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3. 14. 선고 2022구합6079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등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참가인은 1961. 2. 21. 설립되어 지상파 방송업 등을 경영하는 법인이다.

2)

원고는 1998년 참가인에 입사한 후 드라마 연출 업무를 담당하여 왔으며, D부서 부장으로 2020. 7.부터 드라마 'E'(이하 '이 사건 드라마'라고 한다)의 총연출을 담당하였던 자이다.

3)

F(이하 '이 사건 피해자'라고 한다)은 2020. 6. 1. 참가인에 계약직으로 입사하여, D부서 소속 조연출로 근무하던 자이다. 이 사건 피해자는 원고와 함께 이 사건 드라마 제작과 관련하여 메인조연출로 근무하였다.

나.

이 사건 피해자의 원고의 추행행위 관련 신고

1)

이 사건 피해자는 2021. 4. 30. 참가인에게 원고가 이 사건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성희롱하고 추행하였다는 취지의 신고(이하 '이 사건 신고'라고 한다)를 하였는데, 그 구체적 내용은 별지1 기재와 같다.

2)

참가인 인사담당자는 2021. 4. 30. 원고에게 직장 내 성희롱 신고인인 이 사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금지를 고지하였다.

3)

원고는 2021. 5. 2. 이 사건 피해자에게 별지2 기재와 같은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송하였다.

4)

참가인은 2021. 5. 3. 원고에 대하여 3개월(2021. 5. 3. ~ 2021. 8. 4.) 자택대기발령을 명하고 2021. 5. 6.경 원고에게 이 사건 신고와 관련하여 사실확인 질문지(을나 제15호증, 이하 '이 사건 질문지'라고 한다)를 이메일로 발송하고 그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였는데, 위 질문지에 기재된 신고 내용(이하 각 신고내용을 지칭할 때에는 '신고내용○'이라고 한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5)

위 질문지에 대하여 원고는 2021. 5. 17. 답변서(을가 제4호증)와 함께 6명의 이 사건 드라마 스태프들로부터 징구한 사실확인서(을가 제5호증)를 함께 제출하였다.

6)

참가인은 2021. 5. 3.부터 같은 해 5. 17.까지 이 사건 피해자, 원고 및 D부서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다.

다.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 및 재심판정의 경위

1)

참가인은 2021. 5. 18.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인사위원회 개최통보를 하였다(을가 제8호증 참조).

심의대실자는 취임금죄 제8로에 의거 구두 또는 체리으로 지소할 수 있을이. 타g 인사

2)

이에 원고는 2021. 5. 25. 2차 사실확인 진술서(을가 제9호증)를 제출하였다.

3)

참가인 인사위원회는 2021. 5. 26. 개최되었다가, 추가 심의를 위하여 정회되었고, 2021. 5. 31. 속개되어, 다음과 같은 징계사유를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해고'를 의결하였고, 참가인은 2021. 6. 1. 이를 원고에게 통보하였다.

4)

원고는 2021. 6. 7. 위 해고에 불복하여 참가인에게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참가인 재심 인사위원회는 2021. 6. 21. 해고 처분을 '정직 6월'로 감경하는 의결을 하였고, 참가인은 2021. 6. 25. 이를 원고에게 통보하였다(을나 제11호증 참조, 이하 이와 같이 최종적으로 감경된 처분을 '이 사건 정직처분'이라고 한다).

5)

원고는 2021. 8. 31. 이 사건 정직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는데, 위 위원회는 2021. 10. 26. '신고내용2, 3, 4, 5, 6, 10, 11 관련 제1징계사유 및 제2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며, 징계절차에도 하자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서울 2021부해1777).

6)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1. 12. 13.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2. 7. 초심판정과 동일한 이유로 원고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는 판정(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1 내지 11호증, 을나 제1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령

별지3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이 사건 정직처분 및 재심판정의 절차 관련

참가인은 이 사건 정직처분 당시, 원고가 관련 사실을 부인함에도 이와 관련하여 제대로 증거조사를 거치지 아니하고 이 사건 피해자의 진술에만 기초하여 이 사건 정직처분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근로기준법 제29조에 따라 증인신문을 진행하여 원고에게 반대신문 기회를 충분히 보장해야 하였음에도 그러하지 아니하였는바, 원고의 의견진술권을 보장하지 아니한 하자가 있다. 또한 참가인은 제1징계사유 관련 구체적 징계사유를 특정하지 아니한 채 징계를 하여 원고의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하지 아니한 하자가 있다.

