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8. 17. 선고 2022구합69582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11. 12. 19. D 주식회사를 분할하여 설립되어 상시 약 4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해 해외종합건설업(건축, 토목, 전기공사, 전기통신공사업 및 특수공사업) 및 건설사업관리서비스(PCM)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나.

원고는 2021. 5. 24.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을 법무실 소속 과장(1년 차)으로 채용하였는바,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작성한 근로계약서의 내용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다.

원고의 기획실장이 2021. 8. 18. 참가인에 대하여 작성한 시용 평가 보고서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라.

원고는 2021. 8. 19. 참가인에게 아래와 같이 시용계약 해지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마.

참가인은 2021. 11. 22.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1. 18.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E).

바.

원고는 2022. 2. 17. 초심판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2022. 2. 25.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5. 4. '참가인은 시용근로자에 해당하고, 원고가 참가인에 대해 본채용을 거부한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한 해고이다.'라는 이유를 들어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사.

원고는 2022. 5. 31. 이 사건 재심판정서를 송달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시용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부 사유는 보통의 해고보다 넓게 인정되는데, 참가인의 경우 업무지시에 대한 보고행위 미흡, 중간관리자로서 조직 내 소통 부재, 근로 시간 미준수 등 본채용을 거부할 만한 객관적, 합리적 이유가 존재하였고, 나아가 참가인에 대한 시용 평가 보고서는 공정성과 합리성이 담보되어 있었는바,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므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관련 법리

시용(試用)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시용기간 만료시 본계약(本契約)의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당해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목적에 비추어 볼 때 보통의 해고보다는 넓게 인정되나, 이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2다6243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다가 을나 제7 내지 20호증(가지번호 있는 증거들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시용 평가가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려울뿐더러,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해고 사유로 주장하는 업무지시에 대한 보고행위 미흡, 중간관리자로서 조직 내 소통 부재 등의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가)

평가기준 및 평가방법의 객관성과 공정성

(1)

원고와 참가인이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경력직으로 채용된 경우 시용기간을 3개월로 정하며, 시용기간이 만료된 자로서 평가결과 채용 부적격자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채용을 취소할 수 있으며, 당연 퇴직으로 한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데다가 위 당사자들이 시용기간 적용 여부 등에 대하여 특별히 다투지 아니하는바, 원고가 참가인과 일정 기간을 설정하여 업무적격성을 판단하고 본채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시용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점은 명백하다.

(2)

그런데 원고가 시용기간 평가와 관련하여 사전에 구체적인 평가기준, 평가방법 등에 대한 별도의 규정을 두었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는 찾아볼 수 없고, 소속장이 작성한 시용 평가 보고서 외에는 달리 이 사건 해고의 근거와 이유를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을 만한 객관적인 자료도 존재하지 않는다.

(3)

참가인에 대한 시용 평가 보고서를 살펴보면, 평가항목이 '업무태도', '조직생활'로만 구성되어 있고, 그 세부적인 항목들을 보더라도 평가사항이 다소 추상적인 내용으로 설정되어 있는데다가, 평가기준마저도 점수 부여 방법에 관한 명확한 기준조차 없이, 단지 평가자가 주관적인 인상(최우수, 우수, 보통, 미흡, 부족 등)에 따라 임의로 점수를 매길 뿐이어서, 당해 근로자의 직업적성과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을 두루 판단하고자 하는 시용근로계약의 취지에 전혀 부합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보인다.

(4)

소속장은 시용기간 동안 참가인의 직업적 능력이나 업무적격성의 유무 등을 판단함에 있어서 자신의 평가를 뒷받침할 수 있을 만한 근거 자료를 전혀 제시하지 아니한 채 오로지 주관적인 의견만을 기재한 것에 불과하고, 나아가 원고의 주장 자체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평가자인 위 소속장의 경력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였을 뿐이지 달리 시용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만한 제도적 장치를 전혀 마련하지 아니하였다고 보이는바,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시용 평가가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는 도저히 평가할 수 없다.

나)

본채용 거부사유의 존재 여부

(1)

원고는 갑 제7 내지 14호증(가지번호 있는 증거들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를 들어, 참가인이 F 신축공사의 공사비 수금, 마스크 수출계약 및 G 국내 독점 프랜차이즈 계약 등 업무를 진행함에 있어서 업무역량을 갖추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업무지시에도 따르지 않았고, 그에 따른 보고행위 역시 미흡하였다고 주장하지만, 위 거시한 증거 및 을나 제4, 7, 8, 10, 12 내지 1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 즉 ① 원고가 F 신축공사, 마스크 수출계약 등과 관련하여 참가인에게 적절한 방법으로 정당한 업무지시를 하였는지 여부 및 그 지시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만한 아무런 객관적인 자료가 없어서, 참가인이 원고의 정당한 업무지시를 부당하게 거절하거나 따르지 아니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② 원고가 제출한 참가인 작성의 문건들과 관련하여 그 작성 시기, 방법, 목적 등에 대한 다툼이 있는바, 참가인이 업무수행 과정에서 작성한 문서들이 그 형식 및 내용에 있어서 부실하였다거나 미흡하였다고 평가할 만한 근거가 부족한 점, ③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참가인이 수행한 H은행 8개국과의 마스크 수출계약, G 국내 독점 프랜차이즈 계약 등은 원고에게 중차대하고 시급한 업무였다는 것인데, 참가인이 원고에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아니하여 적응이 필요한 시용기간 중에 있었던 사정을 감안하면, 참가인에게 위와 같은 업무를 부여한 것이 합당한지 의문일뿐더러, 그러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시용근로자인 참가인의 고충, 사정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데다가, 참가인이 업무를 수행하면서 달리 원고에게 피해를 입힌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소속장의 일방적인 평가만을 근거로 참가인의 업무역량이나 보고행위가 미흡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는 점 등의 사정들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해고 사유 중 '업무지시에 대한 보고행위 미흡'이 참가인에 대한 본채용을 거부할 만한 합리적인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2)

원고는 이 사건 해고 사유로 참가인의 '중간 관리자로서 조직 내 소통 부재'를 주장하기도 하나, 을나 제8, 10, 13, 16호증, 을나 제19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 즉 ① 갑 제5, 6호증(각 진술서)은 부동문자로 그 기재 내용이 인쇄된 서류에 서명만을 자필로 한 것에 불과하여, 작성자와 작성 시기조차 명확히 알기 어려우므로, 위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주장하는 참가인의 소통 부재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한 점, ② 참가인이 제출한 통화 내역이나 어플리케이션 대화 내역 등에 의하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최소한의 연락은 충분히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는 2021. 7.경부터 참가인에게 재택근무를 지시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설령 참가인이 다른 부서와의 협업이나 교류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전적으로 참가인의 책임 있는 사유에 기인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의 사정들을 모두 보태어 보면,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참가인에 대한 본채용을 거부할 만한 합리적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3)

그 밖에 원고가 주장하는 참가인의 '근로시간 미준수' 등은 당초 시용계약해지 통보서에 이 사건 해고 사유로 기재되어 있지도 아니하였던 것일뿐더러, 설령 참가인이 재택근무 기간 중 일부 근무시간을 어긴 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지각한 일수, 시간 등을 감안할 때 그러한 사정만을 들어 참가인에 대한 본채용을 거부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라.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한 해고에 해당하여 무효이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 한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석(재판장) 김규현 김준영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