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1. 8. 26. 선고 2020구합86071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0. 11. 4.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해임 처분 취소 청구 사건에 관하여 한 결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소청심사결정의 경위

가.

원고(1955년생 남성)는 1999. 9. 1.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이 설치·경영하는 D대학교(이하 '이 사건 학교'라 한다) 신학대학원 조교수로 임용되어 (1998. 9. 1.부터 1999. 8. 31.까지는 전임대우) 2014. 9. 1.부터는 교수로 근무하여 2021. 2. 28. 정년에 달하였다.

나.

참가인은 2020. 5. 20. 원고가 다음과 같이 사립학교법 제61조 제1항 제3호를 위반하였다는 징계사유(별지1 참조)로 원고를 해임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임'이라 한다).

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피고에게 소청심사를 청구하였는데, 피고는 2020. 11. 4. '① 제1 징계사유에 따른 원고의 이 사건 수업 중 발언(이하 '이 사건 발언행위'라 한다)은 성희롱에 해당하여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② 제2 징계사유 중 대자보 게재 부분은 원고의 자기방어를 위한 행위로서 징계사유에서 제외하되, 학생회장에게 내용증명우편을 보내 원고의 명예를 훼손한 부분에 대한 사과를 요청하고 사과하지 않을 시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한 행위(이하 '이 사건 내용증명우편 발송행위'라 한다)는 2차 피해를 유발하는 것으로서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제3 징계사유에 관하여는 참가인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학내외 규탄집회로 인한 학내혼란 행위를 원고의 책임으로 보아 징계사유로 삼기에는 부족하다. 징계절차는 적법하고 징계양정은 정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소청심사 청구를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소청심사결정'이라 한다).

라.

한편, 원고가 2020. 6. 3. 참가인을 상대로 제기한 해임효력정지 등 가처분 사건(서울중앙지방법원 2020카합21135호)에서 위 법원은 2020. 7. 24. 이 사건 해임의 적법성 내지 타당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가 참가인의 교수의 직위에 있음을 임시로 정한다'는 등의 결정을 하였다(이하 '관련 가처분결정'이라 한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같은 법원 2020카합21557호로 가처분이의 신청을 하였으나, 위 법원은 2020. 10. 12. 관련 가처분결정을 인가하였다.

마.

관계 법령과 참가인의 규정은 별지2, 3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 20, 27, 28, 31 내지 39호증, 을나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참가인의 본안전항변에 대한 판단

가.

참가인의 주장

원고가 현재 정년에 달하여 더 이상 교원의 지위를 회복할 수 없는데, 원고가 이 사건 소로써 임금지급을 구함 없이 단지 이 사건 소청심사결정의 취소를 구하고 있는 이상 설령 승소하더라도 임금지급에 관한 집행권원은 발생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소는 임금지급을 위한 직접적인 해결수단이 될 수 없어 그 소의 이익이 없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해임처분 무효확인 또는 취소소송 계속 중 임기가 만료되어 해임처분의 무효확인 또는 취소로 지위를 회복할 수는 없다고 할지라도, 그 무효확인 또는 취소로 해임처분일부터 임기만료일까지 기간에 대한 보수 지급을 구할 수 있는 경우에는 해임처분의 무인 또는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고(대법원 2012. 2. 23. 고 2011두5001 판결 등 참조), 이는 사립학교 교원의 해임에 관한 소청심사결정의 취소소송에서도 마찬가지이다.

(2)

판단

원고가 이 사건 소송계속 중인 2021. 2. 28. 정년에 달하여 그 임용기간이 만료되었으나, 갑 제2 내지 4, 5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이 사건 해임 이후부터 관련 가처분결정 무렵까지의 기간에 대하여는 참가인으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여 이 사건 소청심사결정의 취소로 지급받지 못한 임금을 구할 수 있고, 참가인의 '비전임교원인사규정' 제10조는 '전임교원으로 20년 이상 근속하고 정년 등의 사유로 퇴직한 교수에 대하여는 일정한 요건 아래에서 명예교수로 추대할 수 있되 재직기간 중 징계를 받은 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명예교수로 추대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소청심사결정의 취소 여부는 원고의 명예교수 추대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원고에게는 이 사건 소청 심사결정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으므로, 참가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이 사건 소청심사결정의 적법 여부

가.

징계절차의 적부

(1)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해임에 대하여는 구 사립학교법(2020. 12. 22. 법률 제176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사립학교법'이라 한다) 제53조의2 제1항 제1호에 따른 총장의 제청에 관한 같은 법 제53조의4 제2항과 참가인의 정관 제51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교원인사위원회의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임은 위법하다. 따라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소청심사결정은 위법하다.

