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 보조참가인 E중앙회(이하 '참가인 중앙회'라 한다)는 지역 G조합에 관한 지도 · 감독 등을 수행하기 위해 G조합법에 따라 설립된 비영리법인이고, 참가인 조합은 신용 · 공제사업 등을 영위하는 지역 G조합이며, 원고 C은 참가인 조합의 전무, 원고 A은 과장 겸 지점장, 원고 B은 주임으로 근무하던 근로자들이다.
참가인 중앙회는 2018. 8. 및 2018. 11. 참가인 조합에 관한 검사를 실시하여 원고들의 ① 신용대출한도 초과 취급, ② 동일인 신용대출한도 초과 취급 사항을 지적하고, 2019. 7. 22. 원고들에 대한 징계조치를 요구하였다. 이에 참가인 조합은 2019. 8. 6. 같은 사유로 원고 C에게 징계면직 처분, 원고 A, B에게 각 정직 6월 처분을 하였다(통틀어 이하 '종전 징계처분'이라 한다).
원고들이 노동위원회에 종전 징계처분 등에 관한 구제신청을 하였고,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0. 4. '징계사유 중 신용대출한도 초과 취급만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과중하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H~I). 참가인 조합이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1. 7.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되나, 징계양정이 과중하다'는 이유로 참가인 조합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J). 참가인 조합이 재심판정 취소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제1심법원이 참가인 조합의 소취하로 소송이 종료되었다는 취지의 소송종료선언을 함으로써(대전지방법원 2021. 1. 13. 선고 2020구합101583 판결), 재심판정이 확정되었다. 한편, 참가인 조합은 2019. 11. 14. 전남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에 따라 종전 징계처분을 취소하였다.
참가인 중앙회는 2021. 2. 참가인 조합에 관한 검사를 실시하여 아래 사항을 지적하고, 2021. 7. 14. 원고들에 대한 징계조치를 요구하였다. 이에 참가인 조합은 2021. 7. 28. 같은 사유로 원고들에게 징계면직 처분을 하였다(통틀어 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
원고들은 2021. 7. 29. 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징계처분에 관한 구제신청을 하였고,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9. 24.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나, 징계양정이 과중하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M~N,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참가인 조합은 2021. 11. 8.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2. 16.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징계양정도 적절하다'는 이유로 초심판정과 달리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F,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1, 2, 6, 13, 14, 16, 17호증, 을가 제3~6, 10, 20, 23, 28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이 사건 징계처분이 확정된 구제명령의 효력에 반하는지 여부
원고들 주장의 요지
노동위원회가 종전 징계처분에 관하여 구제명령을 하였는데도, 참가인 조합은 종전 징계사유와 동일한 제1징계사유를 들어 가장 중한 징계인 해고를 하였으므로, 이는 확정된 구제명령의 효력에 반하는 위법한 징계이다.
판단
제1징계사유는 종전 징계처분의 징계사유와 사실관계 자체는 동일하다. 그러나 노동위원회가 종전 징계처분에 관한 구제명령을 하였으나 그 징계사유 자체는 모두 인정했던 만큼, 참가인 조합으로서는 구제명령에 따라 종전 징계처분을 취소하더라도 같은 징계사유로 다시 징계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 참가인 조합은 추가적인 검사를 거쳐 단순한 사내규정 위반이었던 종전의 징계사유를 업무상배임으로 평가를 달리하였고, 징계양정에서도 원고들이 2020. 12. 31. 제1징계사유로 인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법률위반(배임), 업무상배임 혐의로 기소된 사정변경을 고려한 것이므로, 참가인 조합이 종전 징계처분과 비교하여 동일하거나 가중된 징계양정을 하였더라도 이를 확정된 구제명령의 효력에 반하는 징계라고 할 수는 없다(원고 C, A의 경우 제2징계사유가 추가되기도 하였다).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제1징계사유
행정재판에서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에서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행정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9두39611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업무상배임 혐의로 기소되었는데, 그 공소사실은 '원고 C은 업무상 임무를 위배하여 신용대출한도를 초과하거나 동일인 대출한도를 초과하는 방식으로 채무자들에게 17차례에 걸쳐 16억500만원을 대출해주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참가인 조합에게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으며, 그중 원고 A, B은 10차례에 걸쳐 10억4,500만원을 대출해주는데 공모 · 가담하였다'는 것으로서 제1징계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 및 법적 평가가 동일하다. 형사재판 1심에서는 공소사실 중 6차례의 대출행위(그중 원고 A, B의 경우 4차례의 대출행위)만을 유죄로 인정하여 원고 C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원고 A, B에게 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하였다(광주지방법원 2021. 11. 24. 선고 2020고합669 판결). 그러나 항소심에서는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인정하되 제1심과 동일한 형을 선고하였고(광주고등법원 2024. 2. 1. 선고 2021노467 판결), 원고들의 상고가 모두 기각되어 항소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4도3659 판결).
