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1. 6. 3.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D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B종교단체 E교구 본사인 사찰이고, 원고는 1995. 9. 5. 출가하여 B종교단체에 소속된 승려(법명 F)로서 2018. 9. 20.부터 2020. 1. 16.까지 참가인 총무국장의 지위에 있었다.
1) 참가인은 2019. 9. 25. 의성군수로부터 위탁기간을 2021. 12. 31.까지로 하여 의성군 G에 위치한 H(이하 ‘이 사건 H’이라 한다)의 관리·운영을 위탁받았고, 2019. 10. 1.부터 상시 근로자 6~7명을 사용하여 이 사건 H을 운영하였다.
참가인은 2019. 10. 1. 원고를 이 사건 H의 관장으로 임명하였고, 같은 날 원고와 사이에 원고의 직급을 관장, 업무 내용을 총괄, 취업 장소를 이 사건 H으로 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1) B종교단체의 내부 사법기관인 I은 2020. 3. 19. “원고의 위법의 언행으로 타인의 명예와 승가의 위신을 손상케 하였고, 종단의 명예를 심히 훼손케 함과 동시에 승단 내의 화합을 깨뜨리는 등 B종교단체의 내부 규정인 승려법 제47조 제8호 및 제29호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승려 제적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이에 원고가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재심I은 2020. 6. 25. 이를 기각하여 원고에 대한 제적 처분을 유지하는 결정을 하였다(이하 ‘승려 제적 처분’이라 한다).
참가인은 2020. 12. 30. 종무회의를 개최하여 원고를 이 사건 H의 관장에서 해임하는 결의를 하였고, 같은 날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해임통지서(이하 ‘이 사건 해임통지서’라 한다)를 등기우편으로 발송하는 한편, 이 사건 해임통지서를 촬영한 사진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송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위 등기우편은 이후 반송되었다.
1) 원고는 2021. 1. 4.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참가인을 피신청인으로 하여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그 절차가 진행 중이던 2021. 2. 22. 재단법인 J(이하 ‘이 사건 재단’이라 한다)을 피신청인으로 추가하였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2. 23. “참가인은 이 사건 재단의 내부기관이어서 당사자 적격이 없고, 원고는 승려로서 참가인 총무국장직에 부수된 이 사건 H 관장직을 수행한 것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원고의 구제신청을 모두 각하하였다(K,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1. 4. 6. 이 사건 재단을 재심 피신
2027117)을 선고받아 이에 상고하였다.
청인으로 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고, 2021. 4. 9. 참가인을 재심 피신청인으로 추가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6. 3. “①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② 참가인은 종단에 등록을 마친 사찰로서 독자적인 권리능력과 당사자능력을 가진 법인격 없는 사단이나 재단이며, 원고의 사용자 적격은 참가인에게 있다. ③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없는 책임이 원고에게 있고 해고사유의 서면통지 등에 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D,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7호증, 을나 제3, 9, 10,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하므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참가인은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한 해고의 서면통지 의무를 위반하였고, 원고에게 소명의 기회도 부여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해고에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
참가인은 원고가 승려 제적 처분을 받아 교역직 종무원으로서의 결격사유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해고를 하였으나, 이 사건 H 관장은 B종교단체 종무원법에서 정한 종무원에 해당하지 않고,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원고의 승려 신분을 계약 조건으로 명시하지도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에는 정당한 이유가 없다.
이 사건 해고는 지나치게 가혹하여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에 해당한다.
