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국가공간정보 기본법 제12조에 의해 설립된 특수법인으로, 상시근로자 약 3,700명을 고용하여 공간정보체계의 구축 지원 등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7. 9. 25. 계약직 변호사로 원고에 입사하여 감사실 및 기획조정실에서 법률자문 등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2019. 9. 23. 참가인에 대하여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2019. 9. 24.자 '고용중지'를 통보하는 인사발령(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을 하였다.
참가인은 2019. 11. 18.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다.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1. 16. '참가인에게 근로계약에 관한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원고가 그 갱신을 거절한 데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을 받아들이는 판정을 하였고, 위 판정서는 2020. 2. 13. 원고에게 송달되었다.
이에 원고는 2020. 2. 19.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초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5. 15. 위 초심 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고, 위 재심판정서는 2020. 6. 12. 원고에게 송달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가 제2, 5, 6호증, 을나 제7호증의 각 기재(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와 다른 결론에 이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정당한 갱신기대권의 부존재
참가인은 전문적 업무 수행을 위해 채용된 계약직 근로자로, 상시·지속적인 업무가 아닌 한시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점, 그 업무 특성상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정규직 전환 대상에도 해당하지 않는 점, 최초 근로계약 체결 이후 계약이 갱신되거나 반복 체결된 적이 없는 점, 근로계약이나 관련 규정에도 일정 요건이 충족되면 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볼 수 없다.
갱신거절의 합리적 이유 존재
설령 참가인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더라도, 참가인은 스스로 무기계약직 전환만을 요구하면서 계약갱신 거부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원고로서는 참가인의 의사에 반하여 근로계약을 갱신할 수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계약갱신을 위한 평가절차를 거치는 것은 무의미하므로, 원고가 그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이 사건 통보를 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존재한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 사실
참가인의 담당업무
원고는 참가인 채용 당시 근무부서를 '감사실'로, 담당업무를 '법령의 해석 및 적용에 대한 자문, 정책사업에 대한 사전 법률적 검토, 직원 권익 및 인권보장 활동, 회계처리 투명성 확보를 위한 내부통제 모니터링'으로 적시하여 채용공고를 하였고, 같은 내용으로 참가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참가인은 입사 직후 감사실에 배치되어 위 법률자문 업무 등을 담당하다가, 2019. 1. 28. 기획조정실로 재배치되어 원고의 사업에 관련된 입법 대응, 법제화 등 법무전략 업무를 담당하였다.
관련 규정 및 계약의 내용
원고의 계약제직원관리지침 중 계약기간 및 평정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다(을가 제3호증).
원고는 위 계약제 직원관리지침의 '별지 제1호 서식'에 따라 참가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중 계약기간 및 평정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다(을가 제2호증).
전문자격 소지 근로자들의 계약 형태
참가인과 같이 변호사로서 원고에게 채용된 근로자 중 계약기간이 만료되었다는 이유로 고용중지 인사발령을 받은 사례는 없다. 또한 변호사, 회계사, 노무사 등 전문자격 소지자들의 계약갱신 및 무기계약직 전환 현황은 다음과 같다(을 제4호증).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른 정규직 전환 논의 경과
대한민국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2017. 7. 20. 공공부문을 대상으로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가이드라인(이하 '정부 가이드라인'이라 한다)을 발표하였다(을나 제1호증), 위 가이드라인은 '상시·지속적 업무'는 원칙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하면서, 다만 다음과 같이 불가피한 경우에 한하여 인정되는 예외사유를 정하였다.
정부 가이드라인의 대상기관인 원고는 위 가이드라인에 따라 2017. 12. 7.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를 개최하여 위 지침 발표일인 2017. 7. 20.을 기준으로 근무 중이던 기간제 근로자 299명 중 284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였다.
한편, 원고는 2019. 6. 11. 고용노동부에 위 가이드라인 발표일 이후에 입사한 참가인이 정규직 전환 심의 대상에 해당하는지 질의 하였고, 같은 달 13. '위 가이드라인 발표일 당시 공공부문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근로자가 전환대상이 됨이 원칙이나, 이후 고용된 경우에도 전환업무의 특성과 업무의 상시·지속성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규직 전환심의위원회 등에서 전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답변을 받았다(을나 제 6호증).
원고의 인사처장은 2019. 8. 22. 참가인이 소속된 기획조정실의 대외협력부장에게 참가인의 계약기간이 2019. 9. 24. 만료예정임을 통보하였다(을가 제6호증).