(2)

판단

사립학교법 제53조의 4는 '각급 학교(초등학교·고등기술학교·고등공민학교·유치원과 이들에 준하는 각종학교를 제외한다)의 교원(학교의 장을 제외한다)의 임용 등 인사에 관한 중요사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당해 학교에 교원인사위원회를 두고, 교원인사위원회의 조직·기능과 운영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학교법인 및 법인인 사립학교경영자의 경우에는 정관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갑 제5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참가인의 정관 제51조 제1항 제1호는 '인사위원회는 학교의 장이 교수, 부교수, 조교수 및 비전임교원을 임면 제청하고자 할 때의 그 제청 동의에 관한 사항을 심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2009. 1. 28. 사립학교법 시행령 제23조의 개정에 따른 '사립학교 교원 임용보고 서식'(교육부고시)에서 개정 전과는 달리 각급 학교의 교원 임용권자는 교육부장관에게 사립학교 교원의 해임에 대한 '인사위원회 개최결과'를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설령 이 사건 해임에 관한 학교장의 제청에 대하여 교원인사위원회의 심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교원징계위원회는 사립학교 교원의 징계사건을 심의·의결하는 기구인 반면 교원인사위원회는 교원의 임면 등 인사에 관한 중요 사항을 심의하는 기구에 불과하여 징계권자가 교원인사위원회의 심의결과에 기속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해임에 관한 학교장의 제청에 대하여 교원인사위원회의 심의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해임이나 이 사건 소청심사결정이 위법하게 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9. 10. 15.자 2009다44617 판결, 대법원 2010. 9. 30.자 2010두14558 판결 참조).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징계사유의 존부

(1)

이 사건 발언행위에 관하여

(가)

원고의 주장

원고가 기독교 신학에 기초한 인간론 강의에서 인간의 죄와 성에 관한 강의를 하면서 기독교 성윤리에서 가장 중요한 창조질서 내에서의 성윤리를 설명하지 않을 수 없었고, 동성애 성행위의 위험성을 설명하면서 창조질서에 맞는 이성 간의 성행위와 대비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별지1 징계사유서 가. (1) 기재와 같은 남성의 성기와 성관계에 관한 발언은 그 초점이 항문성교의 위험성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고, 위 가. (2) 기재와 같은 여성의 성기와 성관계에 관한 발언은 항문성교의 위험성을 대비의 방법으로 부각시키고 이성 간의 성관계가 창조질서에 따르는 것임을 설명하고자 한 것으로서 교리와 규범, 당위를 넘어 창조주의 섭리가 담긴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자 한 것이었다. 위 가. (3) 부분은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징계사유로 하지도 않고 전혀 특정이 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적법한 징계사유가 될 수 없고, 위 발언들 이외에 전수조사보고서(갑 제16호증)에 기재된 원고의 다른 발언들도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나)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등 참조).

법원이 성희롱 관련 소송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그리하여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적인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성희롱 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부정적 반응이나 여론, 불이익한 처우 또는 그로 인한 정신적 피해 등에 노출되는 이른바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피해자는 이러한 2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나 두려움으로 인하여 피해를 당한 후에도 가해자와 종전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 피해사실을 즉시 신고하지 못하다가 다른 피해자 등 제3자가 문제를 제기하거나 신고를 권유한 것을 계기로 비로소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피해사실을 신고한 후에도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그에 관한 진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와 같은 성희롱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갑 제1, 8 내지 11, 16 내지 18호증, 을나 제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이 사건 발언행위는 성희롱에 해당하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①

이 사건 수업은 이 사건 학교의 학부 2학년 내지 4학년 총 65명의 남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신학과 전공과목으로서 그 수업계획서에 의하면, 이 사건 발언행위가 있었던 강의 전반부는 인간론 강의로서 '유물론적 인간관의 제반 유형들과 그 문제점을 살펴본 후에 신학적 인간론으로 들어와 인간의 기원, 구성, 구조, 하나님의 형상, 죄, 언약 속의 인간을 순차적으로 살펴보는 것'을 수업개요로 하고, 그 수업목표는 '유물론적 현대 사조에 대응하여 인간은 단지 기계적이거나 동물적인 차원을 넘어서서 영혼을 가진 존재이며,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존재인 동시에 자유로운 결단을 통하여 타락하여 범죄에 빠졌다가 구원을 받은 은혜 언약 속에 있는 인간임을 주지시키는 한편, 인간의 삶은 현세에서의 삶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영원에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식시킴으로써 인간의 삶이 의미와 소망으로 충만한 삶임을 인식시키는 것'으로 하고 있다.

