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7. 14. 선고 2022구합63362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2. 2. 28.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 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 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1)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지방의료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지방의료원법'이라 한다)에 따라 설립된 지방의료원으로, 상시 약 6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D 지역주민의 진료사업 등을 수행하는 법인이다.

2)

원고는 2020. 8. 24. 참가인과 사이에 '연봉근로계약서'라는 표제로 계약기간이 '2020. 8. 24.부터 2021. 8. 23.까지'이고, '계약기간이 만료되었을 때에는 고용계약이 해지된다'는 내용이 포함된 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하고, 그 기재 내용을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를 작성하였고, 같은 날부터 참가인의 행정부원장으로 근무하였다.

나.

참가인은 2021. 7. 23. 원고에게 "2021. 8. 23.부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고용계약기간이 종료되어 이 사건 근로계약이 해지됨을 통보한다"는 내용의 '고용계약 만료 통보서'를 전달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

다.

원고는 2021. 8. 31.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D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D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11. 15.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고, 참가인이 원고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데 합리적인 이유가 없으므로,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E).

라.

참가인은 2021. 12. 24.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2. 28.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나, 행정부원장이라는 원고의 직분을 고려할 때 정성적 요소가 근무평가의 핵심적 요소라고 볼 수 있으므로, 참가인이 원고의 근무평가점수가 저조한 것을 이유로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는 이유로 위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가 제3,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 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1년의 계약기간은 연 단위 임금산정을 위한 연봉계약기간에 불과할 뿐, 근로계약의 기간을 정한 것이 아니다. 행정부원장인 원고는 참가인 정관에 따라 당연직 이사에 해당하여 3년의 이사 임기가 보장되고,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3년간의 연봉산출내역을 전달받았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은 3년이다. 따라서 참가인이 연봉계약기간이 만료하였다는 이유로 한 이 사건 통보는 근로계약기간 중의 해고 처분으로서, 그 절차상·내용상 중대한 하자가 존재한다.

2)

설령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을 3년으로 볼 수 없다 하더라도,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에 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 또한 ① 원고에 대한 참가인의 평가표 및 평가의견서는 이 사건 통보 이후 근로계약 종료를 정당화하기 위해 날짜를 소급하여 임의로 작성된 자료로서, 참가인 원장의 개인적인 감정에 의해 주관적으로 작성된 점, ② 참가인이 부정적인 평가의견의 근거로 들고 있는 원고에 대한 고충민원은 고충처리의 대상이 아닐 뿐만 아니라 조사 결과에서 무혐의로 판단된 점, ③ 소통과 리더십 부족, 업무 지장 초래, D와의 가교역할 부족 등 다른 평가사유들은 참가인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사실과 다르거나 객관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이 원고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없다.

나.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참가인은 2020. 5. 25.부터 2020. 6. 8.까지 행정부원장 신규 임용 계획을 참가인의 홈페이지 등에 공고하였는데, 위 공고에는 행정부원장의 임용예정직급이 '계약직'인 사실과 임용 결격사유 등 응시자격, 전형절차 등이 기재되어 있을 뿐, 다른 구체적인 근무조건은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 원고는 D 소속 공무원으로 33년간 재직하고 명예퇴직한 후 위 공고에 따라 채용 절차에 응시하여 2020. 8. 24. 참가인의 행정부원장으로 임용되었고, 임용 당시 원고의 연령은 57세(F생)였다. 참가인 정관에서는 행정부원장의 업무 범위를 참가인 경상계획과 그 실무에 관한 사항, 인사, 관재, 재무회계, 시설운용, 안정관리 등의 의료원 관리 등으로 정하고 있다(제21조 제5항).

2)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2020. 8. 24.자로 작성된 이 사건 근로계약서는 각 표제를 '연봉근로계약서'로 기재한 2개의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고,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한편 원고 이전에 참가인 행정부원장으로 임용된 사람들은 이 사건 근로계약서와 같은 형식의 근로계약서를 1년 단위로 작성하였다.

한편, 참가인은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서와 함께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여 2020. 8. 24.부터 2023. 8. 23.까지 3년간 연단위로 산정한 연봉금액의 산출내역서를 교부하였다.

3)

참가인의 계약직 운영규정에서는 '계약직이라 함은 참가인에서 일정한 기간이나, 일정기간 동안 특수한 직무에 종사시킬 목적으로 임용절차를 거쳐 고용한 자를 말한다(제2조)'고 정의하고 있고, 원칙적으로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계약직 직원을 사용할 수 있으며, 다만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단서 등의 예외사유에 해당하는 사람은 2년을 초과하여 계약할 수 있다(제7조 제2항)고 정하고 있다.

