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2. 11. 18. 선고 2021구합8597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17. 5. 8.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약 30명을 사용하여 소프트웨어 개발 및 자문, 기타여행보조 및 예약 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B은 2020. 11. 9. 원고에 입사하여 고객지원팀에서 근무하였다.

나.

B은 2021. 4. 16.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2021. 2. 5. 원고로부터 부당하게 해고 되었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7. 7. “원고가 B에게 해고에 해당하는 수습종료를 통지하면서 그 사유와 시기가 기재된 수습종료 통지서를 교부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위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한 해고의 서면통지 의무를 위반하여 부당하다”는 이유로 B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D,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1. 7. 3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10. 13. 이 사건 초심판정과 동일한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원고의 HR(Human Resource) 총괄이사인 E이 2021. 2. 5. B에게 서면으로 작성된 수습종료통지서를 교부하였다.

2)

설령 B이 2021. 2. 5. 수습종료통지서를 받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B은 수습종료일인 2021. 2. 8. 출근하여 수습종료통지서를 받을 수 있었음에도 무단결근하여 통지불능 상태를 자초하였다. 따라서 B이 의도적으로 수습종료통지서의 수령을 거절한 것이다.

3)

원고와 B은 3개월의 수습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점, B에 대한 수습평가에서 부정적인 결과가 나왔고 이에 따라 원고가 B과 수차례 근로계약 종료에 관한 면담을 하여온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와 B 사이의 간접적인 합의로써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나.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원고와 B은 2020. 11. 9.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하고, 이에 기재된 내용을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2)

원고는 2021. 1. 17. 원고 소속 전체 직원에게 수습평가제도를 공지하였다. 원고는 2021. 1. 18. B과 함께 업무를 한 경험이 있는 상사 및 동료 4명에게 B에 대한 수습평가를 요청하였고, 2021. 1. 21. B과 고객지원팀의 다른 신규 입사자인 F에게 같은 업무를 부여하여 업무 완성도, 소요시간 등을 비교 평가하였다.

3)

원고가 작성한 B에 대한 수습평가서에는 B의 업무 성과, 동료의견 등과 함께 “3개월이 지나는 시점임에도 실무적인 역량면에서는 평가자 모두 우려를 표하고 있고, 조직적응적 측면에서도 소통방식, 부정적인 톤앤매너, 의견청취 부족, 신뢰 부족 등의 의견을 받았다. 현재 동료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수습종료로 결정하였다”는 수습평가결정이 기재되어 있다.

4)

원고의 HR 총괄이사 E은 2021. 1. 21. 및 2021. 2. 5., 대표이사 G은 2021. 1. 29., 2021. 2. 4., 2021. 2. 5. 각 H과 면담하였다. G과 H이 2021. 2. 5. 16:40경 대표이사실에서 나눈 대화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었다.

5)

B이 노동위원회에 제출한 E 이사와 2021. 2. 5.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6)

B은 2021. 4. 29.경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한 구제신청이유서에 “원고 대표이사 G이 2021. 1. 29. B에게 ’앞으로 회사를 다닐지 여부를 다음 날에 알려달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하였다. 이에 B이 취업규칙과 인사평가자료의 공개를 요청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거부하였다. G은 2021. 2. 4. B에게 사직서 작성을 강요하였고 B이 이를 거부하자, 2021. 2. 5. 구두로 해고를 통보하였다”는 내용을 기재하였고, “원고가 2021. 2. 5. 구두로 B을 해고하면서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아 부당해고”라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또한 위 구제신청이유서에는 “2021. 2. 5. 구두로 해고 통보를 받은 후 곧바로 B의 원고 사무실 출입권한이 삭제되어 다른 직원의 도움을 받아 사무실에 출입하였고, B의 업무공유 프로그램 로그인도 차단되어 있었다”고 기재되었고, 원고 소속 직원이 2021. 2. 5. B에게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가서 마음이 더 안 좋다”는 내용의, B이 위 직원에게 “당장 짐 싸서 나가라고 하고 9층에서 4층 내려왔는데 문도 못 열게 지문을 삭제했다”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은 내용이 첨부되었다. B은 2021. 6. 25. 제출한 구제신청이유서에도 “2021. 2. 5. 구두로 이루어진 본채용 거부는 절차적으로 부적법하다”는 주장을 기재하였다.

7)

원고는 2021. 5.경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한 답변서에 “B에 대한 수습평가 결과에 따라 업무 역량부족을 이유로 본채용을 거부하였고, 2021. 2. 5. 면담에서 수습종료를 최종적으로 결정하였음을 안내한 것”이라고 주장하였을 뿐, B에게 수습종료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였다는 등으로 B의 절차상 하자 주장을 반박하지 않았다.

