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8. 10. 선고 2021구합67688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1. 4. 28.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청 구 취 지

주문과 같다.<1>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68. 10. 10. 설립되어 상시 약 4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재해구호법에 따른 재해구호활동 등을 수행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2003. 9. 1. 참가인에 입사하여 2019. 12. 1.부터는 구호모금본부 케어TF 소속 차장으로 근무하였다.

나.

참가인은 2020. 6. 26.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징계혐의사실 및 근거규정이 기재된 출석통지서를 교부하며 인사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보하였다.

다.

참가인은 2020. 7. 2. 원고가 출석한 가운데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는데, 인사위원회는 위 출석통지서에 기재된 총 5가지의 징계혐의사실 중 1, 3, 5항(이 사건 각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만이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를 의결하였다. 참가인은 2020. 7. 8. 다음과 같은 해고 사유로 원고를 2020. 8. 10.자로 해고한다는 취지의 해고통지서를 원고에게 교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라.

원고는 참가인을 상대로 2020. 11. 25.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구제를 신청하였는데(D),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1. 22. 원고의 비위행위가 모두 징계사유에 해당하고 그 비위의 정도를 고려할 때 해고라는 징계양정이 과도하지 않으며 징계절차도 적법하므로 이 사건 해고가 정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마.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2021. 3. 3.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C),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4. 28. 이 사건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가 제1, 2, 12, 13, 16 내지 18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령 등 별지1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참가인이 원고에게 교부한 이 사건 해고의 해고통지서에 의하면 원고의 어떤 행위가 징계사유가 되어 어떤 규정이 적용되었는지 알 수가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에는 징계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

2)

이 사건 해고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가)

제1 징계사유의 경우, 인사규정 [별표 제4호]에 의하면 공소권없음 결정을 받은 폭력 및 상해의 경우 내부종결(불문)을 하게 되어 있어 징계대상이 아니다.

나)

제2 징계사유의 경우, 폭행 사건에 관하여 전화를 받은 직원 E에게 그 내용을 확인할 목적으로 물어본 것일 뿐이고, 지하 1층으로 데려간 이유는 위 폭행 사건에 대하여 다른 직원이 들으면 오해를 받을까봐 그런 것인바, 원고는 E에 대하여 실질적 우위의 지위에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일회성 행위에 그쳤으므로 업무의 적정범위를 넘어 E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었다고 볼 수 없어 징계사유로서 직장 내 괴롭힘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

제3 징계사유의 경우, 원고가 업무용 컴퓨터 및 외장 하드디스크를 포맷한 사실은 있으나, 포맷은 업무용 문서파일의 삭제와 다를뿐더러, 설령 이를 삭제한 것이라고 보더라도 동일한 파일이 참가인의 내부 전산망 등을 통하여 이미 참가인 측에 전달된 것을 삭제하였을 뿐이고, 같은 이유로 전자기록등손괴죄 및 업무방해죄에 관하여 무죄판결을 선고받기도 하였다. 따라서 원고가 업무용 문서파일을 삭제함으로써 참가인의 지시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3)

설령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보더라도, 그 비위행위가 중하다고 볼 수 없는 점, 원고는 행정안전부장관, 대구시장, 포항시장 등으로부터 표창을 받은 공적이 있으므로 인사규정상 징계양정 감경(경감)할 수 있음에도 감경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는 징계양정이 과도하여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나.

인정사실

1)

원고는 참가인에 근무하면서, 2010. 10. 1.경부터 2018. 8. 31.경까지 구호사업본부 구호사업팀, 2018. 9. 1.경부터 2019. 4. 14.경까지 구호모금본부 모금마케팅팀, 2019. 4. 15.경부터 2019. 11. 30.경까지 경영본부 전략기획팀, 2019. 12. 1.경부터 이 사건 해고로 인한 퇴사 시점(2020. 8. 10.경)까지 케어TF팀에 각 소속되어 있었고, 2017. 1. 1. 차장(3급)으로 승진하였다.

