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2012. 11. 2. 설립되어 상시 근로자 7명을 사용하며 D군 내 시각장애인의 권익보호와 권리증진을 위한 각종 사업을 수행하는 단체로 E센터(이하 ‘이 사건 센터’라 하고 그 대표자를 ‘이 사건 센터장’이라 한다)를 운영하고 있다. 원고는 2019. 1. 1. 입사하여 이 사건 센터장으로 근무하여 왔다.
참가인은 2019. 8. 7. D군수로부터 원고의 복무관리 규정 위반에 관한 시정명령을 통보받아 자체 특별감사를 실시하였고, 2019. 9. 16. 제9차 운영위원회를 거쳐 2019. 10. 16. ‘원고가 근무시간에 근무지를 이탈하여 신장 투석을 받아 온 행위가 참가인의 인사규정(이하 ’인사규정‘이라 한다) 제33조 제4호 및 제42조 제5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를 2019. 10. 16.자로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하기로 하고 이를 원고에게 통보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2019. 10. 17.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2. 13. ‘원고의 비위행위가 인사규정 제33조 제4호 사유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같은 규정 제33조 제12호, 제42조 제2호, 제42조 제5호 및 제6호 사유에 각 해당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며, 징계절차에도 하자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F,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4. 13. 이 사건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7, 8, 12호증, 을나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의 근로자성
인사규정에서 이 사건 센터장을 참가인의 직원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 참가인과 원고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었고, 원고가 근무기간 중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였으며, 전임 센터장에게 퇴직금이 지급된 점, 이 사건 센터의 예산 편성 및 집행에 관하여 참가인의 총회 승인을 받아온 점, 참가인이 이 사건 센터의 운영과 관련하여 수시로 원고에게 업무지시를 하며 감독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참가인과의 관계에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징계절차의 하자
원고가 특별감사반의 조사 및 운영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보조인의 조력을 받거나 점자로 작성된 서면을 제공받지 못하였고, 특별감사반에서 작성한 진술조서를 확인하고 정정할 기회를 얻지 못한 점, 무단결근 사유 이외에 인사규정 제33조 제12호, 제 42조 제2호, 제42조 제6호 위반사유에 관하여는 심의가 진행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충분한 방어권 행사의 기회를 제공받지 못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해고에는 중대한 절차상의 하자가 존재한다.
징계사유의 부존재
원고가 연가나 병가 신청을 직원에게 지시한 후 주간 투석을 받았고, 점심시간 전까지는 사무실에 출근하였으므로 ‘무단결근’을 하였다고 볼 수 없는 점, 이 사건 처분서에서 징계사유를 무단결근으로만 적시하였음에도 피고가 그와 다른 복무규정 위반을 징계사유로 선해하는 것은 위법한 점, 원고가 야간 투석이 가능한 병원을 알아보라는 지시를 성실히 수행하였으므로 복무규정을 위반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참가인이 일정한 조건 하에 원고의 주간 투석을 허용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신뢰보호원칙에 반하며,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장애를 이유로 한 해고로서 허용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재량권 일탈·남용
설령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가 인정되더라도, 원고가 연가나 병가를 신청하고 야간 투석이 가능한 병원을 수소문하는 등 복무규정 준수를 위해 성실히 노력한 점, 사무실 부재로 인한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힘쓴 점, 실제로 원고의 주간 투석으로 인해 업무의 차질이 발생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는 비례원칙에 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
관계 법령 및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원고의 근로자성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는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등의 보 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의 근로자 지위 인정 여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마음대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44276 판결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10, 11, 13 내지 16, 22, 23호증, 을가 제3, 4호증, 을나 제7, 28, 37호증의 각 기재, 증인 G, H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센터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참가인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구 장애인복지법(2020. 12. 29. 법률 제17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59조 제2항에 의하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이외의 자가 장애인복지시설을 설치·운영하려면 해당 시설 소재지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센터는 구 장애인복지법 제58조 제1항 제2호의 장애인 지역사회재활시설로서 장애인복지시설에 해당하고, 이 사건 센터 관련 신고증에 운영법인이 참가인으로, 신고의 근거법률로 구 장애인복지법 제59조 제2항이 각 기재되어 있으므로, 참가인이 이 사건 센터의 설치 및 운영권자라고 봄이 타당하다.
인사규정 제4조에서 참가인의 직원의 직렬을 별정직, 일반직, 기능직, 고용 직, 계약직으로 구분하고 있고, 제5조 제1호에서 별정직을 ‘부설기관 및 산하 시설의 장’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제10조에서 참가인의 지회장(이하 ‘지회장’이라 한다)이 별정직을 포함한 참가인 직원의 임면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센터는 참가인의 산하 시설에 해당하므로, 지회장은 이 사건 센터장인 원고에 대한 임면권을 가진다. 또한 참가인은 원고가 인사규정의 적용을 받는다는 전제에서 인사규정 제33조 제4호 및 제42조 제5호 위반을 징계사유로 하여 이 사건 해고를 하였다.
