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1. 9. 16. 선고 2020구합6790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소청심사결정의 경위

가.

원고(1964년생, 남성)는 1997. 9. 1. 학교법인 B(이하 ‘B’이라 한다)이 설립·운영하는 D고등학교(여자고등학교이다, 이하 ‘이 사건 학교’라 한다)의 교사로 신규 임용되어 2017학년도에는 1-2학년, 2018학년도에는 2-3학년 학생들을 상대로 윤리 과목을 담당하였다.

나.

광주광역시교육청은 2018. 9. 19.-2018. 9. 20. 이 사건 학교 내 성 관련 비위행위 사건에 관하여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를 실시한 이후 감사를 거쳐 2019. 7. 4. B에 원고의 품위 유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해임을 요구하는 등 이 사건 학교의 교사 13명에 대한 징계처분을 요구하였다.

다.

B은 2019. 9. 30. 교원징계위원회에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하였고 교원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2019. 10. 29. 원고에게 ‘원고가 교직 생활에 성실히 임해왔고 다른 징계전력이 없으며 개전의 의지가 명확하다’는 등의 이유로 정직 1월의 징계처분을 한 것을 비롯하여 위 교사 13명을 징계하였다. 이에 광주광역시교육청은 2019. 11. 18. B에 원고를 포함한 교사 7명에 관한 징계의결의 내용이 징계사유에 비추어 가볍다는 이유로 재심의를 요구하였다. B은 2019. 11. 18. 교원징계위원회에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하였고 교원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2020. 1. 14.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징계사유(이하 통칭할 때는 ‘이 사건 각 징계사유’라 하고, 이에 따른 각 발언을 ‘이 사건 각 발언’이라 한다)에 관하여 개전의 정이 불명확하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해임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임’이라 한다).

라.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피고에게 소청심사를 청구하였고, 피고는 2020. 6. 3. ‘징계사유 1, 2는 성희롱에 해당하여 구 사립학교법(2020. 12. 22. 법률 제176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사립학교법‘이라 한다) 제55조에 의하여 준용되는 국가공무원법 제63조의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한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사유 3 내지 12는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한 징계사유가 인정되며, 사립학교 교원의 복무에 관하여 준용되는 구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2020. 7. 28. 교육부령 제21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징계양정규칙’이라 한다) 등을 고려하면 징계양정이 적정하다’는 이유로 그 청구를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소청심사결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소청심사결정의 적법 여부

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나.

징계사유에 관하여

(1)

원고의 이 사건 각 발언 여부

(가)

원고의 주장<1>

징계사유 1에 관하여 원고는 ‘베이지색 옷을 입고 있는 학생을 보며 흥분된다’고 발언한 사실이 없고, 당시 철학 수업시간에 욕망이론에 대하여 강의하던 중 한 학생이 페티시즘의 개념에 대해 질문하기에 학문적 입장에서 순수하게 학생들을 지도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해당 용어를 설명하기 위하여 사례를 들어 “나는 베이지색 계열의 옷이 다른 색 옷보다 더 호감이 가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성향도 페티시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하였을 뿐이다. 나아가 교사가 수업 도중 학생에게 성적 언동으로 해석될 수 있는 ‘흥분된다’는 발언을 하였다면, 이는 사회통념상 매우 이례적이고 충격적인 일이어서 다수의 학생들이 기억할 만한 것임에도 원고가 이 부분 발언을 하였다고 진술한 학생은 단 한 명뿐이다.

징계사유 5 중 “남녀 배우가 키스한 걸 보면 어떤 느낌일 것 같나?”라는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

징계사유 7 중 “낙태는 여자들이 함부로 해서 그런다.”라는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

징계사유 9에 관한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

징계사유 10 중 “19금 영화가 엄청 자세하게 나온다.”라는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

징계사유 11 중 “여자는 40대가 넘어가면 남성적으로 변한다. 여자가 아니다.”라는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

징계사유 12 중 “택시기사는 다 나쁜 사람이다.”라는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

(나)

판단

을 제4 내지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다투는 위 각 발언들을 포함하여 이 사건 각 발언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

①

이 사건 각 발언은 광주광역시교육청이 2018. 9. 19.-2018. 9. 20. 이 사건 학교학생 50명과의 면담 과정에서 학생들의 진술에 의하여 확인된 것으로서 당시 학생들이 원고의 발언 내용 및 그 시점, 원고의 발언에 따른 학생들의 반응 내지 심정, 당시의 정황 등에 대하여 진술한 내용은 상당히 구체적이고 그 각 진술 사이에 모순됨이 없거나 서로 일치하고 있으며, 해당 학생들이 원고에 대하여 허위로 진술할 만한 동기나 정황은 발견되지 아니한다.