2)

원고는 2019. 12. 17. 원고의 배우자가 운영하는 분식점에서 근무하고 있던 직원인 F(이하 ‘이 사건 폭행 피해자’라 한다)를 밀치고 전지가위로 위협하는 등의 폭행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폭행’이라 한다). 당시 CCTV 영상에 의하면 원고가 전지가위를 손에 쥐는 장면, 이 사건 폭행 피해자를 위협하고 휴대폰을 빼앗는 장면, 경찰관 4명이 현장에 출동하는 장면 등이 확인된다.

3)

이 사건 폭행 피해자는 2020. 1. 28. 참가인에 전화로 위 폭행 피해사실을 제보하였고, 이에 참가인은 2020. 1. 29.부터 2020. 2. 19.까지 원고와 면담하는 등 위 제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다.

4)

이 사건 폭행 피해자는 2020. 4. 16. 및 2020. 5. 20. 참가인에 원고에 대한 엄벌을 요청하는 내용의 탄원서 및 탄원재촉서를 제출하였다.

5)

원고는 2020. 6. 3. 참가인의 신입사원 E을 참가인 건물 지하 1층으로 불러내어 이 사건 폭행 피해자가 2020. 1. 28. 제보한 통화 녹취파일의 제공을 요구하였는데, 당시 원고와 E이 나눈 대화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2> ○ 원고: 다름이 아니고 나에 대해서 어쨌든 문제제기하는 전화를 E씨가 제일 먼저 6) E은 같은 날 위 대화 사실을 소속 팀장에게 보고한 뒤, 다음 날인 2020. 6. 4. ‘원고와 대화한 환경(지하 1층) 및 대화시 참가인 선배직원(원고)이 주는 심리적 압박감,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내용, 녹취파일을 달라고 하는 과정에서의 부당함 등을 강하게 느꼈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작성하여 참가인에 제출하였다.

7)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2020. 6. 10. 이 사건 폭행에 대하여 공소권없음의 결정을 하였다(2020형제11370호).

8)

참가인은 2020. 6. 12. 원고를 인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결정하고, 같은 날 원고에게 2020. 6. 15.부터 자택 대기발령을 명하면서, ‘업무용 컴퓨터에 있는 개인용도의 파일은 삭제하기 바란다. 단, 피씨가 전체 포맷되어 있거나 업무관련 파일이 없다면 이 또한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업무와 관련된 파일은 일체 삭제가 불가하다’, ‘업무용 컴퓨터 및 참가인이 제공한 외장하드는 반납해주기 바란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다.

9)

원고는 2020. 6. 12. 21:37경부터 다음 날인 2020. 6. 13. 00:46경까지 참가인 사무실에서 업무용 컴퓨터와 외장 하드디스크를 포맷하였다. 참가인은 원고를 전자기록등손괴 혐의로 고소하였고(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2020. 10. 12. 원고에 대하여 벌금 500만 원의 구약식 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2020. 10. 21. 발령된 약식명령에 대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하였고, 1심 법원은 전자기록등손괴죄에 대하여 2021. 12. 1.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별지2 범죄일람표 기재 파일들을 삭제함으로써 효용을 해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선고하였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20고정1894호).<3> 10) 원고에 대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근무성적 평가는 다음과 같다.

11)

원고는 2011. 5. 25. 행정안전부장관, 2017. 8. 25. 대구광역시장, 2018. 12. 14. 포항시장으로부터 각 표창장 내지 표창패(이하 ’이 사건 각 표창‘이라 한다)를 수여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6 내지 7, 17, 46호증, 을가 3 내지 11, 15호증, 을나 제3, 4, 17, 2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이 사건 해고의 징계절차상 하자에 관하여 1) 관련 법리 근로자의 어떤 비위행위가 징계사유로 되어 있느냐 여부는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하여 징계위원회 등에서 그것을 징계사유로 삼았는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지, 반드시 징계의결서나 징계처분서에 기재된 취업규칙이나 징계규정 소정의 징계근거 사유만으로 징계사유가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9. 4. 9. 선고 2008두22211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 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쉽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기재하여야 하지만, 해고 대상자가 이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하면 해고통지서에 징계사유를 축약해 기재하는 등 징계사유를 상세하게 기재하지 않았더라도 위 조항을 위반한 해고통지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22. 1. 14. 선고 2021두50642 판결 등 참조).

