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 경위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21. 5. 13.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회사’라 한다)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사건정보
서울행정법원
판결
사건
2021구합2667
판결선고
2022. 7. 21.
서울행정법원
제14부
판결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4호증, 을가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 요지
원고는 참가인 회사 대표이사 F로부터 전화로 강압적인 해고통보를 받고, F의 지시에 의해 미리 작성된 사직서에 서명할 것을 강요받아 참가인 회사의 강박과 기망행위로 인하여 사직서에 어쩔 수 없이 서명한 것이다. 이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교묘히 이용한 해고이다.
또한, 참가인 회사는 이 사건 사업장 직원이 원고를 음해할 목적으로 제보한 내용을 가지고 어떠한 소명의 기회도 주지 않은 채 전화로 원고를 부당하게 해고하였으므로 원고에 대한 해고는 그 사유와 절차가 모두 부당하다.
인정 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3, 4호증, 을가 제1, 4, 6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원고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 제기 등
이 사건 사업장 직원은 원고가 근무 중 술을 마신 일 등에 관하여 2020. 4. 2. 참가인 회사에 제보를 하였고, 참가인 회사는 원고에게 위 제보에 대한 경위서 작성을 요구하였다.
원고는 참가인 회사에 2020. 4. 2. 경위서를 제출한 경위에 관하여 ‘참가인 회사의 G 차장이 원고의 억울한 면도 이해하지만, 직원들의 이러한 신고는 안 들어오게 했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통상적으로 쓰는 경위서 한 장만 써달라고 해서 경위서를 쓰게 되었다’라고 2020. 12. 22. 초심인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한 이유서(2)에 기재하였다. 원고는 2021. 5. 13. 재심인 중앙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 출석하여 ‘참가인 회사 본사는 2020. 4.경 경위서를 작성하러 간 경험이 있어서 “벌 받으러 가는 매우 공포스러운 장소”로 각인되어 있다.’고 진술하였다.
원고는 2020. 11. 14. 이 사건 사업장 직원 H로부터 “다음 주 주말에 출근하지 못할 것 같다.”는 통보를 받고, 같은 날 지인들과 술을 마신 뒤 이 사건 사업장을 찾아가 근무시간 조정문제로 위 직원과 언쟁을 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2020. 11. 16. 이 사건 사업장 직원으로부터 ‘원고가 2020. 11. 14. 22:00경 이 사건 사업장에 술에 취한 상태로 찾아와 이 사건 사업장에 근무하던 특정 직원에게 업무 스케줄 조정 문제를 이유로 갑질을 하였다’는 취지의 제보를 받았다.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의 근로관계 종료 경위
원고는 2020. 11. 16. F로부터 사직을 권고하는 내용의 전화를 받고, 같은 날 참가인 회사로 찾아가 참가인 회사 평사원 I가 제시한 사직서를 작성하고 서명 하였는데, 위 사직서에는 “상기 본인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하여 사직을 희망합니다.”라는 문구가 인쇄되어 있다.
I는 같은 날 원고에게 카카오톡 문자를 보내 이 사건 사업장 직원들의 입·퇴사 및 급여 정산 등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다. 당시 I는 원고에게 “사장님~아까 못여쭤봤는데 직원분들 전부 자진퇴사로 나가신게 맞나요?“라고 물어보았고, 원고는 I에게 이 사건 사업장 열쇠와 직원에 대한 내용을 인수인계하였으며, I가 원고에게 ‘J는 퇴사하였는데 어떻게 키를 받느냐’고 묻자, 원고는 “퇴사는 저도ㅇ급작하게 해서 얘기 못했고 제가 전화해서 설명할게요”라고 말하였다.
원고는 2020. 11. 18. 참가인 회사에 ‘이 사건 사업장 위탁 경영자인 본인은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부정해고 예고수당을 받을 권리가 있고, 부정해고 구제신청을 할 자격이 있다’는 내용이 기재된 이메일을 보냈다.
