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법에 따라 1981. 4. 4. 설립되어 진료 및 보호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6조에 따라 지정된 공공기관이다. 원고는 1993. 4. 3. 참가인 소속의 C병원에 입사하여 2018. 5. 1. D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으로 전보되었고, 2018. 8. 1. 보건직 4급으로 승진되어 영상의학과 과장으로 근무하였다.
참가인은 2019. 7. 29. 원고의 성희롱, 갑질 등에 대한 제보를 접수하고 2019. 8. 초경 원고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였다. 참가인은 위 감사결과를 바탕으로 2019. 10. 18.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다음과 같은 징계사유(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를 들어 원고를 해임하기로 의결하였고, 이를 원고에게 통보하였다.
원고는 2019. 10. 29. 참가인에게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참가인은 2019. 11. 14. 재심사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의 재심청구를 기각하였으며, 2019. 11. 19. 이를 원고에게 통보하였다(이하 위와 같이 최종적으로 결정된 위 해임처분을 '이 사건 해임'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해임이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2019. 10. 30.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2. 27. 이 사건 징계사유가 존재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며 징계절차에도 하자가 없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E,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4. 23. 이 사건 초심판정과 마찬가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B,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나 제1, 6,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징계사유의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하나 징계사유로 적시된 원고의 언행 중 일부는 성희롱이나 괴롭힘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일부는 그 언행의 경위에 비추어 원고에게 성희롱의 의도가 존재하지 아니한다.
나아가 원고의 부적절한 언행이 지속적·악의적으로 반복되지 않은 점, 원고가 약 26년 6개월을 성실하게 근무해오면서 모범사원 표창을 받기도 한 점, 원고에게 별다른 징계전력이 없는 점, 피해 직원의 의사와 관계없이 간호실장에 의해 민원이 제기되어 감사가 개시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부당하다.
관계 법령 및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징계사유 존부에 관한 판단
인정사실
이 사건 병원의 영상의학과 과장은 영상의학과 전문의(부서장)를 도와 영상의학과 업무 전반을 총괄하고, 직원 교육 및 배치, 방사선 장비 관리, 검사 배분, 방사선 안전 관리 등을 담당하며, 영상의학과 소속 여성근로자는 5명, 남성근로자는 4명이다(부서장 및 원고는 제외).
원고는 2019. 3.경부터 2019. 7.경까지 영상의학과 직원 ○○○에게 다음과 같은 발언을 하거나 행동을 하였다.
원고는 2018. 7.경부터 2019. 5.경까지 영상의학과 직원 □□□에게 다음과 같은 발언을 하거나 행동을 하였다.
원고는 2019. 5.경 영상의학과 직원 △△△에게 갑자기 "야, 너도 흑인 어때? 국산만 찾지 말고 외국인 만나라, 인천에 외국인 많잖아?"라고 말하고, 위 직원이 중국인이 많다고 하자 "그럼 중국인을 만나라"고 말하였고, 일자불상경 위 △△△에게 "D병원 내 어떤 간호사가 예쁘냐, 나는 누가 예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였다.
원고는 2018. 7.경부터 2019. 3.경까지 영상의학과 직원 ◇◇◇에게 다음과 같은 발언을 하거나 행동을 하였다.
원고는 2019. 3. ~ 4.경 회식자리에서 직원 ◎◎◎에게 "'쟤 완전 물건이다, 잘 한다'라는 말을 들었다며 나는 니 물건이 좋다는 건 줄 알았는데 그 뜻이 아니었더라"고 말하였고, 일자불상경 발기부전 환자의 촬영영상을 보고 위 ◎◎◎에게 "너는 이런거 안 넣어도 되냐?"고 말하였으며, 일자불상경 위 ◎◎◎가 오후에 출근하여 배우자가 아팠다고 이야기 하자 "임신한 거 아니야?"라고 말하였다. 한편, 원고는 일자불상경 직원 ♤♤♤에게 "가족들과 베트남 가게 되면 유흥시설 안 가봤냐, 아빠랑 그런 데 가면 되지 않냐?"라고 말하였다.
원고는 2019. 4. 이후 일자불상경 임산부인 직원 ♧♧♧이 시간선택제 근무를 하려고 하자 총무부에서 사유를 물을 경우 본인 방어용으로 필요하다는 이유로 진단서를 떼어오라고 지시하였고, 2019. 7.경 위 직원에게 자신이 근무평정자임을 강조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
원고는 2019. 7.말경 이후 직원 대상 면담을 하면서 자신에 대한 신고 여부를 물었고, 감사실 조사가 종료된 후 다른 부서 직원에게 원고가 신고자를 찾으려고 했다는 사실을 시인하기도 하였다.
