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2018. 11. 26. 설립되어 상시 10여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건축용 인조석 생산업, 가공업,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서, 본사는 중화인민공화국 상해에, 주 생산공장은 중화인민공화국 신양에 각 소재하고, 해외 소재 사업장으로 참가인과 태국 등 2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원고는 2019. 3. 1. 참가인에 관리총괄 상무로 입사하였다가 이후 인사·노무·총무 관리수석으로 근무하던 자이다.
참가인은 2021. 11. 8. 원고를 업무지원부의 인사·노무·총무 담당 부수석에서 연마라인의 연마검사 담당으로 전보하는 인사발령을 공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인사발령’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인사발령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2021. 11. 12.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1. 10. 이 사건 인사발령은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생활상 불이익이 없어 정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D).
원고는 2022. 2. 14. 초심판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2022. 2. 21.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4. 20. ‘이 사건 인사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이 사건 인사발령으로 원고가 입는 생활상 불이익이 일부 존재하나 업무상 필요성과 생활상 불이익을 비교·교량하면 원고가 입는 생활상 불이익은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히 벗어난 것으로 보기 어려워 업무상 필요성이 더 크며, 근로기준법 위반이나 권리남용에 해당할 만한 특별한 사정은 없어 이 사건 인사발령은 정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는 2022. 5. 25. 재심판정서를 송달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6호증, 을가 제1, 11호증, 을나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참가인은 이 사건 인사발령 무렵부터 계속하여 사업을 폐지할 예정이라고 주장하였으나 아직까지도 제품의 재고 및 원료의 판매활동이 지속되고 있는 등 위 주장의 신빙성이 의심스러운 상황이고, 여러 상황이 호전되면 경영이 정상화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기다리는 기간 동안 휴업수당을 지출하는 등으로 인해 발생할 고정비용을 절감하기 위하여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이에 원고는 참가인이 희망퇴직자를 모집하는 절차에 응하지 아니하였는데, 참가인은 유독 원고만을 지목하여 관리직에서 현장 생산직으로 발령을 하였는바, 이 사건 인사발령은 원고를 괴롭히고 모욕을 주기 위한 보복성 조치이므로 업무상 필요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인사발령으로 인하여 임금 계산 방식이 변경되어 실질적으로 급여가 삭감되었고, 관리직 임원에서 현장 생산직 근로자로 발령을 받은 데에 따라서 직책, 업무의 내용 등이 현저하게 달라졌는바, 원고가 느낀 모욕적 감정이나 창피함과 같은 정신적 고통을 고려하면, 이 사건 인사발령에 따른 생활상 불이익이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크게 벗어나므로, 이 사건 인사발령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
원고는 이 사건 인사발령에 따른 직무 변경에 동의한 사실이 없고, 참가인은 사전에 원고와 합의를 하거나 근로계약을 새롭게 체결하는 등으로 성실한 협의 과정을 거치지도 아니하였는바, 이 사건 인사발령은 절차적 정당성이 없어 취소되어야 한다.
관계 법령 및 참가인의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참가인은 2021. 10. 15. 중화인민공화국 본사로부터 아래와 같은 내용의 통보를 받았다.
참가인은 2021. 10. 22. “구조조정 관련 공고문”을 게시하여 ‘경영상 어려움으로 인해 구조조정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므로, 직원들의 의사와 판단에 따른 희망퇴직자를 모집한다.’는 내용을 공지하고, 같은 날 전 직원을 대상으로 향후 회사 운영 방안 및 희망퇴직자에 대한 퇴직 위로금 지급 방안을 설명하기 위한 설명회를 개최하였다.
참가인은 2021. 10. 28. “구조조정 관련 공고문 2”를 게시하여 ‘예상 밖으로 상당수 직원들이 희망퇴직 의사를 표시함에 따라 이를 모두 수용할 경우 통상적인 사업운영 및 퇴직위로금의 지급이 어려워지므로, 통상적인 사업운영에 필수불가결한 잔무를 처리할 직원들은 희망퇴직 의사를 자진 철회하여 주기를 바란다.’는 내용을 공지하였다.
참가인은 2021. 11. 4. 희망퇴직자를 제외한 나머지 직원을 대상으로 재차 설명회를 개최하고, 근로자 대표의 선출을 요청하였는바, 그 주요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는 위 2차 설명회 및 근로자 대표 선출 과정에 참석하였으나 참석자 확인서 및 근로자 대표 선출 동의서에 서명을 거부하였다.
참가인은 2021. 11. 8. 직무변경에 관한 이 사건 인사발령 및 희망퇴직자 인사발령을 각 공고하였는바, 그 중 이 사건 인사발령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한편, 참가인의 연마 관련 업무는 2022. 2. 28. 종료되었고, 그 무렵까지 위 15명의 직원 중 7명이 추가로 퇴사하였는바, 참가인은 2022. 2. 25. 아래와 같이 재차 인사발령을 실시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호증, 을가 제2, 7 내지 10, 12호증, 을나 제7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ㆍ내용ㆍ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다.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ㆍ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 등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 업무상 필요에 의한 전직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나지 않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므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 전직처분 등을 할 때 근로자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직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사용자가 전직처분 등을 할 때 요구되는 업무상의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6두4416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다가 갑 제1호증의 1 내지 3, 갑 제2, 7 내지 14호증, 을가 제2 내지 6호증, 을나 제3 내지 6, 14, 15(가지번호 포함)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인사발령은 업무상 필요성이 없다거나 그로 인한 원고의 생활상의 불이익이 통상 감수해야 할 범위를 현저하게 벗어났다고 보기 어려우며, 절차상 정당성이 결여되는 등의 하자가 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인사발령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판단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업무상 필요성
⑴ 참가인 취업규칙 제53조는 ‘회사는 사원에게 업무상 필요한 경우 인사발령을 할 수 있고, 인사발령을 받은 사원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참가인과 원고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도 취업의 장소와 업무내용(직종) 등은 업무상 필요시 변경될 수 있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다.
