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1988. 4. 1. 경위로 임용되었고, 2011. 12. 31. 총경으로 승진하였다. 그 후 원고는 2017. 12. 26.부터 2018. 8. 5.까지 서울특별시지방경찰청 B과에서 과장으로 근무하는 등 현재까지 경찰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피고는 2021. 6. 14. 원고에 대한 아래 각 징계사유(이하 ‘이 사건 각 징계사유’라 한다)가 국가공무원법 제63조의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경찰청 경찰공무원 중앙징계위원회(이하 ‘이 사건 징계위원회’라 한다)에 중징계의결을 요구하였고, 이 사건 징계위원회는 2021. 6. 22.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원고에 대하여 정직 3월의 징계의결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의결’이라 한다).
피고는 이 사건 징계의결에 따라 2021. 6. 29. 원고를 3월의 정직에 처하는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2021. 7. 16.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하였으나, 위 소청심사위원회는 2021. 10. 7. 위 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6호증, 을 제1, 39, 43, 44, 4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은 다음과 같은 사유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절차적 위법성
국가공무원법에 의하면 검찰에서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징계 의결의 요구나 그 밖의 징계 절차를 진행하지 아니할 수 있고 이 경우 수사의 종료 통보를 받은 날부터 1개월이 지난 날까지 징계시효가 연장된다(제83조 제2항, 제83조의2 제2항). 피고는 검찰에서 원고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었으므로 수사의 종결 통보를 받은 날부터 1개월 내에 징계의결의 요구나 그 밖의 징계절차를 진행하면 되었다. 이에 원고는 담당 감찰관에게 수사가 종결될 때까지 원고에 대한 감찰 조사를 유예해 줄 것을 요청하였고 이 사건 징계위원회에서도 같은 취지로 징계의결의 보류를 요청하였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에 대한 대면조사를 하지도 않고 경찰 수사 자료로 대면조사를 갈음하는 방법으로 징계절차를 진행하여 충분한 조사 없이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징계사유 부존재
원고는 ‘행복한 성생활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의 말을 했을 뿐 이 사건 각 징계사유와 같은 성희롱을 한 사실이 없다. 또한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원고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한 행위가 아니므로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피고는 객관적인 증거 없이 신빙성이 부족한 피해자의 진술에 근거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절차적 위법성 주장에 관하여
경찰 감찰 규칙 제17조는 ‘감찰관은 직무상 조사를 위한 출석 요구를 할 수 있고(제1항 제1호) 소속공무원은 감찰관으로부터 위 요구를 받은 때에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그 요구에 응하여야 한다(제2항).’고 규정하고 있고, 제25조는 ‘감찰관은 감찰조사를 위하여 조사대상자의 출석을 요구할 때에는 조사기일 3일 전까지 출석요구서 또는 구두로 조사일시, 의무위반행위사실 요지 등을 통지하여야 한다(제1항 본문).’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국가공무원법 제83조 제2항은 ‘검찰․경찰, 그 밖의 수사기관에서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하여는 수사개시 통보를 받은 날부터 징계의결의 요구나 그 밖의 징계절차를 진행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갑 제1, 2호증, 을 제5, 22, 28, 4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피해자가 2020. 11. 22. 원고를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하였고, 서울지방경찰청은 원고를 수사한 뒤 2020. 12. 24. ‘원고가 2018. 6. 26. 22:00경부터 23:00경 사이 서울 서대문구 소재 횟집에서 피해자와 같이 술을 마시며 대화를 나누던 중 피해자의 손을 잡아 추행하였다’는 피의사실에 대하여 불기소의견(증거불충분)으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송치한 사실, ②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감찰관이 2021. 2. 25. 원고에게 전화로 연락하여 감찰조사를 위한 출석을 요구하자 원고는 원고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임을 사유로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진술한 사실, ③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감찰관이 2021. 5. 10. 원고에게 재차 감찰조사를 위한 출석을 요청하였으나 원고는 같은 사유로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진술하였고 이에 감찰관은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작성한 원고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를 감찰조사 자료로 갈음하겠다고 고지한 사실, ④ 이후 원고는 2021. 6. 22. 개최된 이 사건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이 사건 각 징계사유를 부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관련 규정의 내용 등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① 원고는 감찰조사를 위한 출석 요구를 거부하였으므로 원고의 출석 요구 거부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감찰관은 원고의 출석 없이 서면심사로 징계의결 요구를 할 수 있는 점, ② 원고는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조사를 유예해달라는 이유로 출석 요구를 거부하였는데, 원고의 피의사실은 ‘원고가 피해자의 손을 잡아 추행하였다’는 것으로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각 언어적 성희롱 부분은 수사대상에 포함되지 않았고 신체적 성희롱 부분 역시 강제추행 혐의의 인정을 전제로 하지 않으므로 ‘수사기관에서 수사 중인 사건’에 관한 국가공무원법 제83조 제2항이 직접 적용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점, ③ 설령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수사기관에서 수사 중인 사건’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국가공무원법 제83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면 징계권자는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서도 그 재량에 의하여 징계절차를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할 수 있는 점, ④ 달리 원고에게 감찰조사에 출석하지 못할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⑤ 서울경찰청 소속 감찰관이 원고에게 감찰조사에 출석하여 원고의 사정을 설명할 것을 거듭 권유하였고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피의자신문조서 등으로 조사를 갈음하겠다고 고지하자, 원고도 사실상 이에 동의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⑥ 설령 이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진술권을 충분히 보장하지 않은 절차적 위법이 있다 하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이 사건 각 징계사유에 대하여 설명한 이상 방어권이 침해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감찰관이 원고에 대한 대면조사를 하지 않고 징계절차를 진행한 것에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징계사유의 부존재 주장에 관하여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을 제13 내지 2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고려하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있었다고 인정된다.
