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0. 10. 21.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 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 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은 D대학교(이하 '참가인 대학'이라고 한다)를 설치·경영하는 등 교육 사업을 영위하는 학교법인으로, 참가인 대학 학생처 산하부설기관으로 E센터(이하 '이 사건 센터'라고 한다)를 운영하고 있다.
원고는 2011. 3. 1. 참가인과 연구원 임용계약을 체결한 이래 이 사건 센터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자이다.
참가인은 2020. 1. 10. 원고에게 '2019. 3. 1. 체결한 원고와의 임용계약이 2020. 2. 29. 만료됨을 알린다.'는 통지(이하 '이 사건 갱신거절'이라고 한다)를 하였다.
참가인은 2020. 2. 26. 이 사건 갱신거절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7. 2. '원고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나, 갱신거절에 합리적인 사유가 인정된다.'는 취지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이에 원고가 2020. 8. 10.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초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10. 21.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F,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가 매년 참가인과 연구원 임용계약을 갱신하여 왔으나, 이는 단지 형식에 불과하고 사실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임용계약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원고가 기간제 근로자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이 사건 갱신거절은 합리성, 객관성 및 공정성이 결여된 평가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것이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하고, 이와 결론을 달리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 사실
이 사건 센터의 구조 관련
참가인은 참가인 대학 재학생들의 심리안정 및 위기관리대상 학생들에 대한 종합적 지원 등을 목적으로 학생생활상담소를 운영하여 왔으며, 2019. 4.경 위 상담소를 E센터로 승격 확대·개편하였다(이하 편의상 승격 전후를 구분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센터'라고만 한다).
이 사건 센터의 구성원은, 센터장, 연구원들 및 조교들로 구성되어 있다. 센터장은 이 사건 센터 운영에 관한 제반 사무를 통할하고 소속직원을 지휘, 감독한다. 연구원은 학생지도, 상담 및 제반연구 활동에 종사하며, 다시 책임연구원, 선임연구원, 일반연구원의 직급으로 구분되었다. 연구원들과 조교들은 모두 1년 단위로 임용 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연구원들의 지원 자격은 다음 표 기재와 같다.
원고는 상담심리사 1급 자격과 관련 박사학위를 갖춘 자로, 2011. 3. 1. 참가인과 사이에 계약기간을 1년으로 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부터 이 사건 센터의 책임연구원으로 근무를 시작하였으며, 그 이후 매년 3. 1.자로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왔다.
기존 이 사건 센터장으로 참가인 대학 교수들이 보직되어 왔으나, 2019. 1.경부터는 외부인사인 G이 이 사건 센터장에 취임하였다. 이 사건 센터의 연구원 재직 현황은 다음 표 기재와 같다.
연구원재직현황표
이 사건 센터 및 원고에 대한 감사 관련
참가인 대학 감사실은 2018년 하반기 학내 정기감사 과정에서 처음으로 이 사건 센터를 감사 대상(감사범위: 2015. 3. 1. ~ 2018. 2. 28.)으로 포함하여 감사를 실시하였다(이하 '이 사건 감사'라고 한다).
감사실은 2019. 4. 1.경 이 사건 감사 결과를 통보하였다. 위 통보에는 원고에 대한 징계, 경고 조치 요구가 포함되어 있었는데, 그 중 원고와 관련된 부분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을가 제1호증 참조).
이 사건 센터장인 G은 위와 같이 통보받은 감사결과를 원고에게 알리지 아니하였고, 원고는 이 사건 감사결과 통보 당시 정하여진 이의신청기간인 2019. 4. 15.이 경과한 2019. 5. 7.에야 이 사건 센터 외부 인사를 통하여 위 감사결과를 알게 되었다.
이에 원고는 2019. 5. 10. 법무감사실에 방문하여 이의신청 의견을 피력하고, 2019. 5. 16. 이 사건 감사에 대한 이의신청서를 제출하였다.
참가인 대학은 2019. 7. 1. 임시 연구원인사위원회 재심을 개최하여, 이 사건 감사 결과에 따른 원고에 대한 조치를 '경고'로 의결하였다.
