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9. 7. 1. D 주식회사로부터 분리 ·설립되어 위 주소지에서 상시근로자 약 400명을 사용하여 사료 제조 및 판매업 등을 경영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1983. 1. 1. D 주식회사에 입사하였고, 2019. 7. 1. 참가인이 위와 같이 분리 · 설립되면서 참가인으로 전적하여 근무하였다.
참가인은 2021. 2. 4. 원고에게 '2021. 3. 7.자로 원고를 해직한다'는 취지의 다음과 같은 징계처분 통보서를 교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원고는 2021. 2. 8. 참가인에게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참가인 인사위원회는 2021. 2. 17. 이 사건 해고를 유지하기로 의결하였고, 참가인은 2021. 2. 19. 원고에게 재심결과를 통지하였다.
원고는 참가인을 상대로 2021. 4. 2.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구제를 신청하였고(E),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6. 4. 이 사건 해고는 징계사유가 대부분 인정되고, 징계절차도 적법하나, 징계양정이 과도하여 부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이에 참가인이 불복하여 2021. 7. 16.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C),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9. 14. 이 사건 해고는 징계사유가 대부분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며, 징계절차도 적법하므로 정당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인용하여 이 사건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2 내지 19호증, 을가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제5 징계사유는 그 사실관계에 관한 객관적인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징계혐의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것이고, 나머지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일부는 성희롱 내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아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1 이처럼 이 사건 각 징계사유 대부분이 인정되지 않는 점, 2 그럼에도 참가인은 충분한 조사를 거치지 않은 채 이 사건 비위행위를 모두 성희롱으로 판단하여 가장 중한 징계인 이 사건 해고를 한 점, 3 원고가 이 사건 이전에 3차례 구두 경고를 받았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음에도(오히려 원고는 해당 기간 동안 높은 고과 점수를 받았다) 이를 징계양정에 반영한 것은 부당한 점, 4 참가인 징계관리대장에 의하면 원고에 대한 최초 징계안은 '정직'이었고 위 징계관리대장에 기재된 다른 징계사례들과 비교할 때 이 사건 해고는 형평성에 반하는 점, 6 원고는 참가인에 입사한 이후 38년 이상 근무하면서 고과 점수가 뛰어났고 징계이력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는 징계양정이 과도하므로 징계재량권을 일탈 · 남용하여 위법하다.
이 사건 해고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징계절차상 하자가 존재하여 위법하다.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이하 '근로자참여법'이라 한다)에 의하면 상시 근로자 30명 이상인 사업장은 고충처리위원을 선임하여야 하고, 고충처리위원은 근로자로부터 고충사항을 청취한 경우에는 10일 이내에 조치를 취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 과정에서 이러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채 F로 하여금 일시적 · 한시적으로 고충처리업무 중 일부만을 담당하게 하였다.
참가인의 취업규칙 및 상벌지침(이하 각 '취업규칙', '상벌지침'이라고만 한다) 등 관련 규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조사를 거쳐야 함에도, 피해자, 목격자, 원고 등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특히 참가인은 제5 징계사유의 경우 피해자, 목격자의 진술이나 CCTV 등에 대한 조사를 전혀 진행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징계절차를 진행하였다.
상벌지침에 의하면 인사위원회 징계 의결은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하여야 하나 이 사건 해고에 대한 의결은 위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았고, 예외적으로 위원장의 결정에 따라 거수로도 표결할 수 있으나 그러한 위원장의 결정도 존재하지 않았다.
인정사실
원고는 1983. 1. 1. D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19. 7. 1. 참가인으로 전적하여 G부서 사업관리팀에서 부장급으로 근무하였다. 피해자 H(이하 '피해자'라고만한다)는 참가인에 2020. 11. 16. 6개월 채용검증 계약직으로 입사한 후 원고와 같은 팀인 G부서 사업관리팀에서 근무하였다.
피해자는 2021. 1.경 동료 직원을 통하여 참가인 HR팀(이하 '인사팀'이라 한다) 소속 인사담당 직원 F에게 원고의 부적절한 행동에 관하여 제보하였다. F는 2021. 1. 11.부터 피해자와 면담을 진행하여 피해사실을 확인한 뒤 이를 인사팀장 등에게 보고하였고, 피해자로부터 증거자료인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공유 받았으며, 피해자 등과 원고에 대한 향후 조치 방향을 논의하는 절차를 거쳤다. 인사팀 소속 I은 2021. 1. 15. 다음과 같이 피해자를 상대로 조사한 내용, 향후 계획 등을 담은 '고충상담 보고의 건'을 작성하였다.