⑵ 원고는, 참가인이 미국의 유통 문제가 해소되면 경영이 정상화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시적인 휴업이 아닌 정리해고를 단행하였는바, 폐업 예정일이라고 주장하는 시기가 계속하여 지연될 뿐만 아니라 생산공장의 직접 가동과 연관된 관리 인력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필수적인 인력이 모두 잔류한 점, 참가인이 공장과 그 부지 등 부동산 매각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보이는 점 등을 들어 참가인이 실제 폐업을 추진할 계획이 없으므로, 이 사건 인사발령의 정당성을 인정할 근거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의 위 주장은 구체적인 근거나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자료도 없이 단순히 막연한 기대나 추측에 기초한 의심을 제기하는 수준에 불과하여 받아들이기 어렵고, 오히려 참가인이 중화인민공화국 본사로부터 생산 중단 및 매각 절차 진행 지시를 통보받은 다음 ① 주식회사 T 및 주식회사 U와 사이의 도급계약을 2021. 11. 19.자로 해지하는 내용의 도급계약 해지 통지서를 각 발송하고, ② 여주시에 공장등록상태를 휴업으로 변경 처리하여 줄 것을 신청하는 한편, 집단급식소 설치·운영 종료 신고를 하였던 데다가, ③ 경기도에 대기배출시설 변경신고(폐쇄) 후 해당 배출시설 설치 허가증(신고증명서)을 반납한 사실이 있는 점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한국에서의 사업을 중단하고 폐업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여러 행정적인 조치들을 실제로 취하였던 것으로 보일 뿐이다.
⑶ 나아가 참가인이 폐업 상태에까지 이르렀는지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상당한 경영상 위기에 직면하여 생산 중단 및 인원 감축 등의 조치를 실제로 시행한 사실에 대하여는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는 것으로 보이고, 현재까지도 참가인의 직원 수는 계속하여 감소하고 있다고 보이는바, 회사의 잔존사무를 처리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남아 있는 직원들의 인원 배치를 계속하여 변경하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하는 것이 적절한지 선택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인사발령을 실시하기에 이른 것은 그 자체로 업무상 필요성이 충분히 인정된다.
⑷ 참가인이 ‘무단결근 3일, 업무 소홀로 인한 손해 발생’ 등을 이유로 원고를 징계해고 하였다가 노동위원회의 구제신청 절차 및 행정소송을 거쳐 위 징계해고가 부당해고임이 확정되었고, 이후에도 참가인은 원고를 부당해고 이전의 직책 및 업무범위에 상응하는 원직으로 복직시키지 아니한 탓에 계속하여 원고와 사이에 법적 분쟁이 발생하였던 것은 사실이지만, 참가인으로서는 원고의 복직 일자로 소급하여 원고를 관리수석으로 임명하거나 원고에게 미지급한 임금을 보전하여 주는 등 결국에는 노동위원회의 판정결과 내지 법원의 판결에 따른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을뿐더러, 경영 악화로 인하여 사업을 정리하고 구조조정까지 진행하는 상황에서 오로지 원고를 괴롭히고 모욕감을 주기 위한 목적만으로 이 사건 인사발령을 실시하였다고 보이지는 아니하며, 설령 참가인과 사이에 분쟁 관계에 있는 원고를 신뢰하지 아니하여 관리업무에서 배제하였다고 하더라도, 사용자가 근로자의 인원 배치를 변경함에 있어 그러한 사정을 참작하는 것이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생활상 불이익
⑴ 이 사건 인사발령으로 인하여 연장근로시간이 축소되거나 임금 계산 방식이 변경된 탓에 종전보다 원고의 급여 총액이 감소하였을 뿐만 아니라 관리직으로만 근무하였던 원고를 생소한 생산 현장에서 근무하게 함으로써 노동 강도나 사회적 생활관계 등의 측면에서 영향을 미치게 된 사실은 부정하기 어려운바, 원고에게 일정 부분 생활상 불이익이 발생한 사실은 인정된다.
⑵ 그러나 원고에게 부여된 업무는 직접 생산공정에 투입되는 것이 아니라 검사업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폐업 절차의 진행이라는 특수한 사정으로 인하여 비단 원고뿐만 아니라 모든 근로자들이 익숙하지 아니하거나 적극적으로 원하지 않는 업무라도 어느 정도 수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인사발령에 따른 생활상 불이익이 원고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라고 평가하기 어렵고, 오히려 앞서 살핀 바와 같은 업무상 필요성을 감안하면 원고로서도 일정 부분 불가피한 생활상 불이익을 감수할 필요가 있다.
절차적 정당성
⑴ 참가인은 구조조정을 위해 희망퇴직자를 모집하는 과정을 거친 다음 잔류한 인원을 대상으로 향후 회사 운영 방안을 설명하는 설명회를 개최하였는데, 원고도 위 설명회에 참석하여 연마 및 출하 등과 같이 관리직이 아닌 직무로 전보 조치하는 인사발령이 실시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정을 충분히 알게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⑵ 참가인으로서는 폐업을 앞둔 상황에서 잔류 인원 및 업무 범위가 계속하여 축소되고 있어서 원고와 협의를 거쳤더라도 특별히 다른 대안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⑶ 게다가 참가인의 취업규칙에 전보대상자와 사전에 반드시 협의하도록 하는 규정은 없는바, 설령 참가인이 원고와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을 들어 이 사건 인사발령이 무효라고 볼 수도 없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 인사발령은 부당하다고 할 수 없는바, 이와 결론을 같이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석(재판장) 김규현 김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