2)

이 사건 정직처분의 사유 관련

제1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가 열체크를 하기 위해 이 사건 피해자의 이마를 손 등으로 짚은 사실, 봉고차 안에서 하이파이브를 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피해자의 손바닥을 맞댄 사실, 2021. 1. 15. G에서 이 사건 피해자의 동의하에 팔짱을 낀 사실은 인정하나 이는 성적 의도 없이 일상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행동들에 불과하고, 나머지 인정된 사유들도 그러한 사실이 없거나 모두 성적 의도 없는 행동임에도 이 사건 피해자의 진술만을 근거로 그대로 인정한 잘못이 있다.

제2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가 이 사건 피해자에게 카톡으로 사과를 하고 이 사건 드라마 스태프들로부터 사실확인서를 받은 사실은 각 인정하나, 그 과정에서 이 사건 피해자를 피해자라고 특정하지 않았고, 신고내용을 누설하지도 않았으므로 이를 2차 가해라고 할 수 없다.

3)

이 사건 정직처분의 양정 관련

이 사건 재심판정에서 제1징계사유 관련 이 사건 피해자의 신고사실 11개 중 7개만을 인정하였고, 제2징계사유 관련 사실확인서를 받은 부분만을 2차 가해로 인정하였던 점, 원고는 23년간 참가인에서 근무하는 동안 부당한 인사상 보복조치의 일환으로 징계를 1회 받은 전력 외에는 22회에 걸쳐 상을 받을 정도로 업무에 있어 우수한 성과를 거두어 왔던 점, 이 사건 정직처분으로 인한 원고의 불이익이 심대한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정직처분에는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존재한다.

나.

원고의 절차적 위법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성비위행위의 경우 각 행위가 이루어진 상황에 따라 그 행위의 의미 및 피해자가 느끼는 불쾌감 등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징계대상자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각 행위의 일시, 장소, 상대방, 행위 유형 및 구체적 상황이 다른 행위들과 구별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되어야 함이 원칙이다. 그러나 각 징계혐의사실이 서로 구별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되어 있고, 징계대상자가 징계사유의 구체적인 내용과 피해자를 충분히 알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징계대상자에게 피해자의 '실명' 등 구체적인 인적사항이 공개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징계대상자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지장이 초래된다고 볼 수 없다. 특히 성희롱 피해자의 경우 2차 피해 등의 우려가 있어 실명 등 구체적 인적사항 공개에 더욱 신중히 처리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2두33323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인정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정직처분과 재심판정에 원고 주장과 같은 절차적 위법이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참가인은 원고와 이 사건 피해자 외에도 6명의 참고인들에 대한 조사를 거쳐이 사건 정직처분을 하였고, 원고 또한 이 사건 정직처분 과정에서 자신의 판단에 따라 필요한 증거를 제출하였다. 이처럼 참가인이 일련의 증거조사를 거쳐 이 사건 정직처분을 하였으며, 참가인의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 등이 원고가 주장하는 방식의 증거조사(원고와 이 사건 피해자 사이의 대질심문 등)에 관하여 정하고 있지도 아니한 바, 참가인이 이 사건 정직처분 과정에서 반드시 그와 같은 방식의 증거조사를 거쳐 징계를 하였어야 한다고 볼 근거 또한 없다. 따라서 참가인은 징계절차를 준수하여 이 사건 정직처분에 이른 것이다.

나)

근로기준법 제29조 제2항에 따르더라도 '노동위원회는 (중략) 증인을 출석하게 하여 필요한 사항을 질문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바, 증인 채택에 관한 것은 노동위원회의 재량에 해당하고, 반드시 이 사건 피해자를 증인으로 출석시켜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피해자에 대한 증인신문을 허용하였어야 할 근거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 과정에서 이 사건 피해자에 대한 증인신문이 시행되지 아니하였다 하여 어떠한 절차적 위법이나 원고의 의견진술권 침해가 있었다고 볼 근거가 없다.

다)

원고가 참가인으로부터 수령한 인사위원회 개최 통보서에는 '부의 사유: 직장 내 성희롱 신고 건'이라고만 기재되어 있을 뿐, 그 구체적 행위에 관한 기재가 없었다. 그러나 원고는 사전에 이 사건 신고의 요지가 기재되어 있는 이 사건 질문지를 수령하고 그에 대한 구체적 답변을 2회에 걸쳐 서면으로 제출하였으며, 인사위원회에 직접 출석하여 자신의 입장을 소명하기도 하였다. 또한 이 사건 질문지에 기재된 내용만이 이 사건 정직처분 과정에서 제1징계사유로서 다뤄졌다. 그렇다면 원고는 자신에 대한 징계사유의 구체적인 내용을 잘 파악하였을 뿐 아니라 충분한 소명기회 또한 부여받았고, 이에 이 사건 정직처분에 불복하여 구제절차로 나아가는데도 문제가 없었으므로, 원고의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하였다고 할 것이다.

