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당사자의 지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한국고전번역원법에 따라 2007. 11. 23. 설립되어 상시 약 14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고전문헌의 수집·연구·번역 등의 사업을 수행하는 교육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원고는 2013. 2. 1. 참가인에 연구직(무기계약직 2급)으로 입사하여 C부서에서 근무하였다.
징계처분의 경위
단기 일용직 근로자로서 참가인에 근무하던 D(이하 ‘피해자’라 한다)은 2021. 2. 16. 참가인의 성희롱 고충심의위원회(이하 ‘고충심의위원회’라 한다)에 ‘원고가 피해자에게 업무와 무관하게 사적인 친분을 강요하고, 성적 수치심과 혐오감을 유발하는 언동을 하는 등 1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취지의 신고(이하 ‘이 사건 성희롱 신고’라 한다)를 하였다.
고충심의위원회는 2021. 2. 17.부터 2021. 3. 15.까지 이 사건 성희롱 신고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후 2021. 3. 30. 회의를 개최하여 “원고가 성희롱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였고 그 비위 정도가 심하며 고의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므로 중징계를 요구한다”는 의결을 하였다. 고충심의위원회는 2021. 4. 1. 원고에게 위 의결 결과를 통보하였고, 2021. 4. 2. 참가인에게 원고에 대한 징계 의결을 요구하였다.
참가인은 2021. 4. 8.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피해자에 대하여 업무와 무관한 친분관계 및 사적인 관계형성을 유도하고, 성적 굴욕감을 느끼게 하는 시를 지어 보내는 등의 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해임을 의결하였고, 2021. 4. 12. 원고에게 임직원행동강령 제32조(성희롱 금지) 위반, 복무규정 제6조(품위유지의 의무) 위반으로 인사규정 제25조 제1호에서 정한 ’본원의 명예를 훼손하였을 경우‘에 해당하여 해임에 처한다는 내용의 징계처분명령서를 전달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원고는 2021. 4. 19. 참가인에게 이 사건 해고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재심 인사위원회는 2021. 4. 22. 원고의 재심 청구를 기각하여 이 사건 해고를 확정하였다. 재심 인사위원회의 징계의결서에 기재된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는 다음과 같다(이하 아래 글상자 기재 순번에 따라 ’제○징계사유‘라 한다).
원고의 구제신청 및 노동위원회의 판정
원고는 2021. 6. 21.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9. 10. ‘제1징계사유는 이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여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으나, 나머지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며 절차상 하자도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E).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1. 10. 25.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12. 13. ‘제2, 3징계사유는 성희롱으로 보기 어려워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으나, 제1, 4, 5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되고, 이에 대한 징계양정이 적정하며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B,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 10호증, 을가 제7 내지 10, 13 내지 1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하므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절차상 하자 주장
참가인이 2021. 3. 30. 고충심의위원회를 개최하기에 앞서 원고에게 이 사건 성희롱 신고의 내용을 알려주지 않았고, 원고는 위 위원회에 출석하여 허위로 날조된 피해자의 주장을 듣고 충격을 받아 제대로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고충심의위원회의 의결 및 이를 근거로 한 이 사건 해고에는 중대한 절차상 위법이 있다.
이 사건 재심판정에서 증거자료로 삼은 ‘전화 등 사실확인내용(을가 제20호증)’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심문기일이자 판정일인 2021. 12. 13. 결재된 문서로서 재심판정 절차에서 원고에게 제시되지 않았다. 따라서 위 문서를 사실판단의 근거로 삼은 이 사건 재심판정은 그 절차에 있어 법률을 위반한 것이다.
징계사유 부존재 주장
제1징계사유 원고는 피해자에게 “세상에서 문학과 여자가 제일 좋다”, “여자가 좋다”는 말을 한 사실이 없고, 설령 위와 같은 말을 하였더라도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주는 발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원고는 “와이프하고만 사귀고 해봐서 억울하다”, “다시 태어나면 외국 여자랑 결혼할 것이다”라는 말을 한 사실이 없고, 위 발언은 제1징계사유에 포함되지 않는다.
제4징계사유 이 부분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노래가사는 원고가 피해자에게 한 농담이나 장난에 불과하여 성희롱으로 볼 수 없고, 당시 피해자도 재미있다고 하며 웃었을 뿐 불쾌감을 표시하지 않았다. 피해자는 사후적으로 원고에게 분노의 감정을 갖게 되자 원고에게 앙갚음하기 위해 허위의 주장을 하는 것에 불과하다.