이처럼 확정된 형사판결에서는 원고들이 공모하여 신용대출한도를 초과하거나 동일인 대출한도를 초과하는 방식으로 업무상배임 행위를 하였다는 제1징계사유를 업무상배임죄의 범죄사실로 그대로 인정하였고, 다만 원고 A, B의 가담 횟수만을 제1징계사유와 달리 보았을 뿐이다(당초 17차례 대출에 모두 가담하였다며 기소되었으나 공소장변경을 통해 가담 횟수가 10차례로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위 형사판결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지 않고, 이 법원에 제출한 증거에 의하더라도 원고들의 업무상배임 행위를 인정할 수 있으므로, 제1징계사유는 「G조합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제5조 제2호의 '배임의 범죄행위를 한 경우'에 해당하여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할 수 있다.
제2징계사유
원고 C, A은 제2징계사유의 사실관계는 인정하나 이에 관한 고의는 없었고 관리책임만을 부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AC신용대출은 이미 2014년경 도입된 상태였고참가인 조합의 「여신업무방법서」에 대출대상자 · 조건 · 용도가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던 점(을나 제15호증), 원고 C, A은 모두 대출 승인업무를 담당하였으며, 2,000만원 초과대출의 경우 담당자, 원고 A, 원고 C, 이사장 순으로 보고되어 이사장의 결재가 있어야 했으나 실질적인 승인 여부 결정은 원고 C이 했던 점(을나 제1호증) 등을 고려하면 원고 C, A은 AC신용대출의 조건을 충분히 알았는데도 「여신업무방법서」에 위반하여 대출을 보고 · 승인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 C, A은 제2징계사유의 행위자로서의 책임을 부담하고, 이러한 행위는「G조합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제5조 제3호의 '업무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경우'에 해당하여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할 수 있다.
징계재량권의 일탈 · 남용 여부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안에서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 을나 제12, 16, 26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들에 대한 징계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부당해고라 할 수 없다.
원고들은 상환능력 및 상환의사에 관한 충분한 심사 없이 자의적으로 대출을 실행하여 신용질서를 크게 어지럽혔고, 대출금 중 일부가 회수되지 못함으로써 참가인 조합에 금전적인 손해가 발생하기까지 하였다. 이러한 비위행위는「G조합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제33조 제1호에서 정한 면직사유로서 '고의 또는 중과실로 위법행위를 하여 조합에게 중대한 손해를 초래하거나 신용질서를 크게 문란시킨 경우' (가.목), '조합의 건전한 운영을 크게 저해하는 행위로서 조합에게 중대한 재산상의 손실을 초래한 경우'(나.목), '배임의 범죄행위를 한 경우'(다.목)에 모두 해당한다.
