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0. 12. 1.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서울 중랑구 D, 4층에서 ‘E피부과의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이라는 상호로 상시근로자 약 30명을 사용하여 의료업을 영위하는 의사이고, 원고는 2020. 3. 2. 이 사건 병원에 입사하여 인사업무를 담당하였다.
참가인은 원고에게 2020. 5. 19. 다음과 같은 내용의 2020. 5. 15.자 수습계약 종료 통지서를 이메일로 전송하였고, 같은 달 29일 위 통지서에 별도의 수습사원평가표를 첨부하여 내용증명 우편으로 발송하였다.
원고는 2020. 6. 22.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참가인이 2020. 5. 15. 원고를 해고한 것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8. 21. ‘참가인이 원고에 대한 수습사원 평가 후 업무역량 부족과 업무태도 불량 등을 이유로 본채용을 거절한 것은 정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F).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0. 9. 28.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12. 1. ‘원고는 시용기간 중인 근로자에 해당하고, 참가인이 원고에 대한 본채용을 거부한 데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며 절차상 흠결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가 제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원고의 수습계약기간은 참가인과의 협의에 따라 2020. 4. 30. 종료되었고, 원고는 2020. 5. 1.부터 정규직으로 전환되었다. 참가인의 해고 통지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한 해고의 서면통지 절차를 따르지 않은 것이어서 위법하다.
설령 원고가 2020. 5. 15. 당시 시용기간 중에 있었다 하더라도, 원고에 대한 본채용을 거부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고, 참가인의 수습계약 종료 통지는 구체적·실질적 본채용 거부사유를 명시하지 않아 효력이 없다.
관계 법령 등
관계 법령 및 참가인의 취업규칙 중 관련 부분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원고는 2020. 1.경 인력공급업체인 G 주식회사가 인터넷 구직사이트 H에 게시한 ‘피부과 병원 인사담당자 채용 공고’를 보고 이 사건 병원에 입사지원을 하였다. 위 채용 공고의 근무형태 란에는 ‘정규직(수습: 2개월)’이라고 기재되었다.
원고는 2020. 1. 31. 이 사건 병원에서 참가인과 면접 절차를 거쳤고, 2020. 2. 10. ‘이 사건 병원의 채용 심사에 합격하였다’는 내용의 채용예정통지서를 전달받았다. 참가인의 배우자로서 이 사건 병원의 이사인 I의 이름이 기재된 위 채용예정통지서에는 연봉 등 근무조건과 함께 ‘3개월 수습기간을 주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원고가 2020. 3. 2. 이 사건 병원에 입사하면서 참가인과 사이에 작성한 수습계약서(이하 ‘이 사건 수습계약서’라 하고, 그에 의한 계약을 ‘이 사건 수습계약’이라 한다)에는 다음과 같이 수습계약기간 등을 정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한편, 이 사건 병원의 이사 I는 이 사건 병원과 관련된 화장품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 J(이하 ‘J’라 한다)를 운영하고 있고, 원고는 이 사건 병원과 J의 인사업무를 함께 담당하였다.