제5징계사유 원고가 피해자에게 보낸 자작시의 내용에 성적 언동은 포함되지 않았다. 피해자가 위 자작시에 대하여 불쾌함과 모욕감을 느꼈다고 하더라도 이는 성적 언동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과거를 자작시에 담았다는 것에 분노한 것이므로, 이를 성희롱으로 볼 수 없다.
징계양정 과다 등 주장 이 사건은 개인 간의 불화에 지나지 않는데 사용자인 참가인이 이를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부당하고, 설령 이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노동권을 박탈하는 이 사건 해고는 지나치게 과도하다.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피해자는 참가인 산하 교육원의 교육 연수생으로, 연수 중 2개월의 기간을 정하여 참가인의 일용직 근로자로 채용되어 2021. 1. 4.부터 원고와 같은 부서인 C부서에서 근무하였다. 피해자는 1988년생인 미혼 여성으로, 원고보다 16세 정도 나이가 적고, 원고의 업무와는 관련이 없는 업무를 맡아 수행하였다.
피해자가 2021. 2. 16. 제기한 이 사건 성희롱 신고의 구체적인 내용은,『1 원고가 상당한 연령차의 중년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세상에서 문학과 여자가 제일 좋다”, “여자가 좋다”, “성적으로 자유로워야 한다”, “한 여자와만 결혼하고 해본 적밖에 없어서 억울하다”는 등의 부적절한 언동을 하여 성적 혐오감을 유발했다. 2 원고의 학계와 선행연구자와의 친분을 강조하며 교류를 요구했다. 3 개인연락처를 이용해 업무시간 내외를 불문하고 수십 차례 연락을 지속하면서 그림, 자료를 보내고 의견을 강요하거나 논문을 달라는 부당한 요구를 했다. 4 퇴근 후에 동행을 요구하면서 성적으로 부적절한 언동을 하였고, 원치 않는 차를 마시자고 강요하였다. 5 신체에 관한 발언을 하거나 관련 내용으로 노래가사를 만들어 피해자를 모욕하고 성적 수치심이 들게 만들었다. 6 피해자의 사생활이 묘사된 시를 작성하여 보냄으로써 피해자를 성적으로 희롱하고 모욕하며 성적 굴욕감을 느끼게 했다』는 것이다.
원고는 2021. 1. 19.부터 2021. 2. 10.까지 피해자에게 다수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을 발송하였는데, 그 중 상당 부분은 근무시간(09:00~18:00)이 아닌 때에 발송되었고, 피해자에 대한 존칭 없이 ‘투 ○○’이라고 피해자의 이름을 부르는 내용 등이 포함되어 있다. 원고는 2021. 2. 8. 21:43경 피해자에게 “너무 늦은 시간이라 그렇긴 한데 지하철에서 논문 읽다 ○○ 선생 논문 읽는 데 F 선생님 G 읽는 느낌 ᄒᄒᄒ”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또한 원고는 2021. 2. 10. 피해자에게 “H 그림 좋아하는 거 한 점 다운받아 보내주면 안될까요? 이것도 업풍(業風)이 될려나”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피해자로부터 H의 그림 파일을 첨부한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라는 답장을 받자, 다시 피해자에게 “그렇지 않아도 ○○ 문열고 나가는데 뭔가 너무 아쉬웠는데 축복 같은 선물을 주네요. 너무 감사해요”라고 답장하였다.