2)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을나 제10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1 참가인은 2020. 6. 26. 원고에게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모두 포함된 징계혐의사실과 근거규정이 구체적으로 적시된 출석통지서를 교부한 점, 2 원고는 위 출석통지서에 기재된 각 징계혐의사실에 대하여 소명하는 내용을 담은 소명 자료를 작성하여 제출한 점, 3 원고는 인사규정 제51조 제1항에 따라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진술할 기회를 부여받은 점, 4 참가인은 출석통지서에 기재된 총 5가지의 징계혐의사실 중 이 사건 각 징계사유만을 징계사유로 삼았고 원고도 이를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인사위원회 과정에서 문제가 되는 이 사건 각 징계사유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었고, 그에 대하여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태에 있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참가인이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를 서면으로 통지하면서 해고사유를 개괄적으로 기재하였을 뿐 상세하게 기재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는 등 징계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에 관하여

1)

제1 징계사유의 존부 취업규칙 제8조 제4호는 ‘직원은 직원으로서 품위를 손상하거나 참가인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복무규정 제4조 제2항은 ‘직원은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인사규정 제47조 제3호는 ‘직무상의 내외를 불문하고 참가인의 체면 또는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한 때’를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폭행은 참가인 직원으로서 품위를 손상하거나 참가인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위로서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가)

원고는 이 사건 폭행 피해자를 밀치고 전지가위로 위협하며 경찰에 신고하려는 위 피해자의 휴대폰을 빼앗는 등의 폭행을 가하였다. 이에 대하여 검찰이 공소권 없음 결정을 하였으나, 이 사건 폭행 피해자가 원고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면서 참가인에 제출한 탄원서 및 탄원재촉서에 의하면 위 피해자는 이 사건 폭행 및 그 전후에 있었던 원고의 언행으로 인하여 상당한 공포심과 불안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오히려 고소를 취하할 것을 종용한 정황이 발견되기도 한다.

나)

이 사건 폭행은 피해자를 통하여 참가인에 공식적으로 제보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경찰과 검찰의 수사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이 사건 폭행 사실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재난.재해로 피해를 당한 이재민을 돕기 위해 설립된 구호단체로 공익적 성격이 강한 참가인의 명예가 실추되고 그 체면 또는 위신이 손상될 여지가 충분하다.

다)

인사규정 [별표 제4호]에서 폭력 및 상해에 대하여 공소권없음 결정이 있는 경우 ’내부종결(불문)‘하도록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폭행이 취업규칙, 복무규정, 인사규정상 징계대상이 될 수 있는 행위이고 제2, 3 징계사유 등 다른 비위행위도 존재하는 이상, 위와 같은 양정기준이 원고에 대한 전반적인 징계양정을 정함에 있어 고려대상이 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이 사건 폭행을 여러 징계사유 중 하나로 들어 원고를 징계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2)

제2 징계사유의 존부 취업규칙 제8조 제2호, 제5호는 ’직원은 직무상 취득한 비밀을 엄수하고 참가인 기밀을 누설해서는 아니 된다‘, ’직원은 그밖의 위의 각 호에 준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61조 제1항은 ’임원 또는 직원은 참가인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직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이하 ‘직장 내 괴롭힘’이라 한다)를 하여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인사규정 제47조 제1호, 제5호, 제10호는 ’이 규정 또는 이 규정에 의한 명령이나 기타 제규정을 위반한 때‘,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서 직장 질서 및 기강을 훼손한 때’, ‘기타 사회통념상 위에 준하는 사유에 해당한 때’를 각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E을 참가인 건물 지하 1층으로 불러 이 사건 폭행 피해자가 제보한 통화 녹취파일의 제공을 다소 강압적으로 요구한 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 내지 그에 준하는 행위에 해당하거나, 직무상 취득한 비밀을 누설하는 것에 준하는 행위로서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가)