참가인의 경영진단팀장 J(이하 '경영진단팀장'이라 한다)은 2021. 1. 19. 14:40경부터 16:00경까지 원고와 면담하면서 위 2)항의 고충 민원에 대해 조사한 뒤, 다음과 같은 내용의 면담조사보고서를 작성하였다.
참가인은 2021. 1. 20.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인사위원회 출석통지서를 이메일로 발송하였고, 원고는 2021. 1. 22. 인사위원회 출석 및 진술 포기서를, 2021. 1. 25. 서면진술서를 인사위원회에 각 제출하였다.
2021. 1. 26. 14:00경 위원장 M(참가인 대표이사), 위원 N, O이 참석한 가운데인사위원회가 개최되었고, 위원장인 M이 '최고 수준의 징계(해직)가 타당하다고 생각된다'는 취지로 말하자 위원인 N, O이 이에 대하여 이견이 없다는 취지로 답하였다.
참가인은 2021. 2. 4. 원고에게 '2021. 3. 7.자로 해직한다'는 취지로 이 사건 해고를 통보하였는데, 그 징계처분 통보서에는 2021. 1. 26.자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하여 '구성원 간 불필요한 언행으로 사내 질서를 문란케 함', '직장 내 성희롱 및 괴롭힘 행위' 등을 이유로 '해직'을 의결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다.
한편 피해자는 2021. 1. 4. 퇴사한 직장동료인 P에게 '오늘 원고가 지나가면서 엉덩이를 쳤다', '그냥 친게 아니라, 엉덩이를 스친게 아니라 아예 갖다 댄 느낌이었다', '누군지 째려봤더니 원고였다'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고, 2021. 5. 16. 다음과 같은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였다.
피해자로부터 원고의 행위에 관하여 제보를 받은 참가인 인사담당 직원 F는 2022. 9. 6. 다음과 같은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였다.
참가인이 2019. 7.경부터 시행하고 있는 '성희롱 신고/피해자보호 절차'(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원고의 2001년부터 2020년까지의 고과 점수는 다음과 같다. 색으로 칠한 부분이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를 말한다).
원고와 2011년경 참가인 원주 K 공장에서 함께 근무한 AB은 2021. 6. 18. 다음과 같은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7 내지 21호증, 을가 제1 내지 3, 5, 7 내지 9호증, 을나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에 관하여 1) 관련 법리 가)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 · 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 ·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1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2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일 ·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서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라는 요건은 포괄적인 업무관련성을 나타낸 것으로서 업무수행의 기회나 업무수행에 편승하여 성적 언동이 이루어진 경우뿐 아니라 권한을 남용하거나 업무수행을 빙자하여 성적 언동을 한 경우도 이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고, 어떠한 성적 언동이 업무관련성이 인정되는지 여부는 쌍방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6. 12. 21. 선고 2005두13414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등 참조).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08다6755 판결 등 참조).
법원이 성희롱 관련 소송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그리하여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적인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성희롱 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부정적 반응이나 여론, 불이익한 처우 또는 그로 인한 정신적 피해 등에 노출되는 이른바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피해자는 이러한 2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나 두려움으로 인하여 피해를 당한 후에도 가해자와 종전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 피해사실을 즉시 신고하지 못하다가 다른 피해자 등 제3자가 문제를 제기하거나 신고를 권유한 것을 계기로 비로소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피해사실을 신고한 후에도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그에 관한 진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와 같은 성희롱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판단
제1 내지 5 징계사유의 존부(○) 상벌지침 제12조 제1항 제10호는 '서약서 또는 부정행위 신고 및 처리 규정 등 제반 사규를 위반하거나, 기타 업무 수행상 직무에 배치되는 언동을 감행함으로써 사내 질서를 문란케 하거나 회사의 명예를 오손한 자'를, 제15호는 '직장 내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한 자'를 각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을가 제4,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1 내지 5 징계사유 기재 각 행위를 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설령 원고에게 성적 동기나 의도가 없었다고 가정하더라도, 그 행위가 상당기간 반복적으로 지속된 점, 같은 팀 내 높은 직급의 연장자인 원고와 나이 어린 수습근로자에 불과한 피해자 간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보면 이는 모두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고, 나아가 상벌지침상 징계사유인 '업무 수행상 직무에 배치되는 언동을 감행함으로써 사내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에도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해자가 참가인과 고충 면담을 하면서 진술한 내용, 피해자가 작성한 사실확인서, 피해자로부터 피해사실을 전해 들었다고 하는 동료 직원들의 진술 등에 기재된 각 피해사실은 당시의 상황이나 원고의 행동 및 발언, 그로 인해 피해자가 느낀 불쾌감 등을 매우 구체적으로 담고 있고, 그 내용에 비합리적이거나 모순되는 부분이 있다거나 허위가 개입되었다고 볼 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는다. 원고도 일부 행위에 대해서는 그러한 사실 자체는 있었다고 인정하고 있다.
