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2. 10. 27. 선고 2021구합7437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E생)은 2005. 6. 3. 주식회사 F에 입사하여 택시 운전기사로 근무하였고, G 합자회사가 주식회사 F을 인수한 이후 고용이 승계되어 계속하여 근무하였으며, 2014. 2. 13. G 합자회사에 H단체 산하 I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 J 분회를 조직하여 활동하였다. 원고는 자동차 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2020. 9. 29. 설립되어 2020. 9. 30. G 합자회사와 사이에 사업양도양수계약을 체결하고, G 합자회사의 택시운송사업 면허를 포함하여 사업에 관한 일체의 권리와 의무를 양수하였다. 시흥시장은 2020. 11. 3. 여객자동차운송사업 면허의 양도양수인가를 하였다. G 합자회사는 2021. 4. 26. 해산하였다.

나.

피고보조참가인은 2020. 1. 17. G 합자회사와의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기간제(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다.

G 합자회사는 2020. 12. 17. 피고보조참가인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21. 1. 16. 만료된다고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라 한다).

라.

피고보조참가인과 I노동조합은 2021. 1. 20.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G 합자회사를 상대로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는 부당해고이자 불이익 취급, 지배 · 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3. 24. 피고보조참가인이 기간제근로자로서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은 인정되나 갱신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가 정당하고 부당노동행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구제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

마.

피고보조참가인과 I노동조합은 2021. 4. 29.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7. 1. 피고보조참가인이 기간제근로자로서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갱신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였으나,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보아, 초심판정 중 부당해고 부분을 취소하면서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는 부당해고라고 판정하고 나머지 재심신청은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한편 중앙노동위원회는 재심신청 사건의 계속 중에 재심피신청인을 G 합자회사에서 원고로 정정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8호증, 을가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구제신청의 피신청인 적격에 대한 법리오해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이 접수된 2021. 1. 20. 이전에 사용자는 G 합자회사에서 원고로 변경되었고 관할관청의 인가가 있었음에도, 피고보조참가인과 I노동조합은 피신청인을 G 합자회사로 하여 구제신청을 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G 합자회사를 상대로 한 구제신청의 취하와 원고를 상대로 구제신청을 할 것을 권고하였어야 함에도 이러한 사실을 간과한 채, 실체 판단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사용자가 아닌 자를 상대로 구제신청이 제기되었으므로, 구제신청을 각하하였어야 했음에도, 당사자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원고로 피신청인을 정정한 뒤 부당해고라고 판단하였다.

2)

갱신기대권의 부존재

피고보조참가인은 정년 이후 촉탁 근로계약을 체결한 자로서 건강문제로 근무가 어려울 경우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는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점,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규정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보조참가인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3)

갱신거절의 합리적 이유 존재

피고보조참가인은 촉탁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전에도 다수의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고, 2020년 한 해 동안 50일간 입원 치료를 받아 택시운전 업무에 종사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을 정도로 건강상태가 좋지 아니한 점, 원고는 피고보조참가인에게 2019년도 55일, 2020년도 20일의 연차를 사용하도록 하였고 이는 규정에서 허용된 연차 일수보다 훨씬 많은데, 피고보조참가인은 연차를 핑계로 매우 불성실한 근무를 한 점 등 사정에 비추어 보면, 갱신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나.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피고보조참가인은 월 평균 근무일수가 2014년 21.5일, 2015년 18.58일, 2016년 13.08일, 2017년 16.83일, 2018년 17.25일, 2019년 13.92일, 2020년 18.58일이다. 또한 피고보조참가인의 연차사용일은 2014년 17일, 2015년 69일, 2016년 59일, 2017년 49일, 2018년 7일, 2019년 55일, 2020년 20일이다.

2)

피고보조참가인의 병원 치료 현황은 다음과 같다.

3)

피고보조참가인은 2019. 11. 24. 00:18경 (차량번호 1 생략) 택시를 운행하다가 차량의 후미를 추돌 당하였고, 이로 인하여 2019. 11. 25.부터 2019. 12. 10.까지 16일간 M한방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았다.

4)

원고 소속의 촉탁직 근로자의 갱신계약 현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갑 제2, 9, 23, 24호증, 을나 제5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라.

판단

1)

구제신청의 피신청인 적격에 대한 법리오해 여부

이 사건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G 합자회사와 원고의 대표자, 사업장의 주소, 인적, 물적 조직이 동일한 점, 포괄적 사업양도양수가 이루어진 후에도 원고는 G 합자회사 명의로 피고보조참가인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통지를 한 점, 원고가 사업 양수도 사실을 알려주지 않은 이상 피고보조참가인으로서는 사용자가 원고인지 G 합자회사인지 알기 어려운 점, 원고 역시 재심절차 진행 중인 2021. 5. 14. 스스로 G 합자회사의 이 사건 재심 쟁송을 인수하게 해달라는 취지로 인수참가신청을 한 점(을가 제2호증) 등의 사정을 고려하면, 설령 피고보조참가인이 구제신청의 피신청인을 G 합자회사로 잘못 지정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사자 사이에는 서로 적법한 당사자를 상대로 한 분쟁절차가 진행되고 있음에 관한 의사의 합치가 있었으며, 당사자 표시상의 하자는 원고의 인수참가신청과 중앙노동위원회의 피신청인 정정에 의하여 치유되었고, 원고로서도 인수참가신청을 하면서 종전의 절차에서 이루어진 행위의 효력을 추인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피신청인 적격의 흠결 주장은 이유 없다.