이 사건 갱신거절 경위 관련
원고는 2019. 3. 1. 참가인과 사이에 다음과 같이 연구원 임용계약(이하 '이 사건 임용계약'이라 한다)을 갱신 체결하였는데,<각주1> 위 계약서에는 기존까지 갱신 작성되었던 임용계약서와는 달리, '7. 연구원평가유무 - 재임용제청 상신시 연구원평가표에 의해 우수등급 미만인 경우에 재임용제청요건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하여 소속기관장이 8조 1항과 같이 재임용제청을 하지 아니한다.'는 규정이 추가되었다(갑 제5호증 참조).
2019. 12.경 참가인은 원고에 대한 연구원 평가(이하 '이 사건 평가'라고 한다)를 시행하였는데, 이 사건 평가의 1차 평정자는 이 사건 센터장인 G이었고, 2차 평정자는 학생처장이던 N이었다. 아래와 같이 이 사건 평가표에 따르면 10개의 항목에 대하여 각 별로 10점부터 6점의 배점이 이루어지고, 그 합계 총 100점 만점 중 90점 이상을 획득하여야 재계약 대상으로 정하고 있었다.
G은 원고에 대하여 위와 같이 모든 항목에 최저점인 6점을 부여하여 총점 60점을, N은 원고에 대하여 '근태'항목에 7점을 부여한 외에, 나머지 항목에는 모두 6점을 부여하여 총점 61점을 부여하였다(을가 제6호증 참조).
참가인은 2019. 12. 16.경 원고에게 연구원 규정 제3조 제3항<각주2>에 의거하여 이 사건 임용계약이 2020. 2. 29.로 만료됨을 통지하였다,
참가인은 2020. 1. 10. 원고에게 다음과 같이 이 사건 갱신거절의 의사가 기재된 임용계약 종료 통지를 하였다.
원고는 2020. 1. 23. 이의신청서(을나 제7호증)를 제출하였고, 이에 참가인은 2020. 1. 29. 연구원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의 이의신청에 대하여 '이유없음'을 의결하고, 같은 날 이를 원고에게 통지하였다(을나 제9호증).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12, 13호증, 을가 제1 내지 8호증, 을나 제1 내지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근로자와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라 하더라도, 그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볼 것이나( 대법원 1998. 5. 29. 선고 98두625 판결, 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5두5673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의 문언에 따라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 맺어진 것이라고 봄이 원칙이다(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5두2247 판결).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은, 제4조 제1항 본문에서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정하면서도, 같은 항 단서에서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으며, 같은 조 제2항에서 제1항 제5호는 '전문적 지식 · 기술의 활용이 필요한 경우와 정부의 복지정책 · 실업대책 등에 따라 일자리를 제공하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고, 그 위임에 따른 기간제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제1호는 '박사 학위(외국에서 수여받은 박사 학위를 포함한다)를 소지하고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책임연구원의 자격에 관하여 이 사건 센터 규정(갑 제12호증) 제5조 제2항 제1호는 '상담관련 전공 박사학위 소지자로 전국 규모의 상담관련학회에서 취급한 1급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으로 정하고 있고, 참가인연구원규정(을나 제36호증) 제4조 제1호 역시 '박사학위 소지자'를 요건으로 정하고 있는 사실, 원고는 심리상담 관련 박사 학위 소지자의 자격에서 이 사건 센터에 처음부터 책임연구원으로 임용되었던 사실, 원고는 참가인과 사이에 8차례에 걸쳐 계속해서 기간을 정한 계약을 갱신하여 체결해 왔고, 이에 관하여 양자 사이에 별다른 이의가 없었으며, 2019.경 최종적으로 이 사건 임용계약을 체결하면서 기존에 없었던 평가과정을 거쳐 이후 계약 갱신 여부를 결정하기로 하는 내용이 추가되어 향후 평가 결과에 따라 임용 여부가 결정될 수 있음을 인지하면서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지위에서 할 수 있는 주장을 하지도 않았던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그와 같은 점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과 원고는 이 사건 임용계약서에 기재된 기간을 근로계약 기간으로 하여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더욱이 기간제법이 명문으로 박사 학위를 소지한 자로서 해당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자에 대하여는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정한 취지를 고려하여 볼 때, 참가인 역시 그와 같은 점에 근거하여 원고와 같은 연구원들 사이에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해 왔다고 보이고, 원고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단지 8차례에 걸쳐 계약을 갱신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에 해당하게 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원고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만료되면 근로자로서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 내용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서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 근로관계는 종전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266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을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
참가인 대학 연구원 규정은 연구원의 재임용에 관하여 '임용기간이 만료되는 때에는 그 만료일 1개월 전까지 소속 부서장이 면직 또는 재임용 제청을 하여야 한다. 해당 소속 부서장은 재임용 심사기준을 마련하여 시행한다.'고 정하고 있고(제3조 제3항, 제4항), 이 사건 임용계약서 역시 동일한 취지를 정하며(제8조 제1항), 그 기준과 관련하여서도 '재임용제청 상신시 연구원평가표에 의해 우수등급 미만인 경우에 재임용제청요건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하여 재임용제청을 하지 아니한다.'(제7조 제1항)고 정하고 있어, 이처럼 참가인은 책임연구원의 임용계약에 관하여 갱신 기준과 절차에 관하여 정하고 있다.