참가인의 소속 부서장인 기획조정실장은 2019. 9. 17. 정규직전환 업무를 담당하는 사회가치실현처장에게 '기간제 근로자 정규직 전환 검토 요청'이라는 제목으로, '참가인이 담당하는 법무전략 업무는 사무분장에 있는 고유 사무로 상시·지속적 업무이고, 입법 관련 시급성이 있는 업무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정규직 전환을 요청한다'는 내용의 협조문을 보냈다(을가 제1호증).
원고는 2019. 9. 20. 참가인을 포함하여 정부 가이드라인 발표일 이후 채용된 기간제 근로자 3명에 대하여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를 개최하였으나, 위 위원회는 위 3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기로 의결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5, 8호증, 을가 제1 내지 6호증, 을나 제1, 6,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갱신기대권 인정 여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지나면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근로자는 당연히 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은 같은 법 제4조 제1항 단서의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으나, 기간제법의 입법 취지가 기간제근로자 및 단시간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것임을 고려하면,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의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갱신기대권에 관한 위 법리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두50563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위 인정 사실, 을가 제3호증, 을나 제2 내지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할 경우에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와의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참가인의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러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하여 참가인이 당연히 무기계약직으로 곧바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다. 이 점에 관하여 미리 주의를 환기하여 둔다).
참가인이 담당한 법률자문 및 법무전략 등 업무는 모두 상시·지속적인 전문업무로서 참가인의 근로계약기간 만료 이후에도 참가인 또는 기타 법률전문가가 담당해야 하는 업무이다. 즉, 원고는 국가공간정보 기본법에 의한 특수공법인으로서 공간정보체계의 구축 지원, 공간정보와 지적제도에 관한 연구 등 공공사업을 수행하여야 하므로, 이와 같은 사업특성을 고려할 때 원고의 사업수행 과정에서 관련 법령의 제·개정 등 정비, 새로운 입법 등의 수요는 현장 및 실무의 필요 등에 따라 상시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법무전략 업무는 원고의 직제규정상 참가인이 소속되어 있던 기획조정실 대외협력부의 사무분장에 포함되어 있는 업무이기도 하다(을나 제3호증).
구체적으로, 참가인은 계약기간 만료 직전까지 기획조정실 대외협력부에서 원고의 사업에 관련된 입법 대응, 법제화 등 법무전략 업무를 담당하였고, 여기에는 '국토교통부 추진 분법(안) 대응 논리 방안 마련', '3차원 지적 법제화 전략 수립 및 입법 (안) 구체화', '한국국토정보공사법 제정 추진', '도해지역 감정측량 전담 법제화 추진', '공간정보 관련 법률 입법발의 검토 및 법률 검토(20건)' 등이 포함되었다.
참가인의 소속 부서장인 기획조정실장은 인사처장으로부터 참가인에 대한 계약만료 예정을 통보받고, 정규직전환 담당부서에 '법무전략 업무가 상시·지속적인 업무'라는 점을 피력하면서, 공백 없이 시급하게 처리되어야 할 업무가 다수 있음을 들어 참가인에 대한 정규직 전환을 요청하기도 하였다. 또한 참가인이 퇴직 처리된 후에도 외부 자문 형태로 참가인에게 사규 정비 등 법률자문을 의뢰하다가, 2019. 12. 13.에는 인사처장에게 협조문을 보내 참가인의 퇴직으로 결원 상태인 법무전략 분야에서 업무공백을 최소화할 필요성을 들어 새로운 법률전문인력의 신속한 충원을 요청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참가인이 담당한 법무전략 업무는 한시적인 업무라고 보기 어렵고, 참가인의 계약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지속되어야 할 성격의 업무라고 볼 수 있다.
원고의 계약제직원관리지침은 '계약제 직원으로 채용된 자의 근무실적이 우수'한 경우 일정 범위 내에서 채용기간을 연장할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제11조). 또한 계약제 직원의 근무상황과 직무수행실적을 정기 또는 수시로 평가하여 계약의 연장 시 이를 반영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평가는 연 1회 이상, 개인 업무실적평가, 부서장 평가 및 다면평가 등에 의한다는 등 그 평가시기와 평가방법을 정하고(제21조), 구체적인 평가항목과 평가방식, 배점 등 세부항목까지 제시하고 있다(별지 제4호 및 제5호 서식). 원고와 참가인이 체결한 근로계약에도 '참가인의 담당업무 및 성과목표를 기준으로 참가인의 근무실적을 매년 정기 평가하고, 계약만료 시에는 최종평가를 실시한다'는 취지의 근무실적평가 조항(제5조)이 포함되어 있다. 위 계약조항은 위 지침과 달리 그와 같은 평가를 '계약 연장'에 반영할 수 있다는 취지를 명시하고 있지는 않으나, 원고의 계약서는 계약제직원관리지침에서 정한 서식을 그대로 따른 것으로 위 지침이 근로계약의 내용을 이룸을 명시하고 있으므로, 위 계약조항 역시 계약연장 시 반영될 수 있음을 전제로 근무실적평가를 규정하고 있다고 해석된다.