②

징계사유 1에 관하여 해당 학생은 ‘원고가 2018. 3. 말경 철학 수업시간에 베이지색 옷을 보면 흥분이 된다며 베이지색 옷을 입고 있는 나를 보며 흥분된다고 말하여, 수치스럽고 내가 선생님에게 성적으로 어떤 대상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진술하면서 원고에 대한 처벌의사를 밝혔다(을 제7호증 순번 79). 위 학생이 진술한 원고의 발언 내용, 원고의 당시 행동, 이로 인한 학생의 당시 심정 등은 상당히 구체적일 뿐만 아니라 원고의 발언 시점 역시 특정하고 있으므로, 그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

한편, 원고의 당시 수업을 들었다고 하는 학생 H은 2020. 1. 20. ‘원고가 수업 중 베이지색이나 황토색과 같은 색상을 좋아한다고 말한 것은 사실이나, 베이지색이나 황토색 계열의 옷을 입은 여성을 보면 흥분된다는 말을 한 사실은 없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기는 하였다(갑 제5호증). 그러나 ㈀ 피해 학생이 진술한 시기는 그 발언으로부터 4개월가량이 지난 때인 반면, H이 사실확인서를 작성한 시기는 그로부터 1년 10개월가량이 지난 때이므로 그 작성 당시의 기억이 명확하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 원고가 평소 수업시간에 ‘나는 에로영화를 좋아한다, 19금 영화를 본다, 야한 책을 읽어 보고 싶다, 룸살롱에 가고 싶다, 다른 나라에서 축제라고 해서 남녀가 춤추고 관계를 하는데 나도 한번 가보고 싶다’고 말하는 등 자신의 성적 기호에 대하여 학생들 앞에서 거리낌 없이 말해왔던 점, ㈂ 이 부분 발언을 제보한 학생이 1명이기는 하나, 원고가 당시 베이지색 옷을 입고 있는 특정 학생을 바라보면서 위 발언을 하였기에 해당 학생이 성적 수치심을 느낀 것으로 보이고 다른 학생들은 그 발언 내용만으로는 특별히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해당 학생이 한 진술의 신빙성을 부인하기 어렵다.

③

“낙태는 여자들이 함부로 해서 그런다.”라는 발언을 비롯한 징계사유 7에 관하여 원고는 2019. 3. 14. 광주광역시교육청의 감사조사에서 다른 징계사유와는 달리 이 부분 발언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다.

(2)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가)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징계사유 3 내지 12에 관한 원고의 발언이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하였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원고는 징계사유 1, 2에 관한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3 내지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징계사유 1, 2에 관한 원고의 발언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된다.

①

징계사유 1의 대상이 된 학생은 ‘수치스럽고 내가 선생님에게 성적으로 어떤 대상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진술한 점, 원고의 발언 내용 및 그 맥락, 원고의 당시 행동, 발언이 이루어진 장소, 원고의 지위, 해당 학생과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부분 발언은 성희롱에 해당한다.

②

징계사유 2에 관하여 원고는, 당시 수업시간에 성의 상품화에 대한 찬성 입장의 근거 중 하나인 자본주의 논리를 설명하면서 “자본주의는 모든 것을 상품으로 만드는 무서운 포식자이다. 인간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 사회에 얼마만큼 깊숙하게 침투했는지는 룸살롱의 사례에서 충분히 드러난다. 예를 들어 판검사나 의사들은 일반인보다 자주 가는데 이것이 냉혹한 현실이다.”라는 취지로 했던 것이고, 한 학생이 “선생님도 룸 살롱에 가시고 싶나요?”라고 질문하기에 “선생님도 가보고 싶지만 돈이 없어서 가지 않겠습니다.”라고 솔직하게 답변하였으며, 이후 원고가 성의 상품화를 반대하는 입장의 근거에 대하여도 장시간 설명하였던 것을 고려하면, 학생들 일부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성희롱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징계사유 2에 관한 원고의 발언은 이 사건 학교 교사이자 50대 중반의 남성인 원고가 수업시간에 10대 중후반의 어린 여학생들을 상대로 이루어진 점, 해당 발언에는 여성을 성적 대상화·도구화하는 내용이 포함된 점, 원고의 발언을 들은 학생들은 ‘수치스러웠다, 기분이 나빴다, 성적인 발언으로 인식하였다, 불편함을 느꼈다, 당황스러웠다‘는 등으로 진술한 점(을 제7호증 순번 81, 84, 88, 90, 91, 96), 원고의 발언에 대하여 당시 어느 학생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고 반박하자 원고는 ‘거의 다 맞다’고 말하여 해당 학생이 모욕감을 느낀 점(위 순번 90), 원고의 평소 행실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부분 발언은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성희롱에 해당한다.

