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1. 7. 9. 선고 2020구합66121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0. 4. 20.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의료 제조 및 도·소매업 등을 목적으로 2014. 12. 26. 설립된 주식회사로서 원고의 상시 근로자 수는 20명가량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원고에서 다림질 업무 등을 총괄하는 과장 D의 소개로 2018. 10. 1.부터 원고가 납품하는 의류의 다림질 업무를 수행하였던 자이다.

나.

참가인은 2019. 9. 11. 원고의 사업장에 출근하였으나, 같은 날 오전 동료 E와 함께 원고의 사업장을 떠난 후 다시 출근하지 않았다.

다.

참가인은 위 나.항 기재와 같은 근로관계의 종료 원인이 원고의 해고 때문이고, 위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1. 6. 참가인이 제출한 참가인과 D 사이 대화의 녹취록을 근거로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위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의 해고사유 및 해고시기의 서면통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판정하였다(F,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4. 20. 이 사건 초심판정과 같이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해고가 존재하고 그 해고가 서면통지 의무에 위반된다고 판단하여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다음과 같은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1)

참가인은 일이 있을 때만 출근하였고, 출퇴근 관리를 받지도 않았으며, 업무에 대한 지시, 관리감독을 받지 않고 원고의 사업장에서 독자적으로 일하였다. 또한 4대 보험이 아닌 사업소득자로서 신고되어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은 ‘객공’으로서 원고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2)

참가인은 원고가 참가인을 구두로 해고하였다고 주장하는 2019. 9. 11. D과 언쟁을 하던 중 자진하여 원고를 그만두고 그 무렵부터 동종업체인 G에서 근무하였다. 이와 같이 원고는 참가인을 해고한 적이 없다.

나.

관계 법령

다.

인정사실

1)

참가인의 근로형태 등

가)

참가인은 의류의 다림질과 관련하여 특수 기술을 보유한 자이다. 원고의 사업장에서 D, 참가인, E가 다림질 업무를 주로 수행하였고, 그밖에 원고는 일용직으로 다림질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나)

참가인은 원고의 사업장에 출근하여 다림질 업무를 수행한 후 일당으로 16만 원을 수령하였고(오전 또는 오후만 근무하는 경우에는 8만 원), 야근수당으로 시간당 2만 원을 수령하였다.

다)

D은 원고 사업장에서 다림질 업무를 총괄하면서 참가인, E 등의 근무날짜와 야간근무 시간, 간단한 업무 내용을 업무수첩에 기재해 두었다.

라)

한편 원고는 참가인의 소득을 사업소득으로 하여 원천징수를 하였다.

2)

2019. 9. 11.의 상황에 대한 진술

가)

참가인이 노동위원회에 제출한 참가인과 D 사이의 2019. 10. 31.자 통화에 대한 녹취록 내용은 아래와 같다(을 제3호증의1). 이 법원에서 원고가 참가인에게 위 녹취록의 녹취 파일을 제출해줄 것을 요청하였는데, 참가인은 3차 변론기일에서 ‘녹취 파일이 휴대폰에 있었으나, 어떤 이유인지 모르게 삭제되어 현재 제출할 수 없는 상태’라고 진술하였다.

나)

원고의 대표자 사내이사 H와 참가인이 이직하였던 동종업체 G의 관계자(사장의 아내) 사이에 2019. 12. 19. 나눈 통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다)

D과 E 사이의 통화 녹취 내용은 아래와 같다.

D: 왜 갑자기 참가인이 G를 그만 뒀대?

E: 자기가 사업한다고 옛날부터 얘기를 했는 가봐. 가게 한다고 들어가기 전부터 얘기를 했는 모양

잖아.

라)

H는 2021. 1. 25. 유선으로 E와 아래와 같은 내용의 대화를 나누었다.

마)

원고가 2020. 11. 23. 이 법원에서 E를 증인으로 신청하여 E가 증인으로 채택되었으나, E는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았고 대신 ‘참가인과 E가 원고의 사업장에서 다림질을 하는 객공으로 근무하던 중 2019. 9. 11. 08:30경 참가인과 D 사이에 언쟁이 벌어지자 참가인이 자신의 짐을 싸고 E에게도 함께 가자고 하여 참가인과 E가 원고의 사업장을 나왔으며, 나오던 중 H가 참가인과 E를 발견하고 잠깐 기다리라고 하였는데 무시하고 그냥 갔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이 법원에 제출하였다(갑 제6호증).

3)

참가인의 이직과 원고의 원직복직명령

가)

참가인은 원고의 사업장을 떠난 후 2019. 9. 16. 무렵부터 G에 출근하여 다림질 업무를 수행하였다.

나)

원고는 2020. 3. 23. 이 사건 초심판정에 따라 참가인에게 2020. 3. 30.까지 원직복직할 것을 통지하였으나, 참가인은 원고에 출근하지 않았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 1 내지 3호증, 갑 제5호증의1 내지 4, 갑 제6호증, 을 제3호증의1, 을 제5, 6호증의 각 기재, 증인 D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참가인의 근로자성에 대하여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8다292418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와 을 제6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참가인은 원고에 근무할 당시 원고의 근로자에 해당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⑴ 참가인은 원고의 사업장에서 원고가 납품하는 의류를 다림질한 시간에 따라서 일당 내지 야간수당을 지급받았다. 이와 같이 참가인에게 일당 내지 야간수당이 지급된 방식은 일의 완성이 아닌 근무시간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보이므로, 이와 같은 형태는 도급보다는 고용에 가깝고, 참가인에게 지급된 일당 내지 수당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⑵ 원고가 참가인에 대하여 출퇴근의 근태 관리를 하였는지는 명확하지 아니하나, D이 급여 산정 명목으로 원고의 출근일자와 야간근무 시간을 기록하고 있었던 점, D의 업무수첩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은 ‘사장님 지시’로 야간근무를 하기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다림질 작업은 원고의 사업장에서 이루어졌고, D과 E 등 동료들과 함께 수행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실질적으로 근무시간 및 근무장소에 대한 관리감독이나 업무에 대한 지휘감독이 이루어지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⑶ 참가인은 자신이 일한 시간에 따라 급여를 받았기 때문에, 의류의 양에 따라 금원을 지급받고 납품의 대가로 받는 수익금을 분배하는 방식과는 달리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었다고 볼 수 없다.

