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11. 10. 선고 2022구합66927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2. 4. 4.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B 공무원연금공단 부 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1982년 설립되어 인사혁신처장으로부터 공무원연금업무, 기금운용업무 등을 위탁받아 수행하는 공공기관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합니다)은 1992. 12. 1. 공무원연금공단에 입사하여 근무하고 있었다.

나.

원고 인사위원회는 2021. 8. 10.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징계의결 요구에 따라 2021. 8. 13. 다음과 같은 사유로 참가인에 대하여 '해임'을 의결하였다. 그에 따라 원고는 2021. 8. 18. 참가인에게 위 징계의결 결과를 통보하고, 2021. 8. 19.자로 참가인을 해임하였다(이하 아래 징계사유를 각 순번에 따라 '제○징계사유'라 하고, 각 징계사유를 모두 통틀어 '이 사건 각 징계사유'라 하며, 위 징계의결에 따라 이루어진 해임을 '이 사건 해임'라한다.

다.

참가인은 이 사건 해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2021. 11. 17. 제주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제주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1. 14. 이 사건 해임은 징계시효가 도과하였거나 일사부재리에 반한다고 볼 수 없어 절차적 하자는 없고, 징계사유 중 제1 내지 3징계사유는 인정되고 제4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징계양정이 과하다고 보아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라.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4. 4. 초심과 동일하게 제4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고, 징계양정이 과중하므로, 원고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가 제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된다. 또한 이 사건 해임이 이중징계의 원칙,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위반되거나 징계시효가 도과되었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강제추행의 성비위행위라는 점에서 해임의 징계양정 역시 원고의 재량권의 범위 내에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달리 이 사건 해임이 부당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3.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관련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나.

각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에 관한 판단

1)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갑 4 내지 12, 17 내지 20, 24 내지 38호증, 을나 제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참가인은 1992. 12. 1. 원고에 입사하여, 2018. 6월 경부터 D실 E부서 F(팀장)으로 근무하면서 G업무 총괄하고 있었다.

나)

원고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채용형 청년청년인턴' 제도를 운영하였다. 위 제도는 채용된 청년인턴은 일정기간 근무 후 차장과 부장으로부터 평가를 받아 일정 점수 이상을 받으면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제도이다.

다)

C(이하 '피해자'라 한다)은 원고에 2018년 채용형 청년 인턴으로 선발되어 2018. 6. 18. D실 E부서에 배치되었고, 참가인이 피해자의 멘토로 지정되었다. 피해자에 대하여 2018. 7. 2.부터 8. 29.까지 9주간 멘토링 활동 보고 문서가 작성되었는데, 위 보고 문서의 첫 번째 페이지에는 신입직원에 대한 OJT 담당직원과 멘토의 활동 내용 및 지도 의견이 기재되어 있고, 그 뒤에는 신입사원이 작성한 주별, 요일별 OJT 일지가 첨부되어 있다.

라)

피해자는 2018. 6. 19. 동료와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하였는데, 그 구체적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마)

피해자는 2018. 8. 2. 피해자의 어머니와 카카오톡으로 자신이 참가인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하였다고 말하며 힘든 상황을 토로하였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바)

원고는 2018. 8. 29.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피해자를 포함한 채용형 청년인턴 17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의결하였고, 피해자는 2018. 9. 1. 정규직으로 전환되었다.

사)

피해자는 2018. 12.경 원고 고충상담원에게 상담을 요청하였다(이하 '제1차고충제기'라 한다). 당시 고충상담원이 피해자와 상담하면서 남긴 고충상담 메모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

피해자는 2018. 12. 고충상담 당시 상담 내용이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참가인에 대한 처벌도 원하지 않았으며, 참가인과의 분리만을 요구하여, 원고는 참가인에 대하여 별도의 징계를 하지 아니한 채, 피해자에 대하여 6주간의 병가를 부여하고 2019. 1. 1. 피해자를 K지부로 전보조치하였다.

자)

한편, 피해자가 소속되어있던 D실장은 피해자의 위 고충상담 내용을 전달받고 2018년 12월 일자불상경 참가인과 피해자를 회사 인근의 커피숍에서 대면하게 하였고, 신체 접촉 사실에 대하여 사실관계를 시인한 참가인으로 하여금 피해자에게 업무 교육 중 있었던 신체접촉에 대해 사과하도록 하였다.