종합하면, 원고는 관련 규정 및 참가인과의 계약에서 '근무실적이 우수할 경우 계약기간을 연장할 수 있고, 매년 정기적으로 또는 계약만료 시 정해진 방식에 따라 실시하는 근무평가 결과가 그와 같은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데 반영될 수 있다'는 취지를 규정함으로써, 결국 기간만료의 경우에도 일정한 요건(평가 결과 근무실적이 우수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을 갖추면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다는 신뢰를 부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원고는 위와 같은 규정이 일정 요건을 갖추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가 아니라, 단지 계약기간의 연장사유를 언급만 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나, 인사규정이나 계약조항은 사용자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일방적으로 정하는 점, 기간제 근로계약은 주로 고용유연성 등 사용자 편의를 위한 계약형식으로서 기간제 근로자에게 갱신기대권을 인정하는 취지는 기간제 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하려는 데 있는 점까지 고려하면, 위 지침 규정의 내용이 계약갱신 여부에 관하여 근로자에게 아무런 예측가능성이나 기대가능성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치부하기는 어렵다.
현재까지 참가인과 같이 변호사로서 원고에게 채용된 기간제 근로자들은 모두 2명으로 각 2차례, 4차례씩 계약이 갱신되다가 결국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었고, 그 중 1명(C)은 참가인과 마찬가지로 정원 외 계약직이었다. 그 밖에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제5호, 기간제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제3호 및 [별표2]에서 사용기간 제한의 예외로 정한 전문자격 소지자들의 경우에도 모두 계약기간 만료로 퇴사한 사례는 없으며, 회계사와 노무사의 경우 각 2차례씩 계약이 갱신되다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사례가 각 1건씩 존재한다. 더구나 참가인이 원고에 입사할 당시 이미 위 전문자격 소지자들은 최소 2차례 이상 계약을 갱신하였거나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상태였으므로, 참가인으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기간 만료로 곧바로 근로관계가 종료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보다는, 근무실적이 일정 수준 이상일 경우 계약이 갱신될 것이라고 신뢰하였으리라고 보인다.
갱신거절의 합리적 이유 유무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그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여부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그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위 인정 사실, 갑 제2, 4, 5호증, 을나 제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참가인과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할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계약제직원관리지침 제21조 및 근로계약 제5조에 의하면 원고는 참가인에 대하여 매년 정기평가뿐 아니라 계약만료 시에 최종평가를 실시하여야 하고, 그 평가결과를 계약연장 시 반영할 수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러한 규정 등에 근거하여 참가인에게는 일정한 요건(평가 결과 근무실적이 우수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을 갖추면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다는 기대권이 형성되었다. 그럼에도 원고는 참가인의 계약만료 시 최종평가를 실시하지 않았고, 기존의 정기평가(참가인의 계약기간이 2년이었으므로 위 규정 및 계약에 따르면 최소 1번의 정기평가를 하였어야 한다) 결과를 계약연장 여부 판단의 기준으로 삼지도 않았다. 원고가 참가인의 근무기간 중 정기평가 등 평가를 실시하였는지, 그 결과가 어떠하였는지에 관한 자료는 제출되지 않았으나, 이 법원에 제출된 증거들을 종합하여 볼 때, 참가인의 업무수행 능력이 특별히 떨어지거나 비위행위 등으로 물의를 야기한 사실은 없어 보인다. 오히려 참가인의 소속 부서장이 원고의 인사처장에게 참가인에 대한 정규직 전환을 요청하고, 퇴직한 참가인에게 외부 법률자문을 의뢰한 사정에 비추어, 현업 부서에서는 참가인의 업무수행 능력이 담당업무를 계속 수행하는 데에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기존에 채용한 전문자격 기간제 근로자들은 모두 2차례 이상 계약연장을 거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였으면서도, 참가인에 대하여 유독 객관적인 평가절차도 거치지 않고 계약갱신을 거부한 실질적인 이유는, 참가인이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른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즉, 참가인의 입사 직후 원고는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기존 기간제 근로자 299명에 대한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를 개최하여 그중 284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등 대규모 정규직 전환을 단행하였으나, 참가인은 '정부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입사한 '전문자격 소지자'라는 이유로 정규직전환심의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갑 제5호증), 이후 원고는 참가인의 근로계약기간 만료를 앞둔 2019. 6. 11. 고용노동부에 참가인이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른 정규직전환심의 대상인지 질의하였고, '원칙적으로는 대상이 아니나 정규직전환심의 위원회 등에서 정규직 전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결국 원고는 참가인에 대한 별다른 근무평가 절차 없이, 정규직전환심의워원회 의결에 기초하여 이 사건 통보로써 참가인에게 갱신거절을 한 것이다[이 사건 통보가 정부 가이드라인 및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 의결에 따른 것이라는 점은 원고가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한 서면에도 잘 나타나 있다(을나 제2호증)].