②

원고가 이 사건 수업에서 기독교 성윤리를 강의하면서 인간의 성기, 성행위 등에 관하여 언급할 필요가 있었더라도, 발언의 내용, 맥락, 경위, 발언이 이루어진 장소와 상황, 원고가 당시 남성의 성기와 남성 간 성관계를 상당히 노골적으로 언급한 데에 이어 연달아 여성의 성기와 이성 간 성관계에 대하여 노골적인 묘사를 동반하면서 '여성 성기의 경우에는 여러분들이 그 성관계를 가질 때 굉장히 격렬하게 이거 해도 그거를 여성의 성기가 다 받아내게 되어 있다'고 발언하는 등 수강 중인 학생들을 직접적인 예시 대상으로 삼아 여성을 대상화·수단화하는 수사를 동반한 점, 원고는 매 수업시간마다 성적인 예시를 들어왔는데 앞서 본 수업개요나 수업목적에 비추어 그러한 예시가 매번 필요한지 의문인데다가 그동안 수업 중 반복되어 온 성적인 예시의 언급은 위와 같은 노골적인 성적 묘사에 대하여 학생들이 상당한 불쾌감을 느끼게 될 수 있는 단초로서 작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의 이 사건 발언행위로 수강 중인 학생들이 불쾌감을 실제로 느꼈던 점, 원고는 대학교수로서 이 사건 수업을 수강하는 학생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음에도 부적절한 성적 수사를 동반한 이 사건 발언행위를 하여 학생들의 건전한 성적 윤리관 확립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점, 학문적 진리를 탐구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대학교수는 항상 사표가 될 품성과 자질의 향상에 힘쓰고 학문연찬과 학생교육에 전심전력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일반 직업인보다 높은 진실성, 도덕성, 윤리성이 요구되는데(대법원 2010. 9. 9. 선고 2009두2603 판결 등 참조), 학생들에 대한 직접적인 교육이 이루어지는 수업현장에서는 도덕성과 윤리성이 더욱 요구된다고 할 것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발언행위는 이 사건 수업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를 벗어나 남성과 여성의 성기, 성행위 등에 관하여 상당히 노골적인 성적 묘사 등 성적 언동을 함으로써 객관적으로 이 사건 수업을 수강하는 학생들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고, 그로 인하여 학생들이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으므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③

원고가 성적 동기나 의도 없이 강의 전달의 목적 내지 신체구조, 의학적인 이유 등을 들어 동성애에 반대하는 자신의 의견을 전달할 의사로 이 사건 발언행위를 하였더라도 이는 성희롱의 성립에 방해되지 아니한다.

(2)

이 사건 내용증명우편 발송행위에 관하여

(가)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내용증명우편 발송행위를 2차 피해의 유발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피고와 참가인은, 원고의 성희롱 발언을 규탄하는 학생자치회의 대자보에 대하여 원고가 반박 대자보를 게재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총학생회장 학생 개인에게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증명우편을 보낸 것은 자기방어의 범위를 초과하여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갑 제1, 8, 22, 24 내지 26호증, 을나 제6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나 참가인이 제출한 증거나 드는 사정만으로는 이 부분 징계사유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①

원고는 이 사건 내용증명우편에 그 수신자를 '총학생회장 F'로 기재하기는 하였으나, 그 본문에는 총학생회장 개인이 아닌 총학생회를 상대로 한 원고의 의견을 기재하였고 수신자의 주소도 이 사건 학교로 기재하였으므로, 위 수신자의 기재는 총학생회장의 대표자를 표시한 것에 불과하다. 또한, 이 사건 내용증명우편 중 법적 조치의 언급 등 총학생회장 개인에 대한 내용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내용이 일부 포함되었더라도 이는 총학생회장이 총학생회 대표자의 지위에서 한 행위에 대한 원고의 입장을 밝힌 것이므로 총학생회장 개인을 직접적인 대상으로 삼았다고 보기 어렵다.

