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2. 8. 11. 선고 2021구합8108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B는 2009. 1. 5. ‘D대리점’이라는 상호의 사업장(이하 ‘이 사건 대리점’이라 한다)을 개업하여 E 주식회사(이하 ‘E’라 한다)와 자동차 판매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고 E에서 제조한 차량의 판매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원고는 2012. 2. 3. B와 자동차 판매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여 이 사건 대리점에서 카마스터(Carmaster)로 근무하였다.

나.

B는 2021. 1. 8. 원고에게 이 사건 용역계약의 해지를 통보하였다.

다.

원고는 위 계약해지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5. 7. 원고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각하하였다(F).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21. 6. 1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8. 9.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근로기준법에 따른 B의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즉, B는 2009년부터 2018년 후반까지 그 지시 및 주관 아래 직원들에 대한 조회(朝會)와 석회(夕會)를 시행하였고 2018년 후반에는 석회, 2019년 중순에는 조회를 시행하지 않았으나 이는 모두 B의 지시에 의한 것이다. B는 조직편성 및 변경 권한 등 사용자가 가지는 인사권을 행사해왔다. B의 지시에 따라 원고를 비롯한 직원들의 당직근무가 시행되었다. B는 매월 2, 3회 당직근무자를 제외하고는 원고 등 직원들에게 조기판촉행사를 지시하였다. B는 원고 등 직원들에게 CS(Customer Satisfaction) 관련 교육을 듣도록 지시하였다. 그 외에도 B는 각종 업무지시 및 감독을 하였다. 원고를 비롯한 카마스터들은 겸업금지의 대상이 되어 오로지 이 사건 대리점의 판매사원에 귀속된 채 판매업무를 해야 했고 E에서 이를 감시하였다. 원고는 E에서 발급한 정식 사원코드를 받아야만 판매직원으로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데, 원고의 사원코드는 B가 사용자로서 직접 관리하였다.

나.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ㆍ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ㆍ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 경제적ㆍ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1두60687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11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근로기준법에 따른 B의 근로자임을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전제에 있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1)

이 사건 용역계약은 판매용역계약으로 체결되었고, 근로계약이나 고용계약 등 노무공급계약의 형식과 내용을 가지고 않지 있다.

(2)

이 사건 용역계약의 내용에 따라, 원고가 이 사건 대리점에서 E 차량을 판매하면 차량 판매 가격에 차량 종류별 판매 수수료 요율을 적용하여 산정된 수수료의 30%는 B가 그 수입으로 가지고, 나머지 70%는 사업소득세를 공제한 뒤 원고에게 판매수당 내지 용역수당 명목으로 지급되었다. 이와 같이 원고가 지급받는 판매수당은 카마스터의 개인별 월간 차량 판매실적에 따라 정해졌을 뿐 그 외에 다른 요소는 고려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카마스터에 대한 고정급이나 퇴직금 약정도 없었으며, 최저 판매실적도 정해져 있지 않았다. 이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수령한 판매수당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는 임금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3)

원고 등 카마스터들은 차량 판매업무를 함에 있어 자신이 받게 될 판매수수료의 범위 내에서 고객에게 추가 할인을 적용하는 데 자유로운 재량을 가지고 있었고, 이에 관하여는 B가 어떠한 통제나 감독을 행사하지 없었다.

(4)

이 사건 대리점에서 근무하는 원고 등 카마스터들에 대한 통일적인 복무규율이나 근로조건을 정한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 등은 존재하지 않았다.

(5)

이 사건 대리점의 조회와 석회가 2018년 후반, 2019년 중순에 순차로 폐지되었음은 원고가 자인하고 있고, 그 이후에는 B가 원고 등 카마스터들의 출퇴근시간에 관한 지시 내지 감독을 하였다거나 이와 관련된 복무상의 불이익을 가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다.