원고와 참가인은 2020. 5. 7. 다음과 같은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원고는 2020. 5. 15. 참가인에게 “I이사님(I)이 오늘 오셔서 일하는 업무스타일이 안 맞는다고 같이 일 못할 것 같다고. 병원장님과 면담했냐구 하시네요. 일단 I이사님이 대표이시니 무슨 의미인지 인식하겠습니다”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고, 2020. 5. 16. I와 다음과 같은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원고는 2020. 5. 18. 이 사건 병원에 출근하여 원고가 사용하던 컴퓨터와 서류함 등이 치워진 것을 보았고, 이에 관해 참가인에게 “병원장님, 무슨 의미인가요?”라고 묻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참가인은 원고에게 “부장님, 15일에 이사님(I)께서 말씀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라는 답장을 보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5호증, 을가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시용기간 종료 여부에 관한 판단
처분문서는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그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는 것이고,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한 처분문서의 문언과 배치되는 사실을 인정할 특별한 사정에 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측에 있다(대법원 2007. 1. 12. 선고 2006다61574 판결,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다3130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수습계약서는 처분문서에 해당하고 그 진정성립이 인정된다는 점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앞서 본 법리와 같이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이 사건 수습계약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
이 사건 수습계약서에 ① 수습계약기간을 ‘2020. 3. 2.부터 2020. 6. 1.’까지로 하고 수습기간 3개월 동안 원고에게 급여의 90%만 지급된다는 내용, ② 수습기간은 업무능력평가에 따라 변동될 수 있고 수습기간 중 또는 수습기간 종료 직전 평가에 따라 원고의 채용을 결정한다는 내용이 각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따라서 이 사건 수습계약서는 참가인과 원고 사이에 원칙적으로 시용기간을 3개월로 정하고, 참가인이 시용기간 동안 원고의 업무 수행 능력 등을 평가하여 원고를 정식사원으로 채용할지 여부를 결정하며, 평가 결과에 따라서는 추후 시용기간을 변경할 가능성도 있다는 내용임이 문언상 명확하다. 여기에 참가인의 취업규칙에서 ‘신규로 채용된 사원에 대하여는 3개월의 수습기간을 적용한다(제12조)’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및 원고가 참가인과 면접을 마친 후 전달받은 채용예정통지서에도 ‘3개월의 수습기간’을 두겠다는 내용이 기재된 사실 등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수습계약 체결 당시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원고의 시용기간을 3개월로 정하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인정된다. 이와 달리 위 시용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거나 참가인이 위 시용기간 도중 원고를 정식사원으로 채용하겠다는 결정을 하여 시용기간을 단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은 원고가 증명하여야 한다.
다음과 같이 원고가 제출한 증거 및 들고 있는 사유만으로는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이 사건 수습계약서에 기재된 3개월의 시용기간을 조기 종료하여 원고를 2020. 5. 1.부터 정식사원으로 전환한다는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고는 이 부분 주장의 근거로 2020. 5. 7. 참가인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들고 있고, 위 메시지에서 참가인이 ‘이번 달까지 수습으로 하시고 종료하자고 했다. 그러면 5월부터 수습 아닌 기간 시작’이라고 하는 부분, 원고가 ‘수습이 두 달인거네요’라고 하는 부분이 포함되어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카카오톡 메시지의 내용에 비추어 그 무렵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시용기간 등과 관련한 논의가 있었다고 보이기는 한다. 이에 대해 참가인은 ‘위 메시지는 이 사건 수습계약에서 시용기간 중 정식사원 급여의 90%만 지급하기로 정한 것을 2020. 5.부터 100% 지급으로 변경하여 주겠다는 의미일 뿐, 이 사건 수습계약상의 시용기간 자체를 단축하겠다는 의사표시가 아니다’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앞서 든 증거, 을나 제1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2020. 5. 7. 당시 원고가 이 사건 병원의 급여 담당자 K으로부터 원고의 2020. 4.분 급여가 시용기간 중임을 전제로 정식사원 급여의 90%만 지급된다는 사실을 듣고 참가인에게 이를 확인하려는 상황이었던 점이 인정되고, 이에 비추어 위와 같은 참가인의 주장에 일응 수긍이 가기도 한다. 또한 위 카카오톡 메시지를 2020. 5.부터 원고를 정식사원으로 채용하겠다는 참가인의 의사표시로 해석하기는 어렵고, 위 메시지의 내용상 2020. 5. 7. 이전에 참가인이 원고에게 ‘수습 종료’나 ‘정식사원에 해당하는 급여 지급’ 등과 관련한 말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의미가 명확하지 않아 원고와 참가인이 그 의미를 서로 달리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다른 객관적인 증거로 뒷받침되지 않는 한, 위 카카오톡 메시지만을 근거로 원고와 참가인이 이 사건 수습계약상 시용기간을 2020. 4.까지로 단축하는 합의를 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원고는 이 사건 병원에 수습사원의 시용기간을 3개월보다 단축하여 적용하는 관행이 존재하였다고 주장하나, 위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는 제출되지 않았다. 오히려 을나 제11, 1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3개월의 시용기간이 단축 적용된 근로자로 들고 있는 L, M는 시용기간 없이 1년의 계약기간을 정한 기간제 직원으로 채용되거나 처음부터 시용기간을 1개월로 정하는 등 원고와 다른 내용으로 참가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인정되고, 달리 이 사건 수습계약서의 시용기간 기재가 형식에 불과하다고 볼 만한 사정은 나타나지 않는다.