관련 법령 및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절차상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소명기회 미부여로 인한 위법 여부
관련 법리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징계절차에서 징계대상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없는 경우, 사용자에게 반드시 징계대상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2. 3. 27. 선고 91다29071 판결, 대법원 1992. 4. 14. 선고 91다477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H은 상시 10명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소규모 사업장으로 취업규칙을 두고 있지 않은 사실, 참가인의 사찰규약, B종교단체의 승려법 및 종무원법,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 및 참가인과 의성군수 사이에 작성된 이 사건 H의 위·수탁운영협약서 등에도 징계절차에서 징계대상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사실이 각 인정된다. 달리 참가인이 이 사건 H 소속 직원들의 징계에 관한 사항이나 징계대상자에 대한 소명의 기회 부여와 같은 절차적 사항을 규정한 내부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참가인이 이 사건 해고를 하면서 원고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해 이 사건 해고가 절차적으로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해고사유의 서면통지 의무 위반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쉽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기재하여야 하지만, 해고 대상자가 이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하면 해고통지서에 징계사유를 축약해 기재하는 등 징계사유를 상세하게 기재하지 않았더라도 위 조항에 위반한 해고통지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2다81609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⑴ 원고는 2020. 1. 16. 승려 제적 처분의 원인이 된 참가인 내부 분쟁과 관련하여 기자회견을 열고 참가인 총무국장에서 사퇴하였으나, 2020. 9. 20. 참가인에게 “이 사건 H 관장 임기까지 소임을 다하겠다”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어 이 사건 H 관장직을 유지할 의사를 표시하였다. 참가인은 2020. 9. 25. 새로 부주지에 임명된 L(법명 M)를 통하여 원고에게 승려 제적 처분을 이유로 이 사건 H 관장에서 사직할 것을 권고하였는데, 원고는 ‘정당한 이유 없는 사직 권고’라는 이유로 이를 거절하였다. ⑵ L는 2020. 12. 30. 09:00경 이 사건 H으로 찾아와 원고에게 “오늘 오후 참가인 종무회의에서 승려 제적 처분 등을 이유로 원고에 대한 해임을 논의하는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알리면서 이 사건 H 관장에서 사직할 것을 재차 권유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거절하였다. 원고는 2020. 12. 30. 11:44경 L에게 “스님, 오후부터 휴가입니다. 2일날 다시 의논해봅시다”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⑶ 참가인 종무회의는 2020. 12. 30. 14:00경 개최되었고, “종무원 자격은 승적제적이라는 결격사유 발생으로 인해 이미 해지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해임통지가 타당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해고 결의가 만장일치로 통과되었고, 이 사건 H의 신임관장에 L를 임명하는 인사안이 가결되었다. 위 회의에서는 이 사건 해고가 종무원 자격 상실에 따른 관장직 자동 해임에 해당한다는 점 외에 이 사건 H 관장으로서 원고의 근태, 원고의 사설법당 운영 사실 등도 언급되었다.
⑷ L는 2020. 12. 30. 참가인 종무회의가 끝난 후 원고에게 유선상으로 이 사건 해고를 알렸으며, 같은 날 16:28경 원고에게 이 사건 해임통지서를 촬영한 사진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송하였고, 원고는 위 메시지를 확인하였다.
⑸ 참가인은 수취인을 원고로 하여, ① 2020. 12. 30. 17:00경 이 사건 H 주소지로, ② 2020. 12. 31. 16:42경 원고의 주민등록상 주소지로, ③ 2021. 1. 12. 원고가 운영하는 사설법당 주소지로, 각 이 사건 해임통지서를 우체국 익일특급 등기우편물로 발송하였다. 위 ①, ②의 등기우편물은 2021. 1. 4., ③의 등기우편물은 2021. 1. 13. 위 각 주소지로 배달되었으나, ①은 ‘수취인 부재’, ②는 ‘폐문부재’, ③은 ‘수취인 미거주’로 각 반송되었다.
⑹ 참가인 총무국장은 이 사건 H 직원들에게 “원고가 승려 제적 처분을 사유로 해직 처리되었다”고 공지하면서 더 이상 원고의 지시에 응하지 말 것을 통보하였는데, 원고는 2020. 12. 30. 16:00경 위 사실을 전해 들었다. 원고는 2020. 1. 1. 이 사건 H 총무팀장 N로부터 “신임 관장이 원고의 짐을 정리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2021. 1. 4. 이 사건 H으로 가서 원고의 짐을 정리하였다.