차)

피해자는 그 뒤 참가인과 분리되어 서울에서 근무하고 있던 중, 2021. 6. 8.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원고로부터 주의처분을 받았고, 2021. 7. 1.자로 L에서 D실(K)로 전보되었다.

카)

피해자는 2021. 7. 19. 원고에게 참가인이 이 사건 각 징계사유와 같이 참가인을 성희롱, 추행하였다는 내용의 고충을 접수하였다(이하 '제2차 고충제기'라 한다). 원고는 참가인에 대한 비위행위 조사 결과 2021. 7. 30. 고충심사위원회에서는 참가인의 행위가 성희롱 · 성폭력에 해당하여 참가인에 대한 징계가 필요하다고 의결하였다. 또한 위 고충심사위원회는 비밀유지가 되지 않았던 점, D실장이 피해자의 의사도 묻지 않고 삼자대면 시킨 점, D실장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참가인에게 사과를 요구한 점 등에 비추어, 참가인의 2018. 12.자 고충상담에 대한 원고의 조치는 전형적인 2차 가해에 해당한다고 지적하였다.

타)

피해자는 제2차 고충제기 이전 대리인인 M을 통하여 민, 형사 고소를 할 수도 있으니, 합의금을 달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또한 이 사건 재심판정에서 2022. 4. 4. 참가인에 대한 해고가 부당하다는 취지로 판정하자, M은 2022. 4. 8. 참가인에게 "다음주 서초경찰서에 형사고소합니다-진실되게 성실히 조사받으시기 바랍니다"라는 문자를 보냈다.

파)

피해자는 이 사건 각 징계사유와 동일한 내용으로 참가인을 고소하였다. 수사 결과, 검사는 2023. 3. 8.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제1, 4징계사유와 제2징계사유의 일시를 2018. 6. 25.로 특정한 세 가지 강제추행 혐의로 참가인에 대한 공소를 제기하였다(제주지방법원 2023고단434호).

2)

구체적 판단

참가인은 이 사건 각 징계사유를 부인하고 있고 이를 인정할 직접증거로는 각 징계사유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이 핵심 증거이므로, 각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를 판단하기에 앞서 먼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대하여 살피건대,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고, 피해자의 진술과 나머지 증거를 종합하면, 참가인이 이 사건 각 징계사유와 같은 언행이나 행동을 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가)

피해자는 제2차 고충제기 당시 이 사건 각 징계사유에 관하여 "참가인이 회식이 끝나고 집으로 가던 도중, 피해자의 오른쪽에 서서 몸을 밀착한 뒤 갑자기 왼쪽 팔로 피해자의 왼쪽 어깨를 감싸 주무르며 '진짜 집에 들어갈거야'라고 말한 사실이 있다, 신입직원 교육을 진행한다는 빌미로 피해자 옆자리에 앉힌 후 손에 힘을 주어 피해자의 허벅지를 최소 10회에 걸쳐 추행하였다, 2018. 10.경 참가인이 업무지시가 끝난 후 자리로 돌아가려는 순간 참가인이 피해자의 엉덩이를 때렸다, 2018. 9.에도 '나 일이 너무 힘드니까 어떻게든 위로해 줘'라고 2차례 이상 말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피해자의 진술은 제1차 고충제기 당시 고충상담원이 작성한 메모와 그 뒤 피해자가 참가인을 고소한 뒤 수사기관에서 이루어진 진술 내용과 비교해 보더라도 그 내용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라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다. 피해자는 위 각 범행의 전후사정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행위태양, 반응과 행동 등에 대하여 매우 구체적으로 진술하였으며, 피해자가 참가인의 범행에 관하여 동료들, 어머니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 진술은 신빙성이 높다.