이 사건 센터는 참가인 대학의 부설기관으로 참가인 대학 재학생들의 심리상담에 관한 업무를 상시 수행하고 있으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책임연구원을 지속적으로 임용하여야 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이에 참가인은, 원고와 최초 임용계약을 체결한 2011. 3. 1.부터 매년 1년 단위로 8차례에 걸쳐 임용계약을 갱신하여왔고, 참가인을 비롯한 다른 연구원들의 근로계약 갱신 절차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바,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근로계약이 갱신될 것이라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갱신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인정하는 취지는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기간제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하려는 데에 있다. 그러므로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음에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7 내지 11, 14 내지 28, 31 내지 33, 40, 4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갱신거절과 그 전제가 된 이 사건 평가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으므로, 참가인이 이 사건 평가를 근거로 원고와의 임용계약 갱신을 거절한 것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평가표의 평가항목 상당부분이 근본적으로 객관적 평가 자체가 불가능한 주관적, 정성적 항목들로 구성되어 있어 평가자의 자의적 평가가 개입될 여지가 크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이 사건 센터 연구원 업무의 특성상 주관적, 정성적 평가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나, 그와 같은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근태', '상담실적' 등 비교적 정량적 평가가 가능한 항목에 대하여도 그 구체적 평가의 객관적 기준과 방법이 전혀 정하여져 있지 않다. 이 사건 평가표에 의하면 재임용에 요구되는 점수가 90점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어서 그와 같은 기준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구체적 항목마다 필요한 요소를 미리 제시하여 피평가자로 하여금 어느 정도 이를 대비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어야 함에도(참가인은 이 사건 평가표가 다른 심리상담기관들에서 사용하는 것과 유사하고, 상담심리 업무의 특성상 그와 같은 높은 점수 수준이 요구된다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할 별다른 객관적 증거는 제시되지 아니하였다), 이와 같은 평가 기준이 이 사건 임용계약 당시 원고에게 제시되었는지 여부 자체가 의문일뿐더러, 설령 제시되었다 하더라도 그 이후 이 사건 실제 평가 시점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평가표의 합리화, 객관화를 위한 참가인 내부의 별다른 노력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참가인 대학의 2018년 제1차 운영위원회의에서 이 사건 센터의 연구원 평가에 관한 체계가 없으므로 제대로 된 평가표를 만들자는 의견이 제시되어 여러 의견을 수렴한 후 다음 운영위원회의에서 다시 거론하기로 하였으나 2019년 운영위원회의에서도 평가표에 의한 재계약 가능 점수인 90점의 적정성에 관한 논의 외에 평가 체계에 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 사건 평가는 이 사건 센터장 G과 참가인 대학 교무처장 N 두 명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그런데 이 사건 센터에 부임 직후부터 G과 원고 사이에 다툼이 존재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이에 원고가 2019. 3.경 사직의사를 표명하기도 하였으며, 나아가 G은 2019. 4.