⑺ 이 사건 H 총무팀장인 N, 홍보담당인 O이 2021. 1. 17. 원고의 주거지로 방문하여 이 사건 해임통지서를 전달하려 하였으나, 원고는 “이미 카카오톡 메시지의 이미지 파일을 통해 이 사건 해임통지서를 본 적이 있는데, 문서의 발송 주체는 참가인 주지이므로 서면통지의무를 이행해야 할 주체가 직접 해임통지서를 들고 오면 수령하겠다”고 하며 수령을 거부하였다. N 등은 2021. 1. 19. 원고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건 해임통지서의 수령을 설득하였고, 원고는 2021. 1. 20. 다시 찾아온 N 등으로부터 이 사건 해임통지서를 직접 전달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4 내지 16, 19호증, 을나 제8, 15, 18 내지 20, 22, 23, 2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구체적 판단
참가인이 2020. 12. 30., 2020. 12. 31. 및 2021. 1. 12. 원고에게 이 사건 해임통지서를 각 등기우편으로 발송하였으나 위 등기우편이 모두 반송된 사실, 원고가 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에 관한 구제신청을 한 이후인 2021. 1. 20.에야 이 사건 H 직원을 통해 이 사건 해임통지서를 직접 수령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및 인정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2020. 12. 30. 이 사건 해임통지서를 촬영한 사진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달받음으로써 이 사건 해고의 사유 및 시기를 충분히 알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이 사건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에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절차적 위법사유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⑴ 참가인은 2020. 12. 30. 종무회의에서 이 사건 해고를 결의하기 이전부터 원고에게 승려 제적 처분을 받았음을 이유로 이 사건 H 관장에서 자진 사퇴할 것을 권유해 왔다. 참가인의 부주지 L는 2020. 12. 30. 오전 원고에게 당일 오후 종무회의가 개최되어 원고에 대한 해임 결의를 할 예정인 사실을 알리면서 자진 사퇴를 재차 권유하였고, 종무회의 종료 후에는 원고에게 전화를 하여 이 사건 해고를 알렸다. 따라서 원고는 승려 제적 처분의 경과 및 참가인의 사퇴 권유, L와의 연락 등을 통해 2020. 12. 30.경 이 사건 해고 사실 및 해고사유가 ‘승려 제적 처분’인 점을 알고 있었다고 보인다.
⑵ 참가인이 L를 통해 2020. 12. 30. 16:28경 원고에게 전송한 카카오톡 메시지는 이 사건 해임통지서를 촬영한 사진 영상으로, 그 내용으로 ‘승려 제적 처분으로 이 사건 H 관장직을 자동으로 상실하게 되었다’는 취지의 이 사건 해고 사유 및 종무회의 해임 결의가 이루어진 처분일(2020. 12. 30.), 해고의 효력 발생일(2021. 1. 1.), 해임 통지일(2020. 12. 31.) 등을 포함하고 있다. 위 카카오톡 메시지가 나타난 휴대전화 화면을 캡쳐하거나 촬영한 각 영상(갑 제5호증, 을가 제1호증, 을나 제17, 23호증)을 살펴보면, 이를 통해 원고가 이 사건 해고의 사유와 시기, 참가인의 해고 의사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 설령 휴대전화 화면에서 문자의 크기가 다소 축소되어 나타났다 하더라도 이 사건 해임통지서의 영상파일을 내려 받아 휴대전화에 저장할 경우 화면을 확대하여 그에 기재된 문자를 확인할 수 있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해임통지서에 기재된 내용을 식별하는데 별다른 지장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참가인이 원고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송한 이 사건 해임통지서를 촬영한 영상은 참가인으로 하여금 이 사건 해고에 적절히 대응하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해고통지의 역할과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으므로, 이를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의 입법취지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을나 제30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한 구제신청서의 신청취지에는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행한 2020. 12. 31.자 해고 처분은 부당해고임을 인정한다”고 기재되어 있는바, 원고가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달된 이 사건 해임통지서를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면, 위와 같이 이 사건 해임통지서에 해임을 통지하는 날로 기재된 ‘2020. 12. 31.’을 해고일자로 특정하기는 어려웠다고 보인다(만일 원고의 주장과 같이 카카오톡 메시지로 이 사건 해임통지서의 기재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면, 참가인 종무회의의 해임 결의일이자 원고가 L로부터 유선상 이 사건 해고를 전달받은 날인 2020. 12. 30.을 해고일자로 특정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⑶ 원고는 2021. 1. 4. 원고의 대리인인 노무법인을 통해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에 대한 구제신청서를 접수하였는데, 2021. 1. 1.부터 2021. 1. 3.은 공휴일 및 토·일요일이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2020. 12. 30. 이 사건 해고를 통보받은 직후 곧바로 노무법인을 대리인으로 선임하는 등 적극적으로 이 사건 해고에 대응하였다.