원고는 2021. 2. 1. 퇴근하던 중 피해자를 만나게 되어 함께 지하철역으로 걸어가다가 피해자에게 ‘차 한 잔 하자’고 하였고, 피해자와 인근 커피숍에서 차를 마시며 대화하였다. 피해자는 고충처리위원회의 조사 과정에서 당시의 상황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원고는 2021. 1. ~ 2021. 2. 사이에 피해자의 외모 중 눈에 대하여 언급하며 “어우 무서워”라는 말을 하였고, 피해자와 함께 근무한 다른 일용직 근로자는 고충처리위원회의 조사 과정에서 “원고가 평소 피해자의 신체(눈)에 대해 자주 언급하였고 ‘눈을 보면 무섭다’는 말을 하곤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한편 원고가 2021. 1. 31. 피해자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원고는 2021. 2. 3. 피해자와 함께 근무한 다른 일용직 근로자인 I에게 “지금에야 퇴근하는데 하늘에 눈이 걍 ○○(피해자의 이름)하게 쏟아지네 나를 다 덮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다음과 같이 피해자의 이름을 넣은 피해자의 눈에 관한 노래가사를 만들어 2021. 2. 4. 피해자 및 다른 직원들에게 보여주었다. 고충처리위원회의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는 위 노래가사에 관하여 “원고가 피해자의 신체부위를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시의 소재로 삼기까지 하여 불쾌감을 느꼈다”, “(당시 원고에게 위 노래가사가 재미있다는 말을 한 것은) 원고가 자신의 랩이 어떠냐고 물었기에 차마 저급하다고 면전에 말할 수 없어서 그냥 한 말이다”라는 의견을 제출하였고, I은 “원고가 노래가사를 지어 피해자보다 먼저 I에게 보여 의견을 물었고, I이 피해자의 감정을 해칠 수 있으므로 자제를 요청하였으나 결국 원고가 노래가사를 피해자를 포함한 모두에게 보여주었다. 노래가사에 대한 피해자의 반응은 표면적으로 웃는 얼굴이었지만 그것은 같은 자리에 있는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일 뿐이지 내심으로 반겼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진술하였다.
원고는 2021. 2.초경 피해자를 포함하여 기간제 근로자 3명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였는데, 피해자는 고충처리위원회에 원고가 당시 “나는 세상에서 문학과 여자가 제일 좋다”, “성적으로 자유로워야 한다”, “사귄 여자도 해본 여자도 와이프밖에 없어 억울하다”는 등의 발언을 하였다고 신고하였다. 원고는 2021. 3. 12. 고충처리위원회의 문답조사에서 위 점심식사 중의 발언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한편, 중앙노동위원회 조사관은 2021. 12. 7. 11:00경 원고의 위 점심식사 중 발언과 관련하여 당시 점심식사를 함께 하였던 기간제 근로자 1명과 전화 통화를 하였고, 그 통화 내용을 ‘전화 등 사실확인내용’이라는 표제의 문서(이하 ‘이 사건 문서’라 한다)로 작성하였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사건 문서는 이 사건 재심판정서에 노동위원회가 확보한 증거인 ‘노위 제3호증’으로 기재되었으나, 원고 및 참가인에게 제시되거나 송달되지는 않았고, 2021. 12. 13. 중앙노동위원회 과장의 내부 결재를 받은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2021. 2. 11. 피해자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자작시(이하 ‘이 사건 자작시’라 한다) 및 그에 대한 설명을 이메일로 보냈고, 같은 날 재차 피해자에게 “선생님 혹시 시 읽으시면 짧게라도 좋은지 허접한지 찝찝한지 부질없는지 황당한지 남겨주시면 안될까요?”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피해자는 고충처리위원회의 조사 과정에서 이 사건 자작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한편 피해자는 미국 유학을 고려하고 있었고, 원고는 피해자에게 “피해자가 유학가면 미국으로 놀러가도 되느냐‘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피해자는 당초에 정한 2개월의 근무기간을 다 채우지 않은 상태로 참가인에서 퇴사하였다. 피해자는 고충심의위원회에 병명을 ’적응장애(Adjustment disorders)‘로 하는 2021. 2. 18.자 정신건강의학과 진단서를 제출하였고, 위 진단서에는 ”상기 환자 업무상의 우월적 관계를 이용한 성적 언동 등 이후(본인 진술) 발생한 불안감, 신경과민, 흉부 불편감, 불면 등을 주소로 내원한 환자임. 1차례 진료 받았으며 향후 불명일간 면담 및 약물 치료 등 유지 치료 필요할 것으로 사료됨“이라는 소견이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참가인을 상대로 이 사건 해고에 대한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하였고, 서울서부지방법원은 2022. 7. 