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과거 청원경찰법은 청원경찰이 국가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근무하는지(이하 위 장소에서 근무하는 청원경찰을 '국지청경'이라 한다) 또는 그 외의 장소에서 근무하는지(이하 위 장소에서 근무하는 청원경찰을 '비국지청경'이라 한다)와 관계없이, 청원경찰의 배치 결정을 받은 '청원주'가 부담하는 청원경찰경비 중 봉급·수당의 최저부담기준액 등을 피고의 고시로 정하도록 하였다.
(1) 그런데 2010. 2. 4. 법률 제10013호로 개정된 이후 청원경찰법 제6조 제2항은 국지청경의 보수에 관하여는 그 구분에 따라 같은 재직기간에 해당하는 경찰공무원(재직기간 15년 미만: 순경, 재직기간 15년 이상 23년 미만: 경장, 재직기간 23년 이상 30년 미만: 경사, 재직기간 30년 이상: 경위)의 보수를 감안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였다. 그 위임에 따른 구 청원경찰법 시행령(2021. 5. 4. 대통령령 제3166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청원경찰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9조는 국지청경의 봉급, 수당 등에 관하여 규율하면서 [별표 1]에서 국지청경의 호봉별(1~31호봉) 봉급을 특정금액으로 정하고 있고, 위 제9조의 위임에 따른 피고의 고시에서 감독자 직책 수당을 특정금액으로 정하는 것 외에 정근수당, 가족수당, 정근수당가산금, 정액급식비, 초과근무수당, 직급보조비, 명절휴가비, 연가보상비, 성과상여금에 관하여 그 재직기간에 따라 경찰공무원 중 순경·경장·경사·경위에 준하여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다.
비국지청경에 관하여는 청원경찰법 제6조 제3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에서 그 봉급·수당의 최저부담기준액 등을 피고가 고시로 정하도록 규정하였다. 같은 법 제11조 제3항(이하 '제1 시행령조항'이라 한다)은 '비국지청경 보수의 호봉 간 승급기간 및 승급액은 그 배치된 사업장의 취업규칙에 따르며, 이에 관한 취업규칙이 없을 때에는 순경의 승급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고 정하며, 제12조 제2항(이하 '제2 시행령조항'이라 하고, 제1 시행령조항과 함께 부를 때는 '이 사건 각 시행령조항'이라 한다)은 "법 제6조제3항에 따른 청원경찰경비의 최저부담기준액 및 부담기준액은 경찰공무원 중 순경의 것을 고려하여 다음 연도분을 매년 12월에 고시하여야 한다. 다만,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때에는 수시로 고시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
피고는 청원경찰법령의 위임에 따라 각 연도별 청원경찰 경비기준액을 고시해왔는데, 2021. 4. 22.에는 '2021년 청원경찰 경비기준액 고시'(경찰청고시 제2021-4호, 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한다)를 제정하였다. 이 사건 고시 제1조는 국지청경의 감독자 직책 수당 등에 관하여 규정하는 한편, 제2조 가. (1)에서는 최저부담기준액으로서 비국지청경의 봉급(1호봉부터 31호봉까지의 각 금액)을 규정하고, 다른 규정에서는 비국지청경의 감독자 직책 수당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이하 위 (1) 규정 중 13호봉에서 31호봉까지의 각 금액 부분을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원고들은 F 주식회사(이하 'F'이라 한다)에서 근무하고 있는 비국지청경이다.