2)

갱신기대권이 있는지 여부

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앞서 본 갱신기대권 법리와 함께 기간제법 및 고령자고용법의 위 규정들의 입법 취지와 사업장 내에서 정한 정년의 의미 및 정년 이후에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근로계약 당사자의 일반적인 의사 등을 모두 고려하면, 정년을 이미 경과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앞서 본 제반 사정 외에 해당 직무의 성격에 의하여 요구되는 직무수행 능력과 당해 근로자의 업무수행 적격성,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의 정도,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을 경과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 및 계약이 갱신되어 온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두50563 판결).

나)

위 인정사실, 갑 제5, 7호증, 을나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보조참가인에게 기존 근로계약에 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1)

이 사건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단체협약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다. 또한 이 사건 근로계약에 의하면, 근로자 본인의 개인적인 지병, 질병이나 건강상, 신체상의 문제로 계속적인 근무가 어려울 경우에 계약이 해지되거나, 촉탁근로계약 기간 경과 후 촉탁근로는 만료되며, 계약만료일까지 재계약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할 경우에는 계약만료와 동시에 당연히 퇴직하게 됨이 적시되어 있다.

(2)

그러나 이 사건 근로계약 그 자체로도 재계약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계약이 갱신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으므로 계약 갱신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 G 합자회사 및 원고의 단체협약, 취업규칙 상으로도 정년이 도과한 자들에 대한 촉탁직 근로계약 체결이 가능함을 명시하고 있어 계속 근로의 가능성을 여전히 두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G 합자회사 시절부터 이미 종전에 정년이 도래한 근로자들이 별도로 촉탁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고 계속 계약을 갱신하여 근무하기도 하였고, 실제로 2020년 무렵에 피고보조참가인과 동일한 조건하에 촉탁직 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들 11명 중 8명의 근로계약이 갱신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다고 보기에 충분하므로, 피고보조참가인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을 인정할 수 있다.

3)

갱신거절의 합리적 이유가 있는 지 여부

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게 이와 같이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인정하는 취지는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기간제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하려는 데에 있다. 그러므로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그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여부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그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나)

위 인정사실, 갑 제12호증, 을나 제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의 피고보조참가인에 대한 근로계약갱신거절에 객관적이고도 합리적인 이유가 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1)

피고보조참가인은 이미 2017년경부터 목, 허리 등의 치료를 위하여 상당한 기간 입원이나 통원치료를 받아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문제가 발생하기 이전까지 근로계약 관계의 유지와 관련하여 특별히 문제되었다고 볼만한 사정은 없다. 2020년의 경우에도 입원 기간이 50일에 이를 정도로 짧지 않다고 보이기는 하나, 택시기사의 근무환경 등을 고려하면, 경추부 염좌, 요추부 염좌, 어깨의 긴장 등의 증상이 나타날 개연성이 늘 존재하고, 피고보조참가인의 연령, 근무경력을 감안할 때 해당기간 동안 의원이나 한의원에서 받은 통원이나 입원 치료가 그 이전의 수년 동안의 치료경과와 비교해 유독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다. 또한 이러한 증상이 중증질환은 아니므로 치료결과에 따라서 호전될 가능성이 크고, 그와 같은 상태로 계속 근무해 왔던 사정이 변경된 것도 아니므로 피고보조참가인이 택시기사로서 운전 업무를 수행하지 못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단순히 건강상의 이유를 근거로 계약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는 주장의 정당성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2)

원고는 피고보조참가인이 과도한 연차휴가를 사용하여 근무태도가 좋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불성실 근무에 기한 신뢰관계의 손상을 거절사유의 하나로 들고 있다. 그러나 피고보조참가인이 가입하여 활동한 노동조합이 회사 내에서 소수노동조합이었고, 공식적인 근로시간면제를 받기 어려워 피고보조참가인이 근로시간면제를 받는 차원에서 시간을 허락받아 노동조합활동을 하거나, 치료를 받기 위하여 형식상 연차휴가를 사용하였을 뿐 불성실하게 근무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설령 피고보조참가인이 취업규칙에 규정된 만근일수를 채우지 못하였거나, 본래 주어진 연차보다 훨씬 많은 연가를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실제 노동조합 활동 및 병원 입원치료 등을 위해 그와 같은 연가를 사용한 것임이 인정되는데 원고는 알면서도 이러한 휴가를 모두 정식으로 승인하였다. 따라서 피고보조참가인이 무단으로 결근을 한 것이 아니고, 원고로서도 이러한 상황을 묵인하였다고 볼 수 있는 이상 무단결근을 이유로 한 불성실 근무 등을 갱신거절의 정당한 사유로 주장할 수 없다.

(3)

원고는 피고보조참가인의 행위가 징계해고사유에 이를 정도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실제로 위와 같은 사유에 기해 피고보조참가인에게 징계절차가 진행되어 피고보조참가인이 징계를 받은 적이 없다. 이처럼 피고보조참가인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4)

오히려 피고보조참가인은 다른 근로자들과 함께 G 합자회사를 상대로 임금 등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고[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0가합10357(본소), 2020가합10364(반소)], 본소 청구의 총 인용금액이 388,822,166원에 이르는데, Y의 진술에 의하면 소 취하 요구에 응하지 아니하자 촉탁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회사의 통보를 받았다고 하는 점 등에 비추어, 위 소송의 경과가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에 혹시나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5)

피고보조참가인의 입원치료로 인한 근로시간 공백에 따라 피고보조참가인은 그에 상응하는 보수를 받았을 뿐 부당하게 근로범위를 넘는 이득을 얻었다고 볼 근거도 없으며, 기타 교통사고로 인한 입원치료 등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등 근로관계 계속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만한 다른 사정은 없다.

4)

소결론

피고보조참가인에게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원고의 갱신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종료를 부당해고라고 판정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수빈 정우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