21. ”이 사건 해고에 절차상 하자가 인정되지 않고, 원고가 피해자에게 한 행동들은 참가인의 ’징계 및 재심에 관한 규칙‘에서 정한 ’성희롱‘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21가합35042). 원고가 위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고, 현재 항소심이 계속 중이다(서울고등법원 2022나2028858).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9호증, 을가 제1 내지 6, 20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절차적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고충심의위원회 절차상의 위법 여부 을가 제1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참가인이 2021. 2. 18. 원고에게 이 사건 성희롱 신고가 접수되었음을 통보하였을 뿐, 피해자가 한 이 사건 성희롱 신고의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참가인의 ’성희롱·성폭력 예방지침(갑 제2호증의 27)‘에서 고충심의위원회 개최 전 성희롱 행위자에게 성희롱 신고의 구체적인 내용을 통보하여야 한다는 규정은 두고 있지 않고, 달리 참가인이 그와 같은 내용의 절차 규정을 두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또한 을가 제1, 2, 8, 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1 고충심의위원회가 개최되기 전인 2021. 3. 12. 원고는 대리인으로 선임한 변호사가 동석한 가운데 이 사건 성희롱 신고에 관하여 참가인과 문답한 사실, 2 위 문답 과정에서 참가인은 원고에게 제1 내지 5징계사유를 포함하여 이 사건 성희롱 신고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인정 여부 등을 질문하였고, 이에 대해 원고가 각 사안별로 원고의 입장을 자세히 진술한 사실, 3 원고는 2021. 3. 30. 고충심의위원회에 출석하여 재차 이 사건 성희롱 신고의 취지에 대해 설명을 들었고, 설명된 사건요지와 원고에게 배부된 문답서에 이상이 없다고 확인한 후 원고가 소명서를, 원고의 대리인이 의견서를 각 읽었으며 탄원서 등 소명자료를 제출한 사실 등이 각 인정된다.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성희롱 신고의 조사 단계 및 고충심의위원회 심의 절차에서 참가인으로부터 제1 내지 5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사실관계를 비롯하여 이 사건 성희롱 신고의 내용을 제시받아 그 내용을 충분히 인식하였고, 그에 대해 적극적으로 다투는 등으로 충분히 방어권을 행사하였다고 보인다. 따라서 원고가 고충심의위원회에서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하였고 이로 인해 위 고충심의위원회의 의결 및 이 사건 해고에 절차상 위법이 존재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재심판정 절차상의 위법 여부
근로기준법 제29조 제1항에서는 ’노동위원회는 근로자의 부당해고등 구제신청을 받으면 지체 없이 필요한 조사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노동위원회법 제23조 제1항은 ’노동위원회는 소관 사무와 관련하여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등 그 사무집행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근로자, 노동조합, 사용자, 사용자단체, 그 밖의 관계인에 대하여 출석·보고·진술 또는 필요한 서류의 제출을 요구하거나 위원장 또는 부문별 위원회의 위원장이 지명한 위원 또는 조사관으로 하여금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업무상황, 서류, 그 밖의 물건을 조사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구 노동위원회규칙(2022. 4. 29. 노동위원회규칙 제2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6조에서는 ’노동위원회는 당사자의 주장이 일치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당사자와 증인 또는 참고인을 출석시켜 조사할 수 있다. 이 경우 진술서를 작성·제출하는 것으로 조사를 대신할 수 있다(제2항)‘고 정하고 있고, 제47조에서 ’조사관은 조사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에 대하여 당사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 노동위원회의 결정으로 이를 열람하도록 하거나 그 사본을 교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을 뿐, 노동위원회가 사실조사를 통해 증거자료 등을 확보하면 곧바로 이를 당사자에게 제시하여야 한다거나 당사자에게 제시되지 않은 증거자료는 판정의 자료로 사용할 수 없다는 취지의 규정은 두고 있지 않다. 위와 같은 관련 규정의 내용을 종합하여 보면, 노동위원회는 사실조사 및 증거자료 확보의 구체적인 방식에 관하여 폭넓은 재량을 갖는다고 보인다.
