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2. 3. 31. 선고 2021구합429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B일자 대한민국 국민으로 출생한 남성으로서 2017. 9. 21. 미합중국(이하 ‘미국’이라 한다) 국적을 취득하여 국적법 제15조 제1항에 따라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하였다.

나.

원고는 2020. 10. 13. 대한민국 국적상실 신고를 하였고, 현재 관광통과의 체류자격(B-2)으로 국내에 체류하고 있다.

다.

원고는 2021. 5. 18. 피고에게 국적법 제9조 제1항에 따른 국적회복허가 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21. 10. 12. 원고에게 국적법 제9조 제2항 제2호에서 정한 ‘품행미단정’을 사유로 위 신청을 거부하는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5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은 위헌·위법하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

국적법 제9조 제2항 제2호는 헌법상 명확성 원칙에 반하여 위헌적인 법률조항이므로, 이에 기한 이 사건 처분 또한 위헌의 소지가 크다.

피고가 품행미단정의 판단 근거로 삼은 원고의 형사처벌전력은 생계형 내지 생활형범죄로서 그 처벌 수위도 벌금형에 불과하고, 원고가 위 벌금을 납부하여 이미 형집행이 완료되었음에도 피고가 원고에게 이에 관한 위법성이 현존한다고 보고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은 죄형법정주의, 명확성 원칙, 이중처벌금지 원칙에 위반된다. 원고의 기소유예 전력은 현재 헌법재판소에서 그 취소를 다투는 심판이 계속 중으로 원고 행위의 불법성 여부에 관한 최종 판단이 없는 상황에서 이를 품행미단정의 사유로 인정한 것은 죄형법정주의와 명확성 원칙을 위반하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피고가 드는 원고의 선거법 위반 혐의는 수사기관이나 법원의 판단을 받은 적이 없고, 이 사건 처분 당시 이를 명기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에서는 주장할 수 없다.

원고는 고국으로 돌아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다하며 노후 생활을 이어가려 함에도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 원고는 그동안 5명의 자녀를 출산하여 국가정책에 부응하였고 장남으로서 노모를 부양하여야 하며, 고등학교 3학년 자녀 C은 정신장애로 인한 장애인등록을 하려 해도 대한민국 국민인 보호자가 없어 이를 할 수 없고, 입원도 할 수 없다. 따라서 가족과 같이 살 수 있는 기본적 인권 내지 대한민국 국적 아동의 보호를 위해 원고의 국적이 회복될 필요가 있다.

원고가 미국 국적을 취득한 것은 원고가 미국 대학에서 연구직 교수로 활동하던 중 보안문제로 주정부 자료에 대한 외국인 접근이 차단되어 위 학교에서의 프로젝트 참여가 불가능하게 되자 학교 측과 상의하여 이를 취득한 것으로서 당시 대한민국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확신 아래 미국 국적을 취득한 경위를 참작하여야 한다. 또한 원고는 국적상실신고를 나중에 하기는 하였으나, 그 신고기한에 관하여는 국적법에 정한 바가 없고, 외국국적을 취득하여도 대한민국 호적이 말소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며 관행이다. 나아가 원고는 대한민국 군대를 만기 전역하였고 서울 송파구의회 의원으로 봉사하였으며 한미 교류에 기여하는 등 대한민국의 위상 정립에 기여하였으므로, 원고의 국적 회복은 국가에게 이익이 된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관련 법리

국적법 제9조 제1항은 “대한민국 국민이었던 외국인은 법무부장관의 국적회복허가를 받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법무부장관은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에게는 국적회복을 허가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면서 제2호에서 그중 하나로 “품행이 단정하지 못한 자”를 들고 있다. 여기에서 “품행이 단정하지 못한 자”란 ‘국적회복 신청자를 다시 대한민국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의 품성과 행실을 갖추지 못한 자’를 의미하고, 이는 국적회복 신청자의 성별, 나이, 가족, 직업, 경력, 범죄전력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범죄전력과 관련하여서는 단순히 범죄를 저지른 사실의 유무뿐만 아니라 범행의 내용, 처벌의 정도, 범죄 당시 및 범죄 후의 사정, 범죄일로부터 처분할 때까지의 기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7두59420 판결 등 참조).