원고는 이 사건 폭행과 관련하여 피해자로부터 제보를 받은 신입사원인 E을 2020. 6. 3. 참가인 건물 지하 1층으로 불러내어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그 제보 통화의 녹취파일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제공할 것을 요구하였다. 그런데 1 원고는 16년 여간 참가인에 재직한 차장(3급)으로 신입사원에 불과한 E보다 참가인 내에서의 지위가 훨씬 높았던 점, 2 대화를 나눈 장소가 일반적인 사무공간이 아니라 참가인 건물의 지하였던 점, 3 E에게 이 사건 폭행 피해자와의 통화 녹취파일을 달라고 하는 것은 E이 직무상 취득한 비밀을 누설하도록 요구하는 것으로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는 것인 점, 4 원고가 제출한 녹취록이나 E이 2020. 6. 4. 작성한 진술서(이는 원고의 행위 바로 다음 날 작성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내용이 위 녹취록과 상당 부분 일치하고 구체적이어서 신빙성이 높다)에 의하여 확인되는 당시 대화 내용에 의하면 원고는 반말을 쓰면서 참가인 사무총장이 이 사건 폭행 사실을 알게 된 경위(E이 사무총장의 지인인 아버지에게 이를 말함으로써 사무총장이 알게 된 것인지)에 대하여 캐묻거나 자신에게 먼저 말을 하지 않고 팀장, 사무총장에게 보고를 한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따지기도 한바, 그로 인하여 E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5 실제로 E은 선배 직원인 원고가 주는 심리적 압박감, 부담감 등을 강하게 느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행위가 일회적인 것에 그쳤다고 하더라도 이는 취업규칙 및 인사규정상 징계사유로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고, 설령 원고의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까지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보더라도, 적어도 인사규정 제47조 제10호에서 말하는 ‘사회통념상 위에 준하는 사유에 해당한 때’에는 해당한다.

나)

나아가 E이 이 사건 폭행 피해자로부터 제보를 받으면서 통화한 내용은 직무상 취득한 비밀에 해당하는바, 원고가 참가인 내에서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그 통화 녹취파일을 요구한 행위는 직무상 취득한 비밀을 누설하게 하는 것으로서 취업규칙 제8조 제2호, 제5호를 위반한 것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3)

제3 징계사유의 존부 취업규칙 제8조 제3호는 ’직원은 협회의 제반 규정을 준수하고 상사의 합리적인 직무상 지시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복무규정 제9조는 ’직원은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직무상 합리적인 소속 상급자의 명령과 지시에 순응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인사규정 제47조 제1호는 ’이 규정 또는 이 규정에 의한 명령이나 기타 제규정을 위반한 때‘를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관련 형사재판에서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확신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처분 사유에 해당하는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가 선고되었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행정소송에서 처분 사유의 존재를 부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2다117492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을나 제5, 23 내지 2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업무용 컴퓨터와 외장 하드디스크를 포맷한 행위는 참가인의 합리적인 직무상 명령과 지시를 위반한 것으로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가)

참가인은 이 사건 폭행과 그에 뒤따른 E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등(제1, 2 징계사유에 해당한다)에 대한 제보가 이어지자, 2020. 6. 12. 원고를 인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결정하였고, 같은 날 원고에게 카카오톡 메시지 및 이메일로 자택 대기발령을 명하면서 이메일을 통하여 ’업무용 컴퓨터에 있는 업무와 관련된 파일을 삭제하지 말 것‘을 명시적으로 지시하였다.