원고는 2020. 3. 2.부터 같은 해 4. 30.까지는 J가 원고에 대한 4대 보험료를 납부하였는데, 2020. 5. 1.부터는 이 사건 병원이 납부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는 점도 이 부분 주장의 근거로 들고 있다. 그러나 원고가 참가인과 이 사건 수습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병원 소속 근로자로 근무한 사실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참가인의 배우자 I가 대표이사로 있는 J가 이 사건 병원 건물 내에서 함께 운영되어 이 사건 병원과 J의 업무 구분이 명확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정황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4대 보험 관련 사정은 참가인과 I의 사업상 편의에 의한 것으로 보일 뿐, 참가인이 2020. 5. 1.부터 원고를 정식사원으로 전환하였다고 인정할 근거가 되기는 어렵다.
결국 이 사건 수습계약서의 문언대로, 원고에 대한 시용기간은 2020. 6. 1.까지이므로, 원고는 2020. 5. 15.을 기준으로 시용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에 해당한다.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 의무 위반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에게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
한편 근로자의 직업적 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고 평가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목적에 비추어 볼 때, 사용자가 시용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일반적인 해고보다 넓게 인정될 수 있으나, 그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성이 있어야 한다. 위와 같은 근로기준법 규정의 내용과 취지,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근로계약 체결 거부의 정당성 요건 등을 종합하면, 시용근로관계에서 사용자가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거부사유를 파악하여 대처할 수 있도록 구체적·실질적인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2다62432 판결, 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고가 2020. 5. 15. 참가인에게 “I가 오늘 원고에게 와서 ‘일하는 업무스타일이 안 맞는다고 같이 일 못할 것 같다’고 했다”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사실, 참가인이 2020. 5. 18. 원고로부터 “(원고의 컴퓨터와 서류함 등이 치워진 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묻는 메시지를 받고 “2020. 5. 15.에 I가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답장을 보낸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은 2020. 5. 15. I를 통하여 원고에게 구두로 시용기간 중 해고를 통보하였다고 인정되고, 이와 달리 2020. 5. 15. 해고 당시 원고에게 해고의 사유와 시기가 서면으로 통지되었다고 볼 만한 증거는 없다.
참가인은 원고에게 2020. 5. 19. 이 사건 수습계약의 종료일을 2020. 5. 15.로 명시한 ‘수습계약 종료 통지서’를 이메일로 전송하였고, 같은 달 29일 위 통지서에 별도의 수습사원평가표를 첨부하여 내용증명 우편으로 발송한 사실을 들어 해고의 절차상 하자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법리 및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해고가 유효하다고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 절차의 하자 치유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엄격히 인정할 필요가 있으므로, 참가인이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일로부터 4일 후 전송한 위 이메일이나 14일 후 발송한 내용증명 우편으로 서면통지 결여의 하자가 치유되어 2020. 5. 15.자 해고가 유효하게 된다고 볼 수는 없다.
소결론
원고는 참가인이 원고를 해고한 2020. 5. 15. 당시 시용기간 중인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고, 구두로 통지된 위 시용기간 중 해고는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여 효력이 없다. 따라서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해고는 부당해고로 인정되고,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환우(재판장) 김재경 신은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