다.

제1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은 지도이념과 증명책임, 증명의 정도 등에서 서로 다른 원리가 적용되므로, 징계사유인 성희롱 관련 형사재판에서 성희롱 행위가 있었다는 점을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확신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가 선고되었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의 존재를 부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을 제16, 17, 19 내지 22호증의 각 기재, 증인 F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신고내용2, 3, 4, 5, 6, 10, 11과 관련한 제1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이에 반하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가)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 사건 제1징계사유 중 신고내용2, 3, 4, 5, 6, 10, 11에 관한 부분을 인정하였다. 이 사건 피해자는 위 인정된 신고내용과 관련하여 메모장 관련 피해 사실을 특정하게 된 경위, 6개월 가까이 피해를 당한 뒤에야 신고를 하게 된 경위, 신고내용 별 기억나는 구체적 상황과 경위, 원고의 성추행 및 성희롱 수법 등에 관하여 진술하였다. 최초 신고단계에서부터 이 법원에 이르기까지의 위와 같은 이 사건 피해자의 진술은 전체에 있어 일관성이 있으며 진술내용 자체로 특별히 비합리적이어서 모순되거나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부분이 없다.

나)

이 사건 피해자는 원고로부터 성희롱 및 성추행을 당한 경위, 당시 원고의 그에 대한 자신의 대응과 당시 느낀 감정, 그와 같이 기억하게 된 이유 등에 관하여 매우 구체적이며,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하기 어려운 비전형적인 추행 행위까지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나아가 이 사건 피해자가 이 사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진술하는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뉘앙스까지 전체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위와 같은 이 사건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또한 이 사건 피해자와 동료 사이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나 제21, 22호증)과 이 사건 드라마 조연출인 I의 진술(을가 제1호증 제12 내지 14쪽) 또한 위 이 사건 피해자의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한다.

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21. 4. 12. 새로운 조연출 J의 합류 이후 기존 조연출들인 이 사건 피해자와 I의 업무 상당 부분이 J에게 배당되었고, 원고가 이 사건 피해자의 업무 미흡을 꾸짖기도 하자, 이 사건 피해자가 이에 불만을 품고 원고를 신고하였다고 주장한다(원고 2023. 3. 14.자 준비서면 제9, 10쪽). 그러나 이 사건 피해자와 동료 사이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보더라도 원고와 관련하여 이 사건 피해자가 고통을 호소한 시점은 J이 이 사건 드라마에 합류하기 이전일 뿐더러, 단지 업무분장의 조정이나 원고의 질책이라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피해자가 이 사건 신고로 인하여 직장 내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무형의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원고를 무고하였다는 것은 쉽게 수긍하기 어려우며, 달리 이 사건 피해자가 이 사건 신고로 인하여 어떠한 이익을 취한 것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피해자가 원고 주장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신고에 이르렀다고 할 수 없다.

라)

원고 스스로도 이 사건 피해자의 이마를 짚은 행위, 2021. 1. 15. G에서 이 사건 피해자의 팔짱을 낀 행위, 2021. 1. 22. H 방문 시 이 사건 피해자의 팔짱을 낀행위, 2021. 4. 23. 연출 봉고차 안에서 이 사건 피해자의 손을 잡은 행위, 2021. 4. 23. 연출 봉고차로 가는 중 이 사건 피해자를 포옹한 행위 등이 있었음은 명시적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참가인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서도 전체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한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을나 제6호증 제17쪽, 을나 제10호증 제7쪽 각 참조).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위와 같은 행위들이 코로나19 관련 발열을 체크하기 위하여 손을 이마에 가져다 댄 것이라거나, 칭찬하고 응원한다는 의미에서 어깨를 다독인 것이라거나, 손이 시리니 팔짱을 낀 것이라는 등 성적 의도가 없는 일상적인 행위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으면 족한 것인데, 업무관계 외에 이성적으로 특별한 친분이 존재하지 않는 20살 연하의 여성에 대하여 남성인 직장 상급자가 팔짱을 끼거나 머리카락을 쓸어넘기거나 포옹을 하거나 손을 잡는 행위 등은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로 보기에 충분하고 원고가 주장하는 추행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또한 납득하기 어렵다. 한편 원고는 참가인 외에 다른 여성 스태프들이나 배우들에 대하여도 일상적으로 팔짱을 끼거나 이마를 만지는 등의 행동을 하였다고 주장하기도 하나, 설령 그와 같은 행동이 일상적으로 반복되었다 하더라도 원고가 상대방의 처지나 입장을 고려하지 아니한 채 습관적으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행위를 하여 왔다거나, 성인지에 대한 수준이 사회 평균에 현저히 뒤떨어졌 있음을 뒷받침하는 사정이 될 수 있을 뿐, 이 사건 피해자에 대하여 동의 없이 팔짱을 낀 행위 등이 정당화 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마)

한편, 제1징계사유 중 신고내용1, 7, 8, 9에 대하여는 참가인이 이 부분에 관하여도 그 징계사유가 인정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기는 하나, 이 사건 소송 진행 과정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다투지는 않는 것으로 보이고, 나아가 보더라도 그 각 징계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의 근거가 여전히 부족하고, 일부 발언 관련 사유는 해당 발언의 대상, 내용, 전후 사정에 비추어 그것이 명백한 성희롱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 사건 재심판정의 판단이 정당한 것으로 수긍되므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라.