4)

지방의료원법 제8조, 참가인의 정관 제7조에서는 '참가인에 원장 1인(이사장 겸임)과 8인 이상 12인 이하의 이사, 감사 1인을 두고, 이사는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과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승인을 받아 원장이 임명하며, 이사를 임명하는 경우에는 참가인 진료부원장, 행정부원장 등의 항목에 해당하는 사람을 포함하되, 성별을 고려하고 각 해당 항목의 인원수가 균형을 이루도록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또한 지방의료원법 제8조의2, 정관 제8조에서는 '이사의 임기는 3년으로 하며, 3년의 범위에서 한 차례만 연임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정관 제21조 제1항에서는 '행정부원장은 이사회의 동의를 얻어 원장이 임명한다'고 정하고 있다. 원고는 참가인의 행정부원장으로 채용되었으나, 이사로 선임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참가인은 노동위원회 단계에서부터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의 이사 인원이 정원수를 이미 초과하여 원고를 이사로 임명할 수 없었다"고 설명하였다.

5)

참가인 진단검사의학과 소속 직원들은 2020. 12.경 참가인 직원고충처리위원회에 2차례의 고충처리신청을 접수하였는데, 2020. 12.초경 접수된 신청(이하 '제1차 신청'이라 한다)은 직원 3명이 실장, 과장 등 상사들을 대상으로, 2020. 12. 31. 접수된 신청(이하 '제2차 신청'이라 한다)은 다른 직원 5명이 제1차 신청을 한 직원 3명을 대상으로 각 언어폭력이나 강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였다는 내용이었다. 원고, 참가인 총무과장, 간사 3인이 조사자로서 위 제1, 2차 신청에 관하여 직장 내 괴롭힘 조사를 진행하였고, 제1차 신청에 대해서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인정된다는 취지의, 제2차 신청에 대해서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서의 요건이 충족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각 조사결과 보고서를 참가인에게 제출하였다. 참가인 직원고충처리위원회는 2021. 1. 25. 제1차 신청의 가해자 2인에 대해 징계 요구 또는 경고 처분을 의결하였고, 제2차 신청의 가해자 3인에 대해 주의 조치 요구를 의결하였다.

6)

제2차 신청의 신고자였던 직원 5명은 2021. 4.경 참가인 직원고충처리위원회에 "원고로부터 2020. 12.경 고충처리 조사(면담)를 받는 과정에서 원고가 강압적·편파적인 태도를 보였고, '여자가 얘기하는 거에 남자가 말도 못 하냐', '속이려고 하는 건 눈알 돌아가는 것만 봐도 안다'는 등의 발언을 하였으며, 제2차 신청의 처리 결과에 의구심이 든다"는 취지의 고충민원을 접수하였다(이하 '제3차 신청'이라 한다). 제1차 신청에 따라 2020. 12. 8. 진행된 면담 조사의 녹취록에는 원고가 조사자에게 "남자고 정규직인데 (여성 상사인 실장이) 뭐가 무서워"라고 하는 부분, 2020. 12. 14. 진행된 면담조사의 녹취록에는 원고가 조사자에게 "선생님, 지금 상당히 위험하게 얘기를 해. 다 알고 있어요, 나. 모르는 거 아니에요"라고 하는 부분 등이 포함되어 있다.

7)

G노동조합 참가인 지부(이하 '참가인 노조'라 한다)는 2021. 4. 28.경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된 소식지, 성명서 등을 배포하여 원고의 사과, 원고에 대한 조사 및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였고, 원고는 2021. 5. 11. 및 2021. 6. 28. 참가인 노동조합에 항의하면서 위 소식지 등의 기재 내용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였다.

8)

참가인 총무과장, 간사는 2021. 6. 16. 참가인에게 "제3차 신청의 신고자들은 명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지 않은 채 고충처리 과정을 원고의 잘못과 과실로 판단하고 있고, 제2차 신청의 가해자들에 대한 징계 수위가 낮고 편파적이라는 주장은 원고에 대한 고충과는 연관성이 없어 고충처리신청으로 처리할 대상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조사결과 보고서를 제출하였다. 참가인 직원고충처리위원회는 2021. 6. 25. 및 2021. 6. 29. 제3차 신청과 관련하여 각 회의를 개최하여 제3차 신청의 신고자들과 원고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심의 절차를 진행하였고, 2021. 7. 2. 원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시정조치 권고를 의결하였다.