원고의 비위행위는 업무적인 관계에 있는 피해자에게 업무시간 외에 하트 이모티콘 등을 포함한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행위, 피해자가 원하지 않은 신체 접촉, 성적으로 부적절한 언행 등에 해당하고, 피해자는 위와 같은 원고의 행위 및 발언으로 상당한 불쾌감과 수치심을 느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각 징계사유 별로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업무시간 외 수차례 업무 무관 문자메시지, 하트 이모티콘 발송 행위'(제1 징계사유)에 관하여, 원고는 그러한 사실이 있었다고 인정하고 있고, 다만 피해자가 참가인에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아 업무에 잘 적응 중인지 등을 묻는 과정에서, 또는 피해자가 업무 지원을 잘해주어서 고맙다는 취지로 보낸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나, 피해자는 '업무시간 외에 원고로부터 업무와 무관한 문자메시지를 받아 매우 당황하였고, 하트 등의 부적절한 이모티콘을 받아 불편하고 징그럽게 느꼈다'고 진술하였고[피해자 작성의 사실확인서(을가 제3호증) 6항, 을가 제6호증 5쪽], 팀 부장급인 원고가 수습근로자인 피해자에게 업무시간 외에 애정표현의 의미로 보일 수 있는 등의 문자메시지를 반복하여 보내는 것은 피해자에게 불쾌감을 느끼게 하는 언행에 해당한다.
'"오늘은 옷이 바뀌었네?"라며 위아래로 _는 행동'(제2 징계사유)에 관하여, 원고는 위와 같은 말은 한 사실이 있으나 피해자를 위아래로 整는 행동을 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는 '원고의 이상한 눈웃음(징그럽고 야릇한 눈빛, 변태적인 눈빛)으로 쳐다보고 하는 모든 행동들이 다 스트레스 요소가 되었다'고 진술한 점[을가 제3호증 13항], 원고도 면담 당시 '옷이 바뀌었을 때 그런 얘기를 했다'고 인정하였고, 서면진술서에서도 피해자를 '동료들을 쳐다보는 수준에서 보고 대면'한 사실은 인정한 점(을가 제9호증 2쪽), 원고가 피해자의 옷차림을 整어보지 않았다면 피해자의 옷이 바뀐 것을 알아채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위와 같은 행동을 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는 상당한 불쾌감과 수치심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휴게공간/통로에서 마주칠 때 양팔을 벌리며 "못 지나간다"고 한 행위'(제3 징계사유)에 관하여, 원고는 참가인 사무실 문밖 통로에서 피해자에게 양팔을 벌리고 위와 같이 말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피해자는 몸을 숙이고 원고의 팔 아래로 지나갈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이며, 피해자가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를 장난으로 받아들일 만한 상황도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팔뚝에 힘을 주며 만져보라고 하고 "보이는 것보다 훨씬 몸이 좋다"고 말한 행위'(제4 징계사유)에 관하여, 원고는 위와 같은 말과 행동을 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고, 피해자도 역겨웠고 기분이 나빴다고 진술하고 있다(을가 제3호증 3, 4항, 을 가 제6호증 5쪽).