경 이 사건 센터에 통보된 이 사건 감사 결과를 원고에게 알리지도 않는 등 이 사건 평가 시점에 이르기까지 원고와 G은 상당한 갈등 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G은 이 사건 감사 보고서에 '대외비'라고 기재되어 있어 이를 원고에게 알리지 아니하였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감사 보고서에 원고에 대한 징계, 경고조치 요구가 기재되어 있었음에도 이를 원고에게 의도적으로 묵비하여 원고로 하여금 정식 이의제기기간에 이의제기 절차를 밟지 못하도록 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G의 행위는 원고에 대한 부정적 감정에 기초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N의 경우에도 원고의 구체적 업무 수행 내역이나 사실관계를 확인하여 객관적인 종합자료를 토대로 이 사건 평가를 하였다기보다는(예를 들어 원고는 2019. 5. 16. 'O' 행사 도중 G의 지시로 위기자상담업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행사장을 이탈하였다. 그러나 N은 자신이 위 행사 도중 원고를 보지 못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원고가 행사에 불참하였다고 판단하고 원고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N과 원고와 사이에 발생하였던 단편적인 특정 사건들과 그에 기초한 원고에 대한 부정적 감정에 기초하여 이 사건 평가를 한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은 이 사건 평가 이전까지 원고나 다른 연구원들로부터 평가와 관련한 별다른 방법이나 의견제출을 받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비록 참가인 연구원규정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평가 과정에서 자기평정서 고려가 필수적인 것이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통상적으로 인사평가에 있어 판단 오류를 시정하기 위하여 피평가자에게 평가의 기초가 되는 자료 제출 및 의견 표명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일반적이라 할 것이다(참가인 대학의 직원근무평정규정에는 피평정자의 자기역량평가서 제출에 관한 근거 규정이 있고, 계약직원인사규정에서도 계약직원의 근무평정은 직원근무평정규정에 의한다고 되어 있어 자기평정서 제출의 기회를 보장하고 있는데, 연구원규정에는 그와 같은 규정이 없기는 하나 연구원규정 제10조에 의하면 당해 규정에서 정하지 아니한 사항은 본교의 관련규정을 준용한다고 되어 있어 자기평정에 관한 기회보장이 반드시 배제된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 나아가 이 사건 센터장인 G은 N을 거쳐 2019. 5. 9. 'E센터 연구원 계약서 적용 건'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교무팀장에게 보내면서 '이 사건 센터는 2019. 1. 2.부터 연구원 규정 개정일인 2019. 4. 24.에 근거하여 이후 연구원 계약에 있어서 다음의 서류를 적용할 것을 요청합니다.'라고 하며 '붙임 1. 연구원 평가표, 붙임 2. 자기평정서'를 기재한 사실이 있는바, 이에 의하면 자기평정서 제출에 관한 사항이 전제되고 있었다고 볼 여지도 있다). 그런데 원고의 경우 최초 평가단계에서 자기평정에 관한 의견 진술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였음이 명백하고, 그로 인해 앞서 본 바와 같이 평정자인 N이 원고의 참석 여부에 관한 불확실한 기억에 근거해 주관적 감정만으로 실제 사실과 다른 평가를 내렸음에도 원고가 이를 시정할 제대로 된 기회를 갖지 못하였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후 이의신청 절차에서 원고가 자기진술서를 제출함으로써 반박의 기회를 가졌다고는 하나 이미 확정된 평가표에 대한 이의절차에서의 반박진술과 평가 단계에서의 공정성 보장을 위한 평정서 제출이 반드시 동일한 가치를 가진다고 보기 어려운 점은 이 사건 평가표의 공정성과 객관성 판단에 있어 참작될 사정이다. 참가인이 원고와 장기간에 걸쳐 임용계약을 갱신하여 오던 중, 이 사건 임용계약에 있어 최초로 평가 절차가 도입된 것임에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이 사건 평가와 관련하여 원고에게 어떠한 준비기회도 부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이 사건 심사가 객관적이고 정확한 자료를 토대로 이루어졌는지 의문이고, 이에 더하여 이 사건 평가자들과 원고 사이의 관계를 고려하여 보면 참가인의 심사 과정을 전적으로 신뢰하기 어려운 측면이 존재한다.
실제로 원고에게 부여된 이 사건 평가의 구체적 항목별 점수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부여되었다 보기 어렵다.