이 사건 센터의 사무국장 G이 이 법정에서 ‘이 사건 센터가 연 1회 참가인의 감사를 받게 되어 있고, 업무에 관한 것은 공문으로 지시받는 경우도 있었으나, 원고가 1층에 있는 참가인 사무실로 가서 지회장에게 보고하고 결정되는 대로 거의 진행하였다’, ‘참가인이 이 사건 센터의 운영위원을 정해주었는데, 이 사건 센터 측이 원치 않던 사람이라서 미루고 있던 중 지회장으로부터 질책을 받고 위촉한 적이 있다’고 증언한 점, 참가인의 부회장 H가 이 법정에서 ‘이 사건 센터장은 참가인과의 관계에서 참가인의 지시사항을 따라야 하는 것으로 안다. 행정 자체는 분리되어 있지만 위계관계는 분명히 존재한다’는 취지로 증언한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센터의 업무에 관한 포괄적인 위임을 받아 독자적으로 업무 처리를 하였다기보다는, 지회장의 전반적인 지휘·감독 하에 그로부터 구체적인 지시를 받아 업무를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센터의 재무회계가 독립채산제에 의해 참가인과 분리되어 운영되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장애인복지시설의 재무, 회계, 후원금 관리의 명확성, 공정성, 투명성 등을 제고하려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고, 실제 원고가 이 사건 센터 예산의 편성 및 집행, 결산보고 등에 관하여 참가인의 총회 승인을 받은 후 처리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예산 관련 업무에 관하여 참가인으로부터 독립적인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참가인은 D군청 및 경기도청의 감사 과정에서 원고와의 근로계약서 미작성을 지적받아 2019. 8. 5.경 원고와의 근로계약서를 소급하여 작성하였고, 위와 같은 근로계약서 미작성에 따른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에 관하여 2020. 3. 9. 수원지방검찰청 여주치청 2020년 형제451호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기도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센터장으로 근무하면서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였다.
징계절차의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자의 어떤 비위행위가 징계사유로 되어 있느냐 여부는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하여 징계위원회 등에서 그것을 징계사유로 삼았는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지 반드시 징계결의서나 징계처분서에 기재된 취업규칙이나 징계규정 소정의징계근거 사유만으로 징계사유가 한정되는 것은 아니고, 징계사유가 징계의결요구서나 징계처분서 등에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기재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징계위원회 등에서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하여 징계대상자에게 제시되어 징계대상자가 징계절차에서 방어권 준비 및 행사에 지장이 없었다거나 이의 없이 징계위원회 등에 출석하여 변명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있다면 그 징계사유가 특정되지 않아 무효라고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3. 6. 25. 선고 92누17426 판결, 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 을가 제2, 5호증, 을나23, 2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에 있어서 원고가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받지 못한 절차상의 하자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일부 하자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하자가 치유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참가인의 특별감사반이 원고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원고가 보조인의 조력을 받거나 점자로 작성된 서면을 제공받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원고가 이전부터 점자로 된 서면 없이 참가인과 이 사건 센터의 업무에 관하여 소통해온 점, 원고가 진 술을 마친 후 참가인 직원 I이 문답내용을 원고에게 읽어주면서 수정할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였고, 그 후 원고가 진술조서에 무인 및 간인을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본 사정들만으로 특별감사반 조사 과정에서 원고의 방어권에 현저한 지장이 초래되었다고 할 수 없다.
원고는 2019. 9. 16. 제9차 운영위원회에 출석하여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에 관하여 직접 소명하였는바, 원고에게 충분한 의견 진술의 기회가 주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해고는 원고가 참가인의 사전 허가나 승인을 받지 않고 7개월간 57회에 걸쳐 근무지를 이탈하여 투석을 하였다는 비위행위를 징계사유로 하고 있고, 위 비위행위에 관하여 특별감사반 조사 및 운영위원회 심의가 진행되었으며, 원고도 이를 인지한 상태에서 조사 및 심의 과정에서 의견을 진술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의 근거규정을 참가인과 달리 인사규정 제33조 제12호, 제42조 제2호, 제42조 제6호 소정의 ‘복무규정 위반’으로 평가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 절차에서 위 각 인사규정 위반 여부에 관한 심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징계사유 부존재 주장에 관한 판단
인정사실
참가인은 2018. 12. 17. 이 사건 센터장 공개채용 면접 당시 지회장에게 자신이 만성 신장병으로 인해 투석 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에 지회장은 근무시간을 어떻게 준수할 것인지 원고에게 물었고, 원고는 ‘평일 9시부터 6시까지 정상 근무하고, 원주 J에 있는 병원에서 야간 투석할 예정이다’라고 답변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2019. 1. 1. 이 사건 센터장으로 취임한 이후 2019. 7. 30.까지 매주 화, 목 2회씩 총 57회에 걸쳐 평일 오전에 약 3시간 정도 근무지를 벗어나 투석 치료를 받고, 점심시간 무렵 이 사건 센터에 출근하였다.