참가인 조합은 지역 내 조합원들의 예금 등을 재원으로 하여 신용 · 공제사업을 영위한다는 점에서 여 · 수신 업무가 적절하게 처리되고 있다는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원고들은 오랜 기간 참가인 조합에서 근무하였으므로, 대출과 관련된 업무상배임행위가 조합원들의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았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고들과 같이 금융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에게는 다른 직업군보다고도의 청렴성과 주의의무가 요구된다는 점에서 원고들의 비위행의를 결코 가벼이 넘기기 어렵다.
참가인 조합 인사규정 제28조 제1항 제6호, 제7조 제1항 제4호에 의하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유예의 기간이 완료된 날로부터 2년을 경과하지 않은 자는 직권면직 대상자에 해당한다. 제1징계사유로 인하여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직권면직 대상자에 해당하는 원고들이 참가인 조합에 다시 복직하는 것은 적절하지도 않다.
참가인 조합의 재심신청이 부적법한지 여부
원고들 주장의 요지
참가인 조합의 임시이사장이었던 O이 이 사건 초심판정에 관한 재심신청을 하였다. 그런데 임시이사장 선임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루어져 효력이 없고, 임시이사장의 재심신청 역시 대표권 없는 자가 한 행위로서 무효이므로, 부적법한 재심신청에 관하여각하 판정을 하지 않은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인정사실
참가인 조합의 이사회 구성원은 당초 이사장 P, 부이사장 Q, 이사 R, S, T, U, V를 포함한 총 7명이었고, 이사회는 재적이사 과반수의 출석으로 개회하며, 출석이사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할 수 있다.
참가인 중앙회는 2019. 7. 22. 참가인 조합에게 ① 신용대출한도 초과 취급, ② 동일인 신용대출한도 초과 취급을 사유로 이사장 P에 대한 '개선'의 징계조치를 요구하였고, P은 같은 날부터 「G조합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제35조 제1항에 따라 직무가 자동으로 정지되었다.
참가인 중앙회는 2021. 7. 14. 참가인 조합에게 감독기관 지시(이사장 P 징계) 불이행을 사유로 부이사장 Q에 대한 '개선', 이사 R, S, T에 대한 '직무정지 3월', 이사V, U에 대한 '견책'의 징계조치를 요구하였고, Q은 같은 날부터 「G조합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제35조 제1항에 따라 직무가 자동으로 정지되었으며, 이사 R이 이사장 직무대행이 되었다.
참가인 중앙회는 참가인 조합의 이사회 구성원 7명 중 2명(P, Q)이 직무정지 상태이고, 나머지 이사 R, S, T, U, V 역시 징계조치 요구를 받은 공동 비위행위자들에 해당하여 G조합법 제34조 제3항에 따라 이들이 서로 다른 이사들에 대한 징계결의를 할 수 없으므로, 결국 참가인 조합은 업무를 집행할 임원이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참가인 중앙회는 2021. 10. 13. O, W, X, Y, Z을 임시이사로 선임하였으나, 기존 이사들은 임시이사 선임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9. 24. 원고들의 이 사건 징계처분에 관한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이 사건 초심판정을 하였고, 참가인 조합은 2021. 10. 27. 그 판정서를 송달받았다.
임시이사 O은 2021. 11. 1. 임시이사회를 개최하였는데, 임시이사 5명만 참석하여 ① O을 임시이사장으로 선임하고, ② 참가인 중앙회의 징계조치 요구에 따라 부이 사장 Q, 이사 R, S, T, U, V에 대한 징계를 실시하며, ③ 이 사건 초심판정에 관한 재심을 신청하고 해당 업무를 O에게 위임하기로 결의하였다.