③

광주지방검찰청 소속 검사는 2019. 2. 27. 원고의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혐의에 대하여 설령 원고가 피의사실과 같은 발언을 하였더라도, 아동의 건강·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성적 폭력 또는 가혹행위라거나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행위에 준하여 정신적 폭력이나 가혹행위 등으로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현저한 위험을 가져올 것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행위에까지 이르렀다고 보기는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증거불충분에 따른 ‘혐의없음 처분’을 하였다. 그러나 형사사건에서 무혐의 불기소처분되었다는 사실이 있다하여 법원이 이에 기속되는 것은 아니고 법원은 증거에 의한 자유심증으로 그에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1988. 4. 27. 선고 87다카623 판결 참조).

다.

징계양정에 관하여

(1)

징계양정규칙의 준용 가부

(가)

원고의 주장

사립학교 교원이 교육공무원이 아닌 이상 사립학교 교원에게는 국·공립학교의 교원의 복무에 관한 규정, 즉 국가공무원법 제55조부터 제67조까지의 규정만 적용될 뿐 징계양정규칙은 적용되지 않고 사립학교 교원의 징계에 대해서는 사립학교법과 해당 학교법인의 인사 관계 규정이 적용될 뿐임에도, 이 사건 소청심사결정은 징계양정규칙을 적용하여 위법하다.

(나)

판단

사립학교법은 2019. 4. 16. 법률 제16310호로 개정되면서 제66조 제1항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징계기준 및 징계의 감경기준 등에 따라 징계의결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대통령령으로 징계기준을 위임하였고, 2019. 10. 8. 대통령령 제30108호로 신설된 같은 법 시행령 제25조의2의 위임을 받은 ’사립학교 교원 징계규칙‘(교육부령) 제2조 제1항은 ’사립학교 교원의 징계기준에 관하여는 징계양정규칙 별표를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립학교법 부칙(2019. 4. 16. 법률 제16310호, 이하 같다) 제2조는 “제66조의 개정규정은 이 법 시행 후 최초로 임용권자가 교원징계위원회에 징계의결을 요구한 경우부터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개정법률의 시행일은 2019. 10. 17.이다.

B이 교원징계위원회에 이 사건 해임에 관한 징계의결을 요구한 일자는 2019. 11. 18.로서 위 개정법률의 시행 이후이므로, 개정 사립학교법령에 따른 징계양정규칙은 원고와 같은 사립학교 교원에게 준용된다고 볼 수 있다. 설령 이와 달리 당초의 징계처분이 있은 뒤 관할청의 재심의 요구에 따라 임용권자가 교원징계위원회에 징계의결을 요구한 경우에는 당초의 징계처분에 관한 징계의결 요구일(이 사건에서는 2019. 9. 30.)을 기준으로 하는 것으로 사립학교법 부칙 제2조를 해석하여 이 사건 해임에 관하여는 개정 사립학교법령을 적용할 수 없다고 보더라도, 사립학교법 제55조 제1항은 “사립학교의 교원의 복무에 관하여는 국·공립학교의 교원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은 품위 유지 의무와 같이 사립학교 교원에게 준용되는 복무규정을 위반한 경우의 징계책임을 정하는 것인 점, 국·공립학교 교원은 사립학교 교원과 가장 유사한 지위에 있는 점, 개정 사립학교법의 시행일인 2019. 10. 17. 이후에 이 사건 해임과 이 사건 소청심사결정이 있었던 점, 개정 사립학교법령의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소청심사결정에서 징계양정규칙을 원고에게 준용하였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소청심사결정이 위법해진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징계양정규칙은 징계양정에 관한 구체적·객관적인 기준으로서 사립학교 교원의 징계양정을 정함에 있어 이를 참작하는 것이 적정한 징계양정을 도출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설령 원고의 일부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성희롱의 정도가 성적 도의관념에 어긋나고 아동의 건전한 성적 가치관의 형성 등 완전하고 조화로운 인격발달을 현저하게 저해할 우려가 있는 정도에 이르지 않았고, 수업 중 관련 주제에 따라 수업을 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졌으므로, 징계양정규칙상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원고의 나머지 발언들도 윤리과목 등 수업시간에 관련 주제를 설명하면서 학생들의 이해도를 높이고 현 사회의 실제 상황을 인식시키려는 취지에서 하였던 것으로서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에 해당한다.

또한, 원고의 발언 내용과 그 배경, 원고는 교사로 임용된 이후 약 24년간 성실하게 근무하였고 징계를 받은 전력이 없는 점, 원고는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힌 점, 가벼운 징계처분으로도 그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해임에 따른 징계양정이 지나치게 무거워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

나아가 B은 관할청의 재심의 요구에 따른 징계위원회의 징계의결에 대하여는 관할청이 또 다시 재심의를 요구할 수 없는 사립학교법의 규정을 악용하여 관할청이 재심의를 요구한 교사 7명 중 원고를 제외한 나머지 6명에 대하여는 견책의 징계처분을 하고 오직 원고에 대하여만 이 사건 해임을 함으로써 합리적인 사유 없이 같은 정도의 비행에 대하여 공평을 잃은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평등의 원칙을 위반하였다.