H는 2019. 3.경 원고에게 ‘군에서 말이 나올 것 같으니 조속히 야간 투석 치료를 하라’고 원고에게 지시하였고, 이에 원고는 ‘알겠습니다’라고 답변하였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센터장에 채용될 무렵 만성 C형 간염도 앓고 있었는데, 2019. 2. ~ 3.경 K병원에서 C형 간염 치료제(마비렛)을 복용한 뒤 완치된 바 있다. 마) 경기도청과 D군청은 2019. 6.경 원고가 근무시간에 근무지를 이탈하여 투석 치료를 받고 있다는 민원 제보를 접수하고, 2019. 7. 30. 이 사건 센터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였다. 그 후 D군청은 2019. 8. 7. 참가인 및 이 사건 센터에 ‘원고가 2019. 1. 1.부터 점검일(2019. 7. 30.) 현재까지 복무 관련 결재(지참, 조퇴, 병가 등)를 득하지 아니하고 주 2회 오전 3시간 개인사유로 근무지를 이탈하여 복무관리 규정을 위반하였으므로, 내부 인사규정에 의한 처분을 할 것’을 지시하는 시정명령을 하였다.
참가인은 위 시정명령에 따라 2019. 8. 12. 운영위원회 의결을 통해 특별감 사반을 구성하였고, 2019. 8. 19. 및 8. 20. 원고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하였다. 당시 원고와 특별감사 위원들이 주고받은 문답 중 주요 내용을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원고는 자신의 투석과 관련한 민원이 접수되자 2019. 7. 초경 G에게 연가 또는 병가 신청서를 작성하여 지회장에게 결재를 올리라고 지시하였는데, G이 이에 관하여 지회장에게 문의하자 지회장은 ‘우리가 환자를 뽑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답하며 근거를 남기지 말라고 답변하였다.
원고는 2019. 9. 17. 참가인으로부터 해고예고 통지를 받자, 2019. 10. 10. 참가인에게 ‘야간 투석이 가능한 병원에 투석 자리가 확보되어 향후 17:30경 퇴근 후 투석을 진행할 예정이니 선처를 바란다’는 취지의 공문을 제출하였고, 실제 2019. 10. 14.부터 야간 투석치료를 받고 있다.
참가인은 이 사건 징계 과정에서 원고의 거주지 근처에 야간 투석이 가능한 병원에 관하여 조회하였는데, 그 결과 남양주시 소재 N 내과(약 48분 소요)의 경우 5년 전부터 월, 수, 금 10시까지 야간 투석이 가능하고, 구리시 소재 O내과의원(약 50분소요)의 경우 10년 전부터 매일 11시까지(조회 당시에는 월, 수, 금요일에 가능) 야간투석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1 내지 5, 17호증, 을가 제1호증, 을나 제21, 22, 25, 4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약 7개월 동안 총 57회 투석 치료를 위해 근무시간 중 근무지를 이탈한 행위는 인사규정 제33조 제12호, 제42조 제2호, 제5호, 제6호의 해고 또는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인사규정 제33조에서는 ‘정당한 사유 없이 계속 3일 이상 무단결근하였을 때’(제4호), ‘기타 복무규율 위반 또는 중대한 귀책사유로 근로관계를 유지하기 곤란한다고 인정된 때’(제12호)를 각 해고사유로 규정하고 있고, 같은 규정 제42조에서는 ‘복무규정 제3조에 규정된 직원의 의무를 위반하였거나 직무를 태만히 하였을 때’(제2호), ‘사유를 불문하고 3일 이상 무단으로 결근하였을 때’(제5호), ‘허위보고 또는 상사의 업무상 정당한 지시에 불응하거나 상습적인 지각, 조퇴, 결근의 결과로 복무질서를 문란케 할 때’(제6호)를 각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원고가 매주 2회 평일 오전에 3시간씩 근무지를 이탈하여 투석 치료를 받았을 뿐, 계속하여 3일 이상을 무단으로 결근한 것은 아니므로 인사규정 제33조 제4호는 이 사건 징계의 근거규정으로 인정되기 어렵다. 그러나 참가인의 복무규정 제8조 제1호에서 ‘지각의 경우에는 연 8회를 1일 결근으로 추가하여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르면 원고가 약 7개월간 1일 3시간씩 총 57회 지각한 행위는 해당기간 동안 약 7.1일(= 57회 ÷ 8회, 소수점 첫째 자리 이하 버림) 결근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점, 원고가 약 7개월에 걸쳐 동일한 사유로 인한 지각을 매주 2회 반복하였으므로 이를 ‘상당한 기간 내에’ 3일 이상 무단결근을 한 경우로 포섭하기에 무리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인사규정 제42조 제5호는 이 사건 징계의 근거규정으로 넉넉히 인정될 수 있다.