②

이 사건 내용증명우편 발송행위는 총 3차례로서 그 중 첫 번째는 총학생회를 비롯한 이 사건 학교 내 5개 학생자치회가 2019. 11. 18. 원고의 이 사건 발언행위 등을 비판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게재하자 원고가 총학생회에 이에 대한 반박 및 명예훼손 중단, 사과를 요구하는 등의 내용이고, 두 번째는 총학생회가 2019. 11. 30. '원고가 성희롱 발언을 정당화하고 학생들의 주장과 현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여 정치 프레임을 씌운다', '원고가 정치적인 욕심과 지위를 얻고자 한다'는 등의 입장문을 발표하자 원고가 이에 대한 반박 및 명예훼손 중단, 사과를 요구하는 등의 내용이며, 세 번째는 총학생회가 2019. 12. 10. 원고에게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원고의 사과 요구를 거부하는 취지로 답변하자 원고가 이에 대한 반박 및 명예훼손 중단, 사과를 요구하는 등의 내용이다. 총학생회가 대자보 게시 등을 통하여 이 사건 학교 내외 공공적인 여론의 장에 원고의 이 사건 발언행위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거나 원고에게 총학생회 차원의 공식적인 답변을 한 것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내용증명우편으로써 총학생회에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한 것이므로, 그것이 이 사건 발언행위와 같은 성희롱 행위의 연장선상에서 있는 2차 피해의 유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③

이 사건 내용증명우편에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는 범법행위를 중단한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 '사과문을 발표하지 않는 경우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하여 부득이 이에 상응하는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세 번째 내용증명우편에는 총학생회가 게재한 대자보의 내용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변호사의 의견서를 첨부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내용증명우편 중 명예훼손을 언급하거나 이에 관한 의견서를 첨부한 것은 총학생회의 대자보 게재 등에 대한 원고의 법률적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부분은 표현의 내용과 방법, 전체 내용에서의 비중, 표현에 이른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범주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

④

이 사건 소청심사결정은 '원고가 학생들을 대변하는 총학생회를 압박하여 학생회 단체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도록 하기 위한 의도로 이 사건 내용증명우편을 보냈다'고 판단하여 이를 징계의 근거로 삼았으나, 원고에게 위와 같은 의도가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충분한 자료는 없다.

다.

징계양정의 당부

(1)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발언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부주의에 의한 표현상의 실수로 볼 수 있을지언정 고의나 중과실에 의한 성적 비위행위로는 볼 수 없고, 이 사건 해임은 성희롱 발언을 한 다른 교수들에 대한 징계처분과 비교할 때도 공평을 잃었으며, 정년을 불과 몇 달 앞둔 교수에 대하여 근로관계를 단절시키지 않으면 안 될 사유가 될 수 있는지 의문이므로, 이 사건 해임은 징계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나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피고는, 원고의 비위행위가 가볍다고 볼 수 없고 적어도 중과실이 있음이 명백하므로 구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2020. 7. 28. 교육부령 제21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별표(이하 '이 사건 별표 규정'이라 한다)에 의하면 징계양정이 정당하다고 주장하고, 참가인도 징계양정이 정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2)

관련 법리

사립학교 교원에게 사립학교법상의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지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징계사유로 삼은 비행의 정도에 비하여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 양정을 선택함으로써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는 등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처분의 효력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03. 8. 22. 선고 2003다20725 판결 등 참조).

(3)

판단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19호증의 2, 4, 갑 제21호증의 까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임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경우에 해당하여 위법하다. 따라서 이 사건 해임은 위법하다.

①

이 사건 발언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하기는 하나, 원고는 학생들에게 남성과 여성의 성기 형태, 남성의 성감대, 남성이 동성애에 이르는 유인 등에 관한 자신의 의견이나 해석을 개진함으로써 동성애에 반대하는 본인의 윤리관을 전달하려는 취지에서 이 사건 발언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원고에게 성적 동기나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며, 성희롱에 관한 원고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 사건 소청심사결정에서도 원고에게 성적 동기나 의도가 없었다고 판단하였다.

②

이 사건 발언행위가 부적절하기는 하나, 표현의 내용과 수위, 발언의 동기와 경위, 횟수, 전체 수업에서 차지하는 비중, 이 사건 수업의 본래 내용으로부터의 일탈 정도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를 해임에 이르게 할 만큼 이 사건 별표 규정에 정한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③

참가인은 원고 이외에도 성희롱 등의 비위행위를 저지른 그 소속 다른 교수들에 대하여 이 사건 해임 무렵 다음 표 기재와 같이 해임 미만의 징계를 하였는데, 반성 여부 등 여타의 징계양정인자가 원고와 일부 다르더라도, 비위행위의 유형, 내용, 경중, 횟수 등에 비추어 이 사건 해임은 징계대상자들 사이의 징계양정에 있어서 형평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여지가 크다.

④

원고가 교원으로 임용된 이래 이 사건 해임에 이르기 이전까지 20년여간 징계를 받은 전력이 없었고, 그동안 대학교수로서 저작과 연구 활동 등을 비교적 성실히 해왔다.

라.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임이 위법함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이 사건 소청심사결정은 위법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석(재판장) 최기원 최승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