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9. 1. 선고 2022구합5158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상시 약 12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영상기획, 제작, 제작대행 및 배급업, 매니지먼트사업, 문화, 공연, 음반 제작 관련 컨설팅업 등을 행하는 회사이다.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는 D이고, 원고는 2016. 9. 1. 참가인 회사에 부대표 직위로 입사한 사람이다.

나.

참가인은 2021. 6. 30. '① 원고가 대표이사에 대한 허위사실을 날조 유포하고, ② 업무태도와 성과에 대해 개선의 여지가 없으며, ③ 사적으로 사용한 비용을 회사의 영업비로 청구하였고, ④ 회사 소속 아티스트의 연주료를 개인적으로 유용했으며, ⑤부하직원들에게 폭언과 괴롭힘을 하였고, 이는 취업규칙 제58조에서 정하고 있는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원고는 2021. 7. 1.까지 소명자료를 제출할 수 있으며 진정성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 2021. 7. 2.자로 계약관계가 종료된다'는 내용의 해고예고통보서를 보냈고, 2021. 7. 2. 원고를 해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

다.

원고는 2021. 7. 22.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가 참가인을 부당하게 해고하였다는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9. 16.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위 구제신청을 각하하였다. 이에 원고가 2021. 10. 22.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12. 14. 초심판정과 마찬가지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는 해당하지 않으나 2021. 10. 21.자로 개정된 노동위원회 규칙<1>에 따라 초심의 각하 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원고는 참가인 회사에서 고정급여를 지급받았고 참가인 대표이사의 업무상 지휘감독을 받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이다. 원고의 출퇴근시간이 일정하지 않았던 것은 원고의 담당업무가 주로 영업활동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참가인은 적법한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고 허위의 징계사유를 구성하여 원고를 해고하였으므로 이는 무효이고,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취소되어야 한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1)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에 대한 종속적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 시간·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를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도록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해 스스로 이윤을 창출하거나 손실 등 위험을 부담하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 인정되는지 등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 다만 사용자가 정한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는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되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근로자가 아니라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 어떤 근로자에게 누가 임금 등의 지급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할 때에도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해야 하고, 이때 위와 같은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대법원 2022. 3. 31. 선고 2019도10297 판결 등 참조).

2)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법인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법인으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참조).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8 내지 53호증, 을가 제1 내지 3호증, 을나 제1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지위나 명칭이 단순히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불과하다거나,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참가인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오히려 원고는 참가인의 부대표로서 참가인 회사 또는 그 대표이사인 D과의 신임관계 하에 광고음악 제작 및 영업, 인사관리 등 회사 전반에 걸쳐 일정한 자율성을 갖고 일을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가)

원고는 2013년부터 1,500편 이상의 광고음악에 참여하고 다수의 잡지에 인터뷰를 하였으며, E 주제가에도 참여하는 등 음악감독으로서 상당한 유명세를 가지고 있었다. 참가인은 원고의 음악감독으로서의 경험 및 노하우, 인맥 등을 사업에 활용하기 위해 원고를 부대표로 영입하였고, 본래 참가인 회사의 상호는 '주식회사 F'였으나 원고의 제안으로 '주식회사 B'로 상호를 변경하였다. 그 무렵 나온 참가인 홍보기사에는 '광고계를 주름잡던 두 거장(D 및 원고)이 의기투합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감성과 진심을 담은 소리를 전하고자 하는 바람을 담아 'B을 지난 10월 오픈하였다'고 기재되어 있고, 참가인의 회사 소개 PPT 이력에도 D이 2001년부터 2016년까지 'F'를 설립하였다가 2016년 'B'을 '설립'한 것으로, 원고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G 음악감독을 하다가 2016년 'B'을 '설립'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이를 종합할 때 참가인 회사는 원고의 영입을 계기로 새로운 회사를 설립한 것에 준할 정도의 대대적인 조직개편 및 쇄신을 단행하였고, 대외적으로도 원고에게 위 회사의 공동경영자라는 인식을 부여하며 원고에게 광고음악 제작 및 수주 등에 관한 포괄적인 권한을 맡긴 것으로 보인다.