관계 법령과 이 사건에 관한 F의 규정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의 본안전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의 본안전항변 요지
대상적격에 관하여
이 사건 고시는 비국지청경의 봉급과 수당의 기준액을 구체적으로 규정한 것이 아니라, 비국지청경의 봉급·수당에 대한 청원주의 최저부담기준액을 규정한 것에 불과하고, ② 비국지청경의 봉급·수당은 이 사건 고시로 직접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청원주와 근로자가 사적자치의 원칙에 따라 체결하는 근로계약 내지 취업규칙에 의해 비로소 결정된다. 그러므로 이 사건 고시는 일반적·추상적 법령에 불과할 뿐, 직접 비국지청경의 봉급·수당에 대하여 구체적 효과를 발생하게 하여 특정한 권리의무를 형성되게 하지는 않으므로, 그 처분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원고적격에 관하여
이 사건 고시는 근무의 공공성을 갖는 청원경찰 제도의 안정적인 유지를 위해 청원주를 대상으로 최저부담기준액을 규정하였으므로, 비국지청경이 이 사건 고시로 인해 경제적 이익을 얻는다고 할지라도 이는 청원경찰 근무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청원주를 규율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반적·간접적·반사적 이익에 불과하고, 청원경찰법에 의해 보호되는 개별적·직접적·구체적 이익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에게는 원고적격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소의 이익
이 사건 고시는 청원주가 준수하여야 할 최저부담기준액을 설정하여 청원경찰에게 그 기준액 이상의 보수를 지급하도록 하는 규정으로서 청원경찰인 원고들에게는 시혜적 규정에 해당하는바, 만약 이 사건 고시가 없다면 청원경찰은 근로기준법상 최저임금 이상의 보수만 지급받을 수도 있는데 이 사건 고시로 인하여 원고들은 최소 순경 1호봉에서 최대 순경 31호봉을 상회하는 보수를 지급받을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원고들이 청원주와의 근로계약을 통하여 국지청경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고 있다면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이익이 없다. 따라서 원고들에게는 소의 이익이 인정되지 않는다.
판단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소의 적법요건이 흠결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대상적격에 관하여
어떠한 고시가 일반적·추상적 성격을 가질 때에는 법규명령 또는 행정규칙에 해당할 것이지만, 다른 집행행위의 매개 없이 그 자체로서 직접 국민의 구체적인 권리의무나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성격을 가질 때에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대법원 2006. 12. 21. 선고 2005두16161 판결 등 참조).
청원주는 청원경찰법 제6조 제1항에 따라 청원경찰에게 지급할 봉급과 각종 수당 등 청원경찰경비를 부담하여야 하는데, 청원경찰법령의 위임에 따른 이 사건 고시(이 사건 처분을 포괄한다)는 비국지청경에 대한 청원경찰 경비의 최저부담기준액으로서 각 호봉에 대응하는 봉급을 특정한 금액으로 정하고 있고, 청원경찰법 시행령 제10조 본문은 '비국지청경의 봉급과 각종 수당은 이 사건 고시에서 정한 최저부담기준액 이상으로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에 따라 비국지청경의 청원주는 그 소속 비국지청경에게 이 사건 고시에서 정한 일정 금액 이상의 봉급을 지급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데, 그 의무 부담에 있어서 행정청의 다른 집행행위가 매개되지는 아니한다. 그리고 청원경찰법 제12조 제1항 제2호는 이 사건 고시에 따른 최저부담기준액 이상의 보수를 지급하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 과태료 부과처분을 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이 사건 처분은 그 규정 자체로서 직접 국민의 구체적인 권리의무나 법률관계를 규율하고 있으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
원고적격에 관하여
행정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라 하더라도 당해 행정처분으로 인하여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당한 경우에는 취소소송을 제기하여 그 당부의 판단을 받을 자격이 있고, 여기에서 말하는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은 당해 처분의 근거 법규 및 관련 법규에 의하여 보호되는 개별적·직접적·구체적 이익을 말한다(위 대법원 2005두1616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처분에서 정하는 비국지청경의 봉급에 관한 최저부담기준액은 청원주가 부담하는 지급의무에 관한 하한금액인 점에 대응하여 원고들과 같은 비국지청경이 청원주에게 가지는 지급청구권에 관한 하한금액에도 해당하므로, 이 사건 처분의 규정 내용에 따라 원고들이 가지는 위 권리의 범위가 정해지거나 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원고들은 이 사건 처분에 따라 보호되는 개별적·직접적·구체적 이익을 가진 사람들로서 원고적격이 인정된다.