'피해자의 신체(둔부)를 접촉한 행위'(제5 징계사유)에 관하여 본다. 1 피해자는 사건이 발생한 날인 2021. 1. 4. P에게 '오늘 원고가 지나가면서 엉덩이를 쳤다', '그냥 친게 아니라, 엉덩이를 스친게 아니라 아예 갖다 댄 느낌이었다', '누군지 째려봤더니 원고였다'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2 피해자는 고충 면담 당시 '인수인계 중 누군가 엉덩이를 만져서 돌아보니 원고가 지나가는 중이었다'고 진술하였고, 사실확인서에 '2021. 1. 4. 치마를 입고 팀원 T과 대화를 하는 중이었는데, 당시 허리를 약간 숙여 몸의 오른편이 통로 바깥쪽으로 기울여진 상태였다(왼쪽 엉덩이는 통로가 아닌 책상 쪽을 향한 자세였다). 누군가가 지나가면서 왼쪽 엉덩이 전체를 움켜쥐듯 만졌다. 순간 다리가 후들거리고 너무 놀라서 뒤를 돌아 누군지 보았는데 원고였다', '각도상 모르고 쳤다면 왼쪽이 아니라 오른쪽을 쳤을텐데, 그게 아니라 왼쪽 엉덩이를 만지고 갔다는 것이 고의성이 다분하다고 생각했다'고 작성하였다(을가 제3호증 17 내지 20항). 3 피해자는 사건이 발생한 장소, 당시 상황 및 자신의 신체 자세, 가해자가 접촉한 신체 부위(왼쪽 엉덩이), 당시 느꼈던 감정 등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어, 설령 시간의 흐름에 따라 표현이 조금씩 차이가 나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신빙성이 높다. 피해자의 위 진술에 아래와 같은 참가인 사무실의 사진(을가 제4호증)을 더하여 보면, 사건 발생 당시 피해자는 동료 직원인 T의 책상 옆에 왼쪽 엉덩이는 책상, 오른쪽 엉덩이는 통로 쪽으로 향해 서있었고, 원고가 통로 쪽을 지나갈 때 왼쪽 엉덩이 부분을 접촉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4 원고는 면담 당시 처음에는 이 부분 징계혐의사실을 강하게 부인하다가, 이후 '의도하지 않게 지나가면서 터치했을 수도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런데 앞서 본 사건의 경위, 사건 현장의 모습에다가 당시 피해자의 뒤쪽으로 통로를 지나가고 있었던 사람은 원고뿐이었던 점, 원고가 일부러 손을 뻗지 않는 한 책상 쪽에 붙어 있는 피해자의 왼쪽 엉덩이에 손이 닿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가 의도적으로 엉덩이를 만지는 행위와 실수로 엉덩이를 스치는 행위를 구별하지 못하였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원고가 사무실 통로를 지나가면서 고의로 손을 뻗어 피해자의 엉덩이를 만졌을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5 원고는 이 부분 징계혐의에 관하여 참가인이 사실관계 조사를 제대로 실시하지 않아 징계혐의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참가인이 이 사건 해고 이전에 조사한 내용(피해자 진술, 원고 진술, 카카오톡 메시지 등)에 의하여 인정되는 앞서 본 사정들만으로도 이 부분 징계혐의사실은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1> 나) 제6 징계사유의 존부(×)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1 피해자는 원고로부터 업무지시를 받는 지위에 있었던 점, 2 따라서 원고가 단순히 창고에 보관되어 있는 서류나 물건이 있는지 확인하고 만약에 있다면 이를 가지고 오기 위하여 피해자에게 같이 가자고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3 이후 다른 직원이 원고가 찾는 물건을 가지고 있다고 하자 원고가 가지러 가지 않아도 된다고 하여 실제로 원고와 피해자 단둘이 창고에 간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4 원고도 일관되게 '서류, 봉투 등이 필요하여 창고에 보관되어 있는 것이 있으면 같이 가보자고 피해자에게 말한 적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그와 같은 원고의 발언으로 피해자가 기분이 나빠졌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발언의 취지나 내용이 일반적인 사회관념상 상대방을 괴롭히거나 성적 의도를 전제하고 있다고 볼 정도는 아니므로, 원고가 피해자에게 업무시간 중에 창고에 서류나 물건을 가지러 같이 가자고 제안했다는 사실만으로 제6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이 사건 해고의 징계양정에 관하여
관련 법리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하며(대법원 2003. 7. 8. 선고 2001두8018 판결 등 참조),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것이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권자가 재량권을 행사하여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0. 10. 13. 선고 98두8858 판결, 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두4860 판결 등 참조). 한편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보아 어떠한 성희롱 행위가 고용환경을 악화시킬 정도로 매우 심하거나 또는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경우 사업주가 사용자책임으로서 피해근로자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을 뿐 아니라 성희롱 행위자가 징계해고되지 않고 같은 직장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이 성희롱 피해근로자들의 고용환경을 감내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으므로,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아 내린 징계해고처분은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쉽게 징계권을 남용하였다고 보아서는 아니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을나 제3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에 징계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제6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징계사유인 제1 내지 5 징계사유만으로 원고에게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만큼의 귀책사유가 인정된다면 이 사건 해고는 적법한 것이고, 설령 위 나머지 징계사유가 각자 개별적으로는 해고사유가 되기에 부족하더라도, 그 전체의 비위 정도를 합하여 보았을 때 해고의 기준을 충족한다면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 할 것이다.