O은 법무법인 현을 대리인으로 선임하고 2021. 11. 8.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R은 2021. 11. 23. 중앙노동위원회에 '참가인 중앙회의 임시이사 선임은 무효이고, 재심을 신청한 행위 역시 무권대표행위이므로, 참가인 조합의 재심신청을 각하해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이사장 직인을 날인하여 제출하였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2. 16. 참가인 조합의 재심신청이 적법하게 이루어졌다고 보고, 그 재심신청을 인용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참가인 조합의 기존 이사회 구성원들의 임기가 만료되자 임시이사 체제가 종료되었고, AA가 2022. 2. 28. 정식 이사장으로 취임하였다. 원고들이 2022. 3. 31. 이 사건 재심판정에 불복하여 이 사건 취소소송을 제기하자, 참가인 조합은 2022. 5.경 법무법인 현을 대리인으로 선임하고 2022. 10. 7. 이 사건 취소소송에 보조참가하였다.
한편, 부이사장 Q, 이사 R, S, T, U, V는 2021. 11. 22. 참가인 조합을 상대로 징계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1심법원은 2022. 12. 15. 아래 이유로 이 사회의 징계결의가 무효라고 보아 Q 등의 청구를 모두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광주지방법원 2022. 12. 15. 선고 2021가합61869 판결), 참가인 조합의 항소와 상고가 모두 기각되어 그대로 확정되었다(광주고등법원 2023. 6. 28. 선고 2023나20364 판결, 대법원 2024. 11. 20. 선고 2023다263445 판결, 이하 통틀어 '관련 민사판결'이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7, 20, 23, 24호증, 을가 제3~7, 10, 11, 13~16호증, 을나 제5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 조합의 재심신청은 대표권 없는 AB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긴 하나 사후적으로 적법한 대표자의 추인을 받았다고 할 수 있으므로 재심신청 시에 소급하여 효력이 생긴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참가인 조합의 재심신청이 적법하게 이루어진 이상 그 재심신청을 각하하지 않았다고 하여 이 사건 재심판정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관련 민사판결에 의하면, 참가인 중앙회가 임시이사를 선임한 것과 그 임시이사들이 O을 임시이사장으로 선임한 것은 모두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이고, O은 적법한 대표권 없이 참가인 조합 명의로 이 사건 초심판정에 관한 재심을 신청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노동위원회법 제15조의3은 '대리권의 흠과 추인, 대리의 범위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60조 및 제90조를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민사소송법 제60조는 '소송능력, 법정대리권 또는 소송행위에 필요한 권한의 수여에 흠이 있는 사람이 소송행위를 한 뒤에 보정된 당사자나 법정대리인이 이를 추인한 경우에는, 그 소송행위는 이를 한 때에 소급하여 효력이 생긴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에 따르면 적법한 자격이 없는 법인의 대표자가 재심신청을 한 후에 대표자 자격을 적법하게 취득한 대표자가 그 행위를 추인하면 행위시에 소급하여 효력을 가지게 되고(대법원 2016. 7. 7. 선고 2013다76871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추인은 묵시적으로도 가능하다(대법원 2016. 4. 29. 선고 2014다210449 판결 참조).
중앙노동위원회가 2022. 2. 16.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으나 원고들의 이 사건 취소소송 제기로 인하여 그 재심판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후 AA가 2022. 2. 28. 참가인 조합의 이사장으로 취임한 뒤 법무법인 현을 대리인으로 선임하였고, 이 사건 취소소송에 응소하여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성을 적극적으로 주장하였으므로, 이는 묵시적 추인에 해당하여 O의 재심신청은 소급하여 효력을 갖게 되었다.