나)

인사규정 제34조 제1항에 의하면 ’파면 또는 정직에 해당하는 징계의결이 요구중인 자‘에 대하여는 자택 대기를 명할 수 있는데, 당시 원고는 대기발령 이후 제1, 2 징계사유로 한 인사위원회 징계 심의에 회부될 예정이었으므로(실제로 2020. 7. 2. 인사위원회가 개최되었다), 후임자에 대한 원활한 인수인계 등을 위해 원고가 사용하는 컴퓨터나 외장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원고의 개인 파일은 정리하되 업무용 파일은 계속 유지할 필요성이 분명하게 존재하였다. 따라서 참가인이 원고에게 자택 대기발령을 명하는 과정에서 ’업무용 컴퓨터에 있는 개인용도의 파일은 삭제하되 업무용 파일은 삭제하지 말라‘고 한 것은 충분히 합리적인 직무상 지시라고 볼 수 있다.

다)

원고는 포맷 행위 중 이 사건 파일을 삭제한 부분에 관하여 전자기록등손괴 혐의로 기소되었다가 관련 형사사건의 1심에서 무죄판결을 선고받았고, 이후 항소심에서 공소장변경을 통하여 추가된 업무방해 혐의에 대하여도 아울러 무죄판결을 선고받기는 하였다. 그러나 1심 및 항소심 판결이 각 설시한 내용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업무용 파일인 이 사건 파일을 삭제하지 않았다거나 참가인의 지시를 위반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1 이 사건 파일 중 일부는 이미 팀장이나 사무총장 등에게 품의나 보고를 완료한 것으로 위 품의나 보고를 받은 당사자들도 위 삭제된 파일을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2 이 사건 파일의 각 명칭만으로는 작성 중인 것인지, 최종 완성된 파일인지 구분할 수 없는 점, 3 실제로 이 사건 파일 중 일부는 최종보고서의 작성이나 구두보고를 하기 위한 자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성된 미완성 자료에 불과한 점, 4 이 사건 파일 중 일부는 외부 인터넷에서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자료이거나 참가인이 이미 보관하고 있던 자료라는 점 등을 근거로, 이 사건 파일이 참가인측이 보유하고 있던 전자문서와 별도로 재산적 이용가치 내지는 효용이 있는 것이라거나 원고가 이 사건 파일을 삭제할 당시 참가인이 효용을 지배.관리하는 전자기록을 손괴한다는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원고가 이 사건 파일을 삭제하였다고 하여 이로 인해 참가인의 업무를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에 불과하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업무용 파일을 삭제하지 말라는 참가인의 명시적인 지시가 있었던 이상, 원고가 위 지시에 반하여 업무용 파일까지 삭제되리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업무용 컴퓨터와 외장 하드디스크를 포맷한 행위는 위 직무상 지시를 위반한 것으로 징계사유에 해당함이 명백하고, 이는 형사적으로 그 업무용 파일이 별도로 재산적 이용가치 내지는 효용이 있는지 여부, 원고가 이를 삭제한 행위가 전자기록을 손괴한 것이거나 참가인의 업무를 방해한 것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과는 무관하다[더군다나 참가인이 제출한, 원고가 포맷한 SSD, HDD 등에 대한 포렌식 자료(을나 제5, 23 내지 25호증)에 의하면 원고가 포맷 행위를 통해서 삭제한 업무용 파일은 관련 형사사건의 기소 대상인 이 사건 파일에 국한되지 않으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는 관련 형사사건에서 기소된 내용보다 포괄하는 범위가 더 넓다고 보아야 한다].

라)

원고는 업무용 컴퓨터와 외장 하드디스크를 포맷한 것이 업무용 파일을 ’삭제‘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나, SSD나 HDD에 대한 포맷을 진행할 경우 저장된 모든 파일들이 삭제된다는 것은 상식이고, 원고는 업무용 컴퓨터의 SSD를 포맷하는 과정에서 두 차례나 윈도우 운영체제를 재설치하기도 한바, 포맷을 하는 경우 업무용 파일까지 삭제되는 것은 몰랐다는 취지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마.

이 사건 해고의 징계양정에 관하여

1)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두10852 판결 등 참조). 그중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근로자의 행위로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등 참조).