나)

실제로 원고는 광고음악 제작 및 수주 업무에 관하여 독자적인 의사결정권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거래처에 제시할 견적금액을 직접 정하고 네고(nego) 등 가격 조정도 직접 하였으며, 세션 등 비용지출 여부 및 금액, 시기도 정하였다. 뿐만 아니라 원고는 직원들의 채용, 연봉 협상 및 상여금에 관해서도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직원들의 인턴 및 정직원 근무시기, 급여, 상여금 액수, 매년 급여 인상여부 및 인상율 또한 직접 정하였다. 원고의 위와 같은 광고음악 제작 및 수주 여부 직접 결정, 직원들에 대한 인사관리 등은 원고가 단순히 실무를 총괄하는 것을 넘어 경영상 의사결정을 한 것에 가까워 보인다.

원고는 주요 의사결정의 경우 참가인 대표이사 D의 승인을 구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D의 지시를 받았다는 근거로 제시한 카카오톡 대화내역(갑 제8호증) 또한 그 시간적 간격이 상당하여 원고가 담당한 광고음악 제작 및 수주 업무 전반에 관하여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보기에는 부족할 뿐 아니라 그 내용도 D의 일방적인 업무지시라기보단 일부 수주 건에 대한 업무내용을 서로 협의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가 업무 관련으로 D에게 보낸 메일 대부분은 업체로부터 받은 메일을 다시 D에게 전달(포워딩)한 것으로서, 해당 업체와의 업무 진행상황을 공유한 것에 가깝고 특별히 D의 의사결정을 요청하거나 지휘감독을 기다리는 내용은 발견되지 않는다.

다)

원고는 참가인 회사에 재직 당시 D 대표이사의 허락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출퇴근 여부를 결정하였다. 원고는 2018. 7.경부터 2019. 12.경까지는 매월 약 10일 정도만 출근하였고, 2019. 12. 이후에는 2020. 3.에는 5일, 2020. 4.에는 3일, 2020. 5.에는 6일만 출근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원고가 특별히 참가인으로부터 제재나 징계를 받았다는 사정은 찾아보기 어렵다.

원고는 본인이 참가인 회사에서 영업활동을 주로 담당하였으므로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더라도 외근 및 출장을 통해 업무를 상시적으로 수행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 취업규칙 제35조에 따르면 출장 등 임무를 수행하는 직원은 그 기간 중에도 회사와 연락체계를 갖춰 회사의 지시에 따라야 하고, 복귀 즉시 그 결과를 보고하여야 하며, 일정 변경시 회사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원고는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원고가 참가인 회사에 출근하지 않은 기간 전부를 참가인 회사를 위한 영업활동에만 매진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을 뿐더러, 일부 영업활동을 한 시간이 포함되어 있더라도 원고의 자유로운 업무수행 형태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는 참가인과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하였다기보다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한 것에 가까워 보인다.

라)

참가인 취업규칙 제48조에 따르면 참가인 회사 직원들은 연차휴가 사용 전 7일 전까지 휴가사용계획서를 제출하여야 하고 타 직원들은 연차 사용승인서에 결재를 받은 뒤 연차를 사용하였으나, 원고는 이러한 절차 없이 자유롭게 휴가를 사용하고 연차 사용 후에도 그러한 사실을 참가인 측에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참가인에게 특별한 보고 없이 2017. 10.경 12일간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오기도 하였다<2>. 원고는 항상 참가인의 사내 이메일로 휴가일정을 사전에 보고하고 승인받았으나, 이 사건 해고 후 참가인이 원고의 이메일을 삭제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는 재심절차 당시 위 주장과 달리 '구두 또는 카카오톡'으로 휴가사용을 보고하였다고 진술하였고(갑 제5호증 재심판정서 제18면 참조), 참가인이 재심절차 및 이 법원에 제출한 원고와 참가인 간의 이메일 송·수신 내역을 살펴보더라도 원고 주장과 같이 휴가사용을 사전 보고한 자료는 찾을 수 없다.