제2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제2징계사유 또한 인정되고, 이에 반하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1)

참가인의 「성희롱, 성폭력 관련 처리 내규」 제2조(정의) 제8항은 '2차 가해란 해당 사건을 누설하거나 사건 관련인의 신원을 노출하는 행위, 피해자가 원치 않는데 접촉하거나 화해를 부추기는 행위, 고의적으로 사건을 은폐 · 축소하거나 사건 해결을 지연시키는 행위 등으로 피해자를 포함한 사건 관련인에게 부당한 피해를 주는 행위를 말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2)

원고는 2021. 5. 2. 이 사건 피해자에게 장문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송하였는바 이는 피해자가 원치 않는데 접촉하거나 화해를 부추기는 행위에 해당한다. 특히 참가인 인사부 담당자가 원고에게 신고인과 직접 접촉하지 말라는 고지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이 사건 피해자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것이며, 위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을 보더라도 이 사건 피해자에 대한 진정한 사과가 아니라 자신의 행동을 변명하는 것으로 보일 뿐이어서 충분히 2차 가해를 인정할 수 있다.

3)

원고는 사실확인서를 제출받은 것은 방어권 행사의 일환이며 그 과정에서 신고인과 신고내용은 노출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사실확인서 기재내용을 보면, 위 진술서 작성자들에게 원고가 이 사건 질문지의 구체적 내용을 공유하였음을 추정케 하고, 또한 일부 사실확인서는 이 사건 피해자가 신고자임을 전제로 작성된 것으로 보이기도 하며, 갑 제15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이처럼 원고가 위 진술서 작성자들에게 이 사건 신고에 관한 구체적 내용을 알린 것은 '해당 사건을 누설하거나 사건 관련인의 신원을 노출한 행위'로 2차 가해에 해당한다.

마.

이 사건 정직처분의 양정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가)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나)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다41420 판결, 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정직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할 수 없다.

가)

원고가 2020. 10.부터 2021. 4.까지 상당한 기간에 걸쳐 성희롱 및 성추행 행위를 반복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이 사건 피해자는 극심한 수치심과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겪었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피해자에게 원치 않는 접촉을 시도하거나 이 사건 질문지에 기재된 내용을 제3자들에게 유출하여 이 사건 피해자에 대하여 2차 가해를 하기도 하였다.

나)

원고는 이 사건 드라마 제작 현장을 총괄하는 책임자로서 직장 내 성희롱을 방지하여야 할 지위에 있었음에도, 오히려 그와 같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지속적이고 은밀하게 이 사건 피해자에 대한 추행행위를 반복하였는바 그 비위의 정도가 대단히 무겁다.

다)

원고는 참가인의 정규직 부장으로 이 사건 드라마의 총연출이었던 반면, 이 사건 피해자는 참가인에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아니한 계약직 조연출이었으므로, 우월적 지위에 있는 원고의 행위에 대한 거부나 이의제기가 수월하지 않았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원고는 이 사건 피해자가 거절의 의사를 표명한 적이 없어 자신의 행동이 문제되는지 몰랐다거나 손이 시렵다는 이유로 팔짱을 낀 것이어서 자신의 행동이 정당화된다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며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바, 그에 대한 엄중한 제재가 불가피하다.

라)

참가인은 원고의 재심 청구를 거쳐 근로관계를 최종적으로 단절시키는 '해고'처분만은 과중하다는 판단 하에 '정직 6개월'의 징계로 감경 처분하였는데, 참가인의 직장 내 성추행 및 성희롱 행위들에 대한 징계 사례들에 비추어 보아도 이 사건 정직처분이 결코 과중하다거나 형평의 원칙을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다.

마)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제1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았으나,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 이 사건 정직처분을 유지함에 어떠한 지장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

바.

소결론

이 사건 정직처분에 절차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고, 신고내용2, 3, 4, 5, 6, 10, 11 관련 제1징계사유 및 제2징계사유가 각 인정되며, 그와 같은 징계사유들만으로도이 사건 정직처분의 양정이 과중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 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지 아니하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