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2. 6. 16. 선고 2021구합58196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1. 2. 4.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D(병합) 주식회사 B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 중 원고에 대한 부당해고에 관한 부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14. 10. 20.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E제철소 후판부 3연주공장에서 주조직으로 근무한 사람으로, F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조'라 한다) G지회(이하 '이 사건 지회'라 한다)의 총무부장이기도 하다. 참가인은 1968. 3. 25.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약 17,000명을 사용하여 철강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원고가 근무하고 있는 E제철소를 운영하고 있다.

나.

참가인은 2020. 4. 14. 아래와 같은 징계사유(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를 이유로 원고에게 권고해직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라 한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2020. 4. 21.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에서 상해죄로 벌금 15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아 2020. 5. 2. 위 약식명령이 확정되었다(이하 '이 사건 약식명령'이라 한다). 이 사건 약식명령의 범죄사실은 아래와 같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징계에 불복하여 2020. 5. 12. 참가인에게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참가인은 2020. 6. 24. 이 사건 징계사유에 대하여 이 사건 징계와 동일하게 원고에게 권고해직 징계처분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마.

참가인은 원고가 위 권고해직 징계처분일로부터 7일 이내에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자 2020. 7. 2. 원고에 대하여 징계면직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바.

원고는 2020. 7. 2. 이 사건 징계가 부당징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원고와 이 사건 노조는 2020. 8. 12.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이자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10. 20. '이 사건 해고가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거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와 이 사건 노조의 구제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K/L).

사.

원고와 이 사건 노조는 이에 불복하여 2020. 11. 2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2. 4.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와 이 사건 노조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C/D(병합),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아.

관계 법령과 참가인의 규정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0호증, 을가 제1호증, 을나 제1, 5, 6, 7, 9, 10, 11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징계사유 일부 부존재

이 사건 징계사유는 ① 폭언(야 이 개새끼야! 노조를 탄압해 너가 인간이야, 밖으로 내려와 개새끼야), ② 위협[계단에 설치된 핸드레일 부분(쇠파이프, 이하 '이 사건 파이프'라 한다)을 뜯어 피해자 얼굴을 향해 위협함], ③ 폭행(술자리가 마무리되고 돌변한 원고가 폭언과 위협행위를 하며 계단 아래로 피해자를 밀어 떨어뜨림) 및 ④ 이 사건이 블라인드 익명게시판에 게시되었다는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징계사유 중 폭언 및 위협 부분은 이 사건 약식명령의 범죄사실에 포함되어 있지 않는 등 사실관계가 불분명해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고, 이 사건이 블라인드 익명게시판에 게시된 것은 원고와 무관하므로, 이 사건 징계사유 중 폭행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인정되지 않는다.

2)

재량권 일탈·남용

이 사건 징계사유와 같은 원고의 행위는 근무시간 외 사업장 밖에서 노동조합과 관련한 말다툼 끝에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으로 그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원고는 이 사건 이전까지 E제철소에서 성실히 근무하여 왔고, 이 사건 이후 피해자에게 사죄하고 피해보상을 위해 노력하는 등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들에 이 사건 지회에 대하여 부당노동행위를 해 왔던 참가인으로서는 이 사건 지회 총무부장인 원고를 징계해고할 유인이 충분한 점 등까지 아울러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나.

판단

1)

징계사유 인정 여부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13호증, 을가 제2호증, 을나 제2, 3, 4, 14, 16, 17, 18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으므로 이 사건 징계사유 중 폭언 및 위협 부분은 인정되고, 이 사건이 블라인드 익명게시판에 게시되었다는 부분은 애당초참가인이 징계사유로 삼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가)

피해자는 이 사건이 발생한 직후인 2019. 11. 1. 작성한 경위서에 "00:00에 계산을 마치고 밖으로 나와 계단에서 원고가 말투가 갑자기 돌변하며 '야~이 개새끼야 노조를 탄압해 그러고도 너가 인간이야'라며 쌍소리를 하고 손을 잡고 힘자랑을 하기에 '나는 왼손잡이다'라고 말하니 왼손으로 손이 옮겨와 움켜쥐고 버티기를 하다 이 사건 파이프를 부셔 위협함."이라고 기재하였고, 같은 날 공장장(M)에게 보낸 이메일에도 같은 취지로 기재하였다. 이러한 피해자의 진술은 그 내용이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알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이고, 달리 피해자가 허위로 참가인에게 불리하게 진술할 동기나 이유를 발견할 수 없다.

나)

이 사건이 발생한 이 사건 주점 사장(이하 '참고인'이라 한다)의 진술 또한 위와 같은 피해자의 진술에 일부 부합한다. 참고인은 2019. 11. 11. 참가인 직원에게 "원고가 계산을 하려고 하니까 피해자가 '아니야, 내가 (계산)할게 받지 마.'라고 하였는데, 그 때부터 원고가 화를 내기 시작했다. 원고가 피해자를 양손으로 밀어 넘어뜨려 피해자가 뇌진탕으로 갈 뻔했다. 이후에 이 사건 파이프를 뽑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참고인이 '원고가 피해자에게 욕설을 하는 것을 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지 않았고, 원고와 피해자 모두 일치하여 '원고가 이 사건 파이프를 뽑은 뒤 피해자를 밀어 넘어뜨렸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음에도 '원고가 피해자를 밀어 넘어뜨린 뒤 이 사건 파이프를 뽑았다.'는 취지로 달리 진술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참고인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참고인의 '원고가 화를 내기 시작하였다.'는 진술은 원고가 피해자에게 욕설을 하였다는 내용을 함축한 표현으로 보이는 점, 참고인은 '원고가 피해자를 넘어뜨린 것과 이 사건 파이프를 뽑은 것 중 어느 것이 먼저인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이러한 참고인의 진술은 이 사건 당시 참고인이 상당히 당황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충분히 수긍이 가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원고는 참가인의 조사 당시 구체적인 표현에 있어서는 피해자의 진술과 차이가 있으나 자신이 피해자에게 욕설을 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였고, "너무 흥분된 나머지 흔들었는데 이 사건 파이프가 떨어졌고, 바닥에 던졌다. 피해자가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흉기일 수도 있어서 그렇게(위협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러한 원고의 진술에 의하면 피해자로서는 원고가 이 사건 파이프를 바닥에 던진 행위를 위협으로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라)