마)

원고는 월 1,200만 원의 급여를 지급받고 실비로 지출한 영업비 명목으로 200만 원을 별도 지원받았다. 원고의 위 급여수준은 근로자들 사이에서 맡은 직책과 업무에 따라 급여의 차이가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참가인의 타 근로자들에 비해 약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원고의 위와 같이 높은 기본급은, 원고가 참가인의 매출과 직결되는 광고제작 및 수주 업무를 담당하였고, 뒤에서 보듯이 실적에 비례한 이익금을 분배받는 대신 이를 보전하기 위해 높게 책정된 보수의 성격에 가깝다.

원고는 참가인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지 않고 고정급여만을 지급받았으므로 원고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D은 당초 원고의 실적에 비례하여 이익금을 분배할 것을 제시하였으나, 원고는 일정 수준의 기본급을 받기를 희망하였던바, 이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실적에 비례하여 이익금을 분배받게 되면 그 실적에 따라 매월 지급받는 돈의 편차가 크기 때문에 그 대신 일정하게 높은 수준의 기본급을 지급받는 것을 택한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가 고정급을 지급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원고가 참가인의 근로자라고 볼 수는 없다.

바)

원고는 2019. 12.경부터 종합광고대행사인 주식회사 H(이하 'H'라고 한다)의 콘텐츠마케팅본부 본부장을 겸직하였다. 그러나 일반적인 회사는 대체로 기존 회사의 업무에 전념하게 되지 못할 가능성을 이유로 근로자의 겸직허가신청을 승인하는 데 엄격한 요건을 들고 있고, 특히 동종업계 내 타 회사에 대한 겸직허가를 승인하는 예는 찾기 힘든 편이다. 실제로 원고 외 참가인 회사에서 겸직이 승인된 사례는 없는 반면, 원고의 경우 타 직원과 달리 H와의 겸직혜택을 받았을 뿐 아니라 그 겸직조건도 대부분 원고가 정하였다.

원고는 참가인 대표이사의 승인이 있어야 비로소 겸직이 가능하였으므로 이를 이유로 원고의 근로관계상 종속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이 원고의 겸직을 승인한 주된 이유는, 참가인 스스로도 원고가 참가인 회사의 전속성이 약하였음을 인지하고 있어 겸직에 대한 원고의 의지를 강하게 제지하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보인다[실제로 원고는 D 대표이사의 명시적인 승인을 받기 전에 이미H 업무를 보기 위한 책상을 참가인 회사 내에 들여왔고, D 대표는 원고가 제시한 겸직 조건사항에 장기간 답을 하지 않는 등 탐탁지 않은 감정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사)

원고는 2016. 9. 1.부터 참가인 회사에서 일하였지만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있었고, 참가인의 타 직원들 또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다가 원고를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은 2018. 10.경 일괄적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반면 원고는 2021. 6. 참가인 직원 I 부장의 요청에 따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위 근로계약서상 근로조건은 임금 및 근무장소, 근로시간 등이 실제와 상이하다. 이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근로계약서는 참가인의 주장처럼 노동청의 근로감독에 대비하여 전 직원 근로계약서가 필요하다는 노무사의 조언을 들은 참가인 직원 I 부장이 원고 또한 그러한 서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요청함에 따라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이므로, 위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었다는 사실만을 근거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2)

따라서 원고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아 구제신청의 당사자적격이 없다. 이와 같이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5.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우찬(재판장) 이은경 김민아

각주1) '당사자 적격이 없는 경우'를 각하사유로 규정하였던 노동위원회 규칙 제60조 제1항 제3호가 2021.10. 21. 규칙 개정으로 삭제됨

각주2) 을나 제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21. 11. 8. 제출한 구글캘린더 캡쳐본에는 해당 일정이 '이태리'로만 기재되어 있었으나(제1면) 원고가 2021. 12. 13. 다시 제출한 구글캘린더 캡쳐본에는 '이태리-휴가'로 기재되어 있다. 이는 참가인으로부터 휴가 사용에 관한 동의를 받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원고가 임의로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