원고는 2021. 7. 13. 위와 같은 직원고충처리위원회의 권고 처분에 대하여 "고충신청인들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하지 않았고, 정당한 직무수행을 고충으로 신청한 신청인들의 부당성, 객관적 사실이 결여된 고충처리위원회의 권고 의결로 인하여 '직원 사과' 권고 의결을 수용할 수 없다"고 통보하였다. 참가인 노조는 2021. 7. 16. "원고는 직원고충처리위원회가 제시한 권고안을 수용하라"고 촉구하는 성명을, 참가인 노조 등 D 지역 보건의료단체 등으로 구성된 단체인 H은 2021. 7. 22. 원고의 사퇴,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해임 등을 촉구하는 성명을 각 발표하였다.

9)

참가인의 계약직 운영규정 제11조 제1항에서는 '참가인 원장은 계약직 근무상황과 업무수행 실적을 계약 만료일 45일전에 평가하여 정규직 전환, 계약의 변경, 연장 또는 해지 시 이를 반영한다'고 정하고 있고, 제11조 제2항 및 참가인의 '계약직 근무평가표 운영지침(이하 '근무평가표 운영지침'이라 한다)' 제5조 제1항은 '근무실적 평가는 복수평가를 원칙으로 하되, 복수평가가 어렵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직속 상급자 1인의 평가로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또한 근무평가표 운영지침 제7조에서는 근무실적평가 결과를 평정등급에 따라 수습 및 계약직의 고용계약, 고용계약의 연장·해지, 정규직 임용 등 인사상의 조치에 반영하고, 평점 61점 미만으로 '미흡' 등급에 해당할 경우 '수습(정규직) 재계약시 해지'한다고 정하고 있다. 한편, 원고 이전까지는 참가인의 행정부원장에 대하여 근무평가가 실시된 적은 없다.

10)

참가인이 제출한 원고에 대한 근무성적평가표는 근무평가표 운영지침에서 정한 '수습 및 계약직 근무성적평가표' 양식에 따라 작성되었고, 그 평정기간이 '2020. 8. 24.~2021. 7. 10.'로, 평정자가 참가인 원장 1명으로 기재되어 있다(이하 '이 사건 평가표'라 한다). 이 사건 평가표에 기재된 원고의 근무성적은 평정 합계 점수가 100점 만점에 57점으로 가장 낮은 등급인 '미흡' 등급(61점 미만)이고, 업무추진력(3점), 직장 동료와의 업무협조 정도(6점), 조직에 대한 기여도(5점) 항목에서 각 '미흡'으로, 그 외 대부분의 항목에서 '보통'으로 각 평가되었다. 작성일자가 2021. 7. 22.로 기재된 참가인원장의 원고에 대한 평가의견서에는 "① 소통과 리더십 부족에 따른 제반 문제 지속적 발생, ② 참가인 핵심 추진사업의 지연 및 일상적 업무 지장 초래, ③ D와의 소통과가교 역할 부족, ④ 직원 고충처리 건으로 본 경영진으로서의 능력 부족 등을 근거로 원고가 참가인의 행정부원장 직무에 적합하지 않은 자로 판단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한편, 참가인은 이 사건 통보 이후 행정부원장 직급을 폐지하고, 대신 '행정처장'을 두는 조직개편을 하였다.

11)