그러나 참가인이 정부 가이드라인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거나, 정규직 전환심의위원회가 참가인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지 않기로 의결하였다는 사정은, 평가절차 자체를 누락한 갱신거절을 정당화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될 수 없다.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계약갱신과 무기계약직 전환은 법적 효과가 전혀 다른 별개의 행위이다. 원고는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른 무기계약직 전환 여부와 별도로 통상적인 평가 등 절차를 거쳐 계약갱신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하나, 관련 규정에서 정한 갱신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았다(오히려 앞서 본 참가인에 대한 현업 부서의 평가 등에 비추어,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른 정규직 전환 논의'라는 사정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참가인은 통상의 갱신절차를 거쳐 계약이 연장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원고는 참가인이 먼저 갱신거부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부득이 계약갱신을 할 수 없었고 갱신절차조차 불필요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주요 근거로 드는 참가인의 내용증명(갑 제2호증의 2) 및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 회의록(갑 제5호증)의 내용을 보더라도, 참가인이 갱신거부 의사, 즉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근로종료 의사를 밝혔다고 보기는 어렵다. 즉, 원고는 2019. 6. 13.경 고용노동부로부터 참가인이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른 정규직 전환 심의 대상이 아니라는 답변을 듣고 2019. 7.경 참가인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지 않기로 잠정 결정하였다. 정규직 전환업무 담당자로부터 이를 전해들은 참가인은 2019. 7. 무렵부터 원고에게 적극적으로 무기계약직 전환을 요구하였으나 결국 2019. 8. 22. 대외협력부 부장 및 부사장으로부터 무기계약직 전환이 불가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 과정에서 위 원고 측 관계자들이 참가인에게 계약연장이나 신규 재입사 등을 거론하자 참가인이 '무기계약직 전환 외에는 그 어떤 조치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로 답변을 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진정한 근로계약 종료의 의사라기보다는 협상 내지 협의 과정에서 오히려 근로계약을 존속, 유지하려는 강한 의사를 피력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참가인은 대부분의 기간제 근로자들이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가운데 자신만이 배제되는 상황을 수긍하지 못하고 무기계약직 전환을 강하게 요구하는 과정에서 위와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이러한 전후 맥락상 참가인의 발언은 '반드시 무기계약직 전환을 해달라'는 강력한 근로관계 유지 의사의 표현으로, 원고 역시 참가인이 진정으로 근로관계 종료를 의욕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고 보인다.
설령 원고가 위와 같은 참가인의 발언을 '무기계약직 전환이 안 되면 회사를 그만 두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하더라도, 오로지 위 발언을 근거로 참가인에게 확정적인 퇴직의사가 있다고 보아 아무런 평가절차 없이 갱신을 거절한 것은 정당화되기 어렵다. 기한 없는 근로관계 유지를 원하는 근로자가 갑작스럽게 계약연장을 통한 근로관계 유지가 아닌 근로종료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면,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사용자로서는 그 발언이 갱신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진지하고 확정적인 퇴직의사에 해당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타당하다. 더구나 참가인은 기간제법상 사용기간이 제한되지 않는 전문자격 소지자로서 무기계약직 전환이 되지 않더라도 계약기간을 연장하는 것에 법률상 장애사유가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무기계약직 전환이 아니더라도 계약연장을 통한 계속근로가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원고의 인사처장은 참가인이 위와 같은 발언을 한 2019. 8. 22. 이미 참가인의 소속 부서에 그 계약기간 만료 예정을 통보함으로써 사실상 확정적으로 참가인에 대한 갱신거절을 예고하였고, 무기계약직 전환 여부와 별도로 참가인에게 계약연장을 위한 절차를 전혀 보장하지 않았다.
소결론
참가인에게는 원고와의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원고가 그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다. 따라서 이와 같은 판단을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우찬(재판장) 위수현 김송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