중앙노동위원회 조사관이 2021. 12. 7. 제1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참가인의 기간제 근로자와 전화 통화를 한 후 그 진술 내용을 정리한 이 사건 문서를 작성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가 이를 이 사건 재심판정의 증거자료로 사용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와 같은 중앙노동위원회 조사관의 참고인 조사는 구 노동위원회규칙 제46조 제2항에서 정한 진술서 작성 방식의 조사 등에 포함된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 사건 문서에 관한 내부결재가 이 사건 재심판정일인 2021. 12. 13. 이루어졌다거나 이 사건 문서가 사전에 원고에게 제시되지 않았다는 등 원고가 들고 있는 사유만으로는 이 사건 재심판정에 관련 규정을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이 사건 재심판정서의 내용에 비추어 중앙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문서를 제1징계사유와 관련된 정황증거 내지 간접증거로 제시한 것에 그친다고 보이고, 이 사건 문서에 기재된 참고인의 진술 내용이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에 포함된다고 판단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재심판정 절차에서 이 사건 문서를 제시받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해 징계사유의 존부와 관련한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입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징계사유 부존재 주장에 관한 판단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1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2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또한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라는 요건은 포괄적인 업무관련성을 나타낸 것으로서 업무수행의 기회나 업무수행에 편승하여 성적 언동이 이루어진 경우뿐 아니라 권한을 남용하거나 업무수행을 빙자하여 성적 언동을 한 경우도 이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고, 어떠한 성적 언동이 업무관련성이 인정되는지 여부는 쌍방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6. 12. 21. 선고 2005두13414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 및 인정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의하면, 원고가 피해자에게 제1, 4, 5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언행을 한 사실이 모두 인정되고, 이는 참가인의 임직원행동강령 제32조(성희롱 금지), 복무규정 제6조(품위유지의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서, 인사규정 제25조 제1호에서 정한 ’본원의 명예를 훼손하였을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제1, 4, 5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피해자는 이 사건 성희롱 신고 및 고충심의위원회의 조사 과정에서 원고로부터 제1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세상에서 문학과 여자가 제일 좋다”, “여자가 좋다”는 등의 발언을 들었음을 일관되게 주장하였다. 피해자는 원고가 위와 같은 발언을 할 당시의 상황, 시기, 장소, 동석했던 다른 일용직 근로자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고, 그 내용에 비합리적이거나 모순되는 부분이 있다거나 허위가 개입되었다고 볼 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는다. 여기에 단기 일용직 근로자인 피해자가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는 정규 연구직으로 자신보다 16세 정도 나이가 많은 원고에 대하여 성희롱 신고를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보이는 점, 원고가 2021. 3. 12. 고충처리위원회의 문답조사에서 “원고는 평소 ’나는 문학과 여자가 세상에서 제일 좋다‘고 발언한 사실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이 말은 했을 수도 있습니다. 평소에 모임에서 만나는 누구에게나 하는 말일 수 있습니다”라고 답변한 점 등을 더하여 보면, 피해자의 이 부분 피해 진술은 그 신빙성이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가 피해자 등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제1징계사유와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는 점이 충분히 인정된다. 또한 피해자는 원고의 위 발언으로 인해 성적 수치심과 혐오감을 느꼈다고 진술하였는바, 이는 위 발언 당시의 상황, 원고의 태도, 대화의 맥락 등에 비추어 위 발언에 성적인 암시가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이고, 위 발언은 피해자와 같은 나이 및 처지에 있는 미혼 여성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언동에 해당한다. 설령 이를 관련법령에서 정의하는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원고가 고전문헌 연구 및 전통문화의 계승·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공공기관인 참가인의 연구직 지위에 있었던 점, 위 발언이 피해자를 포함한 3명의 단기 일용직 근로자들과 점심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이루어진 점, 원고와 피해자 등의 나이 및 경력 차이 등을 고려할 때 이는 참가인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시키는 부적절한 발언을 하여 복무규정 제6조를 위반한 것으로서 인사규정 제25조 제1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따라서 제1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한편 원고는 “와이프하고만 사귀고 해봐서 억울하다”, “다시 태어나면 외국 여자랑 결혼할 것이다”라는 발언이 제1징계사유에 포함됨을 전제로 위와 같은 말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을가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위 발언들은 이 사건 성희롱 신고의 내용에 포함된 것으로 보이고, 위 발언 당시 원고 및 피해자와 함께 있던 다른 근로자가 중앙노동위원회 조사관에게 “2021. 2.경 원고가 피해자를 포함한 식사 자리에서 위와 같은 발언을 하였다”고 진술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을가 제1, 1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은 원고가 2021. 3. 12. 고충처리위원회의 문답조사에서 “이 말은 했을 수도 있다”고 발언 사실을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한 부분인 “세상에서 문학과 여자가 제일 좋다”, “여자가 좋다”는 부분을 제1징계사유로 삼았을 뿐, 원고가 문답조사에서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위 발언들까지 제1징계사유에 포함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또한 이 사건 재심판정이 위 발언들을 제1징계사유로 인정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점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다.