(나)

관련 법리

사립학교 교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것이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권자가 재량권을 행사하여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0. 10. 13. 선고 98두8858 판결 등 참조).

교원에게는 일반 직업인보다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됨은 물론이고, 교원의 품위손상행위는 본인은 물론 교원사회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보다 엄격한 품위유지의무가 요구된다(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9두48684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6,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거나 비례의 원칙 또는 평등의 원칙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원고는 윤리교사로서 윤리 교과목을 강의할 때 다수의 학생들을 상대로 이 사건 각 발언을 한 점, 이는 1년 6개월 이상의 장기간에 반복적·지속적으로 이루어진 점, 이 사건 각 발언은 성희롱에 해당하거나 성적 지향, 여성, 특정 직업군, 성폭력 피해자 등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조장하고 형사상 범죄에 해당하는 행위를 두둔하는 내용 등이 포함되어 있어 그 발언 내용이 매우 불량하고 당초의 수업 내용으로부터 일탈된 정도가 상당한 점, 이 사건 학교 학생들은 건전한 성적 가치관과 윤리관을 확립해나가야 하는 청소년기에 있는 점, 원고의 언행으로 인하여 다수의 학생들이 성적 수치심, 모욕감, 불편함 등 정신적인 피해를 입은 점, 원고의 지위와 담당과목에 비추어 비난가능성이 상당히 큰 점[한 학생은 ’원고가 윤리 선생님이 맞나 싶었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을 제7호증 순번 75)], 원고의 비위행위가 이 사건 학교 내외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징계사유 1, 2에 따른 성희롱 발언은 징계양정규칙이 정한 ’미성년자에 대한 성희롱‘으로서 적어도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인 경우 또는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고, 나머지 각 발언은 징계양정규칙이 정한 ’그 밖의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서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에 대하여는 ’파면-해임‘에 상응하는 징계가 가능하다.

②

원고가 교원징계위원회에서 이 사건 각 발언 중 일부 발언 사실을 부인한 점 등에 비추어, B이 이 사건 해임 당시 원고에 대한 개전의 정이 명확하지 않다고 본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③

이 사건 학교의 다른 교사 I는 교실에서 체육수업을 마치고 돌아와 얼굴이 빨개진 학생에게 “복숭아 같아 보인다. 달콤해 보인다. 입 먹어 보고 싶다.”고 발언하였고, “아빠한테 애교 부리는 것처럼 애교를 부리라.”라는 등 다수의 발언과 부적절한 행위를 하였으며, 또한「피해자(이 사건 학교 학생)에게 악수하자고 하여 피해자가 피고인(I)과 악수를 한 후 자리에 앉으려고 하자, ‘왜 인사를 그따구로 하냐.’고 말하고, 이후 조회시간에 피해자를 교탁 앞으로 불러 아까 했던 악수를 재현해 보자고 하여 피해자가 다시 피고인과 악수를 하자, 피해자의 손을 팽개치듯이 하면서 ‘새끼야, 싸가지 없는 새끼야, 왜 악수를 이렇게 하냐.’라고 욕을 하고, 피해자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한 후 피해자가 무릎을 꿇자, 피고인이 들고 있던 신문지를 구겨 피해자의 얼굴을 향해 던졌다. 이로써 피고인은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하였다」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가중처벌)의 범죄사실이 인정되어 광주지방법원으로부터 2019. 10. 16. 벌금 400만 원을 선고받고(2019고단1732)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B은 이를 징계사유로 하여 J에게 감봉 3개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는데, 그 징계처분이 가볍다는 광주광역시교육청의 재심의 요구 이후 견책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이와 같은 I의 비위행위에 비하여 그 징계양정이 가볍기는 하나, 비위행위의 내용과 정도 등에 있어서 원고와는 차이가 있는 이상 이 사건 해임이 평등의 원칙을 위반하여 위법하게 될 정도에 이르렀다고는 보기 어렵다.

④

재심의 요구 뒤 견책의 징계처분을 받았다고 원고가 주장하는 교사 6명 중 위 I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이 견책의 징계처분을 받았다고 인정할 자료는 없다. 설령 위 5명이 견책의 징계처분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비위행위의 내용과 정도 등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없는 이상 이 사건 해임이 평등의 원칙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라.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임은 적법하고, 이와 같은 취지에 있는 이 사건 소청심사결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석(재판장) 최기원 최승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