소의 이익에 관하여
만약 이 사건 처분의 위법성이 인정되어 판결에 의하여 취소되는 경우에는 이 사건 법률조항 등에 따라 비국지청경 봉급의 최저부담기준액에 관한 고시의 제정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피고로서는 그 판결의 취지에 따라 고시를 개정하여야 한다(취소판결의 기속력, 행정소송법 제30조 제1항 참조). 이 경우 위 최저부담기준액 중 이 사건 처분에 관한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이 당초의 금액보다 상향될 것이므로, 그 개정 내용에 따라서는 원고들이 그 청원주인 F으로부터 이 사건 처분에서 정한 금액보다 많은 봉급 명목의 금원을 지급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에 대한 소의 이익이 인정된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들의 주장 요지
이 사건 각 시행령조항은 법률에서 개별적으로 위임하여 예측가능한 사항이 아니거나 그 위임의 범위를 벗어났고, 국민의 기본권인 재산권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 법률로써 본질적 사항을 규율하지 않고 있으므로, 법률유보의 원칙에 반하여 위헌·위법하고, 그 위임에 따른 이 사건 처분 역시 위법하다. 또한, 이 사건 각 시행령조항은 직무범위, 임용 및 신분 등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국지청경과 비국지청경을 차별적으로 취급하고 있고 이를 정당화할 객관적인 근거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평등원칙에 반하여 위헌이거나 위법하고, 그 위임에 따른 이 사건 처분 역시 위법하다. 또한, 이 사건 처분은 그 규정 자체로도 평등원칙에 반하여 위법하다.
설령 이와 달리 보더라도, 이 사건 법률조항은 비국지청경이 한 근무의 대가로서 본질적 사항에 해당하는 보수의 결정 전부를 피고에게 전적으로 위임하고 있어 포괄위임금지원칙에 반하여 위헌이므로, 이에 근거한 이 사건 처분 역시 위법하다.
제1 시행령조항에 관한 주장에 대하여
제1 시행령조항 전단은 '비국지청경의 청원경찰 보수의 호봉 간 승급기간 및 승급액은 그 배치된 사업장의 취업규칙에 따른다'고 정하고, 그 후단은 '이에 관한 취업규칙이 없을 때에는 순경의 승급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고 정한다.
갑 제1, 8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F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들이 소속된 F의 총무규정 제128조, 제129조, [별표5-2] 등에서 청원경찰 보수의 호봉 간 승급기간 및 승급액을 정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이에 의하면, 제1 시행령조항 전단규정에 따라 F 소속 청원경찰 보수의 호봉 간 승급기간 및 승급액은 사업장의 취업규칙에 따르게 되므로 위 전단규정을 근거로 하여 이 사건 고시가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취업규칙이 없는 때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그 후단규정을 근거로 하여도 이 사건 고시가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제1 시행령조항은 이 사건 고시가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법령상의 근거가 되지 아니하므로, 그것이 법률유보원칙이나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는 원고들이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에 영향을 주지 아니한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제2 시행령조항의 법률유보원칙 위반 내지 이 사건 법률조항의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반 주장에 대하여
관련 법리
특정 사안과 관련하여 법률에서 하위 법령에 위임을 한 경우에 모법의 위임범위를 확정하거나 하위 법령이 위임의 한계를 준수하고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하위 법령이 규정한 내용이 입법자가 형식적 법률로 스스로 규율하여야 하는 본질적 사항으로서의회유보의 원칙이 지켜져야 할 영역인지와 함께, 당해 법률 규정의 입법 목적과 규정 내용, 규정의 체계, 다른 규정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 위임 규정 자체에서 의미 내용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하여 위임의 한계를 분명히 하고 있는데도 문언적 의미의 한계를 벗어났는지 여부나 하위 법령의 내용이 모법 자체로부터 위임된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속한 것인지, 수권 규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용어의 의미를 넘어 범위를 확장하거나 축소하여서 위임 내용을 구체화하는 단계를 벗어나 새로운 입법을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따져 보아야 한다. 구체적인 위임의 범위는 규제하고자 하는 대상의 종류와 성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어서 일률적 기준을 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위임명령에 규정될 내용과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해당 법률이나 상위법령으로부터 위임명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경우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위임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위임조항이 속한 법률의 전반적인 체계, 취지와 목적, 위임조항의 규정형식과 내용, 관련 법규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며, 나아가 규제 대상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개별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7두37215 판결 등 참조).