영상의학과 직원들은 2019. 8. 13. 참가인에게 원고의 성희롱, 스토킹, 인격모독 및 근무태만에 대하여 엄벌을 내려줄 것을 청원하는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나 제2 내지 9,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구체적 판단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 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한편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위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영상의학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성희롱, 인격모독성 발언, 갑질 등 부적절한 행위를 함으로써 인사규정 제1호, 제2호, 제4호, 제6호에 해당하는 비위행위를 저질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사유는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원고는 이 사건 징계사유를 대체적으로 인정하면서도 개별 발언들의 구체적인 표현 일부를 다투거나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인 해당 직원들의 관련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될 뿐만 아니라, 다른 목격자의 진술이나 경험칙 등에 비추어 그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징계사유에 적시된 비위행위 모두를 실제로 하였다고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원고가 영상의학과 직원들에게 한 일련의 성희롱 관련 언행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이를 직장동료 사이의 단순한 농담이나 자연스러운 대화로 보기는 어렵고 원고에게 다분히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나아가 설령 원고에게 성적 동기나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이 지속적·반복적으로 이루어진 원고의 언행들은 일반적·평균적인 사람의 관점에서도 충분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특히 조산기에 접어들어 시간선택제 근무를 원하는 직원 ♧♧♧에게 관련 규정에서 요구하고 있지 않은 진단서를 요구한 행위와 자신이 해당 직원의 근무평정자임을 강조한 행위, 여성 직원들에게 별다른 이유 없이 수차례 전화하거나 식사를 제안한 행위,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면담을 진행하면서 자신을 제보한 사람을 찾으려고 한 행위 등은 자신의 지위상의 우위를 이용하여 상대방에게 부당한 지시 등을 하는 소위 '갑질'에 해당한다.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에 관한 판단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 을나 제12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인사규정 제58조의3 제1항 [별표3]에서는 성희롱의 징계양정기준에 관하여, 비위의 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파면-해임'으로, 비위의 도가 중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의 도가 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해임-정직'으로 각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상당기간에 걸쳐 지속적·반복적으로 성희롱 행위를 하였는바, 그 비위의 정도가 결코 가볍지 아니하고 고의성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인사규정 제58조의6 제1항에서는 서로 관련이 없는 2 이상의 징계사유가 경합될 경우에는 그 책임이 중한 것에 해당하는 징계보다 1단계 위의 징계로 의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두 가지 이상의 징계사유가 경합되는 원고의 경우 책임이 중한 성희롱에 상응하는 징계보다 1단계 위의 징계를 의결할 수 있다. 나아가 인사규정 제58조의5 제2항 제4호에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에 따른 성희롱의 경우에는 공적에 따른 징계감경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근무기간 동안 이사장 표창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감경사유로 삼을 수 없다.
원고는 ○○○을 비롯한 영상의학과 직원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간호실장이 ○○○의 이름을 도용하여 민원을 제기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비록 간호실장이 ○○○이 제출한 진술서의 일부 내용을 다른 직원으로 하여금 수정하게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간호실장이 ○○○의 명의를 도용하여 민원을 제기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이 스스로 구체적인 성희롱 피해사실을 기재한 진술서를 작성하였고, 그 진술서 말미에 구체적이고 이해할 수 있는 대책을 요구한다고 기재한 점, 원고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피해자가 ○○○ 외에도 다수 존재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영상의학과 직원들이 2019. 8. 13. 원고의 처벌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단체로 작성하여 참가인에게 제출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가 피해자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진행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이 사건 징계사유에 관하여 진지하게 반성하거나 피해자인 영상의학과 직원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전한 적이 없는바, 개전의 정이 부족하다고 판단된다. 또한 참가인은 이 사건과 유사한 성희롱 징계사건에 관하여 대체로 해임 처분을 해왔고, 피해자들이 선처를 호소한 1건에 관해서만 예외적으로 정직으로 감경한 사례가 있을 뿐인데, 이 사건의 경우 피해자들이 원고의 선처를 호소한 바가 없다. 나아가 참가인으로서는 성희롱 등의 비위행위를 엄단함으로써 재발을 방지하고 직장 내 근무질서를 바로잡을 공익상의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
소결론
따라서 이와 같은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환우(재판장) 임성민 박남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