나)

다만 이 사건 재심판정은 참가인의 제4징계사유에 관하여 제1차 고충제기 당시에는 회식 자리에서 피해자의 엉덩이를 만졌다고 기록되어 있으나, 제2차 고충제기 당시에는 업무지시 후 인사하고 돌아서는 피해자의 엉덩이를 때렸다고 주장되어 있는 점, 그 내용이 가족이나 동료등에게 언급되지 아니한 점을 근거로 위 징계사유는 인정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제4징계사유에 관한 피해사실을 그 일시, 장소, 당시 상황, 참가인 자리의 칸막이와 컴퓨터 모니터 높이 등 주변 구조물 등에 관하여 상당히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는 점(갑 제20호증 제10, 11쪽), 제1차 고충상담원의 메모는 피해자와 상담하면서 도중에 이를 받아 적은 것이므로 장소를 누락하여 기재하거나 피해자의 당시 발언을 정확하게 담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제4징계사유 역시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참가인은 피해자가 징계를 당하면서 정신과 진단서를 발급받고, 자신에게 합의금을 요구하였다는 사정을 들어 3년이 지나 피해자가 자신의 행위를 문제삼은 것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의 고소이유서에는 피해를 입은 이후의 정황에 대하여 "자신의 피해사실이 사내 익명게시판에 게재되었다, 다른 사람들이 자꾸 자신의 피해사실에 대해 언급한다", "2019. 7. 1. 참가인이 신입여직원 N의 직상급자로 지정된 사실을 확인하였다", "2019.말 사내에서 성비위 사건을 일으킨 당사자가 실장으로 승진한 사실을 확인하고, 사내 자정능력을 신뢰할 수 없어 정식 조사 요청을 유보하였다", "자신이 성추행 피해자 4호로 불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매우 괴로워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위 고소이유서에 의하면, 피해자는 자신의 피해사실이 비밀로 유지되면서 사건을 덮고 넘어가길 원하였으나 희망과 달리 사내에서 2차 가해를 당하였고, 자신과 같은 성희롱 피해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음에도 사내에서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인사상 불이익이 없었으며, 재발방지를 위하여 노력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더 큰 상처를 입게 되었고, 참가인과 다시 마주할 수 있던 상황을 두려워하던 나머지 2차 고충제기와 고소에 이르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2차 고충제기와 고소 직전 피해를 당한 사람이 신고를 결심하기 전까지 혼란스러운 심리상태에 있었던 피해자(성폭행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수치심과 주변의 부정적 평판에 대한 두려움,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게 될 부담감 등)로서는 참가인에게 금전적으로나마 자신의 피해를 배상받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 짓고 싶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어 보인다.

라)

오히려 참가인은 2018. 12.경 성희롱 사실에 대하여 D실장에게 성희롱 사실을 시인한 사실이 있고(갑 제8호증의 2), 제3징계사유에 관하여 스스로 2018. 9.경 개정된 공무원연금법 시행으로 직원들이 힘들어하던 시기에 사무실에서 본인을 위로해달라고 발언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하였다(갑 제1호증 제41쪽).

마)

결국, 위와 같이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고,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그 사실관계는 인정된다.

다.

절차적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1)

일사부재리 원칙에 반하는 처분인지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반하여 이중징계에 해당하려면 선행 처분과 후행처분이 모두 법적 성질상 징계처분이어야 하고, 선행 징계처분이 취소됨이 없이 유효하게 확정되어야 하며, 선행 징계처분과 후행 징계처분의 징계혐의사실이 동일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두10902 판결 참조). 그런데 원고는 이 사건 해임 이전 동일한 징계사유로 참가인을 징계한 사실이 없고, D실장이 참가인으로 하여금 피해자에게 사과하도록 한 것은 징계처분에 해당하지 아니함이 분명하므로, 이 사건 해임은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

2)

징계시효 도과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징계의 대상인 비위행위가 계속적으로 행하여진 일련의 행위라면 설령 그 중에 징계의결시 징계시효기간이 경과한 것이 있다 할지라도 그 징계시효의 기산점은 그 일련의 행위 중 최종의 것을 기준으로 하여야 하고(대법원 1986. 1. 21. 선고 85누841 판결 참조), 일련의 행위인지 여부는 단일한 의사에 터잡아 동일한 목적을 이루기 위한 계속적 실행행위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나)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인사규정 제65조 제2항에 따라 3년이고, 징계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3년이 경과하면 징계권자는 징계의결요구를 할 수 없다.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일련의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는 전제에서 각 일련의 행위 중 최종의 것을 기산점으로 삼아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징계시효가 도과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그러나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그 발생 경위, 행위의 동기, 태양 등이 모두 다르고,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각각 시간적 간격이 존재하고 각 징계사유가 발생할 때마다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당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단일한 의사에서 비롯된 일련의 행위로 평가할 수 없고, 모두 별개의 독립된 행위로 봄이 타당하다.