헌법은 제75조에서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 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위임입법의 근거를 마련함과 동시에 위임은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하도록 하여 그 한계를 제시하고 있다. 이는 법률에 대통령령 등 하위법규에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가능한 한 구체적이고도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 그 자체로부터 대통령령 등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하며, 그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특정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은 아니고 관련 법조항 전체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 판단하여야 하며, 각 대상 법률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헌법재판소 2010. 2. 25. 선고 2008헌바160 결정 등 참조).
판단
이 사건 법률조항은 '비국지청경에게 지급할 봉급과 각종 수당의 최저부담기준액 등에 관하여 피고가 정하는 고시에 위임'하도록 정하고 있고, 청원경찰법 제6조 제2항은 '국지청경의 보수에 관하여 그 재직기간의 장단에 따라 순경부터 경위까지의 경찰공무원 보수를 감안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한다. 제2 시행령조항은 이와 같은 비국지청경에 관한 봉급·수당의 최저부담기준액 및 청원경찰 전체에 관한 피복비, 교육비의 부담기준액에 대하여 경찰공무원 중 순경의 것을 고려하여 고시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다음과 같은 이유로 제2 시행령조항이 법률유보원칙을 위반하였다거나 이 사건 법률조항이 포괄위임금지원칙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1962. 4. 3. 법률 제1049호로 제정된 청원경찰법은 국가기관 등의 중요시설 경영자가 소요경비를 부담할 것을 조건으로 경찰의 배치를 신청하는 경우에 이에 응하여 청원경찰을 배치함으로써 경찰인력의 부족을 보완하고 건물 등의 경비 및 공안업무에만전을 기하려는 취지에서 청원경찰제도를 두었고, 청원경찰법은 청원경찰이 일정한 장소적 한계 내에서는 공무원인 경찰관과 동일하게 국가기관 등의 경비 및 공안업무를 부여받은 수임자라는 사실을 고려하여 신분보장이나 사회보장 등에 있어 공무원과 유사하게 처우하여 일반 근로자보다 두터운 보호를 하고 있으며, 그 신분에 있어 특별한 법적 보호를 받고 있는 청원경찰에게는 이에 부합하는 특별한 책임이 요구된다(헌법재판소 2022. 5. 26. 선고 2019헌바530 결정 참조). 이에 더하여 일정한 범위 안에서 경찰관의 직무를 수행하는 등 그 업무수행에 공공성을 가지는 청원경찰의 업무 특성, 청원경찰법에서 정하고 있는 청원경찰에 대한 공적인 규율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고시에 위임한 비국지청경의 보수에 관한 규율은 그와 유사한 직무와 기능을 수행하는 경찰공무원의 보수 수준을 고려할 것임을 예측할 수 있고, 경찰인력의 부족을 보완하기 위한 청원경찰 제도의 취지를 고려할 때, 그 보수의 하한은 경찰공무원 중 적어도 순경의 수준을 참고하여 정할 것임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위임명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포괄위임하였다거나 제2 시행령조항이 모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청원경찰법 시행령 제10조는 '비국지청경의 봉급과 각종 수당은 법 제6조 제3항에 따라 경찰청장이 고시한 최저부담기준액 이상으로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고시된 최저부담기준액이 배치된 사업장에서 같은 종류의 직무나 유사 직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임금보다 적을 때에는 그 사업장에서 같은 종류의 직무나 유사 직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임금에 상당하는 금액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리고 과거 구 청원경찰법(2010. 2. 4. 법률 제100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2항에서는 국지청경과 비국지청경을 포괄하여 청원경찰경비의 봉급·수당에 관한 최저부담기준액을 피고의 고시로 정하도록 하였고, 구 청원경찰법 시행령(2010. 6. 28. 대통령령 제22217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1항도 국지청경과 비국지청경을 포괄하여 청원경찰경비의 최저부담기준액 및 부담기준액은 경찰관 중 순경의 것을 참작하도록 하였다가, 2010. 2. 4. 법률 개정으로 청원경찰법 제6조 제2항에서 국지청경의 보수에 관하여는 그 재직기간의 장단에 따라 순경부터 경위까지의 보수를 감안하도록 정한 것과는 달리 비국지청경에 관하여는 위와 같은 조항을 마련하지 않고 이 사건 법률조항과 같이 구법에서의 규율과 비슷한 규정을 두었다.