◯ 이 사건 각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피해자는 수사과정에서 피해 사실의 주요한 부분을 일관되게 진술하였고, 그 진술에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라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다.
◯ 피해자는 피해 당일인 2018. 6. 26. 23:14경부터 직장 동료 2명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 피해 사실을 알렸다. 원고는, 원고가 같은 날 21:21분과 22:11분에 각 편의점에서 물건을 구매했으므로 피해자와 21:21분경 이전에 만나 22:11분경 이전에 헤어졌는데, 피해자는 원고와 헤어진 이후인 23:14분경부터 직장 동료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면서 마치 피해 상황을 생중계하듯이 이야기하였으므로, 위 카카오톡 메시지는 객관적인 증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21:20경 피해자에게 ‘자리 끝났냐’고 문자를 보내자 피해자가 21:26경 ‘지금 파할 분위깁니다. 한잔 더 하실까요.’라고 문자를 보낸 점, 원고가 이후 피해자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중 ‘담배 사고 나서 이어진 얘기 중 제 신상 주변의 일을 그렇게 털어 놓은 걸 이해할 수 있는 피해자가 아닌 걸 제가 잘못 판단을 했습니다’는 내용이 있는 점, 원고는 수사과정에서 ‘술자리 중간 중간에도 옥상 밖에 나가서 담배를 피우면서 기자에게도 담배를 피우냐고 물어봤더니 담배를 피운다고 하면서 근처 가게에서 담배를 사와 같이 담배를 피운 기억이 있다’고 진술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와 피해자가 21:21분경 이전에 만나 22:11분경 이전에 헤어졌다고 볼 수는 없고, 오히려 원고는 21:21분경 이후 피해자를 만나 이야기를 하던 중 22:11분경 편의점에서 담배를 구매하고 다시 자리로 돌아와 피해자와 이야기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 피해자는 다음 날 오전 선임기자에게 피해사실을 알렸고, 이에 선임기자가 원고에게 항의하면서 사과를 요구하자, 원고는 피해자에게 사과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원고가 보낸 메시지에는 ‘부적절한 대화로 흐르게 된 맥락은 기억한다‘, ’제가 실없는 이야기, 부적절하고 불편한 얘기가 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중간에 기자님이 또래 남성과는 얘기도 안되고 사귈 마음도 없다고 하셨고 그 말에 오버하는 얘기를 취해서 떠벌렸던 것 같은데’, ‘결혼과 남녀사이 관계에 대해서 얘기했고 제가 겪는 고민도 말씀 드린 것 같고, 제가 혼자 상경해서 그 근처에서 살았는데, 애 엄마가 여행도 자주 가고 서로 별로 간섭하지 않는다.’, ‘용서를 구하고 양해를 부탁드립니다.’는 내용이 있다.
◯ 원고는, 피해자의 진술이 피해자로부터 피해 사실을 전해들은 참고인들의 진술과 불일치하여 일관성이 없으므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신체적 성희롱의 경위에 관하여 피해자는 원고와 술집에서 대화하는 과정에서 악수를 하게 되었다고 진술하였고, 참고인들은 피해자가 집에 가기 위해 택시를 기다리는데 손을 놓아주지 않았다고 진술하여 피해자와 참고인들의 진술이 서로 다르기는 하다. 그러나 피해자가 원고와 악수를 하게 된 경위를 구체적으로 진술한 점, 참고인들은 피해 시점으로부터 2년 이상이 지난 2020. 11. 내지 12.경에 이르러 피해자로부터 전해들은 내용을 다시 진술한 것이므로 참고인들의 진술이 정확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해 경위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고 보이고, 위와 같이 피해자와 참고인들의 진술이 일부 다르다는 사정만으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부인할 수는 없다.
나아가 앞서 든 증거,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① 원고와 피해자는 상호 업무적으로만 연관이 되어 있었을 뿐 서로 편하게 농담을 할 정도로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② 당시 원고는 유부남이었고 피해자는 미혼의 여성이었던 점, ③ 피해자는 당시 당혹스럽고 수치스러웠다고 진술한 점, ④ 실제 피해자가 피해 당일 직장 동료들에게 원고에 대한 불쾌함을 표현한 점, 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담당 검사는 신체적 성희롱 부분에 관한 원고의 행위에 대하여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처분을 하였으나, 이는 강제추행이라는 형사상 책임에 대한 검사의 판단일 뿐이고, 이 사건 처분의 징계사유가 되는 행위를 반드시 형사상 범죄행위와 동일시할 수는 없고 형사상 강제추행에 이르지 않아도 성희롱이 성립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하여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인정된다고 판단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순열(재판장) 김웅수 손지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