8)

B은 2021. 6. 30.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심문회의 및 2021. 10. 6. 중앙노동위원회의 심문회의에서 “G 대표이사가 2021. 2. 5. 9층 회의실에서 B에게 나가라고 하였고, 같은 날 B의 출입 권한이 삭제되었으며 내부시스템 접속 권한도 삭제되었기 때문에 해고일을 2021. 2. 5.로 보았다. 수습종료통지서를 보지 못하였고 받은 사실도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원고는 2021. 6. 30.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심문회의에서 “수습종료통지서가 이슈가 되는 것을 예상하지 못하여 답변서에 기재하지 않았다. E 이사가 수습종료통지서를 작성·출력하여 2021. 2. 5. 원고 사무실 5층 회의실에 E, B 둘만 있는 상황에서 B에게 전달하였고, 전달한 시기는 B이 2021. 2. 5. 16:40경 대표이사 G과 면담을 하기 전이었다”는 내용으로 진술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호증, 을 제2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에게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

한편 근로자의 직업적 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고 평가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목적에 비추어 볼 때, 사용자가 시용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일반적인 해고보다 넓게 인정될 수 있으나, 그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성이 있어야 한다. 위와 같은 근로기준법 규정의 내용과 취지,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근로계약 체결 거부의 정당성 요건 등을 종합하면, 시용근로관계에서 사용자가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거부사유를 파악하여 대처할 수 있도록 구체적·실질적인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2다62432 판결, 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4항에서 “신규 입사자는 3개월간의 수습기간을 적용하며, 수습기간 동안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못하거나 업무수행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될 때에는 원고는 B의 본채용을 거부할 수 있다”고 정하였고, B이 위 수습기간 적용을 확인하는 서명을 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말하는 ‘수습기간’은 근로자를 정식으로 채용하기 이전에 근로자의 직업적 능력과 업무 적격성을 판단하기 위한 기간을 의미하는 ‘시용기간’에 해당하고, 2020. 11. 9. 원고에 입사한 B은 2021. 2. 5. 당시 시용기간 중에 있었다고 인정된다.

나)

B과 원고 대표이사 G 사이에서 2021. 2. 5. 오간 대화의 내용 등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에서 원고와 B 사이의 근로관계가 종료된 원인은 원고의 일방적 의사에 의한 것이므로 이를 해고로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원고가 2021. 2. 5. 시용기간 중인 B을 해고하면서 해고 또는 본 근로계약 체결 거부의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였다는 증거가 없으므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위 해고는 그 사유가 정당한지 여부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절차적 정당성 요건을 흠결하여 그 효력이 없다.

다)

원고는 E 이사가 2021. 2. 5. 원고 사무실 5층 회의실에서 B에게 서면으로 작성된 수습종료통지서를 교부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고, 원고가 들고 있는 사유만으로는 서면 교부가 있었다고 추정할 만한 정황도 확인되지 않는다. 오히려 ① B이 2021. 2. 5. 수습평가자료의 교부를 요청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거부하였을 뿐, ‘본채용 거부의 사유가 된 수습평가결과를 서면으로 전달할 것’이라는 언급 등을 하지 않은 점, ② B이 이 사건 초심판정 절차에서 처음부터 서면통지 의무를 위반한 해고의 절차상 하자를 주요 쟁점으로 주장하였음에도 원고가 이에 대해 별다른 반박을 하지 않다가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 공익위원으로부터 서면통지에 관한 질문을 받자 비로소 “E 이사가 수습종료통지서를 전달하였다”고 주장한 점, ③ 원고는 수습종료통지서 교부 시기가 2021. 2. 5. B이 G과 면담을 하기 이전이었다고 주장하나, 위 면담 중 B이 사직서 작성을 거부하자, G이 “우리 딜은 끝이야. 이 시간 이 시점 이후로 계약 종료예요. 퇴근하시면 돼요”라고 말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은바, 이를 B에게 수습종료통지서가 전달된 이후에 이루어진 대화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G이 2021. 2. 5. 면담에서 구두로 B에게 해고를 통보하였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또한 G은 위와 같이 B과의 면담에서 2021. 2. 5.부터 B과의 근로계약을 종료한다는 의사를 명확히 표시하였는바, B이 2021. 2. 8. 무단으로 결근하여 수습종료통지서의 수령을 거부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마.

소결론

원고가 B을 해고한 2021. 2. 5. 당시 B은 시용기간 중인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고, 위 시용기간 중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여 효력이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은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원고의 B에 대한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환우(재판장) 김재경 신은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