원고의 각 비위행위는 추행이 일부 포함된 성비위행위로서,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수습근로자에 불과한 피해자를 상대로 두 달여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행해진 점에 비추어 비위의 정도가 중대하다. 원고는 피해자가 소속된 파트의 장으로서 피해자의 정규직 전환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급자였음에도, 직무수행 과정에서뿐만 아니라 업무시간 외에서도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희롱 등의 행위를 하여 원고에게 부여된 신뢰와 임무를 저버렸다.
원고는 2020. 12. 11. '육체적 행위, 언어적 행위, 시각적 행위, 그 밖에 사회통념상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언어나 행동이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된다는 사실을 숙지하였다'는 취지의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 서약서(을나 제4호증)에 서명하여 참가인에 제출하였음에도, 그 전후로 피해자에 대한 성희롱행위를 계속하였다. 원고의 성희롱행위는 그 동안의 왜곡된 사회적 인습이나 직장문화 등에 의하여 형성된 평소의 생활태도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특별한 문제의식 없이 이루어진 것이라는 이유로 그 행위의 정도를 가볍게 평가할 수 없다. 특히 직장 내 성희롱을 방지하여야 할 지위에 있는 원고가 오히려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성희롱을 하였다면 피해자로서는 성희롱을 거부하거나 외부에 알릴 경우 자신에게 가해질 명시적 · 묵시적 고용상의 불이익을 두려워하여 성희롱을 감내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원고의 성희롱행위는 더욱 엄격하게 취급되어야 한다.
원고는 최초 면담 당시부터 일부 비위사실을 인정하기는 하였으나, 피해자의 구체적인 진술이 나와 있는 일부 행위들에 대하여도 성희롱 사실이 없다면서 변명하는 취지로 현재까지 일관하고 있어, 자신의 잘못을 충분히 반성하지 않아 개전의 정이 부족하다. 나아가 원고는 참가인의 요청에 따라 '회사에 누를 끼쳐 송구스럽고 깊이 반성한다'는 취지의 서면진술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사실이 있을 뿐, 피해자에게 자신의 행위에 대하여 진지하게 용서를 구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여러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인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일응 정당하다고 보인다.