⑷ 한편 원고는 이 사건 해고의 사유가 원고에게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이 사건 해임처분서에는 “승려법 제45조와 종무원법 제6조에 따라 관장직을 자동으로 상실하게 된 점(승려법에 따라 제적 처분을 받은 경우 이 사건 H 관장이라는 교역직 종무원 소임의 수행에 결격사유가 됨)”이라는 해고사유가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다. 또한 원고가 승려 제적처분을 받은 이후 사설법당을 운영하면서 관장소임을 소홀히 한 행위를 해고사유로 명시하고 있다. 한편 참가인 종무회의에서 원고에 대한 해임 결의 당시 승려 제적처분의 원인이 된 비위행위(원고가 성관계 녹음 파일을 가지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파일이 존재하는 것처럼 P스님을 협박하고, P스님과의 위 대화를 녹음한 후 Q스님에게 녹음파일을 건네준 행위)에 관하여 언급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해임통지서상의 해임사유에 이를 명시하지 않았는바, 위 비위행위는 해고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정당한 해고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B종교단체의 내부 규정인 승려법은, 승려는 선거권, 피선거권을 가지며 종무원에 취임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제28조), 원고와 같이 제적 처분을 받은 경우에는 승적에서 제외되고 승려신분상의 일체의 공권을 박탈하며, 복적된 날부터 5년이 경과하지 아니하면 중앙종회의원 및 종무원에 취임할 수 없도록 하였다(제45조). B종교단체종무원법은 종무원을 승려로서 종단에 봉사하는 교역직과 불교신도로서 종단에 봉직하는 일반직, 잡무직 등으로 분류하면서, 교역직 종무원에 해당하는 자를 다음과 같이 열거하고 있고(제3조 제1, 2항), 제적의 징계를 받고 복적된 날로부터 5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 및 종헌 종법에 따라 종무직 취임에 결격사유가 있는 자에 대해서는 교역직 종무원에 임용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제6조 제1항).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이 사건 H 관장이 종무원법 제3조 제2항의 교역직 종무원에 해당함을 전제로, 원고가 승려 제적 처분을 받아 승려법 제45조 및 종무원법 제6조에서 정한 교역직 종무원으로서의 결격사유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해고를 하였는데, 종무원법 제3조 제2항에서 열거한 교역직 종무원의 지위에 ‘이 사건 H 관장’이 포함되지 않은 사실은 문언상 분명하고, 참가인은 이 사건 H 관장이 위 조항에서 정한 ‘부속기관과 부속시설의 책임자 및 종사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인정한 사실, 갑 제2호증, 을나 제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H 관장은 종무원법 제3조 제2항에서 정한 교역직 종무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승려 제적 처분으로 원고에게 교역직 종무원으로서의 결격사유가 발생하였다는 점을 이 사건 해고의 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고,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해고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여 위법하다.
이 사건 H은 2019년 초경 의성군이 건립하여 의성군수에게 그 관리·운영 권한이 있는 시설로서, 참가인의 소유가 아니고 참가인이 독자적인 관리·운영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대상도 아니다. 의성군수는 이 사건 H을 보다 전문적·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의성군 H 관리운영에 관한 조례(2021. 5. 21. 경상북도의성군조례 제2772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5조 및 ‘의성군 사무의 민간위탁 촉진 및 관리 조례’ 제4조에 따라 민간에 위탁하기로 하고, 2019. 2. 11.경 사무소 소재지가 경상북도에 등록된 비영리 법인 또는 등록 단체를 대상으로 위탁 운영기관 모집을 공고하였다. 참가인은 2019. 2. 27. 재공고된 위 위탁 운영기관 모집 절차에 참여하여 의성군에 위탁운영신청서, 사업계획 요약서 등을 제출하였고, 의성군정조정위원회의 적격심사를 거쳐 수탁기관으로 선정되었다.