'근태: 지각, 결근 등'과 관련하여 참가인이 들고 있는 사정들은 ① 2019. 5. 7. 내담자를 기다리게 하였고, 오후에 조퇴를 하였으며, ② 2019. 5. 15. O에 불참하였으며, ③ 2019. 6. 4. 상담에 지각한 후 질문을 반복하는 등으로 정상적인 상담을 하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원고는 2019. 5. 7. 이 사건 감사 결과를 뒤늦게 알게 되었으므로 상당한 충격을 받은 상태였을 것인 점, 원고는 2019. 5. 15. 이 사건 감사 관련이의신청서 작성을 위하여 G에게 승낙을 받은 후 심리상담에 불참한 것으로 보이는 점, 2019. 6. 4.은 원고의 위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음을 알게 된 날로 보여 마찬가지로 심리적 동요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또한 원고가 이 사건 감사 결과를 뒤늦게 알게 되어 위와 같은 대응을 해야 하였던 것은 앞서 본 바와 같이 G이 이 사건 감사 결과를 통보받고도 원고에게 이를 알리지 않았기 때문인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의 근태에 최하점인 6점(다만 N의 경우 7점을 부여하였다)을 받을 정도로 큰 문제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박사 학위 소지자임에도 전문지식에 관하여 최저점을 받았다. G은 그와 같은 점수를 부여한 이유에 관하여 원고가 내담자가 늦었다고 거짓말을 하는 등으로 윤리성이 결여되어 있어 그러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G 증인신문 녹취서 제12쪽), 설령 그와 같은 사실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평가표의 '전문성: 담당업무에 대한 전문지식 정도' 항목에서 고려될 것이 아니라, 윤리성과 관련된 '근무자세: 업무를 스스로 실행하고 긍정적이고 윤리적인 업무처리 태도' 항목에서 평가 되었어야 할 것으로 보이고, 달리 원고의 전문지식이 부족함을 인정할 객관적 증거나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성과의 질: 업무처리의 정확성과 전문성 정도', '상담실적: 기간 내 상담 실적'의 항목에 관하여 보면, 원고의 상담건수(갑 제16호증 기재 참조)가 다른 연구원들에 비하여 더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반 연구원들 뿐 아니라 원고와 같은 책임연구원인 H과 비교하여서도 상담건수가 더 많았던 것으로 보임에도, H에 대하여는 최고점인 10점이 부여된 반면(G 증인신문 녹취서 제13쪽), 원고에 대하여는 최하점인 6점이 부여되었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2019. 1.경 원고가 내담자의 자살시도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였으며, 2019. 8.경 내담자로부터의 불만이 접수되는 등의 문제도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이 들고 있는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2019. 1.경 내담자의 자살 시도와 관련하여 부적절하게 대응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울뿐더러, 그와 같은 사정은 이 사건 임용계약의 갱신을 위한 해당 직전 평가기간(2019. 3. 1. ~ 2020. 2. 29.) 이전의 일이므로 이를 이 사건 평가 과정에서 고려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또한 특정 내담자가 원고의 상담에 만족하지 못하였다는 일회성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위 각 항목에 있어 최저점을 받아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처럼 비교적 정량적 평가가 가능한 항목에 대하여도 객관적 수치와 관련 없이 원고에 대하여 부정적 평가가 이루어진 사정에 비추어 보면, '조직 적응력: 조직의 이념에 호응해 나가는 정도, 업무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원만한 인간관계 유지', '근무자세: 업무를 스스로 실행하고 긍정적이고 윤리적인 업무태도' 등 정성적 평가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다른 항목들과 관련하여도 원고에게 부여된 점수 역시 공정하게 부여되었는지 여부에 대하여 의문의 여지가 크다 할 것이다.