⑷ 증인 D이 참가인이 다림질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참가인으로부터 그 기술을 배우기 위해 참가인을 원고에 영입하였다고 증언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직접 근로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참가인이 제3자를 고용하여 다림질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용인되었을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⑸ 참가인은 일당을 받고 근무하였기 때문에 자율적으로 휴무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D의 업무수첩의 근무일자 및 급여 지급 내역상 월별 지급액의 변동 폭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은 비교적 꾸준하게 원고의 사업장에 출근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일용직이라고 하여 근로자성이 부인될 수는 없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은 참가인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는다.

⑹ 나아가 참가인의 소득이 사업소득으로 처리된 배경이 명확하지는 아니하나, 사업소득으로 신고하는 경우 참가인으로서도 원천징수 세액이 감소하는 이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로서는 퇴직금 및 4대 보험료 지급을 면할 수 있어서 서로 양해한 사항이었을 것으로 볼 여지가 존재하는바, 사업소득으로 신고한 사실만으로 참가인의 근로자성이 부인될 수 없다.

2)

해고의 존재 여부에 대하여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참가인을 일방적으로 해고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⑴ 이 사건 초심 및 재심판정에서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하였다고 인정한 가장 유력한 증거는 참가인이 제출한 참가인과 D 사이의 녹취록(을 제3호증의1)의 기재였다. 그러나 참가인은 이 법원에서 위 녹취록의 녹취파일을 제시해 달라는 원고의 요구에 대하여 ‘위 녹취파일이 어떤 이유인지 모르게 삭제되어 제출할 수 없다’고 진술하고, 위 녹취파일을 제출하지 않았는바, 위 녹취록의 내용이 진정하다고 인정할 수 없다.

⑵ 설령 위 녹취록이 녹취 내용을 진정하게 녹취하였다고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점에서 해고 사실을 단정하기 어렵다. 참가인이 제출한 참가인과 D 사이의 녹취록의 기재에 의할 때, D은 참가인의 ‘네가 그만두라고 했다’는 언급에 ‘예’라고 하였으나 당시 말의 억양, 크기 등을 확인할 수 없는 이상 이를 수긍하는 말이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또한, D의 위와 같은 반응은 D과 참가인이 언쟁을 하던 도중 D이 참가인에게 함께 일하기 힘들다고 발언하기도 하였고, 참가인이 D보다 연배가 높았기 때문에 참가인을 자극하지 않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보일 뿐, D의 위와 같은 반응이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한 사실을 수긍한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⑶ 오히려 참가인과 함께 원고의 사업장에서 근무하였고, 참가인이 2019. 9. 11. D과의 언쟁 끝에 원고의 사업장을 떠날 때 참가인과 함께 있었던 E는 D, H와의 통화에서 ‘참가인과 D이 자신이 출근했을 때 이미 언쟁 중이었고, 참가인은 위 언쟁 끝에 짐을 싸서 떠난 것이며, 참가인이 떠날 무렵 H가 출근하면서 잠시 기다리라고 하였는데 홧김에 참가인이 원고 사업장을 떠난 것이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E는 참가인이 두려워 이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으면서도 위 진술과 같은 취지의 진술서를 제출하기도 하였다. E가 D, H와 통화에서 거짓말을 할 유인이 있다고 보이지 않고, E의 진술이 일관적인 점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E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 위와 같은 E의 진술에 의하면 참가인이 원고의 사업장을 떠난 것은 D과의 마찰 때문이었고, 원고의 대표자인 H가 참가인을 해고한다는 것에 대한 지시 내지 용인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원고는 상시 근로자 수 20명가량의 사업장이고 H가 직접 참가인의 업무에 대하여 지시를 하기도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D이 독자적으로 참가인의 해고를 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도 부족하다.

⑷ H는 참가인이 원고의 사업장을 떠나려고 할 때 참가인에게 기다리라고 하였고, 같은 날 참가인이 전화하자 D과 감정 풀고 내일부터 같이 일하자고도 하였으며, 이 사건 초심판정에 따라 참가인에게 원직복직명령을 하기도 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H는 다림질에 특수한 기술이 있는 참가인과 고용관계를 확정적으로 단절시키고자 할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오히려 참가인이 원고의 사업장에 복귀할 의향이 없는 것으로 추측된다.

⑸ 참가인은 원고로부터 일방적인 해고통지를 받았다면 원고의 대표자인 H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었다고 보임에도 참가인이 2019. 11. 7.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기 전까지 이의를 제기하였다고 볼 자료는 없다. 오히려 참가인은 2019. 9. 11. E로 하여금 일을 그만둘 것을 요구하였고, 얼마 지나지 않은 2019. 9. 16.경 다른 사업장인 G에 입사하였으며 참가인의 소개로 E도 2019. 9. 20. G에 입사하였다.

3)

소결론

이와 달리 이 사건 재심판정은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하였다고 판단하여 위법하므로 이를 취소한다.

3.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환우(재판장) 임성민 박남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