라.

판단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처분이 헌법 또는 법률에 위반된다거나 피고가 가지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1)

먼저 국적법 제9조 제2항 제2호가 명확성 원칙을 위반하였는지 살펴본다. 앞서 본 법리와 같이 위 법률조항에서 정한 “품행이 단정하지 못한 자”란 ‘국적회복 신청자를 다시 대한민국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의 품성과 행실을 갖추지 못한 자’를 의미하고, 이는 국적회복 신청자의 성별, 나이, 가족, 직업, 경력, 범죄전력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수 있으므로, 위 법률조항의 해석이 불명확하여 수범자의 예측가능성을 해하거나 법 집행기관의 자의적인 집행을 초래할 정도로 불명확하다고는 할 수 없다. 위 규정과 유사한 구 국적법(2017. 12. 19. 법률 제152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3호는 외국인이 귀화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품행이 단정할 것’의 요건을 갖추도록 정하고 있는데, 이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는 위 법률조항이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한 바 있다(헌법재판소 2016. 7. 28. 선고 2014헌바421 결정 참조). 따라서 국적법 제9조 제2항 제2호가 명확성의 원칙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2)

원고는 1990년부터 2021년까지 국내에서 건축법 위반, 식품위생법 위반, 근로기준법 위반, 명예훼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 및 근로기준법 위반, 청소년보호법위반죄로 여러 차례 벌금형의 처벌을 받았고, 농지법 위반으로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으며, 폭행으로 가정보호사건 송치되었다. 특히 벌금형 전력으로서 청소년에 대한 주류판매를 원인으로 한 청소년보호법 위반죄의 범행일은 2019. 5. 17., 퇴직금과 주휴수당의 미지급을 원인으로 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죄 및 근로기준법 위반죄의 범행 종료일은 2018. 7. 20.로서 비교적 최근의 것이다.

이와 같이 원고가 저지른 범죄의 내용, 횟수, 죄질, 성격, 처벌의 정도, 범죄 당시 및 범죄 후의 사정, 범죄일로부터 이 사건 처분까지의 기간을 비롯하여, 원고는 위 청소년보호법 위반죄에 대하여 당시 청소년의 기망에 의하여 야기된 것이라고 주장하나, 위 사건의 형사판결에서는 원고의 범죄사실이 인정되어 그대로 확정되었을 뿐 원고의 위 주장 내용을 인정할 자료는 없는 점, 헌법 제13조 제1항에서 정하고 있는 이중처벌금지원칙에서의 ‘처벌’은 범죄에 대한 국가의 형벌권 실행을 의미하는 것이고, 국가가 행하는 일체의 제재나 불이익처분이 모두 그 ‘처벌’에 포함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3두23935 판결 참조), 국적회복허가의 전제되는 품행의 단정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원고의 범죄전력을 고려하는 것이 헌법이 금지하는 이중처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원고의 위 처벌전력 등에 기초하여 품행미단정의 사유가 있다고 본 것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사문서 위조 내지 동행사죄 혐의에 관한 기소유예 처분의 당부나 피고가 주장하는 원고의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와 관계없이, 원고에 대하여는 품행미단정의 사유가 인정된다.

(3)

원고는 미성년자녀의 양육과 보호, 노모의 부양 등을 위하여 이 사건 처분이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의 미성년자녀 C은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한 이중국적자로서 그 부친이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는 사정만으로 현행법상 C의 장애인 등록이나 입원이 금지된다고 볼 수 없고 대한민국 국민인 C의 양육과 보호에 관하여는 사회보장제도가 마련되어 있으며, 원고의 노모 부양과 국적회복 사이에 어떠한 관계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원고가 국적을 회복하여야만 미성년자녀의 양육과 보호, 노모의 부양 등이 가능하다고 볼 수 없다.

(4)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가 주장하는 국적상실의 경위, 원고의 경력과 활동내역, 가족관계 등을 감안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에게 품행미단정의 사유가 있다고 본 것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원고의 평등권이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석(재판장) 최기원 최승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