상벌지침 제17조 제3항은 '서로 관련이 없는 두 가지 이상의 징계사유가 있을 경우, 그중 중한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징계보다 한 단계 높여 의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4조 제3항 제1호, 제4호는 '2건 이상의 부정행위를 한 경우'와 '명백히 악의적인 의도가 있거나 부정행위의 상습성이 인정되는 경우'를 각 가중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원고의 각 비위행위는 상급자가 그 지위를 이용하여 이루어진 성희롱으로 동일한 피해자에 대하여 반복적으로 이루어졌으므로 가중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는 반면, 제24조 제2항에 열거된 감경사유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
과거 피해자인 AB을 포함한 참가인 직원들이 작성한 진술서 및 사실확인서(을가 제6호증 1 내지 3쪽), 녹취록(을나 제5호증) 등에 의하면, 원고가 2007. 1.경부터 참가인 원주 K 공장에서 재직할 당시 여사원들의 어깨를 주무르는 행위, 여사원의 상의 속옷을 뒤에서 잡아당기는 행위, 여사원의 이름을 불러서 돌아보면 바로 옆에 볼을 들이대어 여사원의 입술과 원고의 볼이 부딪히도록 하는 행위, '중국에서 경비실에서야한 걸 하는 걸 봤다'는 말을 여사원에게 서슴없이 하는 행위 등을 하였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여기에 참가인은 원고와의 면담 당시나 재심인사위원회 등에서도 원고에게 종전 성비위행위 전력에 관하여 주지시킨 점(갑 제18호증, 을가 제8호증), 원고도 면담 당시 과거에 주의를 받은 사실 자체는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한 점[녹취록(갑 제4호증) 5 내지 7, 30쪽)] 등을 더하여 보면, 원고는 과거 유사한 성비위행위로 여러 번 문제된 적이 있었고, 실제로 2004년경부터 2011년경까지 참가인으로부터 3차례[중국, K, L(영업지원)에서 각 근무할 당시]에 걸쳐 주의(구두 경고)를 받은 사실이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원고가 해당 기간 동안 높은 고과 점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업무능력과 성비위행위로 인한 주의 여부는 별개일 수 있으므로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 비위사실이 객관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러한 과거 전력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또 다른 피해자를 상대로 반복적으로 성희롱을 저질렀고, 그로 인해 원고와 참가인 내 구성원들 사이의 근본적 신뢰관계가 깨어진 것으로 보이는 이상, 원고가 종전과 동일한 지위에서 업무를 수행하게 하는 것은 부적절할뿐더러, 원고가 복직할 경우 같은 행동을 반복할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이 사건 해고가 약 38년간 참가인에 근무해 오면서 고과 점수도 낮지 않았던 원고를 해직시키는 것으로서 그로 인해 원고가 입는 불이익이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원고와 피해자들 간의 분리 조치를 통한 참가인의 근무환경 개선 등의 공익이 더 크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해고가 비례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고, 참가인의 징계관리대장(갑 제21호증)에 의하여 확인되는 원고에 대한 최초 징계안이 '정직'이었다는 사정만으로 달리 볼 것은 아니다.
원고는 위 징계관리대장에 의하여 확인되는 다른 징계사례들(2019. 7.경부터 2020. 10.경까지)과 비교하면 이 사건 해고는 형평성에 반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1 원고가 들고 있는 다른 징계사례들은 성희롱 등 성비위행위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이 사건 해고와 사안을 본질적으로 달리하여 비교할 수 없는 점, 2 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각 비위행위의 정도가 위 징계사례들과 비교하여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는 점, 3 참가인은 2020년 하반기부터 '신상필벌(과감한 보상, 단호한 조치)'을 주된 기조 중 하나로 하는 'AC' 경영방침을 발표 · 시행하여 비위행위에 대하여 이전보다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점을 임직원들에 주지시킨 것으로
관리대장에 의하여 확인되는 다른 징계사례들(2019. 7.경부터 2020. 10.경까지)과 비교하면 이 사건 해고는 형평성에 반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1 원고가 들고 있는 다른 징계사례들은 성희롱 등 성비위행위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이 사건 해고와 사안을 본질적으로 달리하여 비교할 수 없는 점, 2 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각 비위행위의 정도가 위 징계사례들과 비교하여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는 점, 3 참가인은 2020년 하반기부터 '신상필벌(과감한 보상, 단호한 조치)'을 주된 기조 중 하나로 하는 'AC' 경영방침을 발표 · 시행하여 비위행위에 대하여 이전보다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점을 임직원들에 주지시킨 것으로 보이는데(을나 제3호증), 원고의 각 비위행위는 위 다른 징계사례들 대부분과 달리 위 방침이 시행된 이후에 발생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가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도 없다.
