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6. 10. 선고 2022구합66040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F(G 생)는 1984. 4. 23.부터 1987. 3. 31.까지 약 2년 11개월 동안 H광업소 등에서 근무하였다.

나.

F는 2005. 11. 3. 처음 진폐증을 진단받았고, 2013. 11. 12. 마지막으로 장해등급 제3급 결정을 받았는데, F에 대한 진폐정밀진단 결과는 아래와 같다.

다.

F는 2019. 11. 18. 14:07경 사망하였는데(이하 '망인'이라 한다), 망인에 대한 사망진단서에는 직접사인이 '폐렴'으로, 폐렴의 원인이 '진폐증'으로 기재되어 있다.

라.

망인의 자녀인 원고들은 피고에게 장례비를 청구하였는데, 피고는 '뇌출혈 및 뇌경색이 반복되면서 인지기능장애가 심하다가 사망하기 47일 전에도 뇌경색이 발생하여 침상 고정 상태로 지내면서, 사망하기 약 1개월 전부터 우측 폐의 (흡인성) 폐렴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다가 사망 4일 전부터 다시 악화되면서 사망하였는데 사망하기 5년 11개월 전부터 사망하기 전까지 총 5회 촬영한 흉부 컴퓨터단층 영상에서 폐기종 소견이 뚜렷하지 않아 사망 당시 폐쇄성 폐환기능장애(만성폐쇄성폐질환)가 있었더라도 폐렴이 호발하거나 일단 발생한 폐렴이 악화되기 쉬운 중증은 아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업무상질병심사회의 판단을 근거로 2020. 9. 17. 원고들에 대하여 장례비 부지급처분(이하 '선행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들은 선행 처분에 대하여 심사 및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21. 1. 26. 심사청구 및 2021. 10. 25. 재심사청구가 각 기각되었다.

마.

원고들은 2022. 1. 26. 피고에게 진폐유족위로금 및 장례비 청구를 하였는데, 피고는 원고들에 대하여, 2022. 2. 8. '업무와 망인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장례비 부지급 처분을 하였고, 2022. 2. 9. '유족위로금 지급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진폐유족위로금 부지급 처분(이하 위 각 처분을 통틀어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5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의 내부 지침에 따르면, 진폐증과 관련 없는 개인 질환으로 사망하였다는 명백한반증이 없는 경우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여야 하는데, 망인은 진폐증의 가장 심한 단계인 4형에 해당하고, 진폐증 환자에게서는 폐렴이 호발하며 예후가 불량하므로, 망인의 진폐증과 사망 간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이와 달리 본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5조 제1호의 '업무상 재해'는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근로자의 부상 · 질병 · 장해 또는 사망을 말하고, 산재보험법 제37조 제1항 단서는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는 경우 업무상 재해의 범위에서 제외하고 있다. 그러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업무상 재해를 인정할 수 있고 그 증명책임은 업무상의 재해를 주장하는 근로자 측에게 있다(대법원 2021. 9. 9. 선고 2017두45933 전원합의체 판결). 상당인과관계는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등 간접사실에 의하여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는 증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4두12185 판결).2) 인정 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9호증의 기재, 이 법원의 I협회 의료감정원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내지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사실들이 인정된다.

가)

망인은 2009. 12. 11.경부터 뇌졸중, 뇌경색, 뇌혈관질환, 알츠하이머병 등으로 진료를 받았고, 뇌출혈로 천공술을 받은 이력이 있다.

나)

2013. 9. 26. 망인에 대하여 시행된 뇌 CT 검사결과상 우측 두정엽, 측두엽의 과거 경색, 양측 기저핵, 시상의 다발성 열공성 경색 등의 소견이 확인되었다.

다)

망인은 2019. 10. 2. 07:30경부터 좌측 근력이 저하되어 걷지 못하게 되자 J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였는데, 망인에 대하여 시행된 뇌 MRI 검사결과상 우측 측두엽, 후두엽과 좌측 바깥 섬유막의 과거 뇌내출혈, 좌측 난형 중심의 열공성 경색, 우측 다리뇌 영역의 급성 경색 소견이 확인되었다. 이후 망인은 같은 날 13:40경 중환자실로 전실되었는데, 당시 망인은 비위관과 도뇨관이 삽입된 채 의식이 혼미하고, 구음장애(Dysarthria) 상태였다.

라)

이후 망인은 객담이 많아 흉부 X-Ray 검사결과상 좌하 폐야의 혼탁 소견이 확인되었다. 이후에도 망인은 의식이 혼미하고, 구음장애 상태가 지속되었는데, 여전히객담이 많았으며, 2019. 10. 10. 망인에 대하여 시행된 흉부 CT 검사결과상 좌측 흉수와 함께 우측하엽의 경화 소견이 확인되었다.