이와 같은 청원경찰법령의 내용과 체계, 입법연혁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임에 따른 제2 시행령조항에서 비국지청경의 생활안정을 꾀할 수 있는 수준에서 그 보수가 결정되는 것을 넘어 당연히 국지청경과 동일한 보수 체계가 마련되는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
사업장마다 비국지청경에게 지급되는 임금의 종류는 매우 다양할 수 있고(한국수력원자원의 경우 임금의 종류로 기본급, 직무급, 환경급, 특수급, 공통급, 기본상여금, 내부평가급, 경영성과급, 시간외근무수당, 야간근무수당, 가족수당, 휴가보상금 등이 있다), 같거나 유사한 성격의 임금에 대하여 사업장에 따라 서로 다른 명칭이 부여되어 지급되는 경우도 많으며, 또 사회 현실의 변화나 정책적 필요에 따라 새로운 임금항목이 신설되거나 종전의 임금항목이 폐지된다. 그리고 이 사건 고시에서 정한 봉급·수당의 최저부담기준액은 근로자의 최저임금과 유사한 성질을 가지는 것으로서 동종·유사 직무를 수행하는 공무원 내지 근로자의 임금 수준, 고용노동부장관의 최저임금고시, 근로자의 생계비, 소비자 물가, 각종 경기지표 등을 참고하여 매해연도마다 새로이 정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비국지청경에게 지급되는 임금은 전문적·기술적인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서 그 최저부담기준액을 정하는 기준 내지 고려요소를 오로지 국회가 제정하는 형식적 의미의 법률로써만 규정하여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평등원칙 위반 주장에 대하여
관련 법리
헌법상 평등원칙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취급함을 금지하는 것으로서, 일체의 차별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 평등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입법을 하고 법을 적용할 때에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상대적 평등을 뜻하므로, 합리적 근거가 있는 차별 또는 불평등은 평등의 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두44302 판결 등 참조).
판단
청원경찰법은 국지청경과 비국지청경에 관하여 그 직무, 배치, 임용, 징계, 일부 벌칙규정에서의 공무원 의제, 면직과 당연퇴직, 쟁의행위 등에 관하여 공통적으로 규율하고는 있다. 그러나 갑 제1 내지 16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G의 증언, 이 법원의 F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제2 시행령조항이나 이 사건 처분이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청원경찰은 사용자와의 고용계약에 의한 근로자로서 공무원 신분이 아니고, 그 근로관계의 창설과 존속 등이 본질적으로 사법상 고용계약의 성질을 가지므로(헌법재판소 2010. 2. 25. 선고 2008헌바160 결정, 헌법재판소 2011. 10. 25. 선고 2011헌마85 결정 등 참조), 계약의 본질적인 사항인 임금의 내용과 범위를 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사적자치와 계약자유의 원칙이 지배하는 영역이다.