참가인과 의성군수 사이에 2019. 9. 25. 작성된 이 사건 H 위·수탁 운영 협약서에는 이 사건 H의 위탁기간을 ‘협약체결일로부터 2021. 12. 31.까지’로 정하면서(제3조 제1항), ‘차기 계약은 공모를 원칙으로 하되, 수탁자(참가인)가 운영기간 만료 90일 전에 연장신청을 할 경우 의성군수는 종합적인 평가를 통해 계속 위탁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면 위탁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제3조 제2항). 또한 위 협약서에는 수탁자인 참가인으로 하여금 연도별 사업계획서 및 월별 계획서, 사업운영종결보고서 등을 제출하게 하고, 위탁사무의 전반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의성군수의 지휘·감독 및 감사를 받도록 하였으며(제5조, 제11조), 수탁자의 협약조건 및 의무 위반 등의 사유가 발생하였을 경우 위 협약을 해지·해제할 수 있도록 정하였다(제22조). 따라서 참가인은 민법상 위임계약 또는 이와 유사한 계약인 의성군수와의 위·수탁 운영협약에 따른 수임인의 지위에서 의성군수의 감독 하에 이 사건 H을 일정 기간 동안 위탁 운영하고 있을 뿐이다.
‘부속기관’, ‘부속시설’의 사전적 의미는 ‘특정한 기관에 부속되어 그 기관을 지원하는 기관’, ‘주된 시설을 이용하거나 관리하는 데 필요한 시설’이다. 따라서 종무원법 제3조 제2항의 ‘부속기관과 부속시설’은 위 조항에 함께 열거된 B종교단체의 내부 기관, B종교단체이 설립한 교육기관 및 출연한 사회복지원이나 언론기관 등과 유사한 기관으로서 B종교단체에 부속되어 B종교단체의 종교 활동 등을 지원하는 목적을 가진 시설을 의미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그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부합한다. 그런데 이 사건 H은 위 가), 나)항에 살펴본 바와 같이 의성군수가 직접적인 관리·운영 권한을 가진 시설로서, 의성군수로부터 계약기간을 정하여 운영을 위탁받은 지위에 있는 참가인 또는 참가인이 소속된 B종교단체의 부속기관 또는 부속시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을나 제21, 27 내지 2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참가인이 2019. 2. 18. 종무회의에서 이 사건 H의 위탁 운영과 관련하여 참가인 사찰 규약 제13조에서 정한 참가인의 사업 범위에 ‘문화사업’을 추가하는 결의를 한 사실, 참가인이 발간한 참가인 산하 법인 및 시설현황을 정리한 문서 및 참가인 내부 조직도, 참가인의 산하시설 결산자료 등에 이 사건 H이 참가인의 산하시설 중 하나로 기재된 사실은 각 인정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참가인 작성 문서의 각 기재는 대외적인 효력을 갖거나 이 사건 H에 대한 참가인의 계약상 지위 등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므로, 참가인이 내부적으로 이 사건 H을 참가인의 산하시설처럼 여겨왔다는 점만으로는 위 가) 내지 다)의 사실 내지 사정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H이 참가인 또는 B종교단체의 부속기관 내지 부속시설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참가인과 원고 사이에 2019. 10. 1. 작성된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원고의 근로시간, 월 급여와 상여금, 퇴직금, 연차휴가 등과 같은 근로조건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고,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관장으로서 이 사건 H의 관리 업무를 총괄하면서 월 2,947,200원(세전)의 보수를 지급받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교역직 종무원은 승려로서 종단에 봉사하는 자를 칭하고, 종무원법 제26조에서는 교역직 종무원은 업무 수행에 따른 실비를 지급받도록 정하면서 일반적 종무원과 달리 보수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않았는바, 원고가 지급받은 보수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의 대가에 해당한다고 보이고, 원고의 이 사건 H 관장 업무 수행을 교역직 종무원으로서의 종단에 대한 ‘봉사’로 보기 어렵다. 달리 이 사건 H 관장을 순수한 종교인의 직책이라고 볼 만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
원고가 안동시 W에서 사설법당인 X사를 운영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겸직을 금지하는 규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사설법당의 운영행위로 인하여 이 사건 H의 관장 직무 수행이 곤란하다고 볼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위 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을나 제15, 24호증의 각 기재만으로 원고가 사설법당의 운영 등으로 관장 직무 수행을 소홀히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소결론
이 사건 해고는 절차적으로 적법하나 정당한 해고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부당해고로 인정된다. 따라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환우(재판장) 김재경 신은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