원고가 피해자의 눈에 대하여 자주 언급하며 “어우 무서워”라는 말을 하고 피해자의 눈에 관한 노래가사를 만들어 피해자를 비롯한 다른 직원들에게 보여준 것은 피해자의 외모를 평가하고 그러한 평가를 제3자에게 알리는 행위로서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피해자는 위와 같이 피해자의 외모를 거듭 언급하는 원고의 행위로 인하여 강한 불쾌감과 혐오감을 느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피해자보다 먼저 위 노래가사를 보게 된 I은 “피해자의 감정을 해칠 수 있으므로 원고에게 자제를 요청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원고는 피해자의 눈에 관한 발언 및 노래가사 제시 당시 피해자가 원고에게 직접적으로 항의하거나 불쾌감을 표시한 사실이 없고 오히려 노래가사에 대해 ’재미있다‘는 말을 한 점을 들어 이 부분 징계사유가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피해자는 “차마 저급하다고 (원고의) 면전에 말할 수 없어서 그냥 재미있다고 말했다”는 입장을 밝혔고, I도 “노래가사에 대한 피해자의 반응은 표면적으로 웃는 얼굴이었지만 같은 자리에 있는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일 뿐이지 내심으로 반겼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진술하였다. 참가인의 교육 연수생으로서 2개월의 단기간 동안 일용직 근로자로 채용된 피해자의 입장에서 다른 직원들이 보는 가운데 직장 내 직급이 높고 나이가 많은 등으로 우월적 지위에 있는 원고에게 원고의 언동이 성희롱에 해당함을 지적하거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였을 것으로 보이는바, 피해자의 즉각적인 항의 등이 없었다는 이유로 이 부분 징계사유가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결국 제4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원고가 피해자에게 피해자의 사생활을 소재로 한 이 사건 자작시를 보내고 이에 대해 “좋은지 허접한지 찝찝한지 부질없는지 황당한지 남겨주시면 안될까요?”라고 하여 감상평을 요구한 행위는 이 사건 자작시의 내용 및 사용된 어휘 등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이라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행위로서 성적 언동에 해당한다. 원고는 이 사건 자작시가 예술적인 표현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 사건 자작시에는 피해자의 과거 이성교제, 미국 유학 계획 등이 반영되어 있고, ‘수줍은 일본 사내의 떨리는 손을 잡고 마른 몸을 기대어 보기도 했다’, ‘애욕을 품어 보기도 했고’ 등 성적인 암시로 볼 수 있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설령 원고에게 예술 표현의 목적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인 피해자로서는 이 사건 자작시를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주는 내용으로 받아들이기에 충분하다고 보인다. 제5징계사유도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제1, 4, 5징계사유는 참가인의 일용직 근로자로서 원고와 같은 부서에 근무하던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것인 점, 원고의 위 각 징계사유 해당 발언이나 행위가 피해자는 물론 참가인의 다른 직원들에게 표시되거나 전달되었고 일부 행위는 행해진 장소가 직장 내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업무관련성이 충분히 인정되고 피해자에 대한 적대적이고 위협적인 업무환경을 조성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이로 인해 피해자는 2개월의 근로기간을 다 채우지 않은 상태로 참가인에서 퇴사하였고 정신과 치료까지 받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는 피해자에게 피해자가 좋아하는 그림을 보내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면서 “이것도 업풍(業風)이 될려나”라고 하였고, 이 사건 자작시를 피해자에게 보내면서 “이것도 다 업풍을 맞는 것이지만 사는 게 바람에 쓸려다니는 건데 어쩔 수 없죠. 해탈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라고 하였는바, ‘업풍(業風)’이 ‘악업의 보답으로 이리저리 몰리고 고통을 받는 모양을 바람에 비유하는 말’임에 비추어 원고로서도 피해자에 대한 언행, 이 사건 자작시의 전달 등이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수 있거나 직장 내에서 문제가 될 소지가 있음을 인식하였다고 보인다.