2)

판단

가)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은 원고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1)

참가인은 재난.재해로 피해를 당한 이재민들을 돕기 위해 설립된 구호단체로 공익적 성격이 강하다. 이와 같은 사업의 특성에 따라 소속 근로자들에게도 일반 사기업 근로자들에게 요구되는 것보다 높은 사회적 책임과 윤리 의식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는데, 원고는 16년 여간 참가인에 재직하였고 직급도 차장으로 상당히 높다.

(2)

이 사건 폭행(제1 징계사유)은 원고가 자신보다 상대적으로 사회적 지위가 열악하고 신체적인 힘도 약한, 배우자가 운영하는 분식점에서 근무하는 여자 종업원을 상대로 한 것으로, 참가인이 추구하는 가치인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와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 이 사건 폭행 피해자는 피해사실을 참가인에 공식적으로 제보하였고 원고는 경찰과 검사의 수사대상이 되기도 한바, 이처럼 이 사건 폭행 사실이 외부에 알려짐으로써 참가인의 명예가 훼손되고 참가인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저하되어 참가인의 사업 운영에 필수적인 구호 모금에 악영향을 끼칠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

(3)

나아가 원고는 이 사건 폭행을 제보 받은 참가인의 직원을 상대로 위 제보를 녹음한 통화 녹취파일을 다소 강압적으로 요구한바(제2 징계사유), 신입사원에 불과한 해당 직원은 적지 않은 심리적 압박감과 부담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이고, 제1, 2 징계사유를 인지한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대기발령 조치를 하면서 업무용 파일 삭제를 금지하였음에도 원고는 이러한 합리적인 직무상 지시에 명백하게 위반하여 업무용 컴퓨터와 외장 하드디스크를 포맷하였다(제3 징계사유).

(4)

징계처분에서 징계사유로 삼지 아니한 비위행위라고 하더라도 징계종류 선택의 자료로서 피징계자의 평소의 소행과 근무성적 등도 징계양정에 있어서의 참작자료가 될 수 있고(대법원 1997. 2. 14. 선고 96누4244 판결 등 참조), 취업규칙 제8조 제1호는 ‘직원은 맡은 바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인사규정 제47조 제2호는 ‘직무를 태만히 하였을 때’를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데, 원고에 대한 근무성적 평가에 의하면 2018년에는 65점으로 D등급, 2019년에는 55점으로 E등급을 받았다.

나)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갑 제14, 15호증, 을나 제7,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앞서 본 사정만으로는 원고의 이 사건 비위행위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이 있는 경우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고,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1)

제1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이 사건 폭행은 참가인 외부에서 발생한 것이고, 그 피해자도 참가인의 직원이 아니며, 직접적으로 언론에 보도되거나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지도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원고는 2020. 2. 20. 및 2020. 3. 1. 이 사건 폭행 피해자에게 전화 통화로 어느 정도 사과의 뜻을 전하였고(다만 앞서 본 위 피해자의 이후 행보에 비추어 원고의 사과를 진심으로 받아들여 용서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 사건 폭행에 대하여 검찰의 공소권없음 결정이 내려졌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인사규정 [별표 제4호]는 폭력(형사법상 ‘폭행’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는 더욱 중한 폭력범죄인 상해에 대하여도 공소권없음 결정이 있는 경우에는 인사규정에 열거된 징계의 종류가 아니라 단순히 ’내부종결(불문)‘에 처하도록 하고 있는 점에서 이는 원고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것임에도 불리한 양정사유, 특히 해고라는 강력한 제재사유로 삼는 것은 가급적 자제함이 상당하다.