참가인은 2021. 11. 15. D지방노동위원회 심문회의 및 2022. 2. 28. 중앙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 "원고 이전의 행정부원장들은 1년 단위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정년인 60세까지 고용이 보장되었고, 원고처럼 근로계약 만료로 퇴사한 행정부원장은 없었다", "이전 행정부원장들에 대해 근무평가를 하지 않은 이유는 참가인 원장의 의견에 도움을 주었고 보조를 맞췄기 때문이다", "원고에 대한 평가는 참가인 원장이 단독으로 하였고, 원고에 대해 다면평가를 실시한 것은 없으나, 관련 직원들의 생각이나 의견을 적어서 내라고 해서 받은 것을 참고하여 근무평가를 하였다"는 등으로 진술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8 내지 14, 20, 21호증, 을가 제2호증, 을나 제2, 3, 7 내지 11, 13, 21 내지 2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연봉금액 등 원고에게 지급될 보수에 관한 사항뿐만 아니라, 원고의 담당업무, 신분, 이 사건 근로계약에 적용되는 참가인 내부규정, 이 사건 근로계약의 해지사유 등 원고와 참가인 사이 근로관계의 전반적인 사항이 포함되어 있고, 근로계약의 기간 및 연봉금액의 적용 기간을 모두 '2020. 8. 24.부터 2021. 8. 23.'로 정하고 있음이 그 문언상 명백하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 어디에도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을 원고가 주장하는 '3년'으로 정하는 내용은 기재되어 있지 않고,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계약기간을 3년으로 정한 별도의 명시적·묵시적 약정이 있었다고 볼 증거도 없으며, 참가인이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원고에게 임금피크제에 따라 산정한 2020. 8. 24.부터 2023. 8. 23.까지의 연도별 연봉금액 산출내역을 전달하였다는 점만으로는 위와 같이 명확한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이 3년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원고는 지방의료원법 및 참가인 정관에서 이사의 임기를 3년으로, 행정부원장 등을 이사 임명 대상으로 각 정하고 있다는 점을 이 부분 주장의 근거로 들고 있으나, 원고가 참가인의 이사로 선임되지 않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가 근로자로서, 참가인이 사용자로서 체결한 이 사건 근로계약과 지방의료원법, 참가인 정관의 규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장의 승인을 받아 참가인 원장이 임명하는 이사 선임은 서로 다른 별개의 법률관계이므로, 원고가 이사로 선임될 수 있는 행정부원장의 지위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참가인과의 근로계약기간이 이사의 임기인 3년으로 정해진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갑 제1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 이전의 참가인 행정부원장들도 이 사건 근로계약서와 동일한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여 참가인과 사이에 1년의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1년 단위로 그 근로계약을 갱신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갑 제27호증의 기재 등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행정부원장의 근로계약기간을 3년으로 하는 참가인의 관행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은 처분문서인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문언에 따라 '1년'으로 봄이 타당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어 받아들이지 않는다.

2)

갱신기대권의 인정 여부

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두45765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었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료일인 2021. 8. 23. 당시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1)

행정부원장은 총무팀, 재무회계팀, 원무팀 등 참가인의 행정적인 사항을 담당하는 부서들을 총괄하는 관리자 역할을 하는 직위로서, 원고가 담당한 업무인 참가인 경상계획과 그 실무에 관한 사항, 인사, 관재, 재무회계, 시설운용, 안정관리 등의 의료원 관리 등은 참가인이 지역의료사업을 수행하는 이상 상시적·지속적으로 수행되어야 하는 성격의 업무에 해당한다. 참가인은 이 사건 통보 이후 조직개편을 하여 행정부원장 직급을 폐지하였으나, '행정처장'으로 직급만 낮추어 기존의 행정부원장과 동일한 역할을 수행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2)

참가인의 계약직 운영규정 제8조는 '계약직 근무부서의 장은 계약직 근로자의 채용기간을 연장하고자 할 경우에는 근무실적평가 결과 등을 첨부하여 참가인 원장에게 채용기간 연장 승인을 신청을 하여야 하고, 제9조의 계약해지 사유에 해당되는 사항이 있을 경우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근무평가표 운영지침에는 근무실적 평가 결과에 따라 계약직 고용계약의 연장, 재계약, 해지 여부가 결정됨을 전제로 한 조항들을 두고 있는바, 참가인은 일정한 기준이나 요건을 충족할 경우 계약직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와의 계약 갱신을 예정하고 있다.

(3)

참가인은 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 "원고 이전의 행정부원장들은 1년 단위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정년인 60세까지 고용이 보장되었고, 원고처럼 근로계약 만료로 퇴사한 행정부원장은 없었다"고 진술하여 과거 행정부원장들의 근로계약이 1년 단위로 갱신되어 온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또한 참가인은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원고에게 2020. 8. 24.부터 2023. 8. 23.까지 3년간 연단위로 산정한 연봉금액의 산출내역서를 교부하였는데, 이는 이 사건 근로계약이 원고가 정년인 60세가 될 때까지 2차례에 걸쳐 갱신될 가능성이 있음을 고려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3)

갱신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인정되는지 여부

가)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그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여부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그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에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데에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1)