게다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의 징계결의서나 징계처분서에 기재된 징계규정 소정의 징계근거 사유만으로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가 한정된다고 볼 수 없는 점, 원고의 비위행위는 복무규정 제3조에서 규정한 성실의 의무, 복종의 의무, 직장 이탈 금지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 해당하고, 그로 인해 이 사건 센터 복무질서의 문란이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한 점 등을 감안하면, 피고가 인사규정 제33조 제12호, 제42조 제2호 및 제6호의 징계사유를 이 사건 해고의 근거규정으로 인정한 것을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2019. 1. 1.부터 G에게 연가나 병가 신청을 지시하고 주간 투석을 진행한 것이므로 정당하다고 주장하나, G의 증언에 의하면 원고가 G에게 그와 같은 지시를 한 시점은 원고에 대한 민원이 접수된 이후인 2019. 7. 초경부터인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는 야간 투석이 가능한 병원을 알아보라는 지시를 성실히 이행하였으나, 원고의 만성 C형 간염으로 인하여 야간 투석이 가능한 병원을 찾지 못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 주장에 의하더라도 만성 C형 간염 치료가 완료된 2019. 3.부터는 야간 투석이 가능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2019. 3.경 H로부터 조속히 야간 투석을 실시하라는 경고를 받은 이후에도 계속하여 주간 투석만을 실시한 점, 원고가 이 사건 해고예고 통지를 받자마자 야간 투석이 가능한 병원을 찾았다며 선처를 호소하였고, 그 무렵부터 야간 투석을 시작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위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참가인은 이 사건 센터장 채용 면접 당시 원고가 신장 투석으로 인해 근무시간을 준수하지 못할 것을 염려하였고, 원고가 야간 투석을 통해 근무시간을 준수하겠다고 약속하였기 때문에 원고를 이 사건 센터장으로 채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지회장이 원고가 야간 투석이 가능한 병원을 찾을 때까지 일정기간 동안 원고의주간 투석을 명시적으로 허가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사정도 찾기 어렵다. 이러한 원고의 채용 경위 및 이후의 경과 등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이 원고의 약 7개월에 걸친 무단 지각행위 전부를 징계사유로 하여 이 사건 해고를 한 것이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서 금하고 있는 장애를 이유로 한 해고에 해당한다거나, 참가인이 원고에게 부여한 신뢰에 반한다거나, 소속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비위행위가 약 7개월의 장기간에 걸쳐 매주 반복적으로 이루어졌고, 이는 취임 직후부터 원고의 재직기간 전체를 아우르는 것으로서 일시적·우발적인 일탈행위로 보기 어렵다.
원고 주장에 의하더라도 2019. 3.경 만성 C형 간염이 완치되어 상대적으로 야간 투석이 가능한 병원을 찾는 것이 용이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실제 원고는 이 사건 해고예고 통지를 받자마자 야간 투석이 가능한 병원을 찾았다며 참가인에게도 선처를 요청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원고는 2019. 3.경 H로부터 조속히 야간 투석을 실시하라는 경고를 받고서도 만연히 주간 투석을 계속하였는바, 그 비위행위의 정도나 비난 가능성이 작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이 사건 센터장으로서 센터의 업무를 총괄하고 대표하며, 이 사건 센터 직원들에 대한 복무 관리 및 근무 기강 유지를 책임지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지위에 있었다. 그럼에도 원고는 민원이 제기되기 전까지 연가·병가 등을 신청하는 등 인사규정 위반을 피하기 위한 기본적인 방법도 시도하지 않은 채 만연히 지각행위를 반복하였는바, 이러한 대표자의 근태 관련 비위행위로 인하여 이 사건 센터 전체의 근무기강이 훼손되었을 것임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또한 원고의 비위행위가 경기도청이나 D군청에 대한 민원 제보를 통하여 드러난 점을 감안하면, 이로 인한 이 사건 센터의 대외적 이미지 및 신뢰도 손상도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록 참가인이 원고의 근무태도에 대하여 적극적인 관리를 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 센터의 예산은 경기도청과 D군청에서 지원되는 점에 비추어 보면,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의 책임이 감경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참가인으로서는 원고의 근태 관련 비위행위에 대하여 다른 근로자의 경우보다 엄중한 책임을 물음으로써 이 사건 센터의 근무기강을 바로 잡고, 대외적 이미지 및 신뢰도를 제고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며, 징계절차상 하자도 없으므로 적법하고,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 역시 적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환우(재판장) 임성민 박남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