(2)

제2 징계사유의 경우, 원고는 E에게 이 사건 폭행의 제보 통화 녹취파일을 요구하기 전에 ’이 사건 폭행 피해자에 대응하여야 한다‘고 말하거나, ‘팀장, 사무총장에게 보고할 때 뭐라고 말을 했냐’고 묻기도 하였다. 즉, 원고는 이 사건 폭행 피해자와의 합의 진행 내지 이 사건 폭행 사실이 참가인에게 알려진 이후 예상되는 징계 등에 대한 방어권 행사 등을 위하여 그 제보 경위를 따져 묻는 과정에서 위 행위에 이르게 된 것으로 동기에 어느 정도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을 뿐만 아니라, 원고의 행위는 일회성에 그쳤던바, 그 행위의 내용이나 정도에 비추어 전형적인 직장 내 괴롭힘보다는 비난가능성이 낮아 그 자체만으로는 해고 사유의 하나로 삼을 정도의 중한 비위행위라고 보기 어렵다.

(3)

제3 징계사유의 경우, 1 참가인은 원고가 업무용 컴퓨터와 외장 하드디스크를 포맷한 사실을 알게 된 직후인 2020. 6. 30.경 원고를 형사고소한 것으로 보이는 점(이 사건 초심판정서 15쪽), 2 참가인은 2020. 7. 31. 원고에게 ‘원고는 업무용 컴퓨터 및 이동식 저장장치에 대한 기록물 삭제로 2020. 6. 30. 참가인으로부터 피고소된 바 있으며, 이와 같은 삭제 행위는 인사위원회의 이 사건 해고 사유에 포함된다’는 취지로 통보한 점, 3 참가인 스스로도 이 법정에서 제3 징계사유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원고가 삭제한 문서는 참가인이 효용을 지배.관리하는 전자기록에 해당하고, 그 문서 삭제 행위로 참가인이 피해를 입었다’는 취지로 주장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표면적인 징계사유는 원고가 참가인의 합리적인 직무상 명령과 지시를 위반하였다는 것이나 실질적으로는 원고가 업무용 파일을 삭제함으로써 참가인이 효용을 지배.관리하는 전자기록(업무용 파일)을 손괴하거나 참가인의 업무를 방해였다는 점, 즉 참가인에 손해를 끼쳤거나 손해를 끼칠 위험이 발생하였다는 점이 ‘해고’라는 징계 양정에 이르는 데 중요한 고려요소가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삭제하였다는 업무용 파일 중 이 사건 파일은 대부분 이미 품의나 보고가 완료되었거나, 미완성 자료이거나, 외부 인터넷에서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자료라는 등의 이유로 전자기록등손괴죄와 업무방해죄 혐의에 관하여 관련 형사사건에서 무죄판결이 선고되어 그대로 확정된바,<4> 이러한 사정 역시 원고에 대한 해고가 적정한지 여부에 관한 판단에 충분히 고려될 필요가 있다(설령 원고가 삭제한 업무용 파일이 관련 형사사건에서 기소된 대상인 이 사건 파일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파일을 제외한 나머지의 경우 역시 유독 관련 형사사건에서 인정된 바와 달리 원고가 그 삭제행위를 통하여 파일의 효용을 해하였다거나 참가인의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확인되지 않는다). 즉 참가

원고가 삭제하였다는 업무용 파일 중 이 사건 파일은 대부분 이미 품의나 보고가 완료되었거나, 미완성 자료이거나, 외부 인터넷에서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자료라는 등의 이유로 전자기록등손괴죄와 업무방해죄 혐의에 관하여 관련 형사사건에서 무죄판결이 선고되어 그대로 확정된바,<4> 이러한 사정 역시 원고에 대한 해고가 적정한지 여부에 관한 판단에 충분히 고려될 필요가 있다(설령 원고가 삭제한 업무용 파일이 관련 형사사건에서 기소된 대상인 이 사건 파일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파일을 제외한 나머지의 경우 역시 유독 관련 형사사건에서 인정된 바와 달리 원고가 그 삭제행위를 통하여 파일의 효용을 해하였다거나 참가인의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확인되지 않는다). 즉 참가인은 이 부분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형사처벌 대상임을 전제로 이를 중대한 위반사유로 삼아 징계양정에 반영한 것이고, 단순히 지시위반만을 가지고 징계양정을 고려한 것이 아니다.