이 사건 고시를 비롯한 청원경찰법령은 국지청경의 봉급에 관하여 그 호봉에 따른 '정액'(定額)을 정하고 있는 반면, 비국지청경의 봉급에 관하여는 그 호봉에 따른 최저부담기준액, 즉 하한만을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비국지청경이 지급받는 봉급의 액수는 청원경찰법령에 의해서 종국적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비국지청경과 청원주의 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 따라 결정된다. 그런데 국가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근무하는 국지청경은 비국지청경과 달리 그 임용권자가 행정기관의 장으로서(대법원 1993. 7. 13. 선고 92다47564 판결 참조),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원칙적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 내지 실현해야 할 책임과 의무를 지고 있는 공권력의 행사자로서 기본권의 수범자일 뿐 기본권의 주체가 아닌 반면, 비국지청경의 임용권자 내지 청원주는 국가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자로서 사적자치와 계약자유를 향유할 수 있는 기본권의 주체에 해당한다. 따라서 국지청경과 비국지청경의 청원주에 대응하는 근무장소(국가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 그 이외의 장소)를 기준으로 하여 비국지청경에 관하여는 계약당사자의 사적자치와 계약자유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그 임금의 결정방법이나 체계를 국지청경과 달리 규율하는 것에는 입법자의 재량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 고시에서는 비국지청경이 지급받는 봉급의 하한 등을 정하되 이에 관하여는 경찰공무원 중 순경의 것을 고려하도록 하고 비국지청경의 임금은 적어도 동종·유사 직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수준에는 이를 수 있도록 함으로써 비국지청경의 생활안정 내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헌법 제34조 제1항)의 보장을 꾀하면서도, 그 봉급에 관하여는 정액이 아닌 하한만을 규율하는 방식으로 비국지청경과 청원주가 가지는 계약의 자유를 필요최소한도로 제한하고 있다. 그리고 봉급의 상한에 대하여는 달리 제한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계약 내용에 따라서는 비국지청경의 봉급이 이 사건 고시에서 정한 하한보다 많아질 수도 있고, 실제로 원고들이 근무하는 F에서는 그 소속비국지청경들에게 그 하한보다 많은 금액을 지급하고 있다. 또한, 비국지청경이 받는 임금은 이 사건 고시에 따른 봉급만이 있는 것이 아니고 전체 임금의 구성은 개별 사업장 내지 근로자마다 매우 다양하고(한국수력원자원의 임금의 종류도 다양함은 앞서 보았다), 구체적인 업무내용, 직책, 근무부서, 근로환경, 업무강도, 근무인원, 근무지역, 부양가족, 동일 직장 내 다른 근로자들의 임금 수준 등 여러 사정들을 두루 참작하여 개별 근로자의 구체적인 임금이 정해질 수 있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할 때, 비국지청경의 봉급 하한을 국지청경의 고정된 봉급과 같은 금액으로 하지 않았다고 하여 입법자가 가지는 재량을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고 그와 같은 규율의 차이에 합리적 근거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
비국지청경이 근로자의 지위에 있어 청원주에 비하여 온전한 계약의 자유를 누리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단결권과 단체교섭권(헌법재판소 2017. 9. 28. 선고 2015헌마653 결정 이후의 법개정으로 인정되었다)을 통하여 임금 등 근로조건의 향상을 꾀할 수 있다. 원고들이 주장하는 비국지청경의 근로권 행사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비국지청경과 청원주가 가지는 계약자유의 행사에 따른 근로계약 또는 근로자의 단체교섭권 행사에 따른 임금협상 등을 고려하지 아니한 채 비국지청경의 봉급을 반드시 국지청경과 같은 정액방식으로 정하여야 한다고는 보기 어렵고, 비국지청경의 봉급 하한을 국지청경의 봉급 정액과 같은 금액으로 하는 것은 오히려 그 봉급이 법령에 의하여 고정된 국지청경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 사건 고시에 따른 비국지청경의 봉급은, 재직기간 15년 미만의 국지청경의 전체 호봉에 대응되는 봉급보다 더 많고, 재직기간 15년 이상의 국지청경의 전체 호봉에 대응되는 봉급보다는 적다. 따라서 비국지청경 봉급의 하한만을 기준으로 하여도 재직기간 15년 이상에 이르기 전까지는 비국지청경이 수령하는 봉급이 더 많다. 또한, 재직기간 15년 이상이 되더라도 비국지청경의 사업장이나 근로자마다 봉급이 다를 수 있기에 언제나 국지청경의 것보다 적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실제로 원고들이 주장하는 F 소속 13호봉 이상의 비국지청경이 받는 봉급을 국지청경과 비교한 자료(갑 제9, 10호증 참조)에 의하더라도, F 소속으로서 재직기간 15년 이상의 비국지청경 중 일부는 그 직위로 인하여 국지청경에 비하여 더 많은 금액을 받고 있다. 나아가 봉급 외에도 각종 수당 등을 포괄한 전체 임금의 차원에서 비교하는 경우에는 일부 비국지청경들이 국지청경보다 더 많은 임금을 수령하는 경우도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하면, 제2 시행령조항이나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비국지청경에게 일률적으로 불리한 효과를 가져온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와 같이 비국지청경과 국지청경을 달리 규율하는 것에 관하여 입법자가 가지는 재량을 일탈하였다거나 합리적 근거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석(재판장) 최승훈 김규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