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B생, 남성)는 2002. 11. 25. 빌라 신축공사 현장에서 철근 조립작업을 하던 중 각목에 안면부를 맞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2003. 1. 3. 및 2003. 1. 15. '뇌 좌상, 경추 염좌, 요추 염좌, 기질성 뇌손상성 인지적 인격적 변화'를 승인받고 2002. 11. 25.부터 2004. 12. 27.까지 요양하였다(입원 87일, 통원 677일).
피고는 2004. 12. 27. 원고에게 장해등급 제1급 제3호(신경계통의 기능 또는 정신기능에 뚜렷한 장해가 남아 항상 간병을 받아야 하는 사람) 결정 및 간병급여 지급결정을 하고(이하 '당초 처분'이라 한다), 2005. 1. 1.부터 매월 장해보상연금 및 간병급여를 지급하였다.
피고는 2022. 1. 5. 원고에게 C병원 특별진찰(2021. 11. 22.) 결과와 경인지역본부 장해통합심사회의(2021. 122. 21.) 심의 결과를 토대로 원고의 장해등급을 제14급 제10호(신체 일부에 신경증상이 남은 사람)로 재결정하고 2022. 1. 11. 원고에게 간병급여를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각주1>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각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사고 이후 오랜 기간 입원치료를 받았고, D병원 PET CT 검사에서 뇌 기능 저하 소견이 확인되었다. 이와 같은 검사 결과와 2년 동안의 정신과 진료기록을 기초로 당초 처분이 이루어졌고, 이후에도 원고의 진료기록에는 약 16년에 걸친 원고의 지속적이고 심각한 증상들이 일관되게 기재되어 있으며, 당초 처분 당시와 비교하여 행동장애 등에 있어서도 큰 변화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판단
앞서 본 사실 및 증거들에 갑 제4 내지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4 내지 9호증, 제14, 16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국립중앙의료원장 및 E병원장에 대한 각 진료감정촉탁결과 및 각 사실조회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원고의 장해등급이 제1급 제3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원고의 장해등급은 제14급 제10호로 봄이 타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 사건 각 처분은 위법하지 않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57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53조 제1항 [별표6] '장해등급의 기준'은 '신경계통의 기능 또는 정신기능에 뚜렷한 장해가 남아 항상 간병을 받아야 하는 사람'을 제1급 제3호로 규정하고, '신체 일부에 신경증상이 남은 사람'을 제14급 제10호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산재보험법 시행규칙 제48조 [별표5] '신체부위별 장해등급 판정에 관한 세부기준'은 위 제1급 제3호의 '신경계통의 기능 또는 정신기능에 뚜렷한 장해가 남아 항상 간병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란 '고도의 신경계통의 기능 또는 정신기능장해로 다른 사람의 간병 없이는 혼자 힘으로 일상생활을 전혀 할 수 없거나 고도의 치매, 감정의 황폐 등의 정신증상으로 항상 다른 사람의 감시가 필요한 사람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노동능력은 있으나 신경계통의 기능 또는 정신기능의 장해에 대한 의학적 소견이 인정되는 경우 또는 두통·현기증·피로감 등의 자각증상이 의학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제14급을 인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가 피고로부터 승인받은 상병 중 '뇌좌상'은 외상 또는 다른 충격에 의하여 뇌 실질에 출혈이 발생한 것을 의미하고, '기질성 뇌손상'은 뇌손상 후 나타나는 운동장애, 감각장애, 판단력 저하 등의 증상을 의미한다.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는 이 사건 사고 이후 두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입원치료를 받았고, D병원 PET CT(brain) 판독 결과보고서(갑 제10호증)에는 '왼쪽 두정엽 부분의 포도당 대사 저하 소견'이 기재되어 있으며, 이를 기초로 한 F신경정신과의원 주치의의 '자기 용무에 분별이 불가능하고 간병이 항상 필요하며, 노동력 100% 상실 예상, 노동능력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소견 및 2년여의 관찰기록 등이 당초 처분의 주된 근거가 되었다.
그런데 PET CT(brain) 검사는 기본적으로 만성화된 뇌실질의 생화확적 변화나 위치를 확인하는 검사로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치매 등을 평가하기 위하여 사용되고, 신경과에서 파킨슨씨병, 뇌종양, 뇌전증 등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되며, 추가적 검사로 사용될 수는 있으나 외상성 뇌손상을 위한 1차적 진단으로는 사용되지 않는다. 외상성 뇌손상은 갑작스러운 큰 외력에 의하여 발생하므로 통상 CT 혹은 MRI를 통하여 진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이 법원의 국립의료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에 따라 진료기록감정을 실시한 감정의[신경외과(두부외상)](이하 '제1감정의'라 한다)와 이 법원의 E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에 따라 진료기록감정을 실시한 감정의[정신건강의학과(인지기능장애)](이하 '제2감정의'라 한다) 모두 PET CT(brain)만으로는 뇌좌상이나 기질성 뇌손상을 진단할 수 없고 장해 판정에도 잘 사용되지 않는다면서 다음과 같이 회신하였다.