다)

따라서 제1징계사유는 원고가 징계의결 요구를 한 2021. 8. 10.로부터 역산하여 3년이 되기 이전에 발생하였음이 역수상 명백하므로, 제1징계사유의 징계시효는 도과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라.

징계양정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다41420 판결, 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등 참조). 또한 징계처분에서 징계사유로 삼지 아니한 비위행위라고 하더라도 징계종류 선택의 자료로서 피징계자의 평소의 소행과 근무성적, 당해 징계처분 사유 전후에 저지른 비위행위 사실 등은 징계양정에 있어서의 참작자료로 삼을 수 있고(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등 참조), 징계시효가 지난 비위행위도 징계양정에 있어서 참작자료로 할 수 있다(대법원 1999. 11. 26. 선고 98두10424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임은 원고의 징계재량권 행사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그 징계양정이 정당하다고 판단된다.

가)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참가인이 인턴 사원이던 피해자의 멘토 역할을 하는 직상급자이고, 피해자가 참가인으로부터 좋지 못한 점수를 받게 될 경우 향후 정규직으로 채용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사적(私的) 권력관계를 이용한 성추행 행위로서, 피해자와 참가인의 관계를 고려할 때 그 죄질이 매우 나쁘다.

나)

그럼에도 참가인은 원고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피해자가 병가기간 중 여행을 가거나 바디프로필을 찍는 등 즐거운 일상을 보냈다'라고 주장하거나, 피해자가 업무능력이 부족하고 참가인과 관계가 좋지 않았다는 동료의 진술서를 제출하는 등 피해자를 비난하기에 여념이 없어 보인다(피해자가 어머니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에서 비정규직인 자신만 10시에 퇴근한다고 말한 점이나, 피해자에 대한 평정 점수가 94점, 98점이었던 점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참가인의 주장이 사실인지도 의문이다). 마치 피해자가 자신의 징계를 면할 목적 등 어떤 다른 의도를 가지고 참가인을 모해하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참가인이 자신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진정하게 반성하는지조차 의문이 든다.

다)

비록 피해자가 제2차 고충제기 직전 참가인에게 합의금 지급을 요구하였고 피해자도 원고로부터 '주의' 처분을 받은 사정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합의금 요구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할 만한 사정이라 볼 수 없고, 피해자가 제2차 고충제기를 하게 된 이유 역시 피해자가 입은 2차 가해와 사내에서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로 인한 정신적 괴로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이 피해자의 행동이 참가인의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의 양정에 있어서 특별히 유리하게 고려되어야 하는 요소로 보이지는 않는다.

라)

참가인은 이 사건에서 문제된 비위 행위 이외에도 다수의 성희롱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제1징계사유는 징계시효는 도과하였으나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된다. 참가인은 2018. 6.말에서 7.초경 장어집에서 회식을 한 뒤 피해자의 어깨를 부둥켜 안는 등(갑 제33, 36호증), 수시로 피해자를 추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는 수사기관에 피해진술을 하는 과정에서 "2021. 6월 경 회사에서 참가인이 근무하던 부서에서 참가인이랑 같이 일을 하는 외부 소속 직원이 있었는데 참가인이 허리와 엉덩이를 만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라고 진술하였고, 원고 역시 이를 조사대상에 포함하려 하였으나 조사 개시 전 여직원이 퇴사하여 이를 조사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갑 제38호증).

마)

원고 인사규정 시행규칙 제37조 및 별표 4는 품위유지의무 위반 중 "그 밖의 성폭력" 비위에 관하여,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는 '파면',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는 '파면-해임'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참가인의 피해자에 대한 강제추행행위는 적어도 위 두 가지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해임은 위 징계재량권의 범위 내에 있는 처분으로 보인다. 또한 인사규정 시행규칙 제38조 제1항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에 따른 성폭력 범죄의 경우 공적에도 불구하고 징계감경을 할 수 없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

마.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제1징계사유는 징계시효가 도과하였으나 제2, 3, 4 징계사유는 인정되고, 위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도 참가인을 해임한 것은 정당하다.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4.

결론

그러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우찬(재판장) 이은경 김민아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