(4)

인사규정 [별표 제2호] 징계양정기준은 ’참가인의 체면 위신 손상‘, ’비밀엄수 의무 위반‘ 중 ’그 밖에 보안관계 법령 위반‘, ’품위유지의 의무 위반‘ 중 ’기타‘의 각 비위행위에 대하여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해고‘를,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강등 - 정직‘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비위행위는 그 정도가 심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운바, 이 경우 징계양정의 범위는 ’강등 – 정직‘에 해당하고, 인사규정 제49조의2 제1항 제1호에 의하여 둘 이상의 비리가 경합되는 경우에는 그 양정을 1단계 가중하도록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가능한 징계양정의 범위는 ’해고 – 강등‘이다. 그런데 아래 (5)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가 표창을 받은 공적으로 징계양정을 감경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참가인이 해고 대신 강등, 정직 등 더 가벼운 징계양정을 선택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였다고 보인다. 더군다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재심판정 당시에는 제3 징계사유 중 일부에 해당하는 파일 삭제행위에 관하여 검찰의 구약식 처분만 내려진 상태였는데, 이후 원고가 정식재판을 청것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구하여 모든 혐의에 관하여 무죄판결을 선고받은 이상, 참가인으로 하여금 적정한 징계양정을 다시 심의하여 정하게 하는 것이 타당해 보이는 측면이 있다.

(5)

원고는 2011. 5. 25. 행정안전부장관, 2017. 8. 25. 대구광역시장, 2018. 12. 14. 포항시장으로부터 이 사건 각 표창을 수여받은 사실이 있다. 인사규정 제49조의2 제2항 제1호는 표창을 받은 공적이 있는 경우 징계양정의 1단계 경감을 심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인사위원회가 의결 당시 이 사건 각 표창을 받은 공적을 심의대상으로 삼았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는바[참가인도 이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심의하지 않았음을 인정하고 있다(2022. 4. 8.자 준비서면 15, 16쪽)], 설령 감경 여부가 인사위원회의 재량사항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징계양정을 정함에 있어 위 공적을 특별한 이유 없이 심의대상으로조차 삼지 않은 것은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위 공적을 이유로 징계양정을 감경하지 않은 것 자체가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각 표창을 수여하는 등 참가인을 위하여 장기간 비교적 성실하게 근무하였다는 사실(원고는 2017년 근무성적 평가에서는 95점으로 A등급을 받기도 하였다) 자체는 원고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충분히 참작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예컨대 이 사건 각 표창 중 행정안전부장관 표창의 경우 행정안전부에서 참가인에 표창 후보자 추천을 요청하면 참가인은 입사 순서에 따라 표창 수상자를 추천해왔고, 원고도 그러한 방식으로 순서가 되어 이 사건 각 표창을 수여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나, 1 행정안전부의 ’국가 재난관리 유공 장관표창 추진계획‘(을나 제6호증)에 의하면 재난 예방.대비.대응.복구에 공로가 큰 개인에 대하여 표창을 실시하되 ’공적에 관계없이 나눠먹기‘를 지양하는 것이 기본적인 방침인 점, 2 참가인의 ’전직원 정부포상 상훈내역‘(을나 제7호증)에 의하더라도 단순히 입사 순서에 따라 표창을 수여한 것인지 분명하지 않은 점, 3 이 사건 각 표창 중 대구광역시장, 포항시장 표창의 경우에는 참가인 스스로도 ’이는 대구서문시장 화재사고 및 포항 지진 당시 참가인이 수행한 구호활동에 대한 감사를 표하기 위하여 수여된 것으로, 정부 포상이 어려운 연차가 낮은 실무사원을 추천하기 마련인데, 당시 부서장이었던 원고가 수상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하는 점(참가인 2022. 4. 8.자 준비서면 18쪽)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드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참가인의 사업에 특별히 기여한 바가 없음에도 입사 순서 등에 따라 이 사건 각 표창을 수상한 것에 불과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바.

소결론 이 사건 해고는 징계절차상 하자가 존재하지 않고,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나, 그 징계양정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이와 다른 결론을 내린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박정대 판사 신철민 김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