먼저 제1감정의는 '각목으로 안면부를 맞으면 안면부 골절, 안와 손상, 얼굴 함몰 등의 손상이 있게 되는데 원고의 경우 그러한 진단명이 없다. 안면부 손상의 경우 동반된 뇌손상으로 인하여 후유증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그러한 경우는 중환자실에서 한 달 이상의 치료를 요하거나 의식 소실이 몇 주 이상 이어지며 뇌의 기질적 변화가 MRI에 잘 나타나나, 원고의 경우에는 뇌의 기질적 변화가 MRI에 거의 나타나지 않거나 없다. 안면부의 심한 손상 없이 뇌에만 기질적 변화를 일으키는 경우는 쉽지 않다. 이 사건 사고로 생긴 신체장해는 없는 상태이므로 해당하는 장해등급은 없다. 외상에 의한 뇌손상이 있었으면 MRI에서 몇 십 년이 경과하더라도 나타나나 원고의 경우 심각한 뇌손상의 흔적이 없음은 물론 경미한 손상도 확인되지 않는다'는 소견을 제시하였다.
다음으로 제2감정의는 '제출된 기록 중 2003. 7. 21.부터 2003. 8. 7.까지 G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의 의무기록과 2018. 10. 8.부터 2021. 5. 20.까지 H정신건강의학과에서의 의무기록에는 F신경정신과의원 등 다른 병원에서의 기록과는 다른 소견들이 관찰된다. ① G병원의 MRI 판독 소견이 D병원에서 실시한 PET CT(brain)에서 판독 소견과 일치하지 않는다. 일차적인 뇌영상 결과는 사고보다는 기저 질환(과거 기생충 감염 또는 결핵 감염 등)에 의한 문제로 더 가중된 판독으로 해석된다. ② 다른 심리검사들과 공통적인 것은 자발적인 발화가 없고 지시에 따르지 못하고 언어적인 반응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나 G병원의 심리검사에는 심리결과의 신뢰도와 관련된 원고의 비협조성에 대한 언급이 구체화되어 있고, 기재에 따르면 원고의 평가에 대한 동기의식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비협조성이 나타난다는 것으로, 다른 심리검사들에서 보인 원고의 행위가 병적인 행동으로 해석될 수도 있으나 비협조성을 시사할 수 있다. ③ G병원의 간호기록에 따르면 언어소통이 안되고, 보행이 불가능하며 독립적인 생활이 되지 않는다는 내원이유와 달리 입원 이틀째인 2003. 7. 22. 기록에는 병실 밖에 휠체어를 세워놓고 스스로 걸어보도록 하자 7~8보 걷는 모습과 스스로 휠체어에 앉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④ H정신건강의학과의 의무기록에는 의사와 원고 사이에 의사소통에 장애가 없다고 기재되어 있고, 원고가 병원에 혼자 방문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기도 하다. 수십차례의 외래방문일 동안 원고를 평가하고 진료하였으나 2021. 5. 20.자 소견서의 최종진단명은 불안장애로 뇌손상에 의한 인격변화를 진단명으로 적고 있지 않다. ⑤ 뇌손상에 의한 인격변화는 가능성이 적다'는 소견을 제시하였다.
법원의 촉탁에 의한 감정인이 전문적인 학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정 과정을 거쳐 제출한 감정결과는 그 과정에서 상당히 중한 오류가 있다거나 상대방이 그 신빙성을 탄핵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이를 쉽게 배척할 수 없고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하는데(대법원 2009. 7. 9. 선고 2006다676062, 67619 판결 등 참조), 위 각 감정의들의 소견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다고 볼 만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고, 특히 제2감정의의 경우 원고에 대한 그간의 진료기록을 상세히 검토한 후 그 소견을 자세히 제시하고 있어 신뢰할 수 있다. 또한 위 각 감정의들의 소견은 이 사건 각 처분의 발단이 된 피고 경인지역본부 부정수급예방부의 부정수급 인지 보고서(을 제4호증)의 내용(당초 인지사항에 '자택 방문시 부재중으로 유선통화시 아들하고 산에 갔다고 하였으며, 자문의사회의 참석시 보행이 가능한 상태로 확인되어 cctv 확보하고 보험조사부에 인지사실 통보함'이라고 기재되어 있다)과 경인지역본부 통합심사회의 심사소견(을 제14호증)과도 일치한다.
위와 같은 기록과 소견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원고의 뇌손상의 정도는 비교적 경미한 수준이었고, 원고는 독립 보행과 일상생활 처리 동작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PET CT(brain) 판독 소견은 장해등급 판정의 유의미한 자료가 될 수 없고, 두부 MRI에서 나타나는 좌측 두정엽 상부의 석회화 병변은 미미할 뿐만 아니라 외상과는 무관하며, 이외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부분이 확인되지 않고, 원고의 무기력, 퇴행적 행동 등은 신뢰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의 장해등급은 제1급 제3호(신경계통의 기능 또는 정신기능에 뚜렷한 장해가 남아 항상 간병을 받아야 하는 사람)가 아닌, 보행과 일상생활이 가능하나 신경계통의 기능 또는 정신기능의 장해에 대한 의학적 소견이 인정되는 경우로서 제14급 제10호(신체 일부에 신경증상이 남은 사람)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은지
[별지]
각주1)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59조 제1항 [별표7]에 따르면 간병급여의 지급 대상은 장해등급 1, 2등급에 해당하는 경우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