이에 관하여 원고들은, 당시 적법한 대표권을 가지고 있었던 이사 R이 2021. 11.경부터 이미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각하해달라는 의사를 표시하였으므로 이는 추인거절에 해당하고, O이 대표권 없이 한 재심신청은 확정적으로 무효가 되었으므로 사후적으로도 추인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R이 2021. 11. 23.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각하해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함으로써 추인거절의 의사표시를 하였으나, 이는 참가인 조합의 추정적 의사와 이익에 반하는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법인의 대표에 관하여는 대리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므로(민법 제59조 제2항), 법인의 적법한 대표권 없는 자의 업무집행행위에 관해서는 무권대리의 추인에 관한 규정(민법 제130조 이하)이 준용된다. 무권대리의 추인은 본래 법률행위가 귀속되는 본인이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본인이 사망하거나 의사 · 행위능력에 흠결이 있어 본인이 직접 추인의 의사표시를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상속인이나 법정대리인이 추인의 의사표시를 할 수 있다. 법인의 경우 본인이 직접 의사표시를 할 수 없고 기관담당자가 업무집행행위로서 의사표시를 하는 것이므로 결국 적법한 대표권을 가진 기관담당자가 추인의 의사표시를 할 수 있다. 이러한 추인 제도는 무권한자의 행위가 본인에게 이익이 되는지를 본인 또는 적법한 권한을 보유하는 자가 다시 검토할 기회를 부여하여 그 행위의 효과를 본인에게 귀속시킬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제도이므로, 본인이 아닌 법정대리인이나 기관담당자의 추인 또는 추인거절의 의사표시는 본인의 추정적 의사와 이익에 부합하여야 한다. 법정대리인이나 기관담당자가 본인의 추정적 의사와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데도 자신의 의사와 이익을 위해 추인 또는 추인거절의 의사표시를 하였다면, 그러한 의사표시는 선의성실 원칙에 위배되는 권리남용(민법 제2조)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G조합법에 의하면, 조합에는 임원으로 이사장, 이사, 감사를 두고(제27조 제1항), 임원은 G조합법과 그에 따른 명령, 정관 · 규정 및 총회와 이사회의 결의를 준수하고 조합을 위하여 성실히 그 직무를 수행하여야 하며(제33조 제1항), 이사는 개인의 이익과 조합의 이익이 상반되는 사항에 대해서는 이사회의 의사에 관여할 수 없다(제34조 제3항). 이러한 규정의 취지는 임원이 그 권한을 조합의 이익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데에 있으므로, 대표자가 조합의 이익을 무시하고 개인적인 이익이나 친분만을 위해 그 권한을 행사한 경우 이는 G조합법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원고들이 업무상배임 행위를 하여 신용질서를 크게 어지럽히고 참가인 조합의 금전적 손해까지 야기함으로써 원고들과 참가인 조합 사이 신뢰관계는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으므로 원고들을 징계해고하는 것이 참가인 조합의 이익에 부합한다. G조합법 제78조 제1항에 따라 비교적 중립적 · 객관적 위치에서 조합들을 검사 · 감독하는 참가인 중앙회 역시 수차례에 걸쳐 참가인 조합에게 재심신청을 통해 이 사건 징계처분의 효력을 다툴 것을 지시한 사실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R은 이 사건 초심판정에 관한 재심신청에 반대하며 오히려 초심판정의 구제명령을 받아들일 것을 주장하였는데, 이는 업무상배임 행위를 한 원고들을 참가인 조합에 복직시키는 조치일 뿐만 아니라 참가인 조합에 수억원의 금전적 손해를 끼쳤던 원고들에게 오히려 복직시까지의 임금(참가인 조합의 2025. 10. 31.자 참고서면에 의하면, 그 액수는 최소 7억7천만원에 달한다) 또한 배상해야 한다는 점에서 참가인 조합의 이익에 명백히 반한다.④ 임시이사 선임의 효력이 문제된 소송이 계속 중인 상태에서, R은 임시이사들을 몰아내고 자신의 대표권을 확인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추인거절의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참가인 조합은 지역 G조합으로서 비교적 소규모 인원이 근무하였고, 원고들의 경우 근속기간이 길어 임직원과의 유대관계도 깊을 수밖에 없었으므로(R의 이사 재임기간과 원고들의 재직기간은 대부분 겹쳐있다), R이 재심신청에 반대한 행위는 참가인 조합의 이익보다는 개인적인 이익이나 친분을 위해 그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론
결국 참가인 조합의 재심신청은 적법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징계처분을 부당해고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같은 이유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패소한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오민관 방민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