원고는 계약직 근로자로서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바, 계약직 운영규정에 따라 원고에 대한 근무성적평가를 시행한 것 자체를 부당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근무평가의 방식, 내용 등을 규정한 근무평가표 운영지침은 수습직원이나 일반직원들에 대하여 직속상사, 상급 관리자 또는 근무 부서장 등이 복수평가를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 적용되어온 것이어서, 그 평가항목 등이 관리자 역할을 하는 행정부원장에게 적합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참가인은 원고 이전까지의 행정부원장들에 대해서는 근무평가를 실시한 사실이 없었고, 행정부원장에 대한 평가 기준 및 평가 절차 등을 별도로 두고 있지 않았는바, 원고는 자신에 대한 근무성적평가가 시행될 것이라는 점과 그 구체적인 방식, 기준, 절차 등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참가인으로부터 가장 낮은 등급인 '미흡'의 평가 결과를 통보받았다. 이에 비추어 원고에 대한 근무성적평가는 그 구체적인 기준 및 방식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내부적 합의, 대상자인 원고에 대한 평가 실시 고지 및 평가 기준 공개 등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참가인 임의로 시행된 것으로 보인다.

(2)

원고에 대한 근무성적평가는 참가인 원장 1인만을 평정자로 하여 실시되었는데,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16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와 참가인원장 사이에 참가인 운영방식 등과 관련하여 갈등이 지속되어 온 것으로 보이고, 원고와 함께 업무를 진행한 경험이 있는 총무팀 직원들의 다면평가 등 보다 객관적인 입장에 있는 제3자의 평가 의견이 반영되었다고 볼 증거는 없다. 참가인은 작성일자가 2021. 7. 22.로 기재된 참가인 원장의 평가의견서, 원고를 비난하는 취지의 I언론 보도기사, 참가인 노조의 성명서 및 소식지 등을 원고에 대한 낮은 평가의 근거로 들고 있으나, 위 자료들은 그 내용과 작성 경위, 작성자와 원고 또는 참가인 사이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합리적이고 공정한 심사의 기준이 될 만한 객관적인 평가 자료가 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원고에 대한 근무성적평가표에 기재된 각 항목별 평가에 관하여 객관성을 담보할 만한 세부적인 내역이나 구체적인 증빙자료 등은 제출되지 않았다. 따라서 위 근무성적평가표에 기재된 점수만을 근거로 참가인이 원고에 대한 근로계약 갱신을 거부할 정당한 이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는 없다.

(3)

진단검사의학과 직원 5명이 원고의 고충처리 면담 조사에서의 태도 및 발언 등을 이유로 제3차 신청을 접수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으나, ① 제3차 신청의 사유에는 제2차 신청의 가해자로 지목된 직원들에 대한 참가인의 처분이 미흡하였다는 주장이 포함되어 있고, 원고에 대하여 제기한 고충 역시 제2차 신청의 처리 결과 등에 관한 불만과 관련이 있어 보이는 점, ② 참가인 총무과장과 간사는 2021. 6. 16. 참가인에게 제3차 신청은 고충처리신청으로 처리할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의 조사결과 보고서를 제출한 점, ③ 직원고충처리위원회는 원고와 제3차 신청의 신고자들 사이의 주장이 대립하는 가운데 원고에게 위 신고자들에게 사과를 할 것을, 참가인에게 원고에 대해 주의·경고 처분을 하고 원고가 사과를 하지 않을 시에는 징계 의결을 할 것을 각 권고하였는바, 이는 위 신고자들의 주장이 모두 사실임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원고로서는 위 권고를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제3차 신청과 관련된 사정이 원고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할 만한 정당한 근거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참가인 노조가 원고를 비난하는 성명서 등을 발표하고 원고의 사퇴 등을 촉구해온 사실은 확인되나, 그 원인이 된 갈등의 구체적인 경위 및 원고에게 귀책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

(4)

참가인 원장의 평가의견서에 기재된 원고에 대한 낮은 평가의 근거 중 소통과 리더십 부족, 참가인 핵심 추진사업의 지연, D와의 소통과 가교 역할 부족 등의 사유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특정하기 어려운 막연한 내용에 불과하고, 참가인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와 같은 사유들이 원고에 대해서만 책임이나 귀책사유를 물을 만한 문제라고 보이지 않는다. 또한 위와 같은 주관적·일방적인 비난 외에 원고의 업무수행이 불량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다른 객관적인 증거는 제출된 바 없고, 원고의 근무능력 등이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거나 향후 개선될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정도에 해당한다고 볼 정황도 발견되지 않는다. 따라서 참가인이 들고 있는 위와 같은 사유도 원고에 대한 합리적인 갱신거절 사유로 인정하기 어렵다.

마.

소결론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고, 참가인이 그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다. 이 사건 재심판정은 참가인이 원고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데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판단한 잘못이 있는바,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3.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신은진 신일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