원고 대리인(공인노무사)은 지방노동위원회 심문회의 당시 "신청인(원고) 측폭행이나 욕설을 한 사실은 인정하지요?"라는 공익위원의 질문에 "예"라고 답하였다.

마)

참가인은 징계양정의 참작 자료로 삼기 위해 이 사건이 블라인드 익명게시판에 게시되었다는 부분을 징계처분장의 내용에 포함시킨 것으로 보인다. 원고에 의해 이 사건이 블라인드 익명게시판에 게시된 것은 아니라는 점에 대하여는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2)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가)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한편,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근로자의 행위로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15, 18, 25호증, 을나 제19, 21, 25 내지 2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는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부당하므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1)

이 사건은 원고가 이 사건 지회 가입에 따른 불이익에 관하여 이야기하는 피해자에게 화가 나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으로, 그 경위에 다소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해자는 원고가 "집사람이 취업을 하려는데 주위 분들은 잘 하는데 왜 저희 집사람만 안 되는지 모르겠다."고 이야기하자 "자네가 혹시 거기(이 사건 지회)에 소속되어 있어서 그런 게 아닌가."라고 이야기하였다는 것인데, 원고로서는 충분히 이러한 피해자의 이야기를 자신이 이 사건 지회의 총무부장으로 활동하는 것을 비난하는 부당노동행위로 받아들이고 상당한 불쾌감을 느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약식명령의 범죄사실에도 '원고가 피해자와 노동조합 등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말다툼을 하였고 이에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화가 났다.'고 기재되어 있다.

(2)

이 사건 징계사유는 원고가 피해자를 밀어 넘어뜨려 계단 아래로 굴러 떨어지게 하고, 이 사건 파이프로 위협하며 욕설을 하였다는 것으로, 수법의 위험성 등에 비추어 원고에 대한 비난가능성이 작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원고가 이 사건 파이프를 이용해 직접 피해자의 신체에 가해행위를 하지는 않았고(그 결과 원고가 특수상해죄로 처벌받지는 않았다),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비교적 경미하여 현장에서 응급조치를 요하는 정도에 이르지는 않았으며, 달리 피해자가 머리 등 치명적인 부위에 손상을 입지도 않았다. 피해자는 원고의 행위로 인해 등뼈의 염좌 및 긴장 등의 상해를 입는데 그쳤다.

(3)

이 사건 해고는 이 사건 해고 이전에 이루어진 아래와 같은 참가인의 다른 징계처분과 비교했을 때 징계양정이 과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각주2>

(4)

원고는 일부 사건의 경위에 대하여는 다투고 있으나 대체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비록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는 못하였으나 피해자에게 지속적으로 사과의 의사를 표시하였다.

(5)

이 사건이 블라인드 익명게시판에 게시되고, 피해자를 비난하는 댓글이 게시되는 등 이 사건 징계사유와 같은 원고의 행위가 물의를 빚기는 하였다. 그러나 원고가 이 사건을 블라인드 익명게시판에 게시하거나 피해자를 비난하는 댓글을 게시하는데 관여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이상 이를 전적으로 원고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가혹한 측면이 있다.

(6)

원고와 피해자가 근무하는 참가인 운영의 E제철소는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크므로 사업장 내에서 발생한 직원 간 폭력사태에 대하여는 조직질서의 유지나 안전 관리를 위해 보다 엄중한 책임을 물을 필요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 사건은 퇴근 후 회식 자리에서 발생한 것으로서 회식이 이른바 '근무의 연장'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사업장 내에서 발생한 것과 동일하게 평가하기는 어렵다. 참가인으로서는 상벌지침 제27조가 규정하고 있는 다른 징계처분을 통해 원고에게 책임을 물음으로써 참가인의 조직질서나 근무기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7)

원고는 이 사건 발생 이전까지 아무런 징계를 받은 전력이 없는 등 비교적 성실하게 근무하여 왔고, 2016년경 리더/공장장 표창을 받는 등의 공적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참가인은 원고의 위 공적은 참가인 소속 직원들이 격려 차원에서 5~6년에 한 번씩 돌아가며 받는 것에 불과하고, 원고의 인사평가 결과는 최하위권이므로, 원고의 위 공적은 이 사건 해고의 징계양정의 당부를 판단함에 있어 고려의 대상이 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리더/공장장 표창을 받은 E제철소 직원은 전체 약 4,500명 중 20%에 불과한 점, 참가인 상벌지침 제32조는 포상실적 및 공적 등을 참작하여 징계양정을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참가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참가인은 원고가 이 사건 이전에도 술에 취한 상태에서 상사 및 동료들과 시비가 붙은 사실이 있다고도 주장하나, 이러한 참가인의 주장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3)

소결론

결국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하므로, 이와 결론을 달리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석(재판장) 최승훈 김규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