(6)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B가 이 사건 대리점 내 조직편성이나 변경을 시행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고, 설령 그러한 사실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사용자로서의 인사권 행사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이 사건 대리점의 판매실적을 제고하여 B와 원고 등 카마스터들의 공동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B의 일방적 지시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B와 카마스터들 간의 협의에 따른 것인지 등을 알 수 있을 만한 자료 역시 없으므로,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고의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7)

원고 등 이 사건 대리점 소속 카마스터들이 수행하는 업무는 외근과 당직근무로 구분되는데, 외근은 카마스터가 대리점 외부에서 고객을 접촉하여 자동차를 구매하게 하는 업무이고, 당직근무는 대리점을 내방한 고객을 응대하는 업무이다. 카마스터들은 1달에 1~2회 평일과 주말의 순번을 나누어 당직근무를 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외근을 하였는데 언제, 어디에서 외근을 할 것인지에 대하여는 카마스터 개인이 자율적으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당직근무의 일정에 관하여는 원고의 주장과 같이 B의 일방적인 지시에 의하여 정해졌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다. 또한, B가 원고 등 카마스터들에게 그 당직근무 시 이 사건 대리점 내 근무 여부를 확인하거나 근무 시의 주의사항, 고객응대 방법 등을 전달한 것은 E 소속 지점과 이 사건 대리점의 통일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B가 사용자로서 원고 등 카마스터의 업무를 지휘·감독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8)

원고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2020년 이후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등의 이유로 조기판촉행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으므로, 이 사건 용역계약 해지 당시 원고가 B의 근로자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과거 B의 조기판촉행사 지시 여부는 주요한 고려사항이 되기 어렵다.

(9)

B가 원고 등 카마스터들을 상대로 CS 관련 교육의 참가를 독려하고 그 참석시간, 장소, 참석복장을 공지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교육 내용은 카마스터들이 이 사건 대리점과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하여 차량을 판매하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당연히 숙지하고 있어야 할 내용이거나 대리점과의 판매용역계약상 준수하여야 할 사항 등에 관한 것이므로, 이를 사용자가 행한 지휘·감독의 징표로는 단정하기 어렵다.

(10)

원고 등 이 사건 대리점 소속 카마스터들은 E 외 타사 자동차 판매가 금지되는 것을 제외하고는 겸업이 금지되지 않았다. 타사 자동차의 판매금지 의무는 종속적 관계에 놓인 근로자가 아닌 대등한 당사자 사이에서의 규율에서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으므로,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B의 근로자임을 인정하기 어렵다.

(11)

B가 원고 등의 사원코드를 관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카마스터들이 대리점을 통해 E가 제조한 차량을 판매함으로 인하여 E가 대리점 내지 카마스터들의 통일적인 서비스 제공을 하기 위하여 사원코드에 관한 관리권한 일부를 B에게 위임한 것으로 보일 뿐, B가 사용자의 지위에서 원고를 지휘·감독하였다는 사정으로는 보기 어렵다.

(12)

원고는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직장건강보험, 국민연금보험,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제도의 적용에 있어서도 근로자가 아닌 일반사업자로 취급되었다. 이 사건 대리점의 카마스터 20명 중 6명은 사업자등록을 하고 자동차 판매업무를 수행하였는데(원고는 사업자등록을 하지는 아니함), 카마스터의 사업자등록 여부는 그들의 선택에 맡겨져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13)

원고가 G 주식회사에 대한 채무를 갚지 못해 위 회사가 B를 상대로 관할법원에 추심금청구의 소를 제기하였을 당시, 원고는 위 법원에 ‘피고 B와 본인은 고용인과 피고용인의 관계가 아니고 금전적으로 일정한 금액을 주는 관계가 아니다’라는 내용의 자필진술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바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구제신청 단계에서 ‘B가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 B의 지시대로 진술서를 작성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 그 작성에 관하여 B의 지시가 있었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고, 원고의 위 진술대로라면 원고 스스로 허위의 증거를 작출하여 법원을 기망하려 한 범죄행위에 가담하였다는 것인데 그 동기나 경위에 관한 충분한 정황을 알 수 없는 이상 위 진술을 쉽게 믿기 어렵다.

(14)

그 외 원고가 주장하는 B의 업무지시 내지 감독행위는,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의무 이행을 촉구하거나 이 사건 대리점 내지 카마스터들의 협업을 위한 차원의 그 이상을 넘어 사용자로서의 지휘·감독에 이를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석(재판장) 최승훈 김규현

각주1) 자동차 판매대리점주와 자동차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자동차 판매, 수금, 채권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자동차 판매원을 말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