마)

망인은 위 병원에서 항생제 치료 등을 받다가 2019. 10. 24. 좌측 부전마비 상태로 K요양병원으로 전원되었는데, 당시 망인은 침상고정 상태로 인지장애가 심하였다. 2019. 10. 27.경 망인의 산소포화도가 81%까지 떨어졌고, 같은 날 망인에 대하여 시행된 흉부 X-Ray 검사결과상 우측 폐야에 침윤 소견이 확인되었으며, 2019. 10. 30. 시행된 흉부 X-Ray 검사결과상 우측 폐야의 혼탁 소견이 다소 심해졌다,

바)

당시 망인에 대하여 시행된 흉부 CT 검사결과상 우폐하엽의 경화 및 좌폐하엽의 간유리 음영 등 흡인성 폐렴 소견이 확인되자, 망인은 진해거담제, 비경구용 항생제, 경구용 항응고제 등을 투여받는 등의 치료를 받다가 2019. 11. 12. K요양병원으로 전원되었다가, 2019. 11. 18. 정오경부터 산소포화도가 저하되면서 사망하였다.

사)

한편 망인에 대해 2003. 8. 13.부터 2015. 9. 29.까지 시행된 일련의 흉부 영상에서 별다른 변화가 관찰되지 않고 폐기종도 크게 보이지 않다가 2016. 12. 27. 시행된흉부 영상에서 우측 폐렴 의증 소견이 확인되었고, 이후 2017. 1. 3. 시행된 흉부 영상에서 해당 병변은 호전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2017. 5. 11.부터 2019. 10. 2.까지의흉부 영상에서도 추가적인 변화는 관찰되지 않았다. 2019. 10. 3. 시행된 흉부 영상부터 흉수와 경화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나 폐기종에 대한 특이점은 보이지 않았다.

3)

구체적 판단

위 인정 사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망인의 진폐증 및 그 합병증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

망인은 2009년경부터 뇌졸중, 뇌경색, 뇌혈관질환, 알츠하이머병 등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었으며, 2013년경 뇌출혈로 치료를 받은 이래 의식 상태가 전반적으로 양호하지 않았고, 2019. 10.경 뇌경색이 재발하기 전에도 신경정신과 약물을 처방받았으며, 우측 폐의 흡인성 폐렴 발생 당시 80세의 고령이었고 오랜 기간 침상고정 상태로 지내왔는바, 흡인성 폐렴의 주요 위험요인을 다수 가지고 있었던 반면 망인 사망 약 5년 전부터 사망 무렵까지 촬영된 영상상으로 진폐증의 합병증인 폐기종에 대한 특이 소견은 보이지 않는 등 위 기간 사이에 폐렴 발생 또는 악화에 영향을 미치는 진폐증 및 그 합병증의 정도가 계속적으로 악화되고 그로 인하여 심폐기능도 상당히 떨어져 있었다는 사정은 확인되지 않는다.

○

진폐증 환자의 경우 섬유화로 인해 폐 구조가 왜곡되고 기관지 변형 및 섬모 기능 저하 등으로 인해 이물 제거 능력이 떨어지며 이로 인해 폐렴 등 하기도 감염에 걸리기 쉽고 기존에 폐 실질의 손상이 기존에 존재하는 경우 감염 시 더 빠른 진행을 보일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향은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 폐기능, 병형의 범위 및 병기, 흡연력 기타 기저질환 유무 등 구체적인 사정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바, 앞서 본 망인의 폐기능 양상, 관련 기저질환의 진행 및 진료 경과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일반적인 사정만으로 구체적으로 망인에 대하여 진폐증으로 인해 폐렴이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다.

○

원고들은, 뇌경색 및 전신상태 악화 등의 질환이 진폐증 및 그 합병증의 영향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는바, 원고들이 제출한 다른 사건들 감정 결과 등에서 뇌경색 등 심혈관장애를 진폐증의 합병증으로 적시하고 있기는 하나, 망인의 진폐증 발병 및 진행 경과, 망인이 뇌경색 등에 이환된 시기 및 진료 경과 등에 비추어 보면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망인이 뇌경색 등이 진폐증으로 인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

이 법원 감정의 역시 '망인의 진폐증은 4A 병형으로 장기간 변화 없이 동일 병형이 유지되어 왔고, 사망에 직접 영향을 미친 명확한 병태생리적 근거나 임상적 급격한 악화 소견은 확인되지 않으며, 과거 뇌출혈 및 뇌경색 후의 의식 저하, 와상 상태, 신경정신과적 약물 치료 등 개인적인 건강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고, 반복적인 흡인 위험이 존재하고 중증 감염 소인이 있었던 점 등 개인 질환과 전신 상태, 고령등 요소만으로도 폐렴 발생 및 사망에 이르게 되었을 가능성은 의학적으로 충분히 존재하는바, 따라서 진폐증이 없었더라도 사망에 이를 수 있었던 개연성은 의학적으로도 상당하다고 판단된다. 결국 여러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기저질환과 전신상태가 폐렴의 발생 및 악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학적 소견을밝혔고, 진폐에 따른 사망 여부에 관한 피고 자문의의 의견도 위와 같은 감정의의 의학적 소견에 부합한다.

○

한편 이 법원 감정의는 '진폐증이 흡인성 폐렴 발생의 위험요인을 제공한 기저 질환으로서 간접적으로 기여하였을 가능성'을 긍정하는 취지로 회신하기는 하였으나, 망인과 같이 고령에 진폐증 외에도 여러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 사망에 기여한 원인은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는바, 여러 원인 중 사망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하려면 사망과의 연관성이 의학적으로 분명히 드러난 것이어야 하고 막연히 사망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므로, 이 법원 감정의의 위 일부 소견만으로는 망인의 진폐증과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부족하다.

3.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정은영(재판장) 배상혁 유은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