이 사건 해고의 징계절차상 하자에 관하여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고에는 징계절차상 하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근로자참여법상 고충처리 절차 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근로자참여법 제26조에 의하면 상시 근로자 30명 이상인 사업장은 고충처리위원을 두어야 하고, 같은 법 제28조 제1항에 의하면 고충처리위원은 근로자로부터 고충사항을 청취한 경우에는 10일 이내에 조치 사항과 그 밖의 처리결과를 해당 근로자에게 통보하여야 한다. 살피건대, 설령 상시 근로자 30명 이상의 사업장인 참가인이 고충처리위원을 별도로 선임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행위가 근로자참여법 제32조에 의하여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지 등은 별론으로 하고, 근로자참여법상 고충처리에 관한 규정은 피해 근로자의 고충을 청취하고 이를 처리하기 위한 것이므로 가해 근로자에 대한 징계절차와는 아무런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나아가 1 피해자가 동료 직원을 통하여 참가인 인사담당 직원 F에게 원고의 부적절한 행동에 관하여 제보한 점, 2 F는 2021. 1. 11.부터 피해자와 면담을 진행하여 피해사실을 확인한 뒤 이를 인사팀장 등에 보고하였고, 피해자로부터 증거자료인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공유 받았으며, 피해자 등과 원고에 대한 조치 방향을 논의하는 절차를 거친 점, 3 인사팀 소속 I은 2021. 1. 15. 피해자를 상대로 조사한 내용, 향후 계획 등을 담은 '고충상담 보고의 건'을 작성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당시에는 인사팀 소속 직원인 F가 일시적으로나마 실질적으로 고충처리업무를 담당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참가인은 F를 통하여 피해자로부터 고충사항을 청취하여 적절한 시일 내에 조치를 취하였고 그 조치 사항과 그 밖의 처리결과를 피해자에게 통보하였으므로, 별도로 선임된 고충처리위원에 의하여 처리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해고의 징계절차에 어떠한 하자가 존재한다고 볼 수는 없다.<2> 2)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조사를 거치지 않아 위법하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참가인이 2019. 7.자로 시행하고 있는 이 사건 지침에 의하면, '고충사항 접수 -> 인사팀 보고 -> 신고인/피신고인 1:1 면담 -> (필요시 신고인 및 피신고인 분리 조치) -> 사실관계 조사[피해 사실 조사(목격자 인터뷰), 추가 피해자 존재 여부 확인 및 인터뷰, 증거자료 확보(CCTV, 카카오톡/문자 등)] -> 인사위원회 소집 통보 -> 인사위원회 개최(영업일 14일 내) -> 결과 통지 등'의 절차로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 제5 비위행위가 발생한 장소인 참가인 사무실에 CCTV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고[녹취록(갑 제4호증) 44쪽], 앞서 1)항에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피해자로부터 원고의 비위행위를 제보받아 피해자, 원고와의 면담, 카카오톡 메시지나 피해자가 휴대폰 메모장에 기록한 내용 등의 증거자료 확보, 인사위원회 소집 및 개최, 결과 통지 등의 절차를 모두 거쳤다. 참가인이 제5 비위행위의 목격자인 T에 대한 인터뷰 등의 조사 절차를 별도로 거치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남성 직원인 T에 대한 조사를 실시할 경우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어 이를 실시하지 않은 것이라는 참가인의 주장에 수긍이 간다. 나아가 이 사건 지침은 참가인이 성희롱 피해자를 보호하고자 마련한 것으로 가해자의 절차적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그 주된 목적이 아닐 뿐만 아니라, 취업규칙이나 상벌지침에 성희롱의 혐의사실로 징계를 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지침에서 정한 것과 같은 절차를 준수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절차적 규정이 존재한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다. 따라서 그와 같은 절차를 밟지 아니하고 이 사건 해고를 하였다고 하여 이를 들어 그 해고를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1. 4. 9. 선고 90다카27402 판결 등의 취지 참조).
인사위원회 의결 절차를 위반하였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상벌지침 제17조 제1항은 '징계 의결은 무기명 비밀투표에 의함을 원칙으로 하나, 위원장의 결정에 따라 거수로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인사위원회는 2021. 1. 26. 14:00경 위원장 M(참가인 대표이사), 위원 N, O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되었고, 위원장인 M이 '최고 수준의 징계(해직)가 타당하다고 생각된다'는 취지로 말하자 위원인 N, O이 이에 대하여 이견이 없다는 취지로 답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렇다면 인사위원회 위원장은 별도의 무기명 비밀투표를 진행하지 않고 거수로 진행하기로 결정한 뒤 '해직'을 의결하는 과정에서 다른 위원들 모두에 의한 묵시적 동의를 얻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처럼 이 사건 해고를 의결한 인사위원회 의결이 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이루어졌음이 분명한 이상, 설령 상벌지침상 요구되는 무기명 비밀투표나 거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보더라도 그 하자가 이 사건 해고를 무효로 할 정도로 중대하다고 볼 수는 없다.
소결론 이 사건 해고는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거나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려우며, 징계절차상 하자도 존재하지 않으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이와 같은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