한편 참가인은 원고의 근태, 업무능력, 이 사건 센터 내 대인관계 등과 관련하여 연구원, 조교들에 의하여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확인서, 의견서 등(을나 제10 내지 21, 23, 24, 26, 38 내지 40호증, 이하 '확인서 등'이라고 한다)을 제출하였다. 그러나 위 확인서 등에 기재된 원고의 근태와 관련된 내용들은 앞서 (1)항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귀책으로만 돌리기 어려운 사정이 존재하고, 주로 2019. 5. 및 6.에 있었던 동일한 사항들에 관한 것이며, 근태를 제외한 원고에 대한 단편적이고 부정적인 기재들만으로는 이 사건 평가 결과가 정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또한 위 확인서 등 중 상당수는 G에 의하여 작성된 것으로 보일뿐더러, 다른 작성자들에 의하여 작성된 경우에도 학교법인인 참가인과 심리상담학계에서 상당한 지위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G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여 그 영향 하에 작성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사건 감사의 범위가 이 사건 임용계약 이전 시점에 관한 것이라 하더라도, 이 사건 감사가 이 사건 센터에 대한 최초의 감사이며 이 사건 임용계약 이후에야 그 감사 결과가 통보된 사정에 비추어 위와 같은 감사 결과를 이 사건 평가 과정에서 고려할 수는 있다 할 것이고, 그 이전부터 형성되어 온 원고에 대한 부정적 선례가 이 사건 평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여지 또한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감사 결과를 근거로 이 사건 갱신거절이 정당화될 수도 없다.
규정에 없는 외부인에 대하여 상담이 이루어졌다고 하나, 그 외부인은 참가인 대학의 졸업생들일뿐더러, 그 상담사례도 소수에 불과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책임연구원으로 임용되기 이전부터 이 사건 센터는 참가인 대학 졸업생들에 대한 상담을 실시하였던 것으로 보이며, 원고가 이를 통해 부정한 이익을 취하였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원고가 상담실장이라는 직함을 사용하였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직함은 원고가 임용되기 이전부터 책임연구원이 관례적으로 사용하였던 직함으로 보이고, 원고가 이 사건 센터에 9년가량 근무하는 동안 참가인 대학의 교직원들 중 이에 문제를 제기한 사람 역시 없는 것으로 보여, 그와 같은 정도만으로 이를 원고의 비위행위라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센터 규정에 의하면 센터장이 센터 운영에 관한 제반 사무를 통할하고(제4조 제1항), 회계장부를 기록, 유지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으며(제15조 제1항), 달리 책임연구원에게 회계와 관련된 책임이 위 센터 규정에 확인되지 않으며, 참가인연구원규정 및 이 사건 임용계약서 등에 의하더라도 동일하다. 그렇다면 원고가 이 사건 센터에 근무하는 동안 이 사건 센터의 재정관리가 허술하였다거나 원고의 개인명의 계좌를 사용하여 자금관리가 이루어진 사실이 있다 하더라도, 이를 이 사건 전임 센터장들이 아닌 원고에게 그 책임을 돌릴 수 있는 근거가 분명하지 아니하다.
이 사건 센터의 운영이 부적절하게 이루어진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이에 대하여는 책임연구원인 원고보다 이 사건 센터의 전임 소장들에게 더 큰 책임이 있거나 체계적으로 이를 운영하지 못한 참가인 대학 탓도 있다 할 것인데[이 사건 감사 결과보고서 역시 이 사건 센터의 현황과 책임 규명에 관하여 '전임 소장의 소극적 자세와 관심 부족으로 인해 상담소가 거의 방치되는 상황에 이르렀음. 리더의 부재로 인한 소속 구성원의 업무파악능력이 미흡함.'이라고 기재하였다(을가 제1호증 제10쪽)], 전임소장들에 대하여 어떠한 문책이나 조치가 이루어지지는 아니한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원고에게만 그 책임을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
이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이 제시한 원고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이루어질 여지가 있는 모든 사정들을 고려하여 보더라도, 참가인은 오로지 계약 거절의 사유로 삼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공정성과 합리성이 결여된 심사 과정을 거쳐 이 사건 평가를 한 것으로 보이고, 이와 같은 부당한 평가에 따른 점수가 재계약기준 점수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갱신거절을 한 것은 그 실질에 있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보인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갱신거절에 합리적 사유가 인정된다고 하여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초심판정을 그대로 유지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별지]
각주1) 계약서에는D대 총장과 원고가 계약의 주체로 기재되어 있으나, 원고에 대한 임용계약상 사용자에 해당하는 것은 학교법인인참가인이라 할 것이다. 또한 이하에서 보는 원고에 대한 일련의 통지들이 D대 총장 명의로 이루어졌으나, 이 사건 임용계약의 주체가 참가인이라는 점에 비추어, 이하에서는 특별히 구분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D대 총장 명의로 이루어진 행위들도 참가인의 행위로 기재한다.
각주2) 연구원 규정 제3조(임용 및 재임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