원고는 피해자가 성희롱 피해를 주장하는 기간 동안에도 원고에게 엽서를 쓰거나 원고의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에 곧바로 답장을 보내는 등으로 호의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점을 들어 피해자가 사후적으로 원고에게 분노의 감정을 갖게 되자 원고에게 앙갚음하기 위해 허위로 성희롱 신고를 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직장 내에서 우월적 지위에 있는 원고의 지나친 관심 표현에 대해 내심의 의사와 무관하게 응답하거나 감사의 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보인다. 또한 위 각 징계사유의 구체적인 내용, 피해자가 이 사건 성희롱 신고에 이르게 된 경위, 원고가 약 1개월 동안 피해자에게 전송해온 이메일 및 문자메시지의 내용, 원고의 일부 언동을 직접 목격한 I의 진술 등을 종합하면 피해자가 성희롱 피해 사실을 과장하거나 허위로 진술하였다고 보이지 않고, 피해자에게 그와 같은 허위 주장을 할 동기가 있다고 추단할 만한 정황도 발견되지 않는다.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에 관한 판단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
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두13767 판결 등 참조). 또한 수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징계사유만으로도 당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두6620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 인정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제1, 4, 5징계사유만으로도 이 사건 해고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므로, 이 사건 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고는 참가인의 교육 연수생으로 단기 일용직 근로자로 근무하게 된 피해자를 대상으로 외모에 대한 평가 또는 성적인 암시가 포함된 발언을 하거나 노래가사, 자작시 등을 만들어 피해자 및 다른 직원들에게 전달하였는바, 이는 공공기관인 참가인의 직원으로서 지켜야 할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하여 참가인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이다. 앞서 살펴본 원고와 피해자의 관계 및 직장 내 지위의 차이, 각 징계사유의 구체적인 내용, 원고로 인해 피해자가 계약기간 도중에 퇴사하고 정신과 치료를 받기까지 한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비위행위는 그 비위의 정도가 상당히 중하다. 또한 원고가 고충심의위원회에서부터 인사위원회, 재심 인사위원회 및 노동위원회의 각 심의 절차 및 이 사건 소송에 이르기까지 “피해자가 허위로 날조된 성희롱 신고를 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피해자를 탓해왔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 사건 재심판정에 대하여 “노동위원회가 맞는 것인지 여성인권위원회가 맞는 것인지 의문이다”, ‘노동위원회야말로 성인지 감수성이 높은 게 아니라 현상인지 감수성이 낮은 게 아닌지 의문이다“라고 하는 등 잘못을 전혀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 왔다는 점에서 원고에 대한 비난가능성도 높다.
참가인의 ’성희롱·성폭력 예방지침(갑 제2호증의 27)‘ 제16조 제1항은 ’참가인 원장은 성희롱·성폭력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경우 행위자에 대하여 무관용의 원칙에 따라 징계 등 제재 절차가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참가인의 ’징계 및 재심에 관한 규칙(갑 제2호증의 26)‘ 제9조 제1항 [별표 5]의 징계기준에 따르면 품위유지의 의무 위반(성희롱·성매매)에 있어, 1 비위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파면-해임‘, 2 비위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해임‘, 3 비위 정도가 심하고 경과실이거나, 비위 정도가 약하고 중과실인 경우에는 ’정직-감봉‘, 4 비위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에는 ’견책‘의 징계처분을 하도록 정하고 있다. 또한 같은 규칙 제11조 제1항은 서로 관련이 없는 둘 이상의 비위가 경합될 때에는 그 중 책임이 중한 비위에 해당하는 징계보다 1단계 더 중한 징계로 의결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참가인 인사위원회 및 재심 인사위원회는 각 인사위원 전원일치로 원고의 과오가 ’비위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평가하면서 원고에 대하여 위 1의 기준 중 보다 경한 처분인 ’해임‘의 징계양정을 정하였고, 서로 관련이 없는 원고의 비위가 둘 이상 경합함에도 징계의 종류를 가중하여 정하지 않았다. 이러한 징계 관련 규정과 징계양정의 경위, 앞서 살펴본 원고의 비위 및 책임의 정도와 함께 참가인이 교육부의 관리·감독을 받는 공공기관으로 참가인의 설립목적과 수행하는 사업의 성격상 소속 직원에게 일반적인 사기업체의 직원에 비해 높은 수준의 품위유지의무가 요구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이 사건 이전까지 징계를 받은 전력이 없는 등의 유리한 정상을 참작하여 보더라도, 이 사건 해고가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거나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또한 위 규칙 제9조 제1항 [별표 5]는 품위유지의 의무 위반(기타)의 비위유형에 있어서도 ‘비위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파면-해임’의 징계기준을 정하고 있는바, 설령 제1, 4, 5징계사유 중 일부를 품위유지의 의무 위반(기타)로 분류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는 적법하다고 보인다.
소결론 이 사건 해고 및 이 사건 재심판정에 절차상 하자가 발견되지 않고, 제1, 4, 5징계사유가 각 인정되며, 위 징계사유의 구체적인 내용 등에 비추어 징계양정에 있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환우(재판장) 김재경 신은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