사직서 제출 경위에 관한 원고의 주장 내용
원고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한 이유서(2)에 사직서 제출 경위에 관하여 ‘F이 2020. 11. 16. 16:50경 전화로 “지 사장하고 일할 수 없으니까 지금 하는거 빨리 정리하고 본사로 와요”라고 부당하게 해고통보를 하였다. 가게정리를 직원에게 맡기고 10분 거리의 본사로 가게 된 본인은 소명의 기회 없이 직원이 내미는 사직서에 사인을 하게 되고 나오게 되었다. (중략) 당시 본사 7층에 본사직원들이 몇십 명이 되는 가운데서 공포심과 부당함을 느끼었지만, 저항할 만큼의 용기 또한 없었기에 내미는 사직서에 순순히 사인을 하고 나오게 되었다. 그 자리에서 얼른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이다.’라고 기재하였고, 2020. 1. 11.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한 이유서(3)에는 ‘본사에서 소명의 기회를 주리라 예상과는 달리 I가 사직서 한 장을 들고 와 대표님은 오지 않을 거니 여기 적고 가시면 된다면서 사직서를 들이밀었다. 이에 자존심도 상하고 기존 대표에게 해고통지를 유선상으로 받고 충격을 받은 상태에서 나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은 빨리 그 자리를 뜨는 것이라 생각했다. 이에 부들부들 떨리는 마음을 바로잡고 떨리는 손으로 가장 태연한 척하며 종용하던 사직서를 쓰고 얼른 그 자리를 뜨게 된 것이다.’라고 기재하였다.
원고는 2021. 1. 29. 초심 심문회의에 출석하여 ‘F로부터 2020. 11. 16. 같이 일할 수 없으니 당장 본사로 오라는 전화를 받았는데, 이는 일종의 강압적인 지시였다. 이를 거스를 수 없어 이 사건 사업장 영업을 중단하고 참가인 회사를 찾아갔다. 변명하기 위해 참가인 회사를 찾아갔으나, 어떠한 변명의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였고, I로부터 사직서를 작성하시면 된다는 일방적인 안내를 받았다. 이미 대표이사로부터 전화로 해고당하여 극도로 흥분된 상태에서, 더 이상 일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사직서에 서명을 거부할 생각은 못하였으나, 사직을 받아들인다는 취지로 서명하지는 않았다.’라고 진술하였다.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다.
이때 의원면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 사직서의 기재 내용과 회사의 관행, 사용자 측의 퇴직권유 또는 종용의 방법,강도 및 횟수,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직서 제출에 따른 경제적 이익의 제공 여부, 사직서 제출 전후의 근로자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다255910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의하면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고가 사직서를 제출하고, 참가인 회사가 이를 수리하여 종료되었다고 판단되고, 참가인 회사가 강요 내지 강박이나 기망에 의하여 사직의사가 없는 원고로 하여금 사직서에 서명하도록 하였다고 볼 수 없다.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고, 원고에 대하여 해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해고의 정당성 여부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참가인 회사 대표이사가 원고에게 함께 일할 수 없으니 본사로 오라고 한 차례 전화하고, 본사로 간 원고에게 직원을 통하여 사직서를 건넸다면 이는 참가인 회사가 사직을 권유한 것일 뿐, 원고를 해고한 것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참가인 회사의 퇴직권유 방법과 그 강도 및 횟수나 원고가 주장하는 당시 상황 등에 의하면 원고가 사직서를 제출할 당시 사직 여부에 대한 원고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이 어려웠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가 사직서를 제출하여 참가인 회사가 이를 수리한 것이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사직서를 제출한 후 I에게 이 사건 사업장의 다른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원고도 자진퇴사하였다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다.
사직서 제출 경위에 관한 원고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참가인 회사가 원고에게 강박이나 기망행위 등을 하여 사직서를 제출받았다고 보기 어렵다(원고는 자신이 법적으로 보호받는 근로자라는 것을 알지 못하였고, 계약서상 해지조건이 성립되지 않는 것을 안 원고 회사가 의원면직 형식을 취하여 강압과 강요, 기망행위로 착오를 불러일으켜 원고를 해고하였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사직은 근로자가 주도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법률행위이고, 참가인 회사가 원고가 근로자가 아니라고 기망하여 원고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았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을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0. 4. 25. 선고 99다34475 판결등 참조). 원고가 설명하는 사직서 제출 경위에 따르더라도 원고는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사업장 직원들의 제보 내용이나 이에 대해 소명의 기회를 부여받지 못한 것이 부당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당시 상황에서는 그것을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사직의 의사결정을 한 것으로 인정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이아영 변이섭
각주1) 소장 기재 청구취지를 위와 같이 이해하여 판단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