쁜 의도로 오해를 받을까봐 우려되어 삭제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다.

(아)

F이 2019. 6. 26. 지인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내용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자)

원고는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O 영화에 대하여 순차적으로 설명하는 도중 F이 회의실로 들어와 굳이 F 때문에 대화를 중단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여 계속 이야기하였다. F이 처음부터 동석한 상태였다면 대화 주제를 꺼내지도 않았을 것이다’라고 주장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6, 17호증, 을가 제1, 7호증, 을나 제1, 6 내지 9,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3)

판단

위 인정사실과 갑 제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회의실에 F이 함께 있는 상황에서 영화에 배우들이 실제로 성관계를 하는 장면이 나오고 그 수위가 세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발언으로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된다.

(가)

원고는 I과 P 영화기획전에 관한 대화를 하던 중 F이 회의실에 들어와 원고의 맞은편에 앉았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포르노 말고 직접 일반 영화에서 진짜로 그 관계를 하는 영화들이 몇 개 있더라구”, “이번 영화 굉장히 수위가세”, “포르노는 아닌데 진짜 그...”라고 말하였다. I이 “아 너무...”라고 하면서 어색하게 웃으며 난감한 기색을 표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나도 그 일반 영화에서 다그...’라고 하면서 계속 말을 이어나가려고 하였다. 이에 I이 ”나중에 이야기 하시죠“라고 하면서 재차 원고의 발언을 만류하자 원고는 ”당사자한테 직접 대고 이야기하는 게 아닌데...“라고 불만 섞인 듯한 말을 한 후 대화를 종료하였다.

(나)

원고의 위 발언은 포르노가 아닌 일반 영화에 관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성행위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으로서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발언에 해당한다. 원고가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F이 처음부터 동석한 상태였다면 대화 주제를 꺼내지도 않았을 것이다‘라고 주장한 것을 보면 원고도 F이 듣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발언을 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

원고는 대화 도중 F이 회의실에 들어온 것을 의식하면서 해당 발언을 하였음을 인정하고 있다. 비록 F이 대화의 직접 상대방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F이 대화 내용을 듣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의식하면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발언을 하였다면 이는 성희롱에 해당한다.

(라)

한편, 원고는 F이 악의적으로 대화 내용을 녹음한 후 웃음소리가 녹음된 부분을 삭제하여 제출하였고, 대화 도중 F이 재미있다는 듯이 웃은 것에 미루어 볼 때 해당 발언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주는 발언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F은 상담센터 상담사로부터 증거를 수집하라는 조언을 받고 녹음을 하였다고 진술한 점, ② F의 지인도 원고의 성희롱 발언으로 인한 고충을 토로하는 F에게 녹음을 하라고 조언한 점, ③ F은 대화 도중 웃게 된 경위에 대하여 원고의 발언이 재미있어서 웃은 것이 아니라 I이 원고의 발언을 만류하는 것을 보고 공감이 되어 웃었다고 진술한 점, ④ 녹음파일에 의하면 F은 I이 원고에게 “나중에 이야기 하시죠”라고 말한 직후에 웃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원고도 I이 그만하라는 말을 하자 F이 웃는 것을 보고 ’도대체 뭐가 재미있어서 웃지?‘라고 속으로 생각하였다고 진술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원고의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마)

소결

따라서 원고에 대한 제1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으나, 제2, 3징계사유는 인정된다.

2)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가 일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사내 성희롱 예방교육을 충실히 이수하고 교육 받은 내용을 준수해 온 점, 원고는 그 동안 구설에 오른 적이 없는 점, 원고는 이 사건 정직으로 인하여 금전적, 업무적, 생활적으로 큰 불이익을 입게 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정직은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징계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한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을나 제11, 1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정직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원고는 자신보다 25살 어린 여성 직원인 F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발언을 반복적으로 하였고, F은 이로 인하여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이 사건 비위행위는 그 비위의 정도가 가볍지 않고 적어도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나)

참가인의 인사규정 시행세칙 제58조 제1항 (별표3) 징계양정기준은 성희롱 금지규정 위반행위에 대하여, 비위의 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는 ’해임 또는 정직‘의 징계를, 비위의 도가 중하고 중과실이 있는 경우는 ’정직 또는 감봉‘의 징계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정직은 위 징계양정기준의 범위 내에 있다.

(다)

참가인은 사내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성희롱 예방지침을 두는 등 직장 내 성희롱을 근절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이 사건 비위행위를 저질러 건전한 직장 분위기를 해치고 물의를 일으켰는바, 참가인은 직장 내 성희롱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하여 이 사건 비위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

(라)

참가인은 재심을 통하여 원고의 이 사건 비위행위에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고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정직 2개월을 정직 1개월로 감경하였다.

3)

소결

이 사건 정직은 징계사유가 일부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므로 정당하다.

나.

이 사건 전보의 정당성 여부

1)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전보는 부당징계에 해당하는 이 사건 정직의 후속조치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고, 원고는 근무지가 생활근거지인 서울에서 여수로 변경되는 등 이 사건 전보로 인한 생활상의 불이익 정도가 크므로 부당하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그것이 앞서 본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고,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의 여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 등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데, 업무상 필요에 의한 전직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전직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직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리고 사용자가 전직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요구되는 업무상의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두20447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갑 제17호증, 을가 제6호증, 을나 제4,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전보는 참가인의 인사재량권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정당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참가인의 인사규정 제40조의2 제1항은 “인사권자는 징계처분 또는 비위행위와 관련하여 직장질서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조직 분위기 쇄신 또는 기타 이에 준하는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징계처분 후 또는 징계처분 전이라도 징계처분과는 별도로 당해 직원을 타 부서로 전보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참가인은 이 사건 정직의 후속조치로 이 사건 전보 처분을 하였는바, 이 사건 정직이 정당함은 앞에서 판단하였다.

(2)

원고의 징계사유는 성희롱이고 F은 원고와 같은 팀에서 근무하고 있었으므로 2차 피해의 방지와 직장질서의 유지 등을 위하여 근무지를 분리할 필요성이 있었다. 또한, 참가인의 전남고객본부 순천지사 G영업부 G영업2팀은 팀원의 40%가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어 인원 보충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전보는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

(3)

원고는 이 사건 전보로 인하여 생활근거지인 서울에서 떨어진 여수에서 근무하게 되었으나, 원고의 임금 조건에는 변동이 없는 점, 참가인은 원고에게 사택을 제공하는 등 생활상 불이익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전보로 인하여 원고에게 발생한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4)

참가인이 이 사건 전보를 하면서 원고와 사전 협의 절차를 거쳤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으나, 참가인의 인사규정에는 사전 협의 절차에 관한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점, 참가인 회사에 징계에 의한 전보 시 사전 협의 관행이 존재한다고 볼 자료도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참가인이 이 사건 전보를 하면서 원고와 사전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전보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다.

소결

이 사건 정직과 이 사건 전보는 모두 정당하므